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고양이들 중 우리 집 주변을 구역으로 한 듯한 암고양이와 자식들이 있었다. 암고양이는 전형적인 삼색털 고양이로 기억나고, 자식은 둘이었는데 노란둥이랑 까만둥이가 있었다. 2013년 봄이 되었다. 첩보에 의하면 어미고양이는 여전히 동네에 있는데 옆 구역으로 옮겨갔다 하고 어느새 까만둥이가 우리집을 자기 구역으로 삼은 듯 하다. 처음엔 엄청나게 조심성이 많았었다. ![]() 하지만 문을 열면 바로 뜰 안으로 숨어버려서 이렇게 창문을 사이에 두고 찍다보니 흐릿하게 찍힌 모양새. 오랜 기간 개를 반려동물로 하던 집인지라 고양이는 발붙일 틈이 없었다. 아주 오래전에는 고양이를 키운 적이 있다 하는데 태어나기 전 일이라 알 도리가... 까만둥이는 자주 드나들기 시작했고 마침 오랫동안 키우던 반려견이 노환으로 별세한지 얼마 안된터라 매일 드나드는 까만둥이에게 관심이 갈 수 밖에... 그렇게 까만둥이와의 인연이 시작된다. ![]() 식구들을 바라보는 까만둥이는 어느새 '야옹이'가 되었다.(어머니는 "진아 ~ 진아 ~ ") 하루에 한두번 먹다 남은 참치나 비엔나소시지를 챙겨주기 시작하니 시간되면 찾아오게 되더라는... ![]() 생각보다 우리 식구들에 대해 안심이 되고 나서는 현관을 사이로 마주하고 찍어도 되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 ![]() ![]() 스러운 표정이다 ㅋ ![]() 집 뒷편 뜰의 풀숲으로 스르륵 숨어버린다. 아마 멀리 가진 않고 풀숲에 은신처를 마련한 듯. 이전에는 옆집 지붕을 타고 쪼르르 올라가는 풍경을 자주 목격했는데 요즘엔 아예 이 집을 본거지로 삼은 듯 하다. ![]() 풍경을 기다리는게 가족의 일상이 되어간다. 전용 밥그릇도 생겼고... 처음 밥을 받아먹을 때 야옹이는 무척 굶주린 모양새였다. 배도 홀쭉하고... 조심성 많은 길고양이가 현관 앞까지 진출하게 된 건 그만큼 치열한 먹이경쟁에서 제손으로 무료급식해주는 걸 만나기가 힘들어서였을 것이다. ![]() 현관 발치를 사이에 두고 오랫동안 대치해도 그다지 겁내거나 하지 않는다. 예전부터 자기 영역이라는 표시라도 하듯이 아침 출근시간에 현관문을 열면 눈싸움으로 맞서면서 대문까지 천천히 후퇴하곤 했던 그런 야옹이다. ![]() ![]() 그래서 카메라를 대할 때도 경계하는 눈빛. 거리 이격이 있어야 서로 편한 상대... ![]() ![]() ![]() 다시 경계하는 눈빛의 야옹이. 집고양이와는 확실히 다른 성질이다. ![]() ![]() ![]() 밥 먹은 표시를 하곤 해서 화단 정비에 여념이 없는 어머니는 곤혹스러워하시는 듯... ![]() ![]() ![]() 인간들과의 볼일은 끝났다는 표정... ![]() 마지막으로 포즈를 취해주시는 야옹이사마... 언제까지 인연이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야생의 자립력을 약하게 만드는건지도 고민고민... 하지만 야옹이가 찾아오는한 계속 무료급식 정도는 제공할 분위기의 우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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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가게라 잘되니 괜히..
by 붉은10월 at 11/28 반미마저도 ㅠㅅㅠ by 붉은10월 at 11/28 분점이라지만 다들 아는.. by 자유로운 at 11/28 허허 반미까지...=ㅂ= by 알렉세이 at 11/27 가게가 미니어쳐처럼 아.. by 붉은10월 at 11/27 늘 이런 집은 우리동네엔.. by 붉은10월 at 11/27 우리동네는 이런게 없... by 알렉세이 at 11/27 이쁘게 나왔군요. 인스.. by 알렉세이 at 11/27 넵 주머니 사정만 괜찮으.. by 붉은10월 at 11/26 먹고 사느라 바빠서 오.. by 붉은10월 at 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