|
텅빈 거리에서 내곁에 머물러줘요 말을 했지만 수많은 아픔만을 남긴채 떠나간 그대를 잊을 수는 없어요 기나긴 세월이 흘러도 싸늘한 밤 바람 속에 그대 그리워 수화기를 들어 보지만 또다시 끓어 버리는 여린 가슴을 그댄이제 알수 있나요 유리창 사이로 비치는 초라한 모습은 오늘도 변함없지만 오늘은 꼭 듣고만 싶어 그대의 목소리 나에게 다짐을 하며 떨리는 수화기를 들고 너를 사랑해 눈물을 흘리며 말해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야윈 두손에 외로운 동전 두개뿐 ALBUM by 015B 1집(1990) 작사, 작곡 by 정 석 원, VOCAL by 윤 종 신 ![]() 추석을 보내고 나니 어느새 공기가 차가워졌습니다. 이제 짧은 가을을 지나보내고 나면 곧 겨울의 초입이 들이닥치겠지요. 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외로운 이들의 옆구리는 더욱 스산해질 것입니다. 원래 겨울하늘의 한 줄기 햇살이 여름의 햇살에서 느낄 수 없는 따스함을 주듯이, 반대로 겨울 햇살의 따스함을 구름이 가리는 순간 느껴지는 차가운 냉기가 못 견딜 만큼 베어오는 것처럼 외로운 이들의 허전함은 더욱 커져만 갑니다. ![]() 10여년 전 이 노래는 그런 이들이 마침 대중화되기 시작한 노래방에서, 혹은 통기타 하나 꺼내서 소주잔에 절규하곤 하던 그 때의 벗이었습니다. 이 노래를 한 세대가 기억하게 한 특징적인 대사, 지금 젊은이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가사를 많은 이들이 기억해주실 것입니다. 바로 공중전화이지요. ![]() 핸드폰이 없던 시절, 남녀공학이 아니던 시절 버스 안에서 등하교마다 마주치던 이성을 그저 곁눈으로 쳐다만 보면서 끝내 말 한 마디 못 건네던 시절입니다. 꼬깃꼬깃 매듭으로 접어 만든 편지지를 두근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떨리는 가슴으로 "저기요..." 하면서 전하고 나면 며칠 동안 반응을 기다리며 밤잠을 설치곤 하던 때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반응은 차가운 무시나 정중하지만 메마른 거절로 그치곤 했지만 말입니다. 폰팅이란 게 있었습니다. 집 전화로 부모님 안 계실 때 방학기간을 주로 이용해 낮에 몇 시간씩 온갖 이야기를 하곤 했더랍니다. 그 다음달에 몇배로 나온 전화비 때문에 도망다녀야 하는 부작용이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전화할 땐 세상의 다른 괴로움과는 안녕이었으니까요. 좀 더 관계가 발전하면 만나게 됩니다. 만나지 못하면 저녁에 사리살짝 뛰쳐나와 공중전화를 겁니다. 물론 집에 혼자 있다는 확인이 들었을 때만 조심스레 말이지요. 그렇게 전화를 겁니다. 뚜룩뚜룩 걸리는 신호음과 철컥 거리는 수화기 드는 소리에 가슴이 떨립니다. 마침내 이성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두근두근거립니다. 몇 마디 꺼내지도 못했는데 벌써 애꿏은 공중전화는 돈내라는 협박을 합니다. 부랴부랴 동전을 꺼냅니다. 그 동전은 두개에서 세개로, 그리고 다시 한개로 변했습니다. 마침내 전화카드를 거금을 주고 구입하게 됩니다. 카드식 전화기를 쓸때는 한결 마음이 편했습니다. 오래 전화통화를 하다 보면 늦게 들어오시는 부모님이나 동네 어른들에게 들통나곤 합니다. 후다닥 전화를 끊습니다. 그렇게 수많은 커플들이 생겨나고 사라져 갔습니다. 이 노래는 그때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 이 노래를 부르던 시절의 윤종신을 기억해보면, 지금 예능프로그램의 총아가 된 그와 참 연결하기 힘듭니다. 지금은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분위기로 흘러가며 중년이 되어가는 그이지만, 이 노래를 부르던 윤종신은 기교없이 투박하게 쌍팔년도 발라드 창법대로 절창하던 젊은 가수였습니다. 과연 그가 지금 이 노래를 다시 부른다면 이때의 감성을 다시 살릴 수 있을까 문득 궁금해집니다. 이제 능청스런 중년이 된 그에게, 이 시절 그가 스쳐지나간 첫사랑의 추억과 말 한번 못 붙여봤던 수줍은 좌절의 기억을 절규하던 그때로 돌아가라는 말은 어찌보면 너무 잔인하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어쩌면 그도 언젠가 한 번 쯤은 다시금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할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보곤 합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타임머신을 꿈꾸는 것처럼 말이에요... ![]() 공중전화가 흉물로 방치되어 가지만 이제는 아무도 과거의 소중했던 그것을 찾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기억은 상상외로 오래 갑니다. 공중전화도, 10원짜리 동전도 이제는 귀찮은 폐물이 되어가지만 그래도 기억이 남아 있는 한 그것들은 언제까지나 우리 주변을 떠돌며 기억을 상기시킬 것입니다. 그때 우리들은 각자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
카테고리
전체
불타는 필름들의 연대기 아르다 연대기 책벌레 아르다 백과사전 엘다르의 시와 노래 톨킨을 넘어선 톨킨 톨킨을 읽자! PJ의 영화보기 음유시인의 단칸방 생활 속 잡동사니 이야기 뒤죽박죽 밀리잡학 심심풀이 역사잡설 2010 JIFF 2010 PIFAN 시네마테크부산&PIFF 2011 JIFF 2011 PIFAN 2011 BIFF 2012 JIFF 2012 PIFAN 고블린의 투덜투덜(잡담) SWFF 2013 JIFF 2013 BIFF 2014 JIFF 2014 BIFF 빈궁문답가 영화제의 바다 미분류 이전블로그
이글루링크
최근 등록된 덧글
다섯 종족에 초점을 맞..
by 붉은10월 at 04/04 다섯 '군대' 라서 소린의.. by ㅇㅇ at 04/01 놀라운 텍스트, 나는 다.. by okna pcv piła qualit at 09/18 나는 이 주제에 흥미를 .. by okna plastikowe cena at 09/18 슈퍼 - 실질적이고 흥미.. by okna kielce zagnańsk at 09/18 ㅠ..ㅠ by 붉은10월 at 09/17 읽어주시는 분들께는 그.. by 붉은10월 at 09/17 헉 세상에 ㅠㅜ by 붉은10월 at 09/17 헉 큰일이군요 ㅠ by 붉은10월 at 09/17 ㅠ.ㅜ by 붉은10월 at 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