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을 나와바리로 삼은 길고양이 "야옹이"
2012년 가을부터 동네에 늘어난
길고양이들 중 우리 집 주변을 구역으로
한 듯한 암고양이와 자식들이 있었다.

암고양이는 전형적인 삼색털 고양이로
기억나고, 자식은 둘이었는데 노란둥이랑
까만둥이가 있었다.

2013년 봄이 되었다.

첩보에 의하면 어미고양이는 여전히
동네에 있는데 옆 구역으로 옮겨갔다
하고 어느새 까만둥이가 우리집을 자기
구역으로 삼은 듯 하다.

처음엔 엄청나게 조심성이 많았었다.

현관 앞까지 진출한 까만둥이.
하지만 문을 열면 바로 뜰 안으로 숨어버려서
이렇게 창문을 사이에 두고 찍다보니 흐릿하게
찍힌 모양새.

오랜 기간 개를 반려동물로 하던 집인지라
고양이는 발붙일 틈이 없었다.

아주 오래전에는 고양이를 키운 적이 있다
하는데 태어나기 전 일이라 알 도리가...

까만둥이는 자주 드나들기 시작했고 마침
오랫동안 키우던 반려견이 노환으로 별세한지
얼마 안된터라 매일 드나드는 까만둥이에게
관심이 갈 수 밖에...

그렇게 까만둥이와의 인연이 시작된다.

매일 오전 빼꼼히 현관 밑에서 창문으로
식구들을 바라보는 까만둥이는 어느새
'야옹이'가 되었다.(어머니는 "진아 ~ 진아 ~ ")

하루에 한두번 먹다 남은 참치나 비엔나소시지를
챙겨주기 시작하니 시간되면 찾아오게 되더라는...

한 인상 하는 야옹이이지만
생각보다 우리 식구들에 대해
안심이 되고 나서는 현관을
사이로 마주하고 찍어도 되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슬금슬금 야옹이 촬영에 돌입...

거만... 도도... 한 마이페이스로 보이는 야옹이.

공양을 갖다바치니 이 정도는 눈감아주겠어 ~
스러운 표정이다 ㅋ

사람이 너무 다가오거나 시끄러운 소음이 나면
집 뒷편 뜰의 풀숲으로 스르륵 숨어버린다.

아마 멀리 가진 않고 풀숲에 은신처를 마련한 듯.

이전에는 옆집 지붕을 타고 쪼르르 올라가는
풍경을 자주 목격했는데 요즘엔 아예 이 집을
본거지로 삼은 듯 하다.

이제 오전이 되면 '밥을 내놓아라' 그러고 찾아오는
풍경을 기다리는게 가족의 일상이 되어간다.

전용 밥그릇도 생겼고...

처음 밥을 받아먹을 때 야옹이는 무척 굶주린
모양새였다. 배도 홀쭉하고...

조심성 많은 길고양이가 현관 앞까지 진출하게
된 건 그만큼 치열한 먹이경쟁에서 제손으로
무료급식해주는 걸 만나기가 힘들어서였을 것이다.

여전히 야옹이는 도도한 길고양이인 척 하지만
현관 발치를 사이에 두고 오랫동안 대치해도
그다지 겁내거나 하지 않는다.

예전부터 자기 영역이라는 표시라도 하듯이
아침 출근시간에 현관문을 열면 눈싸움으로
맞서면서 대문까지 천천히 후퇴하곤 했던
그런 야옹이다.

아직은 거리를 두고 사람을 살핀다.
그래서 카메라를 대할 때도 경계하는 눈빛.

거리 이격이 있어야 서로 편한 상대...

익숙해졌는지 딴청부리는 척 하다가
다시 경계하는 눈빛의 야옹이.

집고양이와는 확실히 다른 성질이다.

현관 앞에서 오전시간을 보내는 야옹이.

길고양이이다 보니 화단 여기저기에
밥 먹은 표시를 하곤 해서 화단 정비에
여념이 없는 어머니는 곤혹스러워하시는 듯...

밥먹다 말고 도촬하는 것을 포착한 야옹이.

어느새 우리집 부엌에는 고양이 사료박스가...ㅋ

슬슬 숲 속으로 사라지려는 야옹이.
인간들과의 볼일은 끝났다는 표정...

화단 숲 속으로 사라지기 전
마지막으로 포즈를 취해주시는
야옹이사마...

언제까지 인연이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야생의 자립력을 약하게 만드는건지도
고민고민...

하지만 야옹이가 찾아오는한 계속
무료급식 정도는 제공할 분위기의 우리집...
by 붉은10월 | 2013/05/18 19:30 | 고블린의 투덜투덜(잡담)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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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흑곰 at 2013/05/18 22:03
무늬가 좋은 냥님이네요 ㅇㅁㅇ)b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3/05/18 22:30
오 그런가요 @.@:::
원래 검은고양이는 어릴적 읽었던 애드가앨런포
때문에 좀 꺼려했는데 아침에 만나는 이 야옹이는
괜찮더라구요. 계속 업데이트할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pimms at 2013/05/19 06:20
걱정하시는 것도 이해가 가지만, 이렇게 만나는 것도 귀한 연이 아닐까요 ^^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3/05/19 11:19
비오는 오늘 아침에도 주위를 경계하며 냠냠
쩝쩝 공양을 드시고 가셨답니다

한번에 다 드시지 않고 조금씩 나눠서 여러번
다녀가시는데 길냥이님들은 원래 이러시나요?

ㅇ.ㅇ
Commented by Rev V AMÉ at 2013/05/19 13:43
길에서 사는 고양이들은 먹을 것이 흔하지 않기 때문에 한번에 다 먹는 습성이 있는데, 아무래도 매일 자리까지 만들어서 먹이를 주다 보니 편해져서 조금 먹고 남겨둘 여유가 생긴 것 같습니다. 빨간 갈색으로 탈색(?) 된 게 보기 좋네요. (충분히 햇빛을 쬔다는 이야기) :-) 저도 2년 넘게 매일 찾아오는 고양이들이 몇마리 있는데, 처음엔 다 못 먹은 밥을 자갈로(집 앞에 가든이 아니라 자갈이 깔린 곳이 있어 거기에 놔 줍니다) 덮어 뒀었는데, 익숙해 지니 알아서 먹고 남은 건 그대로 남겨두고 가더군요.

+ Edgar Allan Poe 는 다른 많은 작가들과 같이 고양이 애호가였다고 합니다. The Black Cat 은 그러한 그의 시점을 담은 '고양이에게 해를 끼치면 벌을 받는다' 라는 의미를 담은 이야기라고...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3/05/19 20:17
오오 그런 권선징악적 이야기였군요 @.@:::
Commented at 2015/01/27 00:0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15/01/27 00:09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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