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bbit] 중간계의 와인 소믈리에 스란두일





스란두일 왕은 냉철하고 사려 깊으며

긍지 가득한 엘프 군주입니다.

그러나 그는 못 말리는 보석 수집가이며

동시에 와인 애호가이기도 합니다.




그의 와인 기호는 소린과 그의 가신들이

빌보의 도움으로 동굴궁전을 탈출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아래 소설 원문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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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아래를 지나다 보면 어느 지점에서

천장에 커다란 참나무로 만든 문이 덮여 있는

곳에 이른다.

이 문은 위로 열리며 왕의 포도주 저장실로

연결되었다.

거기에는 무수히 많은 술통들이 있었다.




왜냐하면 숲속요정들, 특히 그들의 왕은

포도주를 대단히 좋아했기 때문이다.

근방에서는 포도가 자라지 않았기에,

포도주와 다른 음식들은 멀리 남쪽에 사는

그들의 친족들에게서나 아니면 먼 나라에

사는 인간들의 포도밭에서 운반되었다.

(중략)



빌보는 왕의 집사가 경비 대장에게

저녁 인사하는 것을 들었다.

“자, 나와 함께 가세.

그리고 방금 들어온 새 포도주 맛을

좀 보게나.

오늘 밤은 포도주 저장실의 빈 통들을

치우느라 힘들걸세.

그러니 일 하는 데 힘도 낼 겸,

먼저 한잔하세.”

"그거 좋군.

자네와 함께 맛을 보고 왕의 식탁에

올려도 될지 알아보세.

오늘 밤에 연회가 있으니까 형편없는

술을 올려선 안 되지.”

이 말을 들었을 때 빌보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제 행운이 찾아와서 그의 필사적인

계획을 실행에 옮길 기회가 온 것이었다.

그는 그 요정 두 명을 따라갔다.




그들은 작은 포도주 저장실로 들어가서

큰 포도주 병 두 개가 놓인 식탁에 앉았다.

곧 그들은 마시며 즐겁게 웃었다.

이때 놀라운 행운이 또 빌보를 찾아왔다.

숲속요정들은 웬만한 포도주를 마셔도

술에 취해 자는 법이 없었다.

그런데 도르위니온의 커다란 포도밭에서

생산된 이 포도주는 도수가 높아서

취기를 오르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왕의 병사들이나 신하들이 마시는

게 아니라 오로지 왕의 연회에서만 쓰이는

것이었다.

또한 집사의 커다란 술병에 담아 병째

마시는 게 아니라 작은 술잔에 담아

조금씩 마셔야 하는 포도주였다.




이내 경비 대장은 꾸벅꾸벅 졸다가

탁자에 머리를 올려놓고는 깊은 잠에

빠졌다.

집사는 그것을 알아채지도 못한 채

혼자서 계속 이야기하고 웃더니 이내

그도 머리를 끄덕끄덕 탁자에 찧었다.




그러다가 깊은 잠에 빠져 친구 옆에서

코를 골았다.

그러자 호빗이 살그머니 들어왔다.

곧 경비 대장의 허리띠에서 열쇠

꾸러미가 빠져나왔다.




(중략)

그들은 호빗을 따라 맨 아래층의

포도주 저장실로 살금살금 걸어갔다.

그들은 경비 대장과 집사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아직도 행복하게 코를

골고 있는 방을 지나갔다.




도르위니온의 포도주는 깊고 즐거운

꿈을 꾸게 해주는 모양이었다.

빌보는 지나치기 전에 살짝 들어와서

친절하게도 경비 대장의 허리띠에

열쇠 꾸러미를 다시 걸었다.

하지만 다음 날 경비 대장의 얼굴은

결코 행복한 미소를 띠지 못할 것이다.

나는 경비 대장과 집사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듣지 못했다...

<호빗>(씨앗을뿌리는사람 출판사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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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과 <반지의 제왕>의 주요 무대에서

포도주, 와인은 자주 등장하지 않습니다.

샤이어에서나 로한에서나 곤도르에서나

가장 즐겨마시고 흔한 술은 맥주입니다.




샤이어의 청룡정 여관에서 호빗들이

하루 일을 마치고 부어라 마셔라 하는

술도 맥주이고, 오스길리아스 탈환 후

보로미르와 파라미르 형제가 축배를

나누는 술도 맥주입니다.




※ 하지만 아버지 데네소르는 궁전에서

피핀의 노래를 BGM 삼아 식사하면서

맥주로 보이지 않는 다른 술을 마십니다.




헬름협곡 전투에서의 승리 후에

영광스럽게 수도 에도라스로 귀환한

세오덴 왕 일행이 만찬을 벌일 때

마시는 술도 맥주입니다.




그러나 간혹 다른 술도 등장하곤

하지요.

<호빗>에서 어둠숲에 진입하기 전

소린 일행이 도움을 청하는 베오른네

집에서의 만찬에서 마시는 술은

베오른이 양봉업에 종사하는지라

꿀술입니다.




꿀술은 북유럽, 흔히 바이킹들의

동네에서 마시던 술이지요.

그리고 샤이어나 곤도르처럼

농업이 번창하는 비옥하고 따스한

지역에서는 맥주와 함께 포도주도

생산되고 유통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호빗-뜻밖의 여정>에서 빌보의

집에 모인 소린과 그의 가신들이

빌보네 식량 저장실을 거덜내는 밤에,

왁자지껄 즐겁게 맥주잔을 기울이는

다른 드워프들과는 달리 점잖은 도리는

간달프에게 허브 차를 권하지만 무정한

간달프의 거절을 받지요.





그러나 착한 도리는 다시 빌보가 소중히

숨겨둔 포도주를 찾아서 유리잔에 권하고

간달프는 그건 또 제꺽 받아마십니다.



흔히 우리가 보는 와인 글래스가 아니라

양주 마실 때나 쓰는 아주 작은 잔에

부어주는 모습을 영화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스란두일 왕 역시 그런 잔으로 포도주를

마시는 모습을 한두차례 영화 속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섯군대 전투>에서 스란두일 왕의

천막에서 스란두일이 바르드에게 먼저

따라주는 술도 작은 유리잔의 포도주입니다.

영화 속에서 나오는 또 다른 술로는

호수마을 영주가 맨 처음 아침 기상과

함께 마시는, 심복 알프레드가 따라준

유리병과 유리잔의 술이 있는데 정황상

포도주나 맥주 같은 발효주가 아니라

위스키나 브랜디 같은 증류주 모양으로

보입니다.




만약 영주가 마신 술이 증류주라면

스란두일이 즐겨 마시고, 술을 포함한

약물과 독에 강한 저항력을 가진

엘프들을 만취해 뻗게 만든 포도주,

도르위니온에서 호수마을을 거쳐 온

포도주는 그냥 포도주라기보다는

건포도나 꿀을 이용한 도수가 보다

높은 포도주, 혹은 포도주를 증류한

브랜디, 아니면 장기보존성을 높이고

도수도 강화한 포트와인 종류가

되겠지요.

제3시대 말, 가운데땅 서부에서

주로 마시는 술은 맥주, 그리고

지역적 특성이나 보다 격식 차리는

자리에서 마시는 술은 포도주나

다른 술이 되는 양상으로 보입니다.

스란두일이 즐겨 마시는 멀리

도르위니온 지방에서 온 포도주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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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위니온인 Dorwinions




룬(Rhun) 내해의 서쪽 연안에

도르위니온인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북부인 가운데 동쪽으로 가장

멀리 살았으며, 가장 신비롭고 향기로운

포도주를 생산하는 것으로 이름이 높았다.





<톨킨 백과사전>

(데이비드 데이 저, 해나무 출판사)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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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노르와 곤도르의 뿌리가 되는

누메노르인들의 기원은 제1시대

놀도르와 신다르 엘프들을 도와

모르고스와 싸웠던 에다인들입니다.

누메노르로 건너간 에다인의 친척이

되면서 가운데땅 서부에 계속 머물러

있던 이들을 통칭해 “북부인”이라

하지요.

로한의 선조인 에오세오드 족이나

어둠숲 중부 삼림지대의 사람들과

베오른의 부족, 그리고 에레보르 옆

너른골과 호수마을 사람들도 북부인의

갈래입니다.




이 북부인의 갈래 중 가장 동쪽,

사우론과 동맹한 룬 사람들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사는 이들과

그들의 지방을 도르위니온이라고

합니다.

위치나 기후 조건 등으로 볼 때

현대의 와인 산지와 비교해 보면,

우리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적으로 명성 높은 고급 와인을

생산하는 흑해 연안의 조지아(그루지아)

지역과 와인이 쉽게 연상됩니다.




[여기 와인이 그렇게 끝내준다는데

아직 시음할 기회가 없어서 언제

그날이 올까 기다려보는 중이랍니다]





<반지의 제왕>의 마지막 편인 <왕의 귀환>

에서 장대한 전쟁이 시작되기 전 막간의

개그 장면으로 에도라스 궁전에서 김리와

레골라스의 술내기 경쟁이 떠오릅니다.





결국 간발의 차로 레골라스가 승리하지요.





드워프도 상당한 애주가에 술고래로

통합니다만 기본적으로 알코올에 내성이

있는 레골라스가 조건상 유리하게 마련이죠.

그런 엘프들을 만취해 인사불성으로 만든

도르위니온의 와인, 과연 스란두일이 선택할

만 하지 않나요...



by 붉은10월 | 2014/12/30 23:13 | 아르다 백과사전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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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Oryn. at 2014/12/31 01:08
ㅎㅎㅎ 안 그래도 오늘 오랜만에 반지의 제왕 보다가 주당 레골라스의 모습을 보았는데... 아버지가 와인 애호가였군요.
호빗에서 요정들이 취해 곯아떨어지는 것도 코믹했는데... 원래 맥주보다 와인이 센 건 사실이니 ㅎㅎ
애호가가 좋아하는 술이라니 한번 마셔보고 싶네요.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4/12/31 01:34
공식적으로 최초의 와인이 확인된 동네가 조지아(그루지아)
쪽이라더군요. 기후조건이 딱 맞다는...
Commented by 할미 at 2014/12/31 01:56
안녕하세요 너무 즐겁게 읽어서 댓글을 조심스레 남겨봅니다. 술이 땡기는 글이네요ㅎㅎ 내일 점심엔 에일 맥주를, 새해를 맞이하면서는 포트와인을 마셔보고 싶어져요~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4/12/31 08:56
진정한 애주가께서 방문하셨군요 ^^:::

변변찮은 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연말 연시 뜻하시는대로만 행해지시길 기원드립니다.(꾸벅)
Commented by 머미 at 2014/12/31 13:29
도르위니온이라는지역은 모르도르에서굉장히인접한지역인거같은데 위험에서벗어날수잇엇나요?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4/12/31 17:32
모르도르와 가깝긴 한데 모르도르의 주 공격 루트와는
약간 떨어져 있습니다.

위협이라면 모르도르보다는 동부인들인데 이 부분에 대해선
정말 정보가 없네요. 도르위니온이 언급되는게 포도주가
나는 지방이란 것과 주민들이 북부인의 갈래라는 점 말고는
찾아보기 힘들답니다.
Commented by 라스갈렌 at 2015/01/12 19:56
영화를 보면서 내내 궁금했던 사실은 과연 다섯군대의 전투 후에 스란두일왕은 라스갈렌의 하얀보석을 돌려받았는가 하는 부분이었는데 혹시 알고 계신가요? 덕분에 스란두일왕이 빌보로부터 비슷한 진주목걸이를 얻었다거나 기리온의 목걸이를 얻었다는 사실은 알게되었는데 본래 자기가 세공맡겼던 종족의 보석은 그래서 되찾은것인지 아니면 되찾지못한것인지 내심 궁금하군요..ㅠㅠ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1/12 20:03
극장판(일반판)에서 소린이 라스갈렌의 보석을 찾아내고
스란두일로 하여금 아주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장면이
복선이라고 판단됩니다.

확장판 사양은 알 수가 없으나 그런 장면이 삽입된 이상,
그 보석에 대한 결말은 언급될 것으로 보구요.

스란두일이 그토록 큰 희생을 치렀는데 빌보가 선사하건
두린 종족에게 반환받건 어떤 식으로건 돌려받을 확률이
(아주) 높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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