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대통령"과 함께 민주주의를 위한 춤을!
모흐센 마흐말바프라는, 웬만큼 국제영화제 섭렵 좀
하지 않은 대한민국 평범한 수준 시민이라면 이름 발음하기
참 어려운 분이 1957년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태어났다.



소싯적부터 반골 기질이 다분했던 소년 마흐말바프는
그 엄혹한 팔레비 샤 치하에서 민주화를 위한 반정부 투쟁에
앞장서다 경찰에 붙들려 1974년부터 5년간 옥고를 치루던 중
혁명으로 풀려나게 된다.


그리고 영화를 공부해 1982년, <노수의 회개>라는 작품으로
감독 데뷔해 30여 년째 영화감독의 길을 걷고 있다.



<가베>, <칸다하르> 등의 작품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고
아마도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와 함께 세계에 가장 알려진
이란 출신 감독으로는 쌍벽일 것이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이란 국내에서 가급적이면
억압적인 이슬람 원리주의 정부와 척을 덜 지면서
영화 판을 지켜가면서 작업하려는 스타일이라면,
모흐센 마흐말바프는 좀 더 강경하게 억압적인 정부에
대해 할 말 다 하려는 편이었고 당연히 눈엣가시처럼
찍힌 끝에 고국을 떠나 망명을 다니면서 영화작업을
하게 되었다. 아프가니스탄을 거쳐 프랑스 파리를 지나
몇 년 전부터 영국 런던에 정착한 마흐말바프는 꾸준히
영화 작업을 진행함은 물론, 지난한 영화작업에 외부
인력 끌고 다니기가 힘든 나머지 온 가족을 영화판에
데뷔시켜버리는 위업을 달성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는 모흐센 마흐말바프가
감독으로 1편, 주연으로 1편 상영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감독 연출작이 이 글에서 주로 소개할 작품 <대통령>,
주연 출연작이 모흐센과 그의 가족 감독단(?!) 들을
소개하는 <아빠의 영화학교>였다.


아빠 모흐센



엄마 마르지예



장녀 사미라



차녀 하나



아들 마이삼

(트위기 님은 사진을 못 구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애견 트위기(?!)


이상 5+1 영화인(과 영화견) 마흐말바프 패밀리가
모두 감독활동과 배우활동을 병행하고 있으며
온 식구가 영화제 출품하고 수상하러 다니는 진풍경을
만들어내는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막강한 영화가족이
되었다.


하지만 얼핏 보면 화려함의 극치로 보이는 이들의
촬영현장에선 지뢰가 폭발하고 일상생활에서도
암살위협으로 상시 경호를 받는 등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모흐센은 여전히 이란의 민주화와
혼란한 중동정세에 대한 안타까움을 영화작업은
물론 공개적인 발언으로 지적하는 행위를 전혀
중단없이 계속하고 있다.

* 모흐센은 근래 부산국제영화제 등을 통해
한국에 자주 들르는 편이다.
2013년에는 10회 서울환경영화제 트레일러를
작업하고,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을
주연으로 한 중편 <그의 미소>를 연출하기도 했으며
2014년에는 동국대학교에서 만해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8월에 광화문 세월호 유가족
농성장을 찾는 등 평소의 소신 행보를 그대로
견지하고 있다.


그의 20여 편의 필모그래피
(그리고 마흐말바프 가문의 다른 감독들의
작품까지 포함하면 하나의 거대한 소우주가
펼쳐진다)는 거의 전부 중동의 소외되고 불합리한
현실에 고통받는 민초들을 조명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좀 더 근본적인 문제
- 모흐센 마흐말바프가 소년 시절부터 천착해온 주제,
좀 더 자유롭고 좀 더 민주적인 이란과 아랍권은
왜 이렇게 더디고 힘든 길을 걸어야 하는가? 에 대한
고뇌를 말 그대로 갈아넣다시피해서 - 를 영화적으로
풀어내는 역작을 부산에 가져온 바, 바로
<대통령>이 그 영화가 되겠다.


(이하 글에선 어마어마한 스포일러가 나옵니다!!)



<대통령>의 첫 장면...



중동 혹은 중앙아시아로 추정되는 익명의 국가.
그 수도 한복판의 화려한 대통령궁의 집무실에서
창 밖으로 수도의 야경을 보던 대통령과 손자,
- 대통령이라 하지만 측근들은 대통령을 "폐하",
손자를 "전하"라 부른다 -
대통령은 놀고 싶다고 칭얼대는 손자를 달래다
'지배'하는 쾌락을 전수하기 시작한다.


대통령은 전화 한통화로 도시의 모든 전력을
차단했다가, 다시 전화 한통화로 불빛을 되살린다.


손자는 눈이 휘둥그래진다.


대통령은 다시 전화를 걸어 손자의 명령을
자신의 명령으로 간주하라 하고 손자는 그를
흉내내어 전기를 다시 끊어버리게 한다.


이제 도시의 야경을 되살리기 위해 다시
전화를 통해 명령하지만 전화는 불통이고,
칠흑같은 도시의 어둠 속에서 총소리와 소란만
거듭된다.


다음날, 대통령은 자신의 가족들을 해외순방이란
명목하에 전부 해외로 도피시킨다. 그러나 권력을
내려놓기 싫은 그는 자신만은 남아서 사태의 추이를
좀 더 지켜보려 한다. 손자는 어리광을 부리며
비행기를 타지 않고 할아버지인 대통령 옆에 남고
대통령 영부인은 손자 때문이라도 남편이 위험을
덜 무릅쓰겠지 하며 손자를 대통령 옆에 남긴다.
(손자의 부모, 즉 대통령의 아들과 며느리는
극중 대사로 보면 대통령을 노린 테러에 죽었다.
즉 손자는 고아인 셈. 정치적 감각 없이 사치만
부리는 것으로 묘사되는 딸들에 비해 아들은
대통령이 꽤나 신뢰했던 것으로 비쳐진다)





계속 상황은 악화되고, 일단 대통령은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기 위해 손자와 함께 공항으로
향한다.


하지만 이미 격화된 반정부 시위는 기세가
갈수록 강경해지고 실탄 발포까지 해가며
시위대를 뚫고 지나가려 하지만 오히려 유혈사태에
격분한 시위 군중에 의해 경찰력이 제압당하고
경호원들도 뿔뿔히 흩어진다.




겨우 헬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 도착하지만
그가 신뢰하던 군부는 정치적 계산하에 이미
대통령을 배반하고 그를 체포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심복인 경호실장을 잃고
정처없이 도주하던 대통령 일행은 마땅히
갈만한 곳도 없이 라디오를 들으며 정권을
배신한 군부가 그들을 추격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갈 길은 바쁜데 대통령의 마음을 더욱 초조하게
말려죽이려는듯이 도주로는 열리지 않고
어느 교외에서 양떼에 휩싸이면서 기름까지 떨어진다.


대통령은 폭군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내듯이 권총으로
지나가던 주민의 오토바이를 빼앗아 도주를 계속한다.


이미 볼장다본 권력 옆에 누가 남으려 할까.




졸지에 리무진에서 오토바이를 몰게 된 운전기사도
대통령과 손자를 버려둔 채 어디론가 도주해버린다.


이렇게 영화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화려함과 사치의 극을 달리던 대통령(과 손자)는
몰락으로 치닫는다.


대통령과 손자는 이제 도보로 정처없이 시골길을
헤메는 방랑을 시작한다.


중동권답게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고 나면 왼손으로
뒷처리를 해야 하는데 "폐하"와 "전하"는 자기 손으로
그런 걸 해본 적이 없다.


그 지경이 되어서도 할아버지만 쳐다보는 손자의
뒷처리를 돕는 대통령.


그러나 도망을 다니기에는 전국 방방곳곳에
얼굴이 알려진 대통령의 외모와 근사한 제복은
"날 잡아 상금을 타라"는 신호와도 같으니.


시골 이발소를 습격해 이발사로 하여금
머리를 밀게 하고 이발사의 낡은 옷을
빼앗아 위장하는 대통령과 손자.


이제 어느 정도 위장도 했고
대통령과 손자는 다시 도주를 계속한다.


배신한 군부와 야당 세력은 대통령의 목에
거액의 상금을 걸었고 추격을 거듭한다.


우스운 건 운전기사나 과거 대통령의
친위세력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자수하듯
대통령의 행적을 신고하는 반면,
무지렁이 민초인 이발사 가족은 아무것도
해주기는 커녕, 극빈자인 이발사의 의복과
빵을 빼앗은 대통령을 고발하지 않았다가
체포되었다는 라디오를 통해 들려오는 소식이다.


막연히 권력자에 대한 공포도 있겠지만
초라하게 도망치는 자에 대한 연민도 엿보이는
풍자가 아닐런지...




하지만 포위망은 계속 좁혀져 오고
대통령과 손자는 거리의 유랑악사로
신분을 가장한 채 길 위에서 그의 통치로
고통받아온 수많은 이들을 만난다.


독재권력자인 대통령이 쫓겨났지만
여전히 고통받는 이들은 헤어나오지 못한다.


대통령은 그 현장을 묵묵히 지켜본다.


통제를 벗어난 군대는 야당 정치인들의
묵인 하에 서민들의 가진 것을 빼앗고
갓 결혼한 신부를 겁탈하며 공포 분위기를
부추긴다.


모흐센 마흐말바프는 그가 젊은 시절
직접 목도했던 이란 혁명의 변질 과정과,
한때 그가 희망을 품었을 재스민 혁명의
현재 상황을 극중에서 가감없이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신랄하고 잔인한 묘사다.



바로 며칠 전까지만 해도 독재자를 위해
시민들에게 총구를 들던 군대가 절대권력의
공백기에 통제도 받지 않은 채 폭력집단의
본질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부분은 오늘날
우리가 전 세계 곳곳에서 목도하는 풍경이다.


대통령은 억압당하는 서민들의 피난길에
함께 하면서 마치 <크리스마스 캐롤>의
스크루지 영감처럼 무력하게 그 지경을 바라본다.


대통령 역을 맡은 조지아(그루지아)의 국민배우
미샤 고미아스빌리는 마치 몰락한 '리어왕'처럼
고통스러운 침묵의 연기를 펼쳐보이기 시작한다.




그는 여전히 도피와 권력 복귀를 꾀하지만
도피를 위해 누더기를 거듭 갈아입으면서
그의 과거의 영화보다는 마치 고행길의 수도자 같은
풍모를 보는 이들로 하여금 느끼게 만든다.



(왼쪽이 미샤 고미아스빌리, 그 옆이 부인으로
부인이 <대통령>의 의상디자인 전체를 맡았다고
한다. 의상만 갈아입었는데 사람이 달라보이는
경이로움은 "왕자와 거지" 수준이더라)


손자 역할을 맡은 다치 오르벨라쉬빌리 역시
처음의 철없는 중2병 어린아이에서 부모를 여의고
할아버지만 바라보며 몰락의 길을 미끄러지지만
도무지 지금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 역할을
잘 소화해낸다.




화려한 궁전에서 집사의 또래 여자아이 '마리아'에게
홀딱 반해 소녀와 춤추는데 집착하던 손자는 그때
배웠던 춤으로 대통령이었던 할아버지의 연주에 맞춰
생존을 위한 춤을 추게 된다.


이 철모르는 아이는 그저 이 상황이 하나의 꿈 혹은
연극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 연극은 끝이 날 줄 모른다.


대통령은 이중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
그는 권력을 되찾고 손자와 그의 안전을
꾀하기 위해 안전한 곳으로 도피할 계획을
여전히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가 믿었던 자들은 다 이제 그의
적이 되었기 때문에 숨어있을 곳이 아무데도
없고 특히나 철없는 손자를 데리고 도망다니는
것은 힘든 일이기에 급기야 그가 권력을 잡기 전
관계했던 창녀에게 찾아가기에 이른다.


그러나 그곳에서 대통령이 본 것은 통제에서
벗어나 무법집단이 된 군인들이 생리중인 창녀를
겁탈하는 지옥같은 광경이다.


도움을 청하러 갔지만 그는 비굴하게 돈을 달라는
말만 하다 쫓겨나고 만다.


그리고 정처없는 길 위에서 대통령은 그가 박해했던
정치범들의 마차에 신분을 숨긴 채 동행하게 된다.


아마 그의 판단은 지극히 현실적이었을 것이다.


설마 대통령이 그들의 적과 함께 다닌다고 누가 생각이나
하겠냐는... 그렇게 원쑤들을 이용해먹으려는 노회함은
그러나 길 위에서 듣고 보는 참혹한 자기 나라의 풍경과,
그가 지시한 고문의 흔적들로 불구가 된 정치범들의
이야기 속에서 혼란을 거듭한다.


그는 여전히 권력을 되찾을 궁리에 여념이 없지만
그의 도피 여정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는 마치 광야를
헤메던 예수 그리스도와 12제자의 행렬을 연상케 한다.


그들은 황량한 시골길을 비좁은 마차에 의지한 채
터벅터벅 이동하며 때로는 그나마 몸성한 이들이
참혹한 철사 고문으로 걷지도 못하게 된 다른 이들을
업고 가기도 한다.


늙었지만 건장한 체구의 대통령이 병든 정치범을
업고 산길을 오르는 이미지는 속죄와 보속으로 비춰진다.


그들은 한병의 술을 나눠 마시고 함께 애수어린 연주와
모닥불로 추위를 버틴다.


어떤 정치범은 자신이 운좋게 대통령의 아들 부부,
손자의 부모를 암살한 음모에 가담했음에도 들키지
않아 목숨을 건졌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대통령의 자아는 상상으로 표출된다.
그러나 현실의 대통령은 침묵할 수 밖에 없다.


한 정치범은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오직 고향에서
자기를 기다릴 아내만을 생각하며 힘겨운 마지막
여정을 견딘다.


그는 거의 기어가다시피해 그리운 신혼집에 도달한다.


* 이 부분은 일리야 레핀의 그 유명한 그림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나 모파상의 단편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이미 아내는 그가 죽은 줄 알고 다른 남자와
재혼한 지 오래이다. 그는 충격에 이성을 잃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통곡하는 전 부인을 바라보며 장례를
함께 치른 정치범 일행(과 대통령)은 다시 길을 떠난다.


이제 정치범 일행과 헤어져 그를 도피시킬 보트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대통령과 손자.


하지만 미심쩍게 그들을 지켜보던 농부의 신고로
동네주민들과 군대가 상금과 복수를 노리고 해안으로
들이닥친다.


숨을 곳이 없어 배수로 파이프 안에 움추리고 있던
대통령은 결국 흙투성이 몰골로 끌려나온다.


* 이 부분은 후세인이나 가다피의 몰락과 싱크로가
다큐처럼 묘사된다...


성난 군중과 군대는 그들을 어떻게 처단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처음에 무솔리니 일행처럼 대통령과 손자를 총살하려던
이들은 손자를 먼저 죽이고 대통령을 나중에 죽이자고
하다가 아예 화형에 처하자고 부르짖는다.


도끼로 참수하자는 이들도 눈을 부릅뜬다.


그 와중에 지금껏 동료 정치범으로 알았던 위인이
알고보니 찢어죽여도 시원치 않을 '대통령'이라는 것을
알아챈 정치범들이 도착한다.


그들은 성난 군중들에게 이성을 찾을 것을 호소하고
살기등등한 군인들에게 '당신들도 저 작자의 편에서
으스대고 괴롭히지 않았느냐!'고 꾸짖는다.


이러면 저 작자와 우리가 뭐가 다르냐고 절규하는
정치범들에게 주민들도 절규로 맞대응한다.


'우리 아들이', '우리 남편이' 저 놈에게 죽임당했다며...


다른 이들은 '그럼 어떻게 저 놈을 처리해야 됩니까?'
하소연하듯이 묻는다.


정치범들도 말문이 막힌다.


한 사람이 답한다.


'저 놈에게 민주주의를 위한 춤을 추게 합시다!'


하지만 대통령이 저지른 죄악은 너무나 많아
그의 제안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정치범들은 손자를 겨우 빼내어 바닷가로 데려가
파도를 바라보며 춤을 추게 한다.


아마 대통령은 결국 죽임을 당했겠지만
손자와 정치범들은 바다를 바라보며 춤을 추고
생각에 잠긴다.


두 시간 가까운 이 기묘한 로드무비는 그렇게 끝난다.


영화가 끝나고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과
대통령을 맡았던 미샤 고미아스빌리, 그리고
그의 부인이기도 한 의상디자이너가 무대로
올라와 GV를 진행했다.


감독은 자신이 현재 바라보는 중동과 3세계 전반의
독재와 민주주의 문제를 조명하는 비전으로 <대통령>을
만들었으며 특정국가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과거에 팔레비 샤의 독재에 맞서 싸웠던 투사 감독이
수십여년 간 응축해온 문제의식, 즉 독재자 한 명의
절대악이 아니라 그 사회 전체가 독재에 길들여져온
문제가 독재 이후의 난맥을 잉태하고 있으며 폭력에
중독되지 않고 더 많은 민주주의와 소통, 대화가 현재
필요하다는 통찰을 보여줬다.


주연배우 미샤 고미아스빌리는 저렇게 초라하게
도망다니는 독재자는 있을 수 없다며 하나의 거대한
은유와 풍자로 배역을 소화했음을 자신있게 표현했다.



손자 역을 맡은 다치 오르벨라아쉬빌리는
실제로 영화 촬영 1년 전에 아버지를 여의었다고 한다.


그래서 더 감정이입도 잘 되었고 연기력이 뛰어나
많은 귀여움을 받았다고 한다.


이 영화는 거의 전적으로 조지아(그루지아)에서
작업이 이뤄졌는데 이를 통해 중동과 중앙아시아에서도
변방인 조지아 영화계의 만만찮은 실력을 확인한 것 또한
쏠쏠한 재미이자 발견의 기쁨이기도 했다.


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조지아 여성감독
특별전을 열었지만 오히려 <대통령>의 제작이
조지아에서 이뤄졌다는 것이 더 큰 임팩트로
다가온 느낌이다.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은 자신의 생애에서
가장 큰 결단과 그로 인한 이후 인생의 굴곡이었을
이란과 중동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한 여정에서
60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현재적 완성판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고전 비극의 주인공처럼 특정한 개인의 초상이라기보다
거대한 서사의 한 부분처럼 연출된 '대통령'은 독재를 겪고
있거나 겪었던 나라들의 "과거"의 어두운 유산을,
용서와 미래를 걱정하는 정치범들은 "현재"의 대안을,
그리고 영문도 모르는 채 이 기막힌 현실에 노출된
'손자'는 이들 나라의 "미래"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책임있는 자들은 죄값을 치르고 반성해야 하며,
독재가 끝나더라도 바로 광명천지 유토피아가 올 일이
없음을 직시하고 여러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피의 복수나
무정부적 혼란으로 가지 않게 성찰해야 미래 세대에게
그들이 겪었던 고난을 되물림하지 않을 것이라는 장구한
비전이 펼쳐지는 영화 <대통령>은 거장이 된 명감독의
세계를 바라보며 던지는 강속구이며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기막힌 작업이다.


by 붉은10월 | 2014/10/27 20:49 | 2014 BIFF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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