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bbit] 가운데땅의 여행식, “크램”과 “렘바스”





<호빗>과 <반지의 제왕>에서 동일하게

원정대는 식량 문제 해결에 항상 골치를

썩입니다.


원정대가 가게 된 여정은 대부분이

인적이 드문 황무지인데다가 제3시대

말 가운데땅 대부분은 치안이 지독히

불안해서 제대로 교통로나 역참시설이

정비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 비밀스런

목적을 가진 원정대 뿐만 아니라 그냥

일반 여행객들도 숙식을 해결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을 것입니다.







브리 마을의 ‘달리는 조랑말’ 여관 같은

그저 RPG 게임에 흔히 나올 대수럽지

않아 보이는 여관이 당시 가운데땅

서북부에선 명성이 자자한 곳이 될

정도로 희귀한 존재였으니까 말 다한

셈이지요.


※ 멀리 가 볼 것도 없습니다.







<하멜표류기> 같은 걸 봐도 근세

조선 시기까지 내륙 여행자들은

관리가 아니고선 드문드문 있는

객주나 주막에 의지해야 했는데,

그것도 없는 경우에는 외딴 민가에

하룻밤 행랑채 쪽잠을 부탁하고

가지고 있던 쌀을 내어 밥을 해줄

것을 요청하지 않으면 끼니 해결도

힘들다고 기록되어 있지요.


여행식으로 미숫가루나 된장떡,

명태 같은 걸 휴대하고 다녔다는

기록은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이런 어려운 여정에 원정대의 생존을

책임진 여행식이 몇 가지 나오는데,

대표적인 게 <호빗>에선 드워프들이

에레보르에 틀어박혀 농성할 때

질리도록 씹어댔다는 ‘크램’.








그리고 좀 더 유명한 것으로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와 샘이

굶어죽지 않도록 최후의 보루가

되었던 ‘렘바스’이지요.







그럼 가운데땅 여행식의 기억을

거슬러올라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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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들을 위해 다음과 같이

약속했다.




아껴 먹는다면 몇 주일은 버틸 수

있는 음식을 나르기 좋게 포장해서

실어 주겠다고 말이다.




그것은 견과류와 밀가루, 밀봉한

병에 담긴 말린 과일, 붉은 질그릇에

담은 꿀, 오래 되어도 상하지 않고

조금만 먹어도 멀리 행군할 수 있게

기운을 돋우는 두 번 구운 케이크

등이었다.




이런 음식을 만드는 방법은 그만

아는 비밀이었는데, 그의 음식

대부분이 그렇듯 꿀이 들어 있어서

먹기는 좋았지만 나중에 목이 말랐다.




<호빗>(씨앗을뿌리는사람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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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른의 집에서 염치 불구하고

먹을것, 마실것, 타고갈것까지 싹

다 긁어가는 에레보르 원정대의

이야기입니다.




과거에 부잣집 들어가 먹고 자고

노잣돈까지 받아갔다는 과객들이

무색할 지경이지요.




베오른 일족은 반지전쟁 이전까지

위험하기 짝이 없던 어둠숲 속

여행길의 일부 구간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았고, 대신에 상당한

통행료를 받아 일족들이 생계에

보탰다고 전해집니다.







소린의 원정대처럼 다른 여행자들도

무리를 이루어 베오른 일족들에게

숙식의 도움을 받고 여행식이나 여러

장비를 구입해 어둠숲 일주에 나서곤

했겠지요.




꿀은 감미료이기도 하지만 중세

귀족가문의 보존식 열람을 보면

견과류나 과일의 꿀 절임이 항상

목록에 오를 만큼 음식물의 보존에도

어느 정도 효능을 발휘합니다.




이런 레시피들은 대대로 그들

일족에게만 전해 내려오는 비법으로

전수되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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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로 먹을 것이라고는

크램과 물 뿐이었다.




(크램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나는 그것을 어떻게 만드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비스킷 같은 것인데

영구적으로 보관되며 체력을

유지해 주고 몸에 좋은 것이라고

여겨지는데, 분명 입을 즐겁게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은 씹는 연습 외에는 별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호수인간들은 긴 여행을 떠날 때

그것을 만들어 가지고 간다.)




<호빗>(씨앗을뿌리는사람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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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린 일행이 호수마을에서 지원받은

식량 대부분은 ‘크램’이었습니다.




베오른의 집에서 지원받은 것과

만드는 방식은 동일한 것이겠지요.




바로 ‘두 번 구운 케이크’입니다.








즉 군용건빵이나 ‘쉽비스킷’ 같은

형태입니다. 그냥 먹는 빵처럼 한번

구워낸 다음 다시 수분을 없애면서

다시 구워 딱딱하게 만들어 오래

묵혀둘 수 있는 것이지요.







대신에 맛은 없습니다.




딱딱하고 양념도 거의 없는

무미건조한 맛이었다고 하지요.




이런 류의 음식은 현실에서도

고대부터 쭉 전승되어 내려온

것들입니다.







고대 로마군인들이 원정 때

주둔지가 아닌 곳에서 먹었다는

건빵의 기원, ‘피나스 밀리타리스’.







그리고 대항해시대 선원들이나

수병들이 줄창나게 먹어댔던

‘쉽비스킷’(하드텍) 같은 것들,

오늘날에는 군용건빵이 그

직계 후예라 할 수 있습니다.







크램은 그런 거였지요.




그나마 이런 간편식 / 여행식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호수마을이

(그리고 과거 너른골 도시가)

북부지역 교역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오고 가는 여행자들을

위한 산업이 형성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생겨나기

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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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서 먹으면 몇 주일은 버틸 수

있는 식량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주로 크램이었고, 이 음식에

신물이 났지만 아무것도 없는 것

보다는 훨씬 나았다.




(중략)




‘이 곳은 아직도 용의 악취로 가득

차 있어.




구역질이 날 것 같아.




게다가 크램은 이제 목구멍에 걸려서

넘어가지도 않아.’




<호빗>(씨앗을뿌리는사람 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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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샤이어 귀족자제분 빌보는

크램에 며칠 안 가 질려버립니다.








고향에서 호의호식하던 그로선

도저히 입에 못댈 음식이었겠지요.




하기야 매일 똑같은 메뉴만 먹으면

질리기도 하겠습니다만.




빌보에게 크램의 맛은 당시 그가

처한 아이러니한 상황, 소린은

광기와 탐욕에 찌들어가고 크램을

구워줬던 호수마을 사람들이랑은

원수지간 되어가는 처지였으니

그 맛이 결코 좋을 수는 없었을

터입니다.







아무튼 크램이 맛있다는 이야기는

절대로 나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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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아침 그들이 가벼운 짐을

꾸리고 있을 때 그들의 말을 할

줄 아는 요정들이 다가와 식량과

의복 등 여행에 필요한 준비물들을

잔뜩 내려놓았다.







식량은 대부분 아주 얇은 케이크처럼

생긴 것이었는데 겉에는 엷은 갈색이

돌도록 구워졌고 속에서 크림 빛깔이

내비쳤다.




김리가 케이크 하나를 집어

수상쩍은 눈으로 살펴보았다.




“크램.”








바삭바삭한 한쪽 귀퉁이를 베어

물면서 그는 조그만 소리로 말했다.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면서 그는

나머지를 한꺼번에 게걸스럽게

먹어 치웠다.







요정들이 웃으며 외쳤다.




“그만, 그만!




당신은 벌써 하루치를 넘게 먹었소.”







“난 이것이 너른골 사람들이 황야를

여행할 때 준비하던 크램의 일종인

줄 알았어요.”




김리가 말하자 요정들이 대답했다.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 렘바스

또는 여행식이라 부르지요.




사람들이 만든 어떤 음식보다

열량도 풍부하고 또 어느 모로

보나 크램보다 맛도 좋지요.”




“정말 그렇군요.




사실 베오른 족의 꿀 과자보다도

맛이 더 좋아요.




이건 대단한 찬사랍니다.




왜냐하면 내가 알기로 베오른

족은 빵을 굽는 덴 최고의

기술자들이거든요.




하지만 그들도 요즘 와서는

나그네들에게 과자를 팔지

않는데, 당신들은 정말 친절한

분들이십니다!”




“여하간 식량을 절약하셔야

합니다.




한 번에 조금씩, 그것도 꼭

필요할 때만 드셔야 합니다.




이것은 최후의 비상식량으로

쓰라고 드리는 겁니다.






우리가 지금 드린 대로 풀잎에

싸서 부서지지 않게 보관만

하시면 이 과자는 아주 오랫

동안 향기를 유지하지요.




미나스 티리스에서 오신 키

큰 손님이라도 이것 한 조각이면

하루를 충분히 지탱할 수 있습니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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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요정들의 여행식,

‘렘바스’가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로스로리엔에서 역시 원정대의

텅 빈 식량과 장비들을 알뜰하게

챙겨준 켈레보른과 갈라드리엘

덕분에 힘을 되찾고 덤으로 귀한

선물도 받아가는 장면을 발췌한

것인데, 렘바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소개되고 있지요.







<반지원정대>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개그 장면 중 하나인,

렘바스의 효능을 레골라스가 기쁜

표정으로 설명하자, 피핀이 허걱

하는 부분에서 렘바스의 마법적

측면이 확인됩니다.







원작에서 갈라드림이 설명하듯,

만드는 방식 자체는 크램과도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만드는 재료인 곡물이나

구워내는 제조 시에 들어가는

모종의 비법(마법)과 렘바스를

포장하는 정화된 잎사귀 등이

렘바스를 일반적인 크램 류와

차별화하는 특징들이겠지요.







<실마릴리온>에서 기원이 따로

드러나지만, 이 음식은 엘프들에겐

상당히 의미가 있고 어떻게 보면

신성한 음식이기도 합니다.




전승에 의하면 엘다르들이

서쪽으로의 대장정을 향할 때

그 머나먼 길을 가던 엘프들을

가엽게 여긴 사냥꾼 발라 오로메가

렘바스 만드는 법을 전수했다고

전해지니까요.




현대 이스라엘에서도 여전히

기념되는, ‘출애굽’해서 광야를

떠돌던 시절을 기념하는 음식,

‘무교병’ 이상의 가치와 의의를

가지는 역사적인 유물이라 할
수도 있을법하다는 생각입니다.







베오른 일족 중에서도 마냥

선량한 이들만 있지 않았다는

기록이 나오고, 드워프들도

그들은 통행료를 너무 비싸게

부른다고 투덜거릴 만큼 당시

가운데땅은 각 종족들간에

배타적이고 단절되어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는 베오른 일족이

그들 전래의 꿀과자를 다른 종족에

팔지 않는다는 대목 만으로도 확

와닿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다른 종족에게

아무리 그들이 중대한 임무를

가진 반지원정대일지라도 함부로

제공할 성격의 음식은 아니었으니,

갈라드리엘의 은총은 참으로 값진

것이었습니다.







※ 갈라드리엘이 렘바스를

제공한 것은, 제1시대에 그녀가

의지했던 고대 신다르 왕국

도리아스의 여왕 멜리안

(그녀는 반신족 마이아였습니다!)

의 행동을 오마쥬한 셈이지요.




엘프 중에서도 이 귀한 음식을

제조하는 권한은 마치 고대 왕실

전용 음식 레시피가 극소수에게만

전해져 계승되는 것과 같았을테고,

그 음식을 전하는 은총은 여왕에게만

허용되는 권한이었다 하니까요.




제1시대에는 도리아스의 멜리안이,

제3시대에는 로스로리엔의 갈라드리엘이

거의 유일하게 다른 종족에게 렘바스를

허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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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이 얼마나 남았지?”




“뭐라고 부르더라, 아, 그

렘바스란 것뿐이에요, 주인님.








양은 꽤 돼요.




질리도록 먹었지만 없는

것보단 낫죠.




처음 먹었을 때는 다른

음식을 바라게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어요.




한데 지금은 다른 게 먹고

싶어요.




담백한 빵 한 조각과 한 잔,

아니 반 잔이라도 좋으니

맥주가 있으면 잘 넘어갈

텐데.




마지막 야영지부터 내내

조리 기구를 낑낑대며 끌고

왔지만 무슨 소용이 있었죠?




우선 땔감이 없는 데다

요리할 것도 전혀 없으니.




심지어 풀조차도 없단

말이에요!”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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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리 크램과는 다르다!

렘바스이지만 역시 우리가

여행식, 간편식에 느끼는 그런

동일한 한계를 가지고 있나

봅니다.




아니라면 영국인의 선조

답지 않게 미식가였던 호빗

입맛에는 맞지 않았을 수도...




하지만 정작 그래도 중간중간

보급을 받았던 다른 원정대에

비해 황무지와 위험지대만 골라

다녀야 했던 프로도와 샘 일행은

렘바스에 투덜거리면서도 정말

의지해야만 했습니다.







※ 샘의 아웃도어 취사장비

이야기는 나중에 별도로

풀어볼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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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도는 렘바스 일부를 떼어

잎사귀에 싼 채로 그에게 건넸다.




골룸은 킁킁대며 잎사귀의 냄새를

맡더니 안색이 변했다.




역겨움의 표정이 대번에 쫙

퍼졌고, 예전의 사악한 표정마저

얼핏 되살아났다.




그는 잎사귀를 떨어뜨린 다음

렘바스를 조금 물어뜯었다.




그리고 침을 내뱉고는 한바탕

기침을 터뜨리며 몸을 뒤쳤다.







(중략)




호빗들은 말 없이 렘바스를

씹었다.




어쨌든 맛이 예전보다 훨씬

낫다고 느꼈다.




골룸의 행동이 그로 하여금

그 맛을 다시 느끼게 해 준

모양이었다.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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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바스는 제작 과정 전반에

엘프들의 손길이 미치기 때문에

사악한 존재들은 혐오할 수밖에

없는 음식입니다.




(골룸은 엘프의 밧줄에도

끔찍하게 반작용을 일으키지요)






나중에 프로도가 키리스 웅골에서

오르크들에게 붙잡혔을 때 그의

꾸러미에 있던 식량 중 렘바스는

먹지 않고 짜증내며 부숴서

버렸다고 하지요.




항상 굶주린 오르크들도 그런

반응이었으니 특정한 종족의

의지가 담긴 건 타 종족에겐

그대로 전해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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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에 허기로 고생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오.




당신들에겐 양식이 거의 남은 것

같지 않기에 여행자들에게 알맞은

음식을 행낭에 조금 넣으라고

일렀소.”




(중략)




그들은 그날 두 번 휴식을 취하며

파라미르가 준비해 준 음식을 조금

먹었다.




말린 과일과 소금에 절인 고기는

며칠간 먹기에 충분한 양이었고,

빵은 신선함을 유지할 동안

먹기에 충분했다.




골룸은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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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여행식 개념이 유지되는

곳은 대규모 원정이나 군대 기동을

해야 했던 곤도르 정도입니다.




파라미르의 이실리엔 순찰대에

잡혔던 프로도와 샘 일행이

풀려나와 갈 길을 재촉할 때

파라미르가 식량을 지원하지요.




내용물은 통조림이 등장하기

전까지의 보존식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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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을 내세요, 주인님.




우선 렘바스 한 조각만 드세요.




요정들의 음식이니까 기운이

나실 거예요.”







그들은 렘바스 한 조각을 나눠

바싹 마른 입 속에 넣고 억지로

씹으면서 터벅터벅 걸어갔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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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모르도르로 진입하는

프로도와 샘 일행은 이제

불평도 없이 그저 생존을

위해 렘바스를 씹어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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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우선 식사부터 했다.




앞으로 남은 최악의 순간들을

위해 귀중한 렘바스는 아껴 두고

샘의 꾸러미에 있던, 파라미르가

준 음식을 절반만 먹었다.




말린 과일과 소량의 훈제육,

그리고 물을 조금 마셨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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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바스의 목표성능은 이렇게

자연스럽게 구현되고 있네요.




이 대목은 샘이 프로도를

오르크들에게서 구출해낸 뒤

밥을 먹이는 부분입니다.




영화에서는 렘바스를 버리고

부스러기를 샘에게 뿌려놓은

골룸 덕분에 쉴롭에게 잡혀간

프로도와, 버림받은 샘의 처절한

표정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짠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바로 그

부분 다음이지요.








(원작에선 혼자서 빵을

몰래 먹는 샘 이야기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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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전에 주인님,

뭘 좀 드시고 주무셔야

해요.




자 이리 오세요.”




샘은 프로도에게 얇은 렘바스

한 조각과 물을 먹게 하고

자기 망토를 말아 머리 밑에

받쳐 주었다.




프로도는 너무도 기진맥진해서

그것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런 프로도에게 샘은 지금

마시게 한 물이 마지막 한

모금이었다는 것과 렘바스

역시 자기 몫을 더 주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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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직한 샘의 이러한 희생은

정말 <왕의 귀환> 영화를

보면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저며오는 부분인데, 영화가

아니라 소설만 봐도 렘바스

한 조각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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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궁리 저 궁리하던 중 새로

어두운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의 튼튼한 심장엔 여태껏

희망이 완전히 소멸된 적이

거의 없었다.




따라서 그는 지금까지도 항상

돌아갈 일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드디어 진실을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다.







식량은 기껏해야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밖에 지탱이

안 될 것이며, 임무를 마치고

나면 그들은 그 끔찍한 황야

한복판에서 집도, 먹을 것도

없이 결국은 외롭게 죽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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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도와 샘 일행의 여정이

다른 원정대에 비해서도 유독

고생길이긴 했습니다만,

정말 안습인 제3시대 말의

가운데땅 여행로입니다.


여행 성격상 편도 분량의

식량 밖에 준비 못 했다면

굶어 죽어야할 판이 되니까요.







이런 상황을 깨닫고 난 뒤

프로도를 업고 운명의 산을

오르는 샘의 행보는 실로

거룩해보이기까지 합니다.




프로도는 이때 ‘음식의 맛을

잃어버렸어...’ 중얼거리는데

호빗이 저런 말을 할 지경이면

정말 갈데까지 다 간 셈입니다.







‘집 떠나면 고생’이란 말이

정말 진리인 제3시대 말

가운데땅의 실상을 압축한

명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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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위험을 무릅쓰고

오르크들의 길로 오지

않았더라면 오래 전에 물은

바닥이 나 버렸을 것이다.




물을 구할 수 없는 지역인지라

급히 군대를 이동시켜야 할

경우를 대비해 노상에 가끔

물탱크를 비치해 두었던 것이다.




그 중 한 물탱크에서 샘은

물을 뜰 수 있었다.




오르크가 마시다 만 물은

탁한 색깔로 썩어가고

있었지만 그들 처지에선

그것조차 감지덕지했다.




하지만 그것도 하루 전의

일이었고, 앞으론 그런

희망도 전혀 없었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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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라도 논리적 개연성은

유지되어야 하는데 톨킨의

저작들은 그런 면에서 참

리얼리티가 살아 숨쉽니다.







오르크도 숨쉬고 먹고 마시는

생물이라는 걸 증명하듯이,

군대가 기동하기 위해서는

먹고 마시고 잘 곳이 필요하게

마련이니까요.


물론 수질은 군대가 다 그렇듯

영 아니긴 합니다만.


여행다닐 때 물갈이하는

이들이라면 딱 배탈나기

좋은 물이지만 없으니

마셔야지요. 어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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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께서 언젠가는 그곳으로

오실 것이고 그 때쯤이면

귀인들이 말을 달릴 걸세.”




“그건 좀 더 희망적으로

들리는군요.




그럼 틀림없이 제 장사에도

도움이 되겠지요.




그 분이 브리를 그냥 내버려

두시기만 한다면 말이에요.”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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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기적 상황은 전부

치안이 불안정하기 때문입니다.







왕권이 다시 확립된다는 건,

바로 원거리 교통과 여행경로가

안전해진다는 신뢰가 생긴다는

것이고, 여정에서 돌아온 간달프와

프로도 일행에게 그 믿기지 않는

사실을 전해들은 달리는 조랑말

여관 버터버 아저씨의 대사는

그런 소박한 희망을 반영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중세풍 RPG

롤모델스러운 여관업의 중흥이

이뤄져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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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선물을 하나 더 드리지요,

쿠살리온.”




멜리안이 말했다.




“황야에 나가면 그건 당신한테

도움이 될 것이고, 또 당신이

선택한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은빛 나뭇잎에

쌓인 요정들의 여행식 렘바스

꾸러미를 그에게 주었다.







꾸러미를 묶은 줄 매듭은 여왕의

인장으로 봉인되어 있었는데,

그것은 흰색의 얇은 봉랍으로

된 한 송이 텔페리온 꽃의

형상이었다.




엘달리에의 관습에 따르면

렘바스를 소지하고 선사하는

것은 오로지 여왕의 권한이기

때문이었다.




다른 무엇보다도 이 선물에서

멜리안이 투린을 얼마나 아끼는지

나타난 셈이었다.




엘다르는 이전에는 인간이 이

여행식을 이용하도록 허용한

적이 없었고, 그 이후로도 허용하는

일이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다.




<퀜타 실마릴리온 : 실마릴의 역사>

[투린 투람바르] (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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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기적으로는 최초로 렘바스가

등장하는 부분이 바로 <실마릴리온>

3번째 장, <퀜타 실마릴리온 : 실마릴의

역사> 중 가장 가슴아픈 이야기라 할

투린의 일대기입니다.


※ 투린 투람바르의 이야기는 나중에

<후린의 아이들>이라는 별개의 단행본이

나올 정도로 <실마릴리온> 일화들 중에도

비중이 크고 비극적인 스토리입니다 ※







인간영웅 투린을 찾으러 황무지로 나서는

도리아스의 경비대장 벨레그를 보내면서

여왕 멜리안이 렘바스를 제공하지요.


위험하고 슬픈 길을 떠나는 충신에게

주는 선물이자, 그가 만나러 가는

‘인간’ 투린에게도 제공할 것을 허락하는

대목인데 이 부분에서 이 음식의 유래와

가치, 그리고 비쥬얼 등이 드러납니다.


이 부분 대목은 거의 동일하게 앞서

소개해드린 갈라드리엘의 선물에서

반복되지요.







중간대륙에 족적을 남긴 엘프들의

선물들 중, 춥고 배고픈 여행객들에게

이것보다 더 큰 선물도 없었을 것입니다.


배고프고 목마른 이들에게는 황금과

보물보다 한 조각의 빵과 한 모금의

물이 더 소중한 법이니까요.




by 붉은10월 | 2015/01/08 23:53 | 아르다 백과사전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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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Oryn. at 2015/01/09 14:32
ㅎㅎㅎㅎ
첫 사진 보고 빵 터졌어요.
렘바스의 시리얼 팩 버전인가요? ㅋ
반지의 제왕에서 렘바스 이야기가 나오면 연상되는 건 왠지 모르게 칼로리 바란스(...)인데 실제 맛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영화가 막 나왔을 때는 모두 주인공이 프로도가 아닌 샘이라고(...) 할 만큼 샘의 활약이 대단했죠. 얼마 가까이하지 않아서인지 반지도 쉽게 건네는 걸 보면...대단한 호빗이에요 ㅎㅎ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1/10 16:01
1. 첫 사진은 구글링하다 보니 딱 ~ 나와서 바로 이거얏 ~
그랬답니다 ^^

2. 맛도 비슷하겠죠 뭐...

3. 반지의 유혹을 스스로 떨쳐난 2인이죠. (한명은 빌보)
그나마 빌보는 간달프의 협박성 조언도 있었지만
기간이 짧았던 샘은 스스로 벗어버렸으니 가운데땅 최강의
정원사가 분명합니다...
Commented by 블랙하트 at 2015/01/09 14:40
1. 경마에서 유명한 명마중에 '시비스킷'이라는 말이 있었죠. 재미있는건 시비스킷을 낳은 어미말 이름은 '하드텍'이었습니다.

2. 영화에서 피핀이 렘바스를 4개 먹고 꺼억 하는 장면은 드래곤볼에서 야지로베가 선두를 집어 먹고 배가 빵빵해 지는 장면이 연상되더군요.

3. 모르도르의 오르크들도 먹고 살아야 하다보니 모르도르 남부의 평야지대 '누른'에서는 노예들에 의해 식량이 재배되고 모르도르의 다른 지역에서는 볼수 없는 푸르른 평원이 펼처져 있었죠.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1/10 16:03
1. 시비스킷은 영화도 괜찮지요...

2. 선후관계로는 토리야마 아키라 선생이 오마쥬한 개념이
맞을듯 합니다.

3. 누른은 푸르르다고 보기보단 건조한 땅에 관개농업으로
억지로 재배하는 성격이 더 강하겠지요. 모르도르 자체가
건조한 지형이라 누르넨 호수(내해급입니다만)가 아니면
그것조차 불가능했을 테니까요. 오늘날 중동 사막 부근
관개농업 풍경 떠올리고 거기에 노예와 채찍든 군대를
추가하면 딱 맞는 그림이 나올 듯 합니다 쩝
Commented by anonymous at 2015/01/25 13:31
영화 보면서 렘바스를 먹어 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고 여러번 생각했었는데 포스팅을 읽고나니 그 소망이 더 커졌어요! 뭔가 겉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하면서 달콤담백한 맛일 것 같은데.. 하아.. 먹어보고 싶어요 ㅠㅠㅠㅠㅠㅠ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1/25 13:38
모양이나 만드는 방법은 크램이나 다른 비스켓과 별반
차이가 없을텐데 만드는 손맛이 다를 뿐인지라 외형만
본뜬다고 4시대가 훌쩍 넘어간 우리로서는 맛볼 도리가
없는 환상의 잃어버린 레시피가 아닐런지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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