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bbit] 돌 굴두르 전투의 전말에 대해





※ 영화 <호빗 : 다섯군대 전투> 관련

스포일러가 (약간)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당수 분들이 호빗 영화 삼부작 중

마지막편인 <호빗 : 다섯군대 전투>에서

가장 인상깊은 전투 장면으로 45분 여

동안 펼쳐지는 에레보르와 너른골 일대의

장대한 전투가 아닌, 돌 굴두르에 갇힌

간달프를 구출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참전세력 3(+전투 미결합 2) vs 10으로

펼쳐진 돌 굴두르 내의 전투를 거론합니다.








참가규모로 봐서는 “전투”라 붙이기도

애매해 보이는데, 문제는 참전용사들의

이름값이 어마어마하다는 점이지요.


소설에선 그냥 몇 줄 끄적거려지는 게

전부인데 영화에서 전투장면 연출에

환장한 호빗 감독이 전투 장면 무한

증식을 위해 원작 파괴 만행을 저지른

것일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입니다.


호불호가 갈릴지언정, 단순한 원작소설

<호빗>의 영화화가 아닌, <반지의 제왕>

삼부작과의 연결고리를 잇는 프리퀄로서

<호빗> 삼부작 전체, 특히 <다섯군대 전투>

가 만들어졌다는 걸 동의한다면 돌 굴두르

전투 장면은 프리퀄로서의 맛을 한껏

살려낸 연출이라 봐야겠지요.






실제 소설에선 어떻게 언급되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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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끝나자 계곡의 요정들은 숲에서

나와 인사를 하고 강을 건너 그들을

엘론드의 집으로 데리고 갔다.




그들은 따뜻한 환영을 받았고,

그 날 저녁그들의 모험담을

들으려고 요정들이 많이 모여

귀를 기울였다.




간달프가 주로 이야기를 했다.




빌보는 졸려서 말이 없었다.




이야기는 대부분 빌보가 알고 있는

것이었다.






자기 자신이 그 이야기에 등장했으니까.




그리고 많은 부분은 돌아오는 길과

베오른의 집에서 자신이 마법사에게

해준 이야기였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때로 아직 모르던 이야기가

나오면 그는 한쪽 눈을 뜨고 들었다.




이렇게 해서 그는 간달프가 어디에

갔다 왔는지 알게 되었다.




마법사가 엘론드에게 하는 말을

귀동냥한 것이다.







간달프는 학식과 선한 마법의 대가인

흰색의 마법사들이 모인 중요한 회의에

참석했고, 그들은 마침내 어둠숲 남쪽의

어두운 요새에서 강령술사를 몰아낸

모양이었다.




“지금부터는 머지않아 그 숲이 더욱

살기 좋아질 겁니다.




바라던대로 북쪽땅은 아주 오랫동안

그 공포에서 자유롭겠지요.




그러나 그가 이 세상에서 추방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간달프가 말했다.




“그렇다면 정말 좋겠지요.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 시대의

세상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여러 시대가 지나도 말입니다.”




<호빗>(씨앗을뿌리는사람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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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전부랍니다.




몇 가지 요점을 짚어내자면,

<호빗>이 완결되었을 당시에는




1. 다섯 이스타리(마법사)의 고유한

각자의 색깔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역할분담도 되어 있지 않아 보인다.




2. 신성회의 멤버의 참여 기준도

정리되지 않았으며, 엘프 군주들은

아예 빠져 있다.




3. 절대반지에 대한 기본적인 컨셉은

나와 있었으나 <반지의 제왕>에서처럼

전면적으로 후속편의 알파=오메가로

쓰여질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정도 등이 엿보입니다.




물론, 사우론의 존재가 언급되고,

절대반지에 그의 운명이 종속된 점

등은 톨킨의 초벌 원고들에서 이미

진행이 이뤄졌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아무튼, <호빗> 원작에서 돌 굴두르

전투는 아주 소규모로, 그리고 성공한

싸움으로 모든 상황이 종결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기간 평화와 안정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톨킨 자신이 겪었던 1차 세계대전이

비록 희생은 컸지만 이제 더 이상

미치지 않고서야 대규모 전쟁을 할

리가 없다는 당대의 유럽, 그리고

영국인들의 시각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후 톨킨이 후속작 원고에

본격 들어가고 탈고하는 10여 년간

전 유럽은 또다시 미친 짓을 하이퍼

버전으로 겪게 됩니다.




그런 시간을 참고 견뎌낸 결과물로

나온 <반지의 제왕>과 <실마릴리온>

에서의 돌 굴두르 전투의 경과는 매우

다른 색깔로 드러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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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숲은 이름이 변해 ‘어둠숲’이

되었다.




밤의 그림자가 그곳에 깊이 내려앉으면서,

스란두일의 백성들이 적을 여전히 저지하고

있는 북쪽을 제외하고는 숲 속에 들어서려는

이가 없었던 것이다.




어둠의 출처가 어딘지 아는 사람이 없었고,

지혜자들마저 오랜 세월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것은 사우론의 그림자였고 그가

돌아왔다는 징표였다.




동부의 황야를 빠져 나온 그는 숲의

남쪽에 거처를 정하였고, 그곳에서

서서히 힘을 키워 다시 가시적인

형체를 취하였다.







어두운 언덕 위에 자신의 본거지를 정한

그는 거기서 자신의 마법을 만들어 냈고,

사람들은 모두 돌 굴두르의 마술사를

두려워하였다.




하지만 자신들이 얼마나 큰 위험에 처해

있는지 그들은 처음에는 알지 못했다.




<실마릴리온 - 힘의 반지와 제 3시대>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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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킨의 유고작인 <실마릴리온> 중

마지막 장인 <힘의 반지와 제 3시대>는

온전하게 사우론이 주인공 격인 이야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가 만든 힘의 반지와 그것을 둘러싼

역사 이야기이니까요.




사실 힘의 반지들은 제 2시대 중엽에

만들어진 것들입니다만, 이 장 자체가

반지의 제왕 보론 격인 내용들이므로

제 3시대를 강조했다고 봅니다.




특히 돌 굴두르의 강령술사의 정체와

위협을 지혜자들조차 제대로 알아채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회고적으로 전쟁을

막지 못한 영국과 유럽의 지도층에 대한

비판의 대목도 읽혀지는 부분입니다.




※ 톨킨은 자신의 작품을 온전한

판타지물로 봐야 한다며, 생전에

유독 자신의 작품들을 현실 문제와

비교해서 해석하거나 대입하는 것을

불쾌해 했고 그렇게 하지 말아주길

권고하곤 했습니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

펼치는 논리는 톨킨의 평소 언행이나

그가 스스로 인정하는 작품의 배경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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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숲에 처음 어둠이 밀려들던 바로

그때, 가운데땅 서부에는 인간들이

마법사들이라고 부르는 이스타리가

나타났다.




그 당시에는 항구의 키르단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 알지 못했고, 그는 엘론드와

갈라드리엘에게만 그들이 바다를

건너왔다는 사실을 밝혔다.




나중에 요정들 사이에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그들은 사우론이 다시 일어날

경우에 그와 맞서 요정과 인간과,

선의를 지닌 살아 있는 모든 존재들이

용감하게 싸울 수 있도록 서녘의

군주들이 파견한 사자들이었다고

한다.








인간의 외관을 한 그들은 나이는

들어 보였으나 강건하였고 세월이

흘러도 변화가 거의 없었으며,

커다란 근심의 짐을 지고 있었으나

서서히 나이가 들어갈 뿐이었다.




그들은 대단한 지혜의 소유자였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은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실마릴리온 - 힘의 반지와 제 3시대>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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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처음으로 ‘마법사’들이

가운데땅에 등장합니다.




또한, 회색항구의 ‘조선공’ 키르단도

사실상 최초 데뷔하게 되지요.







키르단 만이 이들의 정체를 정확히는

아니더라도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회색 항구에서

서쪽으로 출항한 이들은 있을지언정,

회색항구로 도착하는 이들은 있을 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즉, 이들 존재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바로 발라들의 서쪽 땅에서 왔다는

사실을 곧바로 확인한 것이지요.




이는 제1시대 말, 사우론의 주군

모르고스를 파멸시킨 “분노의 전쟁”

때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으니까요.




그리고 다섯 마법사, ‘이스타리’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도 이어집니다.






톨킨은, 당시 세상에 이런 지혜자들이

있었다면... 하는 회한과 함께 자신만의

세계에서 이런 존재들을 등장시키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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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이는

미스란디르였고, 어둠숲의 어둠을

가장 의심했던 것도 그였다.







많은 이들은 그 어둠이 반지악령들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그것이

분명히 돌아온 사우론의 첫 그림자라고

판단하고 두려워하였다.




미스란디르가 돌 굴두르에 들어가자

마술사는 그를 피해 달아났고,

한참 동안 불안한 평화가 유지되었다.




<실마릴리온 - 힘의 반지와 제 3시대>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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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리들 중에서 돌 굴두르의

강령술사를 가장 의심하고 신경쓴

이는 그 자신이 음모와 책략의 대가인

미스란디르 - 간달프 - 였습니다.






다른 지혜자들은 돌 굴두르에 또아리를

튼 정체불명의 마법사가 골칫거리이긴

하지만 그래봐야 울라이리 - 나즈굴 -

중 하나가 숨어 있거나, 사악한 인간족

마술사가 설쳐대는 정도로만 파악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간달프가 홀로 돌 굴두르

위력정찰을 감행하자, 간달프만 잘

기만하면 자기 정체를 탄로당할

일이 없을 것이란 판단으로 계속

정면대결을 피해왔던 것입니다.




물론, 아직 자신의 힘이 전성기에

비하면 허깨비 수준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도 했을테구요.



아마 사우론은 발라들이 아직도

자기를 주시하고 있음을 알고

본인도 가슴이 철렁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사우론은 발라들을 자기 주군인

모르고스와는 달리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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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음에 ‘신성회의’라고 불리는

지혜자들의 회의가 열리는데,

이 자리에는 엘론드와 갈라드리엘,

키르단 및 다른 요정 군주들이 있었고,

미스란디르와 쿠루니르가 참석하였다.







쿠르니르(즉 백색의 사루만)가 옛날부터

사우론의 책략을 깊이 공부하였으므로

의장으로 선출되었다.




갈라드리엘은 사실 미스란디르가

회의의 의장이 되기를 원했으나,

지배욕과 오만으로 한껏 부풀어 있던

사루만이 이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미스란디르 또한 그 자리를 거절했다.




그는 자신을 보낸 이들 외에 누구와

동맹이나 충성의 관계를 맺지 않으려

했고, 한곳에 정착하거나 어떤 명령에

종속되는 것을 싫어했다.






한편 사루만은 이제 힘의 반지들의

전승과 제작, 역사 등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실마릴리온 - 힘의 반지와 제 3시대>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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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돌 굴두르 전투의 한 축을

맡은 ‘신성회의’(백색회의) 구성원의

전모가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쉽게 보면, <이스타리> + <엘프>

구성입니다.




즉, 이 회의가 가운데땅의 UN이

아니라, 사우론과 그의 반지 관련

대책회의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나머지 문제는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았겠지요.







엘론드와 갈라드리엘, 키르단 이 3인은

엘프의 3개의 반지의 당시 소유자였고,

(키르단은 간달프에게 비밀리에 반지를

이양했습니다만) 엘프 군주들은 정체를

알고 있을 서쪽에서 온 발라의 사자들,

그리고 그 외 엘프 군주라고 한다면

리븐델의 글로르핀델과 로스로리엔의

켈레보른, 그리고 스란두일 정도 급이

회의 구성원이었을 것입니다.




스란두일은 호빗 영화 삼부작에서

폐쇄적인 성향으로 묘사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당시 어둠숲 북부의 군주로

로스로리엔과 함께 가장 돌 굴두르가

위협이 되었을 게 분명하므로 정보를

공유하고 회의에 참여하는데 아무런

위화감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스란두일이 언뜻언뜻 객관적

동향과 정보를 꿰뚫을 수 있기도

했을테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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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미스란디르는 위험을 무릅쓰고

다시 돌 굴두르의 마술사의 지하토굴을

찾아가서 두려움의 진상을 파악하고

빠져 나왔다.







돌아온 그는 엘론드에게 말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추측이 맞았습니다.




이 자는 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짐작했던

그 울라이리의 하나가 아닙니다.




다시 가시적인 형체를 취하고 급속하게

힘을 키워가고 있는 사우론 그자입니다.




그는 다시 모든 반지를 손에 넣으려

하고 있고, 절대반지에 관한 소식과

혹시 살아 있을지 모르는 이실두르의

후계자를 찾고 있습니다.




엘론드가 대답했다.







“이실두르가 반지를 움켜잡고

내놓지 않으려 했을 때,

이미 사우론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운명이 결정된 셈이지요.”




“하지만 절대반지는 사라졌습니다.”




미스란디르가 말했다.




“그리고 절대반지가 숨어 있는 동안

우리가 힘을 모으고 또 너무 오래

끌지만 않는다면 적을 제압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신성회의가 다시 소집되었다.




미스란디르는 신속한 대처를 촉구했지만

사루만이 이를 반대하였고, 기다리면서

지켜보자고 했다.




<실마릴리온 - 힘의 반지와 제 3시대>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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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달프는 목숨을 건 몇 차례의

돌 굴두르 잠입을 통해 마침내

사우론이 돌 굴두르의 강령술사란

사실을 확신하고 이를 엘론드에게

공유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중대한

오판을 하게 되는데, 절대반지가

사라졌으므로 사우론이 비록 여전히

강력한 상대이긴 하지만 신성회의

구성원들이 힘을 모으면 능히 퇴치

가능한 수준이라고 본 거죠.






물론, 실제로 당시 사우론의 힘은

충분히 대항 가능한 정도였으리라

추정됩니다.




절대반지의 경우에도 이미 사라진지

수천년이 지났으며, 사우론이 나름대로

찾고 다녔음에도 못 찾았다면 누구도

못 찾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법도

하지요.








간달프 역시 사우론을 주시하면서도

그런 판단은 공유하고 있었던 걸로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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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반지가 다시 가운데땅에 나타날

것이라고 난 믿지 않습니다.




반지는 안두인 강에 빠졌고, 오래 전에

바다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리고 온 세상이 무너지고 바다가

옮겨지는 세상 마지막 날까지 거기

있을 겁니다.”




<실마릴리온 - 힘의 반지와 제 3시대>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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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달프가 돌 굴두르 공격을 주장하자,

사루만이 반박하는 논리입니다.






아마 사루만은 3개의 실마릴 중

페아노르의 둘째 아들 마글로르가

훔쳐갔던 실마릴의 운명을 절대반지에

대입한 것 같습니다.




※ 3개의 실마릴 중 회수된 1개는

수부 에아렌딜의 배가 떠다니면서

하늘을 비추고 있고, 나머지 2개는

페아노르의 아들 마에글로스와

마글로르가 탈취해 달아났으나,

저주와 피에 절은 그들의 손길을

실마릴은 거부하고 그들에게 끔찍한

고통을 주었고, 그 결과 마에드로스는

실마릴을 가진 채 화산에 뛰어들어

죽었고, 마글로르는 바다에 보석을

던져버리고 끝없는 유랑을 떠났다고

전해집니다.




안두인 대하는 바다로 통하고

바다는 발라 울모의 영역으로

사우론이 감히 범접하기 힘든

영역이었으니 사루만의 주장은

논리대로라면 정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항상 현실은 ‘만약에?’라는

가정이 필요한 법이지요.






이런 일반논리로만 해결할 수 없는

게 국제정치인데 아마 톨킨은 정말

미치광이 전쟁광들에게는 상식이

통용될 수만은 없고, 정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따져보며 대응해야

마땅했음을 지적하고 싶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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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지혜자들은 걱정에 잠겼지만,

아직은 아무도 쿠루니르가 어둠의 생각에

빠져들어 마음속으로는 이미 배반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그는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

그 위대한 반지를 발견하기를 희망했고,

그 반지를 휘둘러 온 세상을 자기 뜻대로

호령하려고 했다.







쿠루니르는 사우론을 이기기 위하여

그의 방법들을 너무 오래 공부하였고,

이제는 사우론이 한 일을 증오하기보다는

그를 경쟁자로 여겨 시기하고 있었다.




그는 사우론이 다시 모습을 나타내면

원래 사우론의 소유였던 반지도 주인을

찾아 나설 것이며, 그가 다시 쫓겨나면

반지도 계속 숨어 있게 될 것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그는 반지가 다시 나타나면

자신의 기술로 동지들과 적 모두를

앞지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기꺼이 위험을 무릅쓰고 사우론을

잠시 살려 두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창포벌판을 감시하였고,

곧 돌 굴두르의 하수인들이

그 지역의 모든 강줄기를 샅샅이

뒤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사우론도 이실두르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있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




그는 점점 두려움에 사로잡혀

아이센가드로 들어가서 그곳의

수비를 강화하였다.






그리고 힘의 반지들에 대한 지식과

반지의 제작 기술 등에 대해 더욱

깊이 파고들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절대반지의 소식을

자신이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기를

바라며 신성회의에 이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




<실마릴리온 - 힘의 반지와 제 3시대>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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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루만의 타락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니체의 명문처럼, 암흑의 심연을

들여다볼 때는 암흑도 당신을 보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는 경구는

딱 이 상황에 들어맞습니다.




둘 다 기술의 발라 아울레의 가신이자

제자였던 사우론과 사루만은 아마

마이아 시절부터 알고 있던 사이였겠지요.




사루만은 처음에는 사우론을 쓰러뜨리고

미욱한 가운데땅 중생들을 구제하는 영웅

역할을 진정으로 떠맡으려고 왔을 겁니다.







하지만 막상 와보니 통제된 발리노르의

삶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유를 누릴 수

있고, 자기 위로 자기보다 뛰어난 자가

없고, 옛 동료는 ‘어둠의 제왕’이랍시고

권력을 갖고 있었으니 그의 마음 속에

오만과 권력욕이 스멀스멀 다가왔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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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신성회의가 다시 소집되어

반지의 여러 문제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졌고, 미스란디르가 참석자들에게

말했다.




“절대반지를 반드시 찾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지가 파괴되지 않고 땅 위에 남아

있는 한, 반지의 힘도 여전히 살아 있고

사우론도 힘을 키워 희망을 가질 것입니다.




지금 요정과 요정의 친구들은 힘이

예전만 못합니다.




사우론은 위대한 반지가 없어도 곧

우리가 당할 수 없을 만큼 강해질

것입니다.






그는 아홉 반지를 지배하고 있고,

일곱 반지 중에는 셋을 회수하였기

때문입니다.




지금 공격해야 합니다.”




쿠루니르가 이에 동의했다.




그로서는 사우론을 강과 가까운

돌 굴두르에서 쫓아내어 더 이상

마음 놓고 그곳을 뒤지지 못하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마지막으로 신성회의를

도와 힘을 합쳤다.








그들은 돌 굴두르를 공격하여 사우론을

그의 은신처에서 쫓아냈고, 어둠숲은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다시 건강을

되찾았다.





그러나 그들의 공격은 너무 늦고 말았다.





암흑의 군주는 공격을 예상하고 자신의

행동 계획을 모두 세워 두고 있었다.





그의 아홉 시종인 울라이리는 먼저 떠나서

그의 귀환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가 패배해서 떠난 것은 속임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지혜자들이 손을

쓸 틈도 없이 모르도르의 자기 왕국에

재입성하여 암흑의 탑 바랏두르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그해에 마지막으로 신성회의가 열렸고,

쿠루니르는 아이센가드로 들어가서

외부와의 연락을 끊었다.







<실마릴리온 - 힘의 반지와 제 3시대>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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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돌 굴두르 전투 내용이 구체적으로

등장합니다.





간달프는 거듭, 절대반지가 없더라도

이미 강력해진 사우론을 퇴출시키거나

최소한 멀리 내쫓기라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주장했고, 이미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사루만 역시 자기가

빨리 절대반지를 찾아야 되는데

사우론이 최초로 반지가 사라진 땅,

창포벌판 인근에 또아리 틀고 있다는

사실이 불편했겠지요.








그 결과 동상이몽이긴 하지만 공식적으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신성회의 차원의

돌 굴두르 공격전이 진행된 것입니다.





사우론은 절대반지를 거머쥐지 못한

상황에서 이들 멤버와 대적하는 위험을

무릅쓸 이유가 전혀 없었고, 이제는

어느 정도 세력이 쌓인 만큼 모르도르로

공개적으로 귀환해도 충분하다는 판단을

이미 했으므로 돌다리도 두들기고 지나가는

심정으로 자존심은 상하지만 과거에 그가

여러 차례 일시적인 굴욕을 참고 음모를

꾸몄던 것처럼 퇴각합니다.








※ 사우론은 육체를 잃고 반지가 없더라도

가운데땅의 다른 종족들에게는 파괴적인

힘을 갖고 있음은 명백합니다.





그러나 절대반지에 자신의 마법과 권능,

심지어생명력까지 봉인해서 엄청난 힘을

부여한대신에 그 자신만의 능력은 일정부분

포기를 해야 했지요.





실제로 간달프가 불의 반지를 갖고도

반지가 없는 사우론에 패해 포로로

잡히는 것은 영화적 연출에 불과합니다.





파워 밸런스 문제를 따지면 영화에서의

연출은 무리수가 맞지만 이게 또 당시

상황을 고찰해보면








(1) 간달프 VS 갈라드리엘 파워레벨

측면에선 모순이 맞습니다.








(2) 사우론 VS 갈라드리엘 파워레벨

측면에선 붙어봐야 알거나 딱히 당시엔

갈라드리엘이 꿀리지도 않습니다.





이 정도로 정리 가능하겠지요.








아무튼 사우론은 못이긴 척 아카데미

주연급 명연기를 선보인 뒤 잽싸게

그의 나즈굴들이 정비해놓은 새 거처로

철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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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History of Middle Earth)





1.잊혀진 전승들의 서 1

(The Book of Lost Tales 1, 1983)



2.잊혀진 전승들의 서 2

(The Book of Lost Tales 2, 1984)



3.벨레리안드의 비가

(The Lays of Beleriand, 1985)



4.가운데땅의 형성

(The Shaping of Middle-earth, 1986)



5.잊혀진 길 및 그 외의 기록들

(The Lost Road and Other Writings, 1987)



6.그림자의 귀환

(The Return of the Shadow, 1988)



7.아이센가드의 배반

(The Treason of Isengard, 1989)



8.반지 전쟁

(The War of the Ring, 1990)



9.사우론이 패배하다

(Sauron Defeated, 1992)



10.모르고스의 반지

(Morgoth's Ring, 1993)



11.보석 전쟁

(The War of the Jewels, 1994)



12.가운데땅의 민족들

(The Peoples of Middle-earth,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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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국내는 물론 세계 거의 대부분에

제대로 번역 출간이 이뤄지지 않았으나,

톨킨 저작 관련 설정놀음의 끝판왕이라

할 <가운데땅의 역사서>(중간계의 역사)

12권 전체의 내용입니다.





이중에서 1/3이 사우론과 절대반지

관련 에피소드에 할애되어 있지요.





실제로 톨킨은 보석전쟁으로 시작된

가운데땅의 역사가 반지전쟁의 종결로

일단락을 거뒀다고 판단했을 테니,

그 종말의 기원이 된 힘의 반지들과,

그것들을 창조한 사우론에 대한 설명을

신경쓰지 않을 리가 없습니다.







<실마릴리온>의 주요 배경인 제 1시대엔

그저 모르고스의 심복일 뿐이던 사우론의

비중이 해가 갈수록 톨킨의 세계관 내에서

확장되고 심오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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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기억하시는 분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몇 년 전에 혼자서 돌 굴두르의

강령술사를 찾아간 일이 있습니다.








몰래 그의 행방을 추적하다가 거기서

우리 우려가 사실임을 알았습니다.





그는 다름 아닌 우리의 옛 원수

사우론이었습니다.








다시 형체를 회복하고 세력을 규합하던

중이었습니다.





역시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가 몇 년 전 그를 공격하려 했을

때 사루만이 말린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냥 오랫동안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드디어 어둠의 세력이 커지자

사루만도 자기 주장을 거두었고

신성회의에서는 무력으로 사우론을

어둠숲에서 축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반지가 발견되던 해의

일입니다.





우연이라면 참 이상한 우연이지요.





그러나 엘론드께서 예측한 대로

우리는 너무 늦었지요.





사우론 역시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고,

오랫동안 우리의 공격에 대비해 온

것입니다.








그는 거기서 모든 것이 준비될 때까지

그의 아홉 명의 부하인 반지악령들이

빼앗은 미나스 모르굴을 통해 모르도르를

지배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우리에게 굴복하는 체하고 몸을

피해 결국 암흑의 탑으로 되돌아가

암흑의 왕국을 선언한 것입니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 엘론드의 회의]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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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달프가 반지원정대가 결성되는

계기가 된 엘론드의 회의에서 그가

겪은 일화를 설명하는 대목입니다.





막을 수 있었을 전쟁과 참화를

지혜자들의 노력으로도 저지하지

못해 이 지경에 왔음을 씁쓸하게

회고하고, 지혜자들 내부의 분열과

불신이 가운데땅 전역에 미치게 된

파괴와 전쟁의 위협을 인식시키는

대목입니다.







톨킨 자신의 생애에서 젊은 시절의

잊을 수 없는 상흔이 된 1차 대전

서부전선 참호전의 생지옥과,

그 끔직한 경험이 있은 후 불과

20여 년 만에 되돌아온 2차 대전

런던 대공습의 공포, 그리고 아들

크리스토퍼를 전쟁에 참전시켜야

했던 아버지의 부성애와 걱정들이

어떻게든 반영되었을 것이라는

주관을 첨가해봅니다.







결국 신화와 판타지는 현실의

반영, 혹은 이뤄지지 못한 과거의

회한을 투영하는 것들이니까요.




by 붉은10월 | 2015/01/04 13:01 | 아르다 백과사전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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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aphyr at 2015/01/04 13:44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간달프가 너무 쉽게 패배한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부분은 영화적인 재미를 위한 연출이 맞겠네요. 반지의제왕 시리즈와 호빗을 읽긴 했지만 돌 굴드르의 강령술사 = 아홉 나즈굴 중 제일 강한 군주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사우론이었군요!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1/04 14:01
그냥 사우론이 도망가버리면 재미가 없잖습니까
제가 피터호빗이라도 풋풋하던 시절 간달프의 시련과
사우론님의 강대함을 보여주려 저렇게 연출했을 듯 합니다.

쓸데없는 잡글 재미있게 봐주셨다니 그저 감사합니다(꾸벅)
Commented by JOSH at 2015/01/04 14:50
아... 호빗의 동굴은 런던의 지하철 방공호 였던가...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1/04 14:58
호빗의 굴은 영국 시골의 요우먼(자영농) 농가를
오마쥬한 것에 가깝죠.

런던 방공호는 오히려 오크 동굴 감옥이라고나...
Commented by 블랙하트 at 2015/01/04 19:28
반지의 제왕 영화에서는 사용되지 않았찌만 컨셉아트에서 사우론은 이런 모습이었죠.

http://myhome.internet.olleh.com/~ideeez/sauron1.jpg
http://myhome.internet.olleh.com/~ideeez/sauron2.jpg
http://myhome.internet.olleh.com/~ideeez/sauron3.jpg

왕의 귀환 확장판에 나온 사우론의 입은 두번째와 세번째 디자인을 약간 바꿔서 재활용한것 인듯합니다.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1/04 19:54
검은 누메노르인의 마지막 후예를 저렇게 호러 캐릭으로
만들어버려서 좀 아쉬웠지요.

왕님은 체통에 안맞게 고르고로스 트롤 한 마리와 맞장뜨다
핑골핀 모르고스 발에 밟히듯 하는 컷도 연출해버리시고...

원래 사우론과 일대일 격투가 너무 다운그레이드된 셈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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