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th JIFF’s Days Memory - 5.4(일) -

벌써 영화제 온 지 4일째.

하지만 주말이고 뭐고 다 필요없이

조용하게 영화에 집중하는 중이라

생각했으나 새로 알게 된 지인분을

따라서 게스트 발권 마치고 잽싸게

남부시장으로 조점례 피순대를 먹으러 감.

그러나 황금연휴 분위기가 시작되면서

일요일 아침 9시에 줄이 장사진을 이루는

것을 목도하게 되었음.

결국 근처 다른 순대집으로 갔으나

이곳도 인산인해를 이루는 바람에

같이 간 지인분은 10시 정각 영화를

포기하는 사태에 이름.





하지만 국밥과 피순대는 맛있었다.

하지만 사람에 치여서 그리고 시간에

쫓겨서 먹는다는 사실이 그저 슬펐음.

※ 전주에 여러 번 왔음에도 피순대

먹은 건 사실 이번이 처음이었음을 고백함.




1회차

10:30 전주시네마타운 8관

마스터 오브 더 유니버스

일요일 아침의 희극을 마치고 처음으로

본 작품은 유럽의 거품경제 역사와

경제위기 이후 현실을 내부자의 시선으로

보여주는 작품 <마스터 오브 더 유니버스>.

유럽 경제의 심층부에서 일했던 주인공이

유럽이 금융 위주의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이던

시절부터 경제위기 이후 쇠락해가는

풍경에 대한 해설을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하면서 독일 금융 중심가의 마천루들을

건축학적으로 스캔하듯 훓어내리는 구성.

주로 미국 민주당 혁신파 그룹에서 TV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이런 내부자적 비판을

스크린에 옮기는 작업들이 여럿 있었는데

유럽의 시각에서 보는 작품은 거의 처음이라

신선한 감이 있었음.

다만 초반부에 압도적으로 보이던 건축물을

통한 경제구조의 표현이 중후반부로 가면서

힘을 잃어버리고 인터뷰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는 건 아쉬움. 그리고 중반부에 인간적인

고뇌를 캐릭터에 부여하느라 쓸데없는 신파조로

가족 이야기를 늘어지게 하는 부분은 군더더기.

하지만 전반적으로 흥미로운 작품이었음.




2회차

12:30 전주시네마타운 3관

선 위의 희망

유럽의 금융위기의 기원과 이후의 어두운

전망을 봐왔다면 이번에는 그에 맞서는

열혈 좌파들의 활약을 볼 차례다.

만약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이

노리고 이어지는 작품으로 배치한 것이라면

박수쳐줄 용의가 있다는.

<선 위의 희망>은 유럽 말아먹을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낙인찍힌, 한국에선 복지망국병의

표상이 된 그리스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좌파정당 시리자의 당수를 따라다니며 어떻게

군소무명정당이던 시리자가 경제위기에 처한

그리스에서 2당으로, 그리고 대안세력으로

급부상했는지 과정을 속보 형식으로 보여준다.

<마스터 오브 유니버스>에 이어서 보면

효과가 제대로인 작품. 다만 전주에서 세련되고

지적인 다큐를 기대하고 온 분들이라면 거칠고

뉴스속보 형식인 이 작품에 대해 실망할 수 있다.

그리스 상황에 대해 궁금하던 차에 재미있게 본

작품. “시리자”에 대해 대충은 이해하게 된 다큐.




3회차

15:00 전주시네마타운 3관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동선이 짧아서 약간 무리수를 두고 중간에

보게 된 작품인데 결론적으로는 안 봤으면

크게 후회했을 작품.

비비안 마이어라는 사진가의 필름통이 우연히

경매에 올라온다. 이 작가의 경력은 전무하다.

누구인지도, 생전에 작품활동이 드러난 적도

없었다. 경매에서 이 필름통을 입수한 젊은

예술가는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들을 인화하게

되고, 숨어있는 천재 사진가를 발굴해버린다.

지속적으로 사진을 인화하는데 그 양은 실로

방대했다. 십만여 장이 넘는 사진과 함께

8/16mm 필름도 100여 개가 넘게 나온다.

감독은 비비안 마이어라는 사람의 삶을

추적하고 재구성하면서 그 과정과 결과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

비비안 마이어라는 독특한 캐릭터에 대한

애착을 보이다가도, 괴팍하기 짝이 없는

인물에 대한 어두운 면이 드러나기도

하면서 다층적인 비비안 마이어라는 은둔한

예술가가 우리 앞에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한 인물의 삶과, 그의 예술세계를 복원해

우리에게 소감을 들려달라는 다큐.

예술가와 그의 삶, 그리고 그 소산인 작품에

대해 다면적인 인식을 주문하는 작품.

올해 전주에서 발견한 것 하나.




4회차

16:30 전주시네마타운 8관

블랙딜 : 누구를 위한 민영화인가? (GV)

주변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는 작품이기도 하고,

민영화 이슈를 타이밍 적절하게 포착해 만든

작품이기도 해서 기대를 갖고 본 작품.

하지만 그토록 지양해야할 중립적 태도를

가장한 TV 다큐의 단점을 역으로 다 가진 작품.

워낙에 민영화 문제의 폐해를 감추고 선진국에선

다 민영화해서 성공했다!! 라는 정부와 기업의

선동에 가장 부정적인 방식으로 대응하는 형식으로

카메라는 유럽과 미주, 일본을 넘나들며 반대예시를

열거한다. 그런데 그게 지리에 꽝인 한국인들이

보기에 크게 마음이 동하지도 않고, 절박해 보이지도

않는다.

차라리 학자금 대출로 등록금을 충당하다

사회에 몇천만원 빚과 함께 내팽개쳐진 비정규직이나

구직에 애쓰는 청년층을 다큐로 만드는게 더 감정이입이

잘 될텐데 왜 저렇게 국내 독립다큐로는 적지 않은

예산을 써가면서 마치 허깨비를 쫓듯 오대양 팔대주를

누벼야 했나 의아스러웠던 작품.

어려운 시도인데 그저 아쉽기만 했다.




※ 전주에 올 때마다 식사를 해결하는

양대산맥이 삼백집과 한양소바인데

이 날 한양소바에서 메밀콩국수를

올해 처음으로 먹게 되었다.(씬나씬나!!)

오랜만에 먹은 걸죽한 콩가루 뻑뻑하게

씹히는 국물과 메밀면의 조합은 역시나

강력했다.




5회차

20:00 CGV 3관

더블 플레이 :

제임스 베닝과 리처드 링클레이터 +

시네마 클래스

미국의 대표적 실험영화 감독 제임스

베닝과 상대적으로 잘 알려진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두 명이 펼치는

훈훈한 미담을 보는 기분의 작품.

사실 제임스 베닝은 영화제에서,

특히 전주에서 자주 이름을 볼 수

있지만 작품은 크게 가깝지 않은

감독. 반면에 링클레이터는 <비포>

시리즈나 <스쿨 오브 락>으로 잘

알려진 할리우드의 영화 잘 만드는

감독.

하지만 우리가 잘 모르는 링클레이터는

영화광이자 영화 관련 공익적 활동에

힘쓰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영화 관련 단체 세미나의 첫 타자로

그가 흠모하는 베닝을 모신다.

그리고 느릿느릿 이어지는 존경을

담은 대화, 그 사이 사이 펼쳐지는

베닝과 링클레이터의 작품들.

아무래도 베닝보다는 링클레이터와

친숙하기 때문에 이번에 칸 영화제에

출품된 링클레이터의 최신작 <보이후드>의

모티브가 된 연작 작업이 무척 흥미롭게

보였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 올라가다 느닷없이

등장하는 깨알 같은 <스쿨 오브 락> 관련

조크는 그저 좋았다.

이런 류의 기획은 왠만하면 손해볼 일이

없을 것 같다. 우정으로 봐야 할 작품이니까.

해설에 나선 이상용 영화제 프로그래머의

말솜씨도 적절하고 베닝과 링클레이터 관계

해설도 유용했다.


by 붉은10월 | 2014/05/22 23:57 | 2014 JIFF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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