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bbit] 호수마을 영주의 말로에 관한 이야기





<스마우그의 폐허>와 <다섯군대 전투>에서

인상적인(?!) 조연을 맡았던 호수마을 영주의

결말은 영화와 소설이 조금 다릅니다.

(뭐 결과적으로는 큰 차이 없습니다만)



중간계 이야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세적인 영주가 아니라 상업과 무역으로

먹고 사는 호수마을을 통치하다 보니

영주라 하지만 세습제도 아닌 듯해 보이고

주민 여론도 무작정 깔아뭉갤 순 없는

‘시장’에 가까운 포지션으로 보이는데 이는

영화 내내 찾아보기 힘든 모습입니다.




호빗들이 사는 샤이어의 경우 행정업무를

보는 시장과, 군사 문제 등 비상시에 권한을

행사하는 “사인”으로 업무 분장이 되는데

(이 사인 업무는 투크 집안, 즉 피핀네 역할)

샤이어의 행정제도와 다른 일반적인 중세

봉건제 영주와의 경계에 있는 모습입니다.







영화에서나 소설에서나 재물을 밝히는 건

동일하지만 그래도 소설 원작에서는 특유의

장기로 어쨌건 마을을 유지하는 능력은 있는

존재로 약간 평가가 올라갑니다.




돈 좋아하고 계산적인 속물 근성은 동일합니다만.



영화에서 소린 일행이 마을에 몰래 숨어든 뒤

에레보르에서 쓰기 위한 제대로 된 무장을

훔치러 갔다 붙잡힌 상황이 아니라 처음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영주와 대면하는게 차이가 납니다.

(바르드는 영화에서처럼 반체제 세력이 아니라

영주와 사이가 어떻던 간에 경비대장으로 공직에

있는 인물입니다. 자기 잡으러 다니던 영화 속

인물이 실제로는 원작의 바르드인 셈입니다)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소린 일행과

대화하는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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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정왕의 사공들이 아니라 호수마을의

영주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소린이 말했다.







그러자 영주는 망설이며 이쪽저쪽을 번갈아

보았다.



요정왕은 이 지역에서 막강한 세력을

누리고 있었기 때문에 영주는 그와 불화가

생기기를 바라지 않았다.



또한 옛 노래도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교역과 통행세, 뱃짐과 금에만 관심을 쏟고

있었으며, 그러한 습성 때문에 현재의 지위에

오르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다르게 생각했으며,

그 문제는 그의 견해와 상관없이 신속하게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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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는 역사나 명예에는 관심이 없이

그저 현실의 눈앞에 보이는 이익과 재물에만

치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런 한편으로 주변 세력관계와 교역구도를

주민 여론보다 최우선적으로 따져보는 면모를

보이는데 영주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할만한

모습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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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는 시끄러운 여론에 따라 최소한

당분간만이라도 소린을 그가 주장하는 대로

난쟁이들의 왕이라고 믿는 척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소린에게 자기의 커다란 의자를

양보했고 그 옆의 귀빈석에 필리와 킬리를

앉게 했다.




심지어는 빌보도 식탁의 상석에 자리를 얻었다.




사람들은 옛날 노래를 부르기도 했지만 몇몇

새로운 노래를 지어 부르기도 했다.




용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귀중한 선물을

실은 뱃짐이 강을 따라 내려와 호수마을로

들어온다고 장담하는 노래도 있었다.




이런 노래들은 대체로 영주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이었고, 난쟁이들은 이 노래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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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지향적인 영주는 소린 일행을

이해하지도, 신용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혹여나 재물이 생길 여지에

대한 대책으로 여론전을 펼치지요.




하지만 이 부분도 주민들과 영주의

이해관계가 크게 달라 보이진 않습니다.







그리고 영주의 속셈을 안 드워프들은

당연히 이런 유행가를 싫어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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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린은 영주와 그의 고문들에게 자기와

동료들이 산으로 떠나야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영주는 처음으로 깜짝 놀랐고

약간 겁도 났다.



결국 소린이 정말로 옛 왕의 후손이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는 난쟁이들이 감히 스마우그에게 가까이

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며 조만간

들통나서 쫓겨날 협잡꾼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영주는 그들을 보내는 것이 전혀

유감스럽지 않았다.




그들을 보살피는 데 비용이 많이 들었고,

그들이 도착한 후로 마을은 모든 일이

중지된 채 긴 휴일을 맞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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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는 불청객들 내보내는 심정으로

배와 식량, 무기들을 줘서 소린 일행을

외로운산으로 떠나보냅니다.




그때만 해도 사라져버리면 다행,

설마 마을이 그 지경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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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자신은 환난 중에 도망가서 자신을

구할 목적으로 금박을 입힌 거대한 전용

배를 향하여 부지런히 노를 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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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처럼 원작에서도 영주는 부지런히

도망갈 궁리만 합니다.




이해타산적이고 영주로서의 명예나 존엄은

안중에도 없는 지저분한 꼴이지만 속물인

영주 입장에서 스마우그를 상대할 용기나

대책은 있을 리가 없으니 당연한 결과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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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차가운 바람에 떨면서 서쪽 호숫가에

모여 탄식했다.




그들은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들이 아직 마을을

방어하려고 노력할 때 일찌감치 마을을 떠난

영주에 대해 불평과 불만을 터뜨렸다.




"영주는 사업, 특히 자기 장사를 하는 데는

머리가 좋은지 모르지.




하지만 중대한 일이 일어난 때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어!”




누군가 중얼거렸다.




“바르드 왕 만세! 바르드 왕 만세!”




사람들은 소리쳤다.



그러자 영주가 이를 갈면서 말했다.




“기리온은 너른골의 군주이지,

에스가로스의 왕이 아니오.




호수마을에서는 언제나 나이 많고 현명한

사람들 가운데서 영주를 뽑아 왔고, 단지

싸움만 잘하는 무사들의 지배를 받은 적이

없었소.







‘바르드 왕’으로 하여금 자기 왕국으로

돌아가게 하시오.



너른골은 이제 그의 용맹으로 해방되었고,

그의 귀향을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소.

그리고 원하는 사람은 그와 함께 갈 수

있소.




녹색의 호수 기슭보다 산의 그림자에 가린

차가운 돌멩이를 더 좋아한다면 말이오.

현명한 사람은 여기 남아서 우리 마을을

재건합시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평화와 풍요를 누릴

것이오.”




“우리는 바르드 왕을 모실 거요!




늙고 돈만 셈할 줄 아는 사람들한테는

이제 질렸소.”




가까이 있던 사람들이 소리쳤다.




그러자 멀리 떨어져 있던 사람들도

그 함성을 이어받았다.




“명사수를 받들자. 돈지갑을 타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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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는 자기의 권력이 흔들리자 처음엔

바르드를 매도하지만 주민들의 비난에

잽싸게 분위기를 살핍니다.




역시 세습제가 아닌 영주는 아무리

독재를 하더라도 주민 민심을 포착하는

정도의 기본 능력은 갖춰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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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드가 그의 바로 뒤에 있었기에 영주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나는 결코 명사수 바르드를 과소 평가할

사람은 아니오.




그는 오늘 밤 우리 마을을 구한 사람들의

명부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획득했소.

그리고 그는 불멸의 노래들로 칭송되어

마땅하오.



그러나 여러분, 왜?”




이 부분에서 그는 벌떡 일어나 아주 크고

분명한 소리로 말했다.




“왜 내가 여러분의 비난을 모두 받아야

한단 말이오?




어떤 잘못 때문에 내가 쫓겨나야 한단 말이오?




누가 잠자고 있는 용을 깨웠는지 묻고 싶소.



누가 우리에게서 선물과 도움을 받고 옛

노래들이 실현될 거라고 믿게 했소?




누가 우리의 다정한 마음과 즐거운 환상에

호소했소?




그들이 우리에게 보답하려고 강물을 따라

금을 흘려 보내기라도 했소?




용의 불과 파괴!




우리의 손해에 대한 보상과 우리의 과부들과

고아들에 대한 도움을 누구에게서 받아야

한단 말이오?”







여러분도 알아챘겠지만, 영주는 그의 직위를

거저 얻은 것이 아니었다.




그가 이렇게 말함으로써 사람들은 잠시

새로운 왕을 추대하겠다는 생각을 까맣게

잊고, 소린과 그의 일행에게 그들의 분노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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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는 자신의 장기로 불만을 외부로

넘기려고 합니다.




소린 일행이 그 외부세력이 되는거죠.




자신의 실책과 과오를 외부세력의 탓으로

돌리는 기술은 부당한 권력자들의 동서양

고금의 스킬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호수마을 영주의 속셈이야 어쨌건

심지어 바르드마저 마을이 박살난 상황에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에레보르의 황금을

찾아가려는 마음이 들게 하는데 성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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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바르드는 야영지를 정돈하고

병든 자와 부상당한 자를 돌보려고 성큼성큼

걸어가 버렸다.




그러나 영주는 그의 뒷모습을 보고 얼굴을

찌푸리며 그냥 땅바닥에 앉아 있었다.



그는 여러 가지를 생각했지만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모닥불과 음식을 가져오라고 큰 소리로

시종을 불렀을 뿐이었다.



그러나 영주조차 음식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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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처럼 바르드는 주민들의 구호에

노력을 기울이고, 요정들에게 지원요청을

하는 등 실질적인 영주 노릇을 수행하기

시작합니다.




영주는 결정적으로 권력을 놓치는 상황이지만

돈지갑과 자리보전에 골몰하는 그로서는 어찌

할 도리가 없는 상황이었다는 생각입니다.




영화에서는 스마우그에 압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주 대신 그의 심복 알프레드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입니다)가

원작에서의 자기안위만 챙기려는 면모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알프레드 캐릭터는 영화적 각색을 위해

맨 마지막 몇 년 후 빌보네 집 티타임에서의

해설 부분을 생략하기 위해 조기퇴장시킨

영주의 역할을 분배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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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마을의 영주는 요정왕의 도움에 대한

보답으로 장차 어떤 계약이라도 맺을 용의가

있었다.




그들은 곧 계획을 세웠다.




영주는 여자와 아이들, 노인과 병든 자들과

함께 마을에 남았다.




재주가 많고 여러 가지 기술이 있는 요정들도

함께 남았다.




그들은 나무를 베고 숲에서 내려보낸 목재를

모아, 다가오는 겨울에 대비하여 강기슭에

오두막을 짓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주의 지휘하에 그들은 전보다 아름답고

더 크게 설계된 새 마을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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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행정적인 능력은 있는 영주인지라

아주 잉여는 아니고 바르드가 엘프 군대와

에레보르로 향하는 동안 주민들을 돌보기는

합니다.




그리고 원작의 결말에서 바르드가 원래

빌보가 받아야 할 에레보르의 보물 1/14를

대신 받은 몫에서 마을 재건을 위해 많은

금을 보내 줍니다.



그러나 영화에서 소린이 스마우그의 탐욕에

전염된 것처럼 소설에서는 영주가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덧씌인 것 같은 상황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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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늙은 영주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바르드는 호수 사람들을 돕기 위해 그에게

많은 금을 보냈으나, 그는 워낙 그런 병에

잘 걸리는 부류인지라, 용의 고질병이던

탐욕증에 빠져 대부분의 금을 갖고 도망치다가

황무지에서 동료들에게 버림받고 굶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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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하지만 영화에선

확장판에도 빠질 것으로 판단되는 몇 년 후

빌보의 집에 간달프와 발린이 찾아와 가지는

티타임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호수마을의 영주 역시

너른골을 재건한 바르드가 겸하게 되지요.





중세적인 명예와 전통, 기사도 등을 중시했던

톨킨의 입장에서 상인 자본가를 상징하는

속물적 호수마을 영주 캐릭터는 용서해줄 수

없는 존재였나 봅니다.







오히려 영화보다 원작소설에서의 종말이 더

비참하게 느껴지니까요.




영주와 심복 알프레드 군상은 대하전쟁서사로

변모한 <호빗>에서 원작소설의 소박한 잔재미를

느낄 수 있는 풍자적 대상으로, 또한 톨킨이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의 대립되는 존재들로

그냥 개그 캐릭터만으로만 치부하기에는 좀 더

생각할 내용들을 안겨주는 조연들이라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by 붉은10월 | 2014/12/29 13:38 | 아르다 백과사전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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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블랙하트 at 2014/12/31 10:26
1. '알프레드(Alfred)'가 아니라 '알프리드(Alfrid)'입니다.

2. 아트북의 초기 컨셉에서 호수마을 영주는 원작 묘사를 반영한건지 영화와 달리 생긴건 멀쩡했더군요. 영화에서 우스꽝 스러워진건 배우가 스티븐 프라이 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4/12/31 10:32
1. 어차피 조연이라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렵니다용 ㅋ

2. 아트북 컨셉은 소설원작과 별반 차이가 없어보였는데
배우 외모 + 영주&심복 개그듀오화로 꽤 변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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