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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 메가박스 9관 그가 없는 8월이 고레에다 히로카즈 초기 다큐 4편 중 마지막으로 관람하게 된 작품. 일본에서 최초로 에이즈 관련 커밍아웃한 동성애자 운동가의 마지막 나날을 밀착 촬영한 작품이다. 딱 1년간, 그가 죽고 없는 8월에 마치는 작품으로 주인공의 고뇌와 삶의 정리, 그리고 힘겨운 와중에 보이는 나약한 모습들까지 담아내면서 촬영하는 이들도 퍽 힘겨웠을 작품. 확고한 신념을 가졌지만 역시 사람은 건강이 무너지면 분명히 약해지는 게 맞는 것 같더라. 건강을 챙겨야한다는 괴랄한 교훈도 주는 작품. 이것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초기 다큐 4편 마스터! 2회차 12:30 전주시네마타운 3관 벨라 타르, 나는 영화감독이었다 <토리노의 말>로 작품 활동을 자체 졸업해버린 벨라 타르 감독의 촬영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 전주 스페셜 포커스의 한 축인 <영화, 감독을 이야기하다> 섹션 중 한 편인데 이번에 본 것 중 퀄리티가 가장 떨어지는 작품. 그냥 벨라 타르의 촬영현장은 이렇게 간다는 정도 확인하는 dvd 부가영상으로 곧잘 수록되는 메이킹 다큐멘터리라 보면 되겠다. 별도로 극장용으로 제작한 것이라 보기엔 함량이 좀 떨어지는 작품. 3회차 16:30 메가박스 5관 안녕, 계곡 (GV) 고르고 고르다 애매해질 때는 일본 독립 장르영화를 골라버리는 기괴한 선구안을 가졌는데 이게 국내 영화제에선 실패확률이 별로 없다. 오모리 다츠시 감독의 <안녕, 계곡>은 유명 소설가 요시다 슈이치의 원작을 충실히 스크린에 옮긴 작품. (원작이 국내 출판되어 있는데 소설 제목이 <사요나라, 사요나라>로 되어 있다. 영화 제목 그대로 해줬으면 더 좋았을 걸) 한국에서 상업제작되었다면 치정 막장극으로 흘러가버리기 딱 좋은 소재를 절묘하게 잘 만든 작품. 극단적인 전개구조에 휩쓸려버리기 좋은 내용을 절제감 있게 잘 만듬. 다 보고 나오면 한숨 한번 쉬어주고 곰곰이 실존적으로 '나에게 저런 일이 닥친다면?' 어찌해야 할 지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 그리고 집단 폭력을 저지른 가해자 집단은 잘 먹고 잘 살고 피해자와 그나마 뉘우치려는 이들은 더 살기 힘든 현실을 진저리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근래 성공한 독립영화 <한공주>나 매트릭스의 떡밥 "빨간 약 파란 약" 까지 그 원심력 안에 두는 작품. 극단적으로 밀어붙이기는 하지만 연출력이 뛰어나고 영화제목과 매치되는 마무리 결말부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스즈키 안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애잔하다. 4회차 20:00 메가박스 5관 이야 모노가타리 (GV) 이번 전주에서의 또 하나의 발견. 제목 그대로 깡촌 이야 이야기이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생태환경 관련 애니를 실사화한 것 같은 주제의식과 세계관을 가진 작품. 자세한 내용 설명하려면 너무 길어지니 일단 생략하고요. 경이로운 것은 84년생 감독이 35mm 필름으로 촬영한데다 시네마스코프로 구현한 와이드 스크린으로 이야의 풍광을 잡아낸 영상미. 그리고 일본 B급 액션/고어물의 여왕인 타케다 리나를 이야 소녀 하이디로 만들어버린 놀라운 캐스팅. 상상도 못했다. ※ 타케다 리나는 <가라데걸>, <데드스시> 등으로 얼굴 보면 아하 ~ 할 액션처자인데 청순가련 시골소녀로 만들어버리니 놀라운 효과가 파생되더라는. 감독의 신의 한수란 생각. 마치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처럼 인물 하나하나는 그냥 전형적인 캐릭터로 상징화되어 인물 중심의 구조는 아예 포기해버린 채 감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여러 상징장치와 이미지를 통해 169분 동안 밀어붙이는 작품. 그 뚝심과 마치 어딘가에서 툭 떨어진 듯한 생경한 분위기에 동화되다보면 그냥 무한히 영화가 계속되었으면 싶기도. 특히나 마지막 장면, 돌아온 소녀가 고향을 찾는데 공중촬영으로 잡아내는 부감씬은 정말 필름과 시네마스코프가 아니면 맛이 나기 어려운 장면. 정말 저 끝 장면 때문에 기회만 된다면 한두번 더 볼 용의가 생김. 감독의 다음 작품이 무척 기다려지는 이상한 나라의 영화. ※ 주말을 넘기니 슬슬 체력 방전 기미가 간헐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해 그저 키노빈즈 더치커피에 의지하는 시간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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