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th JIFF’s Days Memory - 5.6(화) -




1회차

10:30 전주시네마타운 8관

디스턴스

몇해전 전주에서 봤던 괴작

<피니스테라에>의 세르히오 카바예로

감독의 두 번째 작품.

감독은 영화연출보다는 이것저것 영화

관련 단체나 저작 활동 등에 더 많이

종사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딱 그런 스타일.

제목의 '디스턴스'라는 물질을 찾으러

가는 여정과 모험담인데 정작 그 물질은

맥거핀이고 온갖 기괴한 연출과 이미지로

승부하는 작품. 그래서 뭔가 메시지를 기대하면

딱 배반당하는 그런 작품.

전작도 딱 그럴 것 같아서 편안하게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게 좀 더 진행전개가 빨라서

더 낫게 본 듯. 하지만 주변에선 '이건 뭐야?'

스러운 엔딩 크레딧 이후 분위기.

딱히 보려고 한 건 아니고 아침시간대에 볼 게

애매해서 그냥 편안히 감상함. 딱 그 정도 소품.

2회차

13:30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킬링 스트레인저스 + 궁전 (GV)

니콜라스 페레다가 전주에서는 사랑받는 감독인데

정작 전주에서 한 편도 안 봤고, 멕시코 혁명과

여성들의 공동체를 다룬 두 중편을 묶어서 상영한다

해서 역시 편안하게 봤음.




<킬링 스트레인저스>는 전문배우가 출연하는

극영화적 부분과, 비전문 배우가 전문배우가

맡은 배역 오디션에서 즉흥연기를 펼치는

다큐적 연출부분으로 나뉘는데 흥미로운

시도이긴 했으나 지속력은 그냥 그랬음.




앞부분에 셀지오 레오네 영화들, 특히

<석양의 갱들>이나 <옛날옛적 멕시코에서>

도입부에 나오는 텍스트로 보여주는 나레이션

같은 게 많았는데 어찌보면 퍽 현학적인 컷.

<궁전>의 경우 실제 있는 공동체를 다큐로

만든 줄 알았는데 세트 촬영이라 해서 벙찐

기분. 저 의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되지?




그냥 좀 당혹스러웠음. 왜 저런 식으로 촬영을

한 건지 잘 이해도 안 되고 감독 의도도 잘

모르겠음. 어찌보면 꽤나 불편한 부분.

앞으로 니콜라스 페레다 영화는 잘 안 볼 듯.

3회차

16:30 전주시네마타운 8관

이스턴 보이즈

원래 GV가 예정된 타임인데 감독 어머님이

건강이 나빠져서 펑크나버림. 그래서 너무 아쉬움.

감독 로벵 캉필로는 한 10년 전에 부산국제영화제에

전작 <돌아온 사람들>이 소개된 바 있었음.

철학적 좀비물로 소개가 되어서 궁금해서 봤는데

2시간 여 영화가 마치 타르코프스키 영화 보는

그런 기분이라 정말 힘들었음.

그런데 10년 만에 <이스턴 보이즈>로 돌아옴.

실은 영화 고를 때까지 그 감독인줄 모르고

이번 영화제 추천작이고 시놉이 괜찮아서

덥썩 문 작품임.




비합법이민자 문제를 퀴어물과 버무려낸

흥미로운 시도.

작품은 켄 로치의 <자유로운 세계>와 함께

유럽의 입장에서 이민자(혹은 이주노동자)

문제에 대한 가장 급진적인 논쟁과 입장을

제기하는 작품.

불쾌하고 혐오스러운 비합법이민 문제를

유럽의 제3세계에 대한 무관심과 제국주의

원죄의식을 끄집어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

정말 그때 그 감독이 맞나 싶을 정도의

연출력과 탄탄한 각본을 선보임.

다소 도식적인 이미지나 전개도 있지만

내용을 꾹꾹 담아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이해하고 보면 됨.

※ 개인적으로는 불꽃놀이 장면은 도식적이라

보지만, 공중급유기와 전투기가 날아가는 컷은

실제 유럽이 지역분쟁에 개입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 보므로 나쁘지 않다는 생각.

특히 전반부와 막판의 대비되는 힘의 역전,

이 부분은 전형적이긴 해도 영화가 다루는

주제에 대한 감독의 입장인 동시에 진실임.

이 감독의 다음 작품은 무조건 확인하고

싶어짐. <이스턴 보이즈>의 시나리오를

누가 썼는지가 퍽 궁금함. 만약 감독이

맡아서 했다면 정말 어디서 10년 동안

입산수련을 한 게 분명함.




4회차

20:00 메가박스 M관

레옹M의 보트가 처음으로 뫼즈강을 내려갈 때 +

전쟁을 끝내기 위해 벽은 무너져야 했다 +

시네마 클래스

이번에 "거장의 기원"이라는 제목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다르덴 형제,

울리히 자이델의 초창기 작품들을 싸그리

몰아서 보여주는 기획이 일품이었는데

울리히 자이델 감독 작품은 하나도 못 봄.

다르덴 형제도 4편 중 2편만 챙겨서 속상함.

각설하고 어쨌건 다르덴 형제가 20대 후반 시절,

독립다큐운동집단에서 만들었던 비디오 다큐를

감상하게 됨. 나온 지 정말 30년 다 된 작품들.

화질은 구리구리 비디오스럽다.

둘 다 1960년 벨기에 금속노조 파업에 대한

회고와 평가 성격의 작품들.



<레옹 M의 보트 ~ >는 열정적으로 파업에 참가했던
레옹 M 씨가 보트를 만들어 뫼즈강을 내려가는 첫
항해를 하면서 과거를 회고하는 부분과 실제 당시
파업을 재연하는 자료화면이나 이미지들이 어우러지는데
물살을 뚫고 거침없이 항해하는 보트와 총파업 당시의
운동을 등치시키는 역사의식과 입장이 드러나는 작품.



<전쟁을 끝내기 위해 ~ > 역시 파업 이후 노동운동
단결을 지원하기 위해 노동자 신문을 만들던 활동가들이
과거 활동을 회고하는 역사적 재현을 시도한 작품.



현재의 다르덴 형제 작품에선 상상할 수 없는 당시로선
온갖 비디오 아트적 시도가 총천연색으로 등장한다.



다르덴 형제의 극영화 팬들이라면 혼절할 수준이라는...

90년대 초반 노동자뉴스제작단의 속보 다큐나,

1996-97년 총파업을 담은 <총파업투쟁속보 1/2호>

를 보는 그런 기분.

많은 생각이 주마간산처럼 스쳐가더라는.



젊은 시절의 다르덴 형제를 스크린으로 보는 것과

1968년 유럽을 뒤흔든 혁명의 전조라는 평가를

받았던 벨기에 총파업의 기억을 50여 년이 지나서

한국에서 스크린을 통해 보는 건 참 생경한 경험.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이번 소개된 90년대 다큐가

그의 극영화와 연결되는 부분이 꽤나 많아서

흥미로웠다면, 다르덴 형제의 작품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작품세계와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는,

하지만 노동계급과 빈곤층,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의 기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는 올곧게

전달되는 특이한 체험이었다.

노동운동의 역사를 고찰하는데 참고가 되는

작품. 한국다큐/독립영화의 어떤 경향과 정확히

매칭되는 내용들.



시네마 클래스는 정지연 평론가가 맡았는데

강의 수준으로 열띄게 진행되었음.

내용도 만만찮았고 준비도 많이 하셨고

들을 내용도 많았음. 다만 관객이 그걸 다

소화하기에는 경험의 갭이 너무 큰 것 같다는

선입견이 조금 들었음. 개인적으로는 좋은 시간.

by 붉은10월 | 2014/05/23 12:33 | 2014 JIFF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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