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bbit] 빌보가 유일하게 두려워한 자, 로벨리아





빌보 배긴스는 황금빛 스마우그는 물론,

트롤이나 오르크 등 가운데땅의 온갖

괴물들을 상대해본 영웅호걸입니다.


그런 대영웅 빌보가 유일하게 골치를

썩이고 피하려 했던 자가 있었으니,

바로 그의 친척 자룻골골목쟁이네

(색빌배긴스) 집안의 로벨리아였지요.







로벨리아의 등장은 빌보가 에레보르에서

되돌아와보니 ‘추정사망자’ 취급을 받게

된 상황에서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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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무슨 일이지?”




그가 외쳤다.




집은 온통 소란스러웠으며, 점잖은 호빗과

점잖지 못한 호빗을 가릴 것 없이 온갖

호빗들이 문간에 몰려 있었고 많은 이들이

들락날락했다.






그들이 현관 매트에 발을 문지르지도 않는

것을 보고 빌보는 화가 났다.




빌보가 놀랐다면, 그들은 더욱 더 놀랐다.




빌보는 그의 물건들을 경매하는 와중에

돌아온 것이었다!




문 위에 검은색과 붉은색으로 커다란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거기에는 6월

23일에 호빗골 언덕 아랫마을의

골목쟁이네 집에 살던 고(故) 골목쟁이

빌보 씨의 가재도구를 ‘토박이, 토박이,

굴집 회사’가 경매로 판매한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경매는 10시 정각에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지금 거의 점심 시간이 되었으므로

이미 대부분의 물건들은 거의 공짜에서

헐값에 이르기까지 (경매에서 흔히
그러듯) 다양한 가격으로 팔려 나갔다.




빌보의 사촌인 자룻골골목쟁이네

가족은 자기들의 가구가 방에

들어맞을지 알아보려고 방 치수를

재느라 바빴다.






간단히 말해서 빌보는 ‘추정 사망자’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릇된 추정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한 사람들이 모두 다 정말로 미안해한

것은 아니었다.




골목쟁이네 빌보 씨의 귀환은 언덕

아래와 언덕 위, 그리고 강 건너까지

엄청난 혼란을 일으켰으며, 상당 기간이

지나도 그 동요는 가라앉지 않았다.




실제로 법적인 문제는 몇 년 동안이나

지속되어 골치를 썩였다.






골목쟁이네가 살아 있는 인물이라고

다시 법적으로 인정되는 데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경매에서 특별히 좋은 물건을 싸게

산 이들은 골목쟁이네가 살아 있음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결국 시간을 아끼기 위해 빌보는

자기 가구들을 다시 사들여야 했다.




신기하게도 은수저들은 없어졌고

그에 대한 해명도 없었다.




개인적으로 그는 자룻골골목쟁이네

가족을 의심했다.




그들 쪽에서는 돌아온 골목쟁이네가

진짜라는 것을 결코 인정하지 않았으며,

그 이후로 빌보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들은 정말로 빌보의 멋진 호빗굴에서

살고 싶었던 것이다.




<호빗>(씨앗을뿌리는사람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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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 자룻골골목쟁이네와
빌보(&프로도)와의 기나긴 악연이
시작됩니다.








이 악연은 거의 백년전쟁 수준으로
진행되지요.




만약 빌보가 장가를 가서 후계자만
확실히 뒀다면 자룻골네도 일찍
포기했으려나요.









<호빗>에서만해도 그냥 일어날
수 있는 헤프닝으로 치부되던
이 친척간의 불화는 빌보가 갑부가
되어 잘 먹고 잘 살면서 상속문제가
화두가 되자 악화 일로로 치닫습니다.



솔직히 거의 한국 드라마 막장집안
보는 느낌입니다.



이 부분만 보면 도데체 호빗들이 재물에
대한 탐욕이 없고 인정이 많다는 톨킨의
서술을 도무지 신뢰할 수 없을 지경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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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고아가 돼서 오도 가도

못하게 된 프로도 씨는 그 이상한

노룻골 사람들 틈에 끼어 브랜디

홀에서 자랐지.








어느 모로 보나 영락없는 토끼장이야.




고르바독 노인은 거기에 항상 2백

명이 넘는 친척을 데리고 있었어.




빌보 씨가 한 최고의 선행은

그 아이를 빼내 와서 우리같이

좋은 친구들과 함께 살 수 있게

배려해 준 것이지.







한데 내 생각에는 그것이

자룻골골목쟁이네한테는
대단한 충격이 된 것 같네.




그 자들은 빌보 씨가 길을 떠나

죽었다는 소문이 있었을 때

골목쟁이집을 차지할 욕심을

품었거든.







그런데 빌보 씨가 돌아와서

그들을 쫓아내고, 계속 사신단

말이야.




게다가 이제는 점점 더

젊어지기까지 하고.







그런 데다 갑자기 양자를 들이고

문서까지 깨끗이 정리하신 거야.




이제 자룻골골목쟁이네 녀석들이

골목쟁이집을 구경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지.”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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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갈등은 빌보가 부모를 잃은 고아 프로도를
양자로 데려오면서 수습 불가능한 상황으로
달려갑니다.




자룻골네 입장에서 프로도는 촌수도 자신들에
비해 꽤 멀고, 털발 혈통의 명문인 골목쟁이네에
비해 풍채 혈통의 강노루네(물론 강노루네는
명문입니다만) 혼혈인지라 당연히 마뜩찮을
수밖에 없지요.









털발 혈통은 확실히 호빗들 중에서도
보수적인 시골 꼰대에 가까워 보입니다.



시골 가면 느끼는, 동네 사람들 경조사
다 서로서로 챙겨주고 알고 나면 인정도
많지만 모르는 이들에겐 배타적이고
외부 사정 알려고도 하지 않는 그런
부정적인 느낌이 극대화된 경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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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은 대개 골목쟁이, 보핀,

툭, 강노루 집안이 많았다.




(중략)




자룻골골목쟁이 집안도 빠뜨리지

않았다.




오소와 그의 부인 로벨리아가 와

있었다.







그들은 빌보를 싫어했고 프로도는

더 싫어했으나 금빛 잉크로 쓰인

초대장의 위력이 워낙 대단했기

때문에 감히 거절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사촌인 빌보는 몇 년에
걸쳐음식을 연구했고, 또 그의
손님 접대는 이미 정평이 나 있었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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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척들간의 불화는 이제 공공연히
드러내놓고 다들 아는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보의 유산에 미련이
많은 자룻골네는 공식적으로는 행사에 꼭꼭
참석하곤 하지요.









절반은 탐색 목적인 것 같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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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손님들,

특히 자룻골골목쟁이네 식구들은

마치 자기네가 상자 속에 물건

채우듯 숫자를 맞추려고

초대받았다는 사실에 심한

모욕을 느꼈다.




(중략)




손님들은 계속 먹고 마시면서

오늘의 장난을 비롯해 빌보의

이상한 행동을 화제 삼아 떠들었고,

자룻골골목쟁이네 일행은 이미

화를 내고 떠나 버렸다.




(중략)







‘자룻골골목쟁이 로벨리아에게

주는 선물’




은스푼 한 세트였다.




빌보는 자기가 첫 여행을 하고

있었을 때 그녀가 자기 스푼을

많이 훔쳐 간 것을 알고 있었다.




로벨리아도 그 점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날 늦게 골목쟁이집에 도착한

그녀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곧

알아챘다.




그러나 그녀는 전혀 낯 뜨거운

기색 없이 그 스푼을 넙죽 받아

갔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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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는 골목쟁이네를 떠나면서 친척과
이웃들에게 선물을 남겼는데, 도움이
필요하거나 평소에 친분이 돈독했던
이들에겐 딱 필요에 맞는 선물들을
선사했지만, 친척들에겐 좀 짖궃게
그들과의 평소 사이를 반영하는
선물을 남겼습니다.




그 백미는 역시나 자룻골네가 60년 전에
훔쳐간 은수저에 대한 것이었지요.




빌보도 뒤끝 작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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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동이 벌어지고 있는 통에

자룻골골목쟁이 집안이 도착했다.




프로도는 잠시 쉬기 위해 친구인

강노루네 메리에게 물건을 잘

지키라고 부탁하고는 안으로

들어가 있는 중이었다.




오소가 큰 소리로 프로도를 보자고

했고, 메리는 공손하게 말했다.




“기분이 안 좋아서 지금 쉬고 계세요.”




로벨리아가 말했다.




“숨겠다는 수작이지.




어쨌든 프로도를 만나러 왔으니

가서 그대로 전해.”




메리는 그들을 오랫동안 마루에

세워 두었고 그들은 그 틈에

자기들 몫의 이별 선물인 스푼

세트를 발견했다.




그러나 그것도 소용이 없었고

마침내 메리는 그들을 서재로

데려가지 않을 수 없었다.




프로도는 많은 서류들을 앞에

둔 채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여하튼 그는 자룻골골목쟁이네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주머니에서 뭔가를

만지작거리며 일어서더니 매우

공손하게 그들을 맞았다.




자룻골골목쟁이 일행은 계속

퉁퉁거렸다.




그들은 꼬리표가 없는 여러 값비싼

물건들을 (친구 사이니까) 헐값으로

내놓으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빌보가 지정한 것만 줄 수 있다고

프로도가 대답하자 그들은 이번 일은

수상쩍은 데가 많다고 우겼다.







오소가 말했다.




“딱 한 가지 분명한 점이 있지.




자네가 벼락부자가 되었다는 사실이야.




유언장을 꼭 봐야겠어.”







프로도가 입양되지 않았으면 오소가

상속자가 될 가능성이 많았다.




그는 유언장을 찬찬히 뜯어보고는

콧방귀를 뀌었다.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매우 분명하고

정확했다(무엇보다도 호빗들의 관습에

따라 붉은 잉크로 된 일곱 명의 증인

서명이 있었다).




그는 아내를 향해 외쳤다.




“제기랄, 또 당했어.




‘60’년이나 기다렸는데 이까짓

스푼이라고? 빌어먹을!”




그는 프로도의 코앞에 삿대질을

해대고는 쿵쾅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그러나 로벨리아는 그렇게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얼마 후 일이 제대로 되어 가는지

알아보기 위해 프로도가 서재에서

나왔을 때에도 로벨리아는 여전히

모퉁이 구석구석을 뒤지거나

마룻바닥을 두드려 보면서 근처를

맴돌고 있었다.




프로도는 한사코 나가지 않으려

버티는 로벨리아를 억지로 집

밖으로 내보냈다.




물론 어느새 그녀의 우산에는

몇 가지 작은 (그러나 꽤 값진)

물건들이 들어간 후였다.







그녀는 어떻게 하면 마지막

한 마디를 속시원하게 퍼부을

수 있을까 궁리하느라 얼굴을

한껏 찡그리고 있었다.




그러나 층계를 내려가면서

겨우 찾아 낸 말이란 이 정도였다.




“이 애송이 녀석!




후회하게 될 거다!




왜 너도 같이 가 버리지 않았어!




넌 이 집안하고는 상관없잖아!




넌 골목쟁이네가 아니야.




넌 강노루네라고!”




“메리, 저 말 들었어?




저것도 욕이라고 한 거겠지?”




등뒤로 문을 닫으며 프로도가 말하자

강노루네 메리는 이렇게 대답했다.




“칭찬인 셈이죠.




물론 진심은 아니겠지만.”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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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룻골네뿐만 아니라 빌보의 생일잔치와
뒤이은 잠적 이후에 청룡정 등에서 빌보와
프로도에 대한 수다 풍경을 보면 호빗들의
단점도 분명히 드러납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말 지어내는 것도 꽤나
흔한 일이고 참견하는 것도 요즘 우리 사회
같으면 이웃들간에 경찰 부를만한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런 부정적인 캐릭터로는 자룻골네와
함께 방앗간집 까끌이네 테드가 대표적인
캐릭터이지요.









까끌이네 테드는 원작에선 갈데까지
가는 말로를 보이지만, 영화에선
시간관계상 청룡정에서 불쾌한
수다를 떠는 걸로 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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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피로를 풀기 위해 늦었지만

차를 마시러 갔다.




다시 자리에 앉자마자 현관문에서

들릴 듯 말 듯한 노크 소리가

들려 왔다.




“로벨리아가 틀림없어.




이제야 진짜 후련한 저주가

생각나서 되돌아온 모양이야.




가만히 있어 보자.”




그는 계속 차만 마셨다.




노크 소리는 점차 크게 들려 왔지만

그는 모른 척 했다.




갑자기 마법사의 머리가 창문에 쑥

나타났다.








“프로도, 문을 안 열겠다면 이 창문을

뜯어내 저 산에 처박아 버리겠네!”




“아! 간달프! 잠깐만요.”




프로도는 현관으로 달려가며 소리쳤다.




“어서 오세요!




전 로벨리아인 줄 알았어요.”




“그렇다면 용서해 주지.







내가 오는 길에 보니까 그 여잔
강변 마을 쪽으로 조랑말을 타고 가던데.




몰골이 꼭 귀신 같더구먼.”




“저도 하마터면 잡아먹힐 뻔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빌보 아저씨의 반지를

끼고 싶었을 정도였으니까 말이에요.




없어지고 싶은 생각 뿐이었어요.”







“그러면 안 되네. 프로도.




그 반지를 조심하게!




사실 내가 작별 인사를 하러 온 것은

한편으로 그 때문이기도 하지.”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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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도로 하여금 절대반지에 대한
유혹을 처음으로 느끼게 한 캐릭터가
자룻골네 로벨리아 아줌마라는 건,
그만큼 빌보와 프로도가 평소에
이 집안에 대해 느꼈을 스트레스를
짐작케 하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배긴스의 직계인 오소 아저씨보다
다른 가문에서 시집온 부인 로벨리아가 더
극성이라는 건 생각해볼만한 부분이기도
하지요.




간달프도 그녀에 대한 인상이 좋지는
않다는 게 드러납니다.




하기야 간달프와 빌보가 작당모의해 음모를
꾸민다는 소문은 자룻골네가 먼저 퍼뜨린
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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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날 저녁, ‘담쟁이덩굴’ 여관과

‘청룡정’에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샤이어 변경에 나타나던 거인들과

이상한 징조들은 그보다 놀라운 이

소식 때문에 뒷전으로 밀렸다.






프로도가 골목쟁이집을 내놓았다는

소식이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이미 팔렸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자룻골골목쟁이네한테!




“굉장히 값을 잘 쳐서 받았다더군.”




하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고,




“헐값에 판 거지.




로벨리아 부인이 사들인 것을 보면

뻔하잖아.”




하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오소는 이미 몇 년 전에 세상을 뜨고

말았다. 그때 나이가 102세였는데,

오래 살긴 했지만 죽기에는 아직 이른

나이였다).




(중략)







가격보다도 왜 프로도가 그 아름다운

굴집을 팔아 치웠는지가 이웃들을 더

궁금하게 했다.




‘자룻골골목쟁이네 식구들 꼴 안 보기

위해서’라고 덧붙이는 이들도 있었다.




(중략)




프로도의 포도주는 자룻골골목쟁이네에게

팔아 넘긴 물품 목록에 들어 있지 않았다.




“남아 있는 이 물건들에 자룻골골목쟁이네

발톱이 닿으면 어떤 꼴이 될지 걱정스러워.




어쨌든 이 집 대신 좋은 집을 구하긴

했지만 말이야.”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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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벨리아의 소원은 결국 이뤄집니다.




사촌 오소는 일찍 죽어서 보지 못한,
골목쟁이집 입성을 이루고 만 것이지요.




물론 날로 먹지는 못하고 헐값에 구매하는
식이었지만요.









어찌 보면 로벨리아로서는 드림 하우스
입주라는, 우리네 소시민들의 숙원을
평생에 걸려 이룩한 기념할만한 쾌거였다고도...




물론 프로도는 절대반지를 숨기기 위해
계획적으로 이주한 것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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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때가 막 지나서 자룻골골목쟁이네

로벨리아와 머리카락이 꼭 모래 빛깔처럼

누르께한 그녀의 아들 로소가 나타나서

프로도는 심기가 편치 않았다.




“이젠 드디어 우리 집이 됐어.”




로벨리아는 집안에 발을 들여 놓으면서

소리를 질러댔다.




그녀의 그런 말은 방정맞게 들릴 뿐만

아니라 엄격히 따지면 틀린 말이었다.




골목쟁이집의 매매 계약은 자정부터

유효한 것이었다.




그러나 로벨리아가 그렇게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녀는 77년 동안이나 골목쟁이집을

욕심내 왔고, 이제 그녀의 나이도

백 살이 되었다.




여하튼 그녀가 나타난 것은 매매 계약이

된 물건들을 실어 가지 않았나 확인하고

열쇠를 받아 놓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물품 대장을 가져와서 꼬치꼬치

따졌기 때문에 조사를 끝내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결국 그녀는 보조 열쇠를 받아 가지고

로소와 함께 떠났고, 나머지 열쇠는

골목아랫길의 감지네 집에 맡겨

놓겠다는 약속을 받아 냈다.




그래도 콧방귀를 뀌면서 밤새

감지네가 골목쟁이집을 온통

뒤질지도 모른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프로도는 그녀에게 차 한잔

대접하지 않았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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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냉랭한 친족관계는 변함이
없습니다.




로벨리아 아줌마 곁에는 이제
여드름쟁이 아들 로소가 함께하고
있네요.




그들은 호빗들간에는 드물게도
서로 차 한잔 권하지 않는 사이입니다.




막장드라마가 따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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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그 놈들은 심지어 여드름쟁이의

늙은 어머니 로벨리아마저 끌고

갔어요.




아무도 그 노인네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여드름쟁이는 자기

어머니를 끔찍이 위했지요.




호빗골 주민 몇 명이 보았대요.




그녀가 낡은 우산을 가지고

오솔길로 내려오는데 악당들이

큰 수레를 끌고 올라가고 있었대요.




그녀가 먼저 ‘어디들 가는 길이야?’




하니까 ‘골목쟁이집으로.’ 했다지요.




그러니까 ‘또 뭣 하러?’ 하니까




‘샤르키를 위해 헛간 몇 채 짓게.’




‘누가 그렇게 시킨 거야?’




‘샤르키가 시켰지. 길을 비켜.

이 늙은 할망구야’ 하니까




‘이 더러운 도둑놈들아, 샤르키란 놈

꺼져버리라구 해라!’ 했다는 거에요.




그러면서 우산을 들고 자기 키의

두 배는 되는 우두머리한테 덤볐다지요.







그러자 놈들은 그녀를 붙잡아 감옥에

가둬 버렸대요.




그렇게 노령의 노인네를 말예요.




그놈들이 끌고간 다른 호빗들을

더 안타깝게 생각하는 이가 많지만,

어쨌든 그녀가 누구보다도 큰 용기를

보여 주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지요.”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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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녀는 평생의 소원을 이루고도
별로 누리진 못한 것 같습니다.




로벨리아 아줌마는 골목쟁이집에서 아들 로소와
함께 행복하게 노후를 보내고 싶었겠습니다만
(어쩌면 그녀는 더 이상 바라지 않았을 것도 같네요),
로소는 계속 사업 확장에 골몰하고, 재산을 모으는데
편집적으로 집착하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는 외지인들과의 결탁, 하필이면 몰락해 쫓겨온
사루만과의 제휴였지요.





그로 인해 그 자신의 죽음은 물론(사루만의 심복
뱀혓바닥 그리마가 그를 살해한 것으로 설정됩니다),
로벨리아가 감옥에 갇히는 등의 수난으로 귀결됩니다.




하지만 로벨리아는 늘 부정적이기만 했던 그녀 역시
호빗의 자존과 독립심을 누구보다 꼬장꼬장하게 갖고
있었음을 입증합니다.




어쩌면 전반부에서 살펴본 폐쇄성과 배타성이 반대로
긍정적으로 구현된 것일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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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로벨리아도 있었다.




불쌍하게도 좁고 어두운 감방에서

나온 그녀는 무척 늙고 여위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자기 발로
절뚝거리며 걷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녀는 환영을 받았다.




여전히 우산을 잡은 채 프로도의
팔에 기대 걸어 나왔을 때 호빗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그녀 또한 대단히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평생 호빗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지 않았다.




그녀는 로소가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아 골목쟁이집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골목쟁이집을 프로도에게

돌려 주고 하드보틀의 조임띠가(家)인

자기 친척들에게 갔다.




이듬해 봄 그 불쌍한 노파가 죽었을 때

(그녀는 이미 100살이 넘었다) 프로도는

무척 놀랐고 또 감동을 받았다.




그녀는 곤경에 처해 가족을 잃은

호빗들을 위해 자신의 돈은 물론

로소의 재산 중에 남은 것 모두를

남겨 주었다.




그리하여 골목쟁이 가문의 불화는

끝이 났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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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벨리아는 감옥에서 풀려나온 뒤,
그녀가 평생 소망했던 골목쟁이집에서의
행복한 노후와 가족들과의 즐거운 삶이
날아가 버렸다는 걸 깨닫고 프로도에게
다시 골목쟁이집을 돌려준 뒤 본가로
돌아가 얼마 뒤 죽습니다.




그녀는 평생 남편과 아들과 함께 긁어모은
재산을 사루만의 독재와 탄압 과정에서
가족을 잃은 호빗들에게 나눠주는 유언을
남기고 떠나지요.



77년이 걸려 골목쟁이집을 쟁취하고,
빌보의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갖은 수를
부려보던 자룻골골목쟁이네 집안과의
갈등은 거진 80년이 걸려 해소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로벨리아는 너무나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우리네 집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산분쟁,
상속권 다툼들의 전형적인 모습이지요.



톨킨이 호빗에게 투영한 영국 근세의 근면하고
소박한, 하지만 배타적이고 배움도 짧은 그런
농민들의 모습 속에는 이런 면모도 녹아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톨킨은 호빗들의 이런 부정적인 모습도
묘사해가면서, 그렇지만 근본적인 선의와 분수에
맞지 않는 것에 대한 무관심이 그들을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끈끈하게 강한
존재로 형상화했습니다.




빌보가 가장 두려워했던 상대(어쩌면 라이벌)이자
내집 마련의 꿈을 위해 평생을 분투한 자룻골네
로벨리아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 로벨리아 역으로 분한 배우는 피터 잭슨이
지금으로선 상상도 못할 호러 스플래터 무비를
찍어댈 때, 그 대표작 중 하나인
<데드 얼라이브 Dead Alive>에서 주인공의
사악한 어머니로 분했던 배우 엘리자베스
무디입니다. 혹시 이 영화를 아시는 분들이라면
로벨리아 캐릭터가 '이 분이었어!'하고 소소한
재미를 찾을 수도 있겠네요.







빌보가 프로도와 함께 발리노르로 가는
여정에 오를 때, 아마 자룻골골목쟁이네
로벨리아에 대한 후일담을 처음 들었겠지요.




과연 빌보는 이 기나긴 악연의 종결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참 궁금해지는 대목이랍니다.







by 붉은10월 | 2015/01/06 23:55 | 아르다 백과사전 | 트랙백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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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Oryn. at 2015/01/07 04:25
반지의 제왕 후편은 영화에서도 나오지 않는지라 잊고 있었는데 결말이 이랬었죠...
빌보의 집이 그렇게 탐났던걸까요?
어쩌면 빌보는 로벨리아 때문에 (여자가 무서워서) 결혼을 안한 게 아닐까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드는군요 ㅎㅎ
근데...
매번 저런 신기한 자료들은 어디서 업어오시는거에요?+_+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1/07 08:47
1. 빌보의 집이 좀 럭셔리하우스이긴 합니다.

2. 원래 여성캐릭터 비중이 아주 낮은 톨킨님 작품세계인지라...

3. 이것 다 소설에 있는 내용입니다 -_-:::
Commented by Oryn. at 2015/01/07 16:25
아...
전 저 지도나 복보 같은 거 말한 거였는데,
어디에 있나 간만에 좀 뒤져봐야겠네요!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1/07 16:55
지도나 건축도는 그냥 구글에서 적당히 날라오는 것들인데
<지도로 보는 반지의 제왕> 책 1권 지르시면 대충 해결되실
겁니다. 이미지들 대부분이 그 자료 스캔본 형태라는...
Commented by K I T V S at 2015/01/09 17:39
안따깝게도 지도로 보는 반지의 제왕은... 절판이지 않나요...? 아니면 개정판이 새로 나왔나요? 저는 10년 전에 구한 황금가지판 지도가 있긴 합니다..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1/10 15:55
헉 그 책이 절판이군요 -_-
저도 나왔을 때 지르고 나서 이후 확인을 안하다보니:::
Commented by 블랙하트 at 2015/01/07 09:01
다섯 군대 전투 영화에서도 경매 장면에서 로벨리아가 스푼 가져가는거 보고 빌보가 그것을 빼앗는 장면이 나왔었죠. (이 장면만 보면 다른 호빗들은 원하는 물건 다 챙겼는데 자기만 제대로 못챙기고 빼앗겨서 원한을 품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1/07 09:02
1. 그게 다른 것보다 좀 더 가치있는 것이라 그것부터 눈에
띄였나 보죠 뭐...

2. 자룻골네 입장에선 빌보 실종 때 횡재했다고 기뻐하던
후폭풍이 수십년간 집안을 망쳐먹는 몰락의 계기가 된 건지도...
Commented at 2015/01/07 09:0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15/01/07 09:03
비공개 답글입니다.
Commented at 2015/01/07 17:57
비공개 답글입니다.
Commented at 2015/01/07 21:35
비공개 답글입니다.
Commented by 김캐리버 at 2015/01/07 09:21
빌보나이 50일때 로벨리아는 33살 되기 전이니, 고딩때부터 사촌 집을 노리고 있었다는 건데, 이것도 나름 대단하다면 대단하네요.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1/07 09:28
원래는 남편인 오소가 노렸던 걸텐데 남편이 유언으로
꼭 골목쟁이집을 차지해야한다고 남기기라도 했는지...
강남 복부인스러운 집착에 가끔 섬뜩할때가 있는 캐릭터죠.
그나마 엔딩부분에서 교정을 해줘서 다행일 따름...
특히 프로도에게 혈통 운운할 때 독설은 정말 현대의 sns
악플수준이라는...
Commented by 곰늑대 at 2015/01/07 09:22
저 배우... 20년 넘게 별로 안늙은게 더 놀랍네요 ㅋㅋㅋ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1/07 09:27
저 분이 92년에 좀비가 되신 분인지라 노화가 멈췄습니다.
-_-:::
Commented by 작두도령 at 2015/01/07 09:33
톨킨옹 원작을 미처 다 못 읽어보고 영화를 봐서
시간관계상 생략한 부분이 많았을거란 생각은 했는데
이러한 스토리까지 있는 줄은 몰랐네요...ㅎㅎ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1/07 09:38
드워프 광산처럼 채굴 못한 광맥이 무궁무진한 동네랍니다...

오랜만에 원작 다시 읽으면 어 이런 내용도 있었나 싶을때가
허다한걸요. 여기에 설정과 연구서까지 들어가기 시작하면...

마계가 펼쳐집니다 -_-
Commented by 5thsun at 2015/01/07 09:37
그보다 영국에서 호빗과 빌보/프로도 같은 미식가/먹보 캐릭터/집단을 만든 톨킨 옹에게 경의를 ㅋ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1/07 09:39
말 그대로 '영국의 신화'를 만드신 분이니 본인이 꿈꾸던 걸
투영시킬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나의 영국은 이렇지 않아 ~ ' 하고 어릴 적 가난하게 고생
많이 하셨던 톨킨님께선 피시앤칩스를 앞에 두고 절규하며
호빗들의 먹음직한 식사를 상상하셨던 겝니다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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