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bbit] 에레보르 막장 교섭의 진상






정치나 사회 돌아가는 현실을

보면서 우리는 종종 혀를 차고

어처구니없어 하곤 합니다.



그러면서 드는 한 가지 의문이란,

왜 저렇게 똑똑하고 개별적으로

만나면 인간미도 있고 박식하고

경험도 많은 사람들이 집단으로

뭉치면 황당무계한 행동을 벌이는

걸까 하는 점이지요.








많은 이들이 <다섯 군대 전투>

영화를 극장에서 보면서 대체 왜

아조그와 볼그의 오크 군단이 정말

구름처럼 에레보르로 꾸역꾸역 오는

상황에서 드워프와 엘프, 인간들이

바보짓을 하는 걸까 하면서 마구

짜증이 차올랐을 것입니다.








※ 하지만 영화 바깥에서는 그런

에레보르 주변 상황이 한눈에 딱

보이지만 영화 안에서는 그렇지는

않지요 ※





그러나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보려고 하는

당연한 속성이 있게 마련입니다.



좀 더 지혜롭고 경험이 풍부한

자라도 욕망이 생기면 자신에게

좀 더 유리한 방향으로만 생각하고

싶어지는 버릇은 어딜 가나 동일한

노릇이구요.








에레보르 산밑에서 다섯 군대가

벌이는 살육의 축제가 시작되기

직전, 입구 주변에서 진행되던

보물 분배를 둘러싼 교섭은 참

한 판의 블랙코미디에 다름 아닌

형국이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미사여구와

정연한 논리를 내세워 타협 없이

치고 박고 하는 상황의 대다수는

핵심을 따져보면 정작 아주 단순한

이해관계 혹은 감정싸움에서 오는

명분 찾기에 불과한 경우가 많지요.



에레보르 교섭에서는 단순하게

콕 짚어 보면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바로 에레보르에 쌓여 있는 황금과

보물 때문이지요.



원작소설에서 스마우그가 떠난 자리에

사막의 자갈처럼, 해변의 모래처럼

펼쳐져 있던 보물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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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화제는 거대한 보물더미와,

소린과 발린이 기억하고 있는

보석들로 옮겨갔다.








그들은 보물들이 저 아래에

손상되지 않은 채로 아직 남아

있는지 궁금해했다.



오래 전에 죽은 위대한 왕

블라도르신의 군대를 위해

만들어진 창에는 세 번이나

주조된 철로 만든 창날이

달려 있고 손잡이에는 솜씨

좋게 금을 박아 넣었지만,

인도되지도 않았고 그 대가를

받지도 못했다.








오래 전에 죽은 전사들을 위한

방패, 금을 망치로 두드려 펴서

새와 꽃들을 조각하고 그 눈과

꽃잎을 보석으로 장식한 두 개의

손잡이가 달린 스로르의 커다란

황금 컵, 은으로 만들어 금박을

입힌 꿰뚫을 수 없는 갑옷,

풀빛 나는 초록색 에메랄드

5백 개로 만든 너른골의 군주

기리온의 목걸이.








기리온은 이 목걸이를 맏아들에게

주어 난쟁이들이 연결한 사슬 갑옷에

달아 무장하게 했다.








이런 갑옷은 이전에는 만들어진 적이

없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것은

커다랗고 하얀 보석이었는데,

난쟁이들이 산의 가장 깊은

심장부에서 캐낸 것으로 ‘산의 심장’,

‘스라인의 아르켄스톤’이었다.








<호빗>(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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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가운데땅 북부의 거의 모든

부는 아마 이 외로운산 산속 동굴에

쌓여 있었나 봅니다.








우리는 영화에서 스마우그가 퍼져

누워 있던 그 어마어마한 황금산을

이미 눈으로 본 바가 있습니다.








이 보물을 누리다가 젊을 적에

몽땅 다 빼앗기고 갖은 고생과

천대 속에서 육친마저 비참하게

죽음을 맞는 걸 곁에서 하나 하나

지켜보며 눈동자에 아로새긴 과거

젊었던 난쟁이 왕자의 마음 속에는

조상과 가문의 재보를 지키는 것이

목숨보다 더 소중한 과제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것도 어마어마한 마법을 부리는

늙은 용의 욕망과 저주가 더해진

상태이니 아무리 비범한 영웅이라도

그 유혹을 견뎌낸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입니다.



※ <반지의 제왕> 서막을 알린,

요정과 인간의 최후의 동맹 전쟁에서

이실두르는 엘론드의 애절한 절규에도

절대반지를 파괴할 천재일우의 기회를

스스로 날려 보냅니다.








그 결과로 자신의 비참한 죽음은

물론, 제3시대 3천여 년을 수놓는

저주와 화근을 남기게 됩니다.



그러나 이실두르가 절대반지의 마력에

유혹당한 것은 맞습니다만, 그 역시

사우론이 멸망한 마당에 자신의 동생과

부친을 잃은 이 전쟁에서 보상을 받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합니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습니다만,

그 전쟁 이전의 이실두르의 행적은

온갖 무용과 영웅에 어울리는 일화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인간 영웅들 중 그 이후로 그만한

위대함을 보였던 자가 얼마나 될까요 ※



이미 일생을 건 고난 끝에 드디어

조상의 재물을 한손에 움켜쥔,

그것도 다른 어느 종족보다 더

재물에 대한 집착이 강한 드워프

종가의 후계자가 말입니다.








이미 욕망으로 인한 비극은

그 싹이 터 꽃망울이 맺힌 지

오래였던 것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그 욕망이

참나무방패 소린 혼자만

품은 게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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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에 나오는 산의 보물이

감시인도 없고 소유자도 없이

산 속에 있다는 생각이 그의

마음 속에 떠올랐고, 그는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그는 사람들만 있다면 너른골을

재건할 수도 있고 황금 종으로

가득 채울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중략)








이제 바르드가 가는 곳 어디에서나,

주인이 없는 막대한 보물에 대한

이야기가 불처럼 사람들 사이에서

번져 나가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사람들은 그들이 입은 손해에 대해

곧 보상을 받게 될 거라고 말했다.



그것은 곤경에 빠진 그들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그날 밤은 가혹할 만큼 비참한

지경이었으므로 그 편이 차라리

나았다.



피난처를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으며(그 중 한 곳은

영주가 차지했다), 음식도 거의

없었다(영주조차 음식이 부족했다).



마을이 붕괴되는 와중에도 다치지

않고 탈출한 많은 이들도 그날 밤

습기와 추위와 슬픔으로 병이

들었고 이후에 세상을 떴다.



그 후로도 질병이 많이 돌았으며

굶주림이 상당 기간 지속되었다.



<호빗>(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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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무방패 소린과 그 일행에게

식량과 장비를 지원하고 지친

그들에게 휴식을 제공했던 곳,

호수마을은 스마우그의 분풀이로

파멸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제 호수마을 주민들의 원망은

소린 일행에게 겨냥되어 있고,

이성적인 바르드조차 자신의

핏줄을 떠올리고 어려운 동포를

구하기 위해 (당시 생각으로는)

임자도 없는 에레보르의 보물을

활용하자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고 있었습니다.








당장 추위와 굶주림, 질병에

시달려 죽어가는 주민들을

구해야 한다는 도덕적 책무와,

왕가의 후손으로서 백성을

돌보고 왕권을 되살리겠다는

의지의 발로는 그 자체로는

고귀한 결단일 뿐 어떤 잣대로

봐도 비난할 꺼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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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왕 역시 스로르 왕의 보물에

대한 전설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바르드의 사자가 그를

찾아왔을 때, 그는 이미 창병들과

사수들을 대규모로 이끌고 진군하고

있었다.



<호빗>(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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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란두일 왕 역시 무주공산인

에레보르의 보물, 그리고 중요한

정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그의

군대를 출병시킨 상황입니다.








그리고 보물을 향한 질주의

천금같은 시간을 할애해 어려운

처지의 호수마을 주민들을 구호하는

등 스란두일 왕의 행동은 하나하나

논리가 정연했고 사심이 끼어들지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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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감시자가 죽었다는 소문은

벌써 멀리 퍼졌고, 스로르의 보물에

대한 전설은 아직도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많은 이들이 그 전리품의

한 몫을 차지하려고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이미 요정들의 군대가 오고

있습니다.



호수마을의 사람들은 그들의

슬픔이 난쟁이들 때문이라고

불평하고 있습니다.







스마우그가 마을을 완전히 파괴해

버렸기 때문에 그들은 집도 잃었고

많은 이들이 죽었습니다.








그들도 당신의 보물을 통해

보상을 얻으려 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살아 있든 죽었든 간에

말이지요.”









(중략)




“우리는 오랫동안 황폐하게 살아온

지금 난쟁이들과 인간들과 요정들

사이에 평화가 다시 한번 찾아

들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당신은 황금으로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것으로 제 말을 끝내겠습니다.”



그러자 소린은 벌컥 화를 냈다.



(중략)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도둑들이나 난폭한 자들이 우리

황금을 빼앗거나 옮겨 갈 수

없을 것이다.”



<호빗>(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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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에레보르의 드워프들과

동맹을 맺었던 북부의 갈가마귀

대장 로악이 소린에게 전해준

소식과 충고입니다.





로악은 과거 에레보르의 영광은

드워프들만의 성과가 아니라 북부

일대를 묶어낸 종족간 네트워크와

협업의 결과물이었음을 상기시키고

소린으로 하여금 재화에 취해

좁은 판단을 하지 말 것을 은근히

권유합니다.





그러나 소린은 이미 어렵고 힘들

때의 마음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이미 그에게 그가 배고프고 추울

때 도움을 줬던 이들을 그는

“도둑이나 난폭한 자”로 치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부자가 대문 앞에서 자신에게

굽신거리는 이웃들에게 자신의

오만함을 충족시켜주는 사례로

빵 조각 던져주는 마음이 된

것과 전혀 다르지 않아 보이는

소린의 태도입니다.








그는 그것을 조상의 가보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치부합니다.





하지만 정작 그의 선조들은

주변의 인간들에게 후하게

사례하곤 했었는데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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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르드라 하오.





당신의 보물에는 옛날에

스마우그가 우리에게서

훔쳤던 너른골의 보석들도

많이 섞여 있소.





그것도 우리가 의논해야 할

문제가 아니오?





더 나아가 마지막 전투에서

스마우그는 에스가로스 사람들의

거주지를 파괴했고, 나는 아직

그곳 영주의 신하요.





나는 영주를 대신하여, 그의

종족의 슬픔과 불행에 대해

당신이 아무런 고려도 하지

않을 것인지 묻고 싶소.










그들은 당신이 고통을 받고

있을 때 당신을 도왔고,

그 보답으로 지금까지 당신은

오직 파멸을 가져다주었을

뿐이오.





물론 고의는 아니었겠지만

말이오.”









바르드는 당당하고 단호하게

말하기는 했지만, 그의 말은

정당했고 사실이었다.





빌보는 소린이 그 즉시

그 말의 정당함을 인정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린이 바르드의

말을 인정할 거라고 생각한

것은, 용이 오랫동안 품고

있었던 금의 마력과 난쟁이들의

마음을 고려에 넣지 않은

단순한 생각이었다.





<호빗>(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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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구석에서 그저 하루 다섯 끼

맛있고 넉넉한 식사와 나들이할 때

입을 색동옷, 이웃들과 주고받을

작은 택배용 선물들, 그리고 덤으로

정기적으로 잔치를 열 정도의 재물만

있으면 만족해 왔던 빌보로서는

만수르 급의 재보를 주무르던

소린과 그의 일족들의 마음 속을

측량할 도리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들 종족은 잘 나가던 과거에는

가장 가난한 이들마저 남에게

빌려줄 돈이 있는, 오늘날로 치면

경제개념이 투철한 이들이었으니까요.





바르드는




1. 보물 구성비율 중 자기 지분

2. 보물을 차지하게 되기까지 기여분





이 2가지 이유를 한번에 들이대면,

합리적으로 계산해서 소린이 조금이나마

보상해야겠다는 판단을 할 것이라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셈법이 틀린 셈이지요.





소린은 도움을 줬던 기여분에 대해

바르드가 읍소하며 동정을 호소하면

빵 덩어리 던져주듯이 조금이라도

주었을지 모릅니다만, 과거 너른골의

몫에서 스마우그가 빼앗아간 보물에

대한 권리 주장은 아마 귀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에레보르에 있던 재물은 다 정당한

후계자인 자신의 것일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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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 동안 소린은 보물

창고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보물에 대한 탐욕에 사로잡혔다.





소린은 주로 아르켄스톤을 찾아

헤멨지만 거기 있는 다른 놀라운

보석들도 바라보았다.








그 보석들에는 그의 종족의

노고와 슬픔의 오랜 기억이

담겨 있었다.





<호빗>(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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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군대 전투> 영화에서

귀환한 필리와 킬리 일행을

바라보던 소린의 상태는 바로

이런 심리였을 것입니다.





집착이 쩔고 수명이 인간에

비해 훨씬 긴 드워프로서는

그 보물 하나 하나를 아마

다 기억해냈을지도 모릅니다.








그 보물을 마련하기 위해

어떤 수고를 치렀나 하는

생각만으로도 안 먹고 배가

불렀을 지난 며칠간의 즐거운

보물찾기 여정은 ‘사람이 변했다’

는 말을 실감나게 하기엔 매우

충분한 조건이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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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형편없는 이유를 가장

중요한 이유로 제시하는군.





우리 종족의 보물에 대해서는

어떤 사람도 주장할 권리가 없소.





우리에게서 보물을 빼앗은 스마우그가

그의 생명과 집도 빼앗았기 때문이오.








그 보물은 스마우그의 것이 아니었기에

그의 사악한 행동에 대해서는 그 보물로

보상할 수 없소.





우리가 호수인간들에게서 받은 물건들과

도움에 대해서는 후하게 지불할 것이오.





나중에 적당한 때에 말이오.





하지만 무력으로 위협받고는 아무것도,

빵 한 덩어리의 값도 주지 않겠소.








우리 문 앞에 무장한 군대가 있는 한,

우리는 당신들을 적이자 도둑으로

간주하겠소.





보물을 지키는 자가 없고 우리 모두가

살해되었다면, 당신이 우리 종족에게

그 유산의 얼마만큼 몫을 지불했을지

묻고 싶소.”





<호빗>(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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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린은 이제 궤변을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자신을 도와준 이들에게 이제

적이자 도둑이라는 표현을

서슴없이 사용합니다.





그리고 바르드 일행이 무엇

때문에 찾아왔는지를 익히

알고 있던 그로서 굳이 할

필요나 이유가 없는 질문을

던져대는 것은 변명 만들기를

위한 사족에 불과해 보입니다.





물론, 소린 일행이 스마우그에게

죽임을 당하고 아무도 에레보르에

없었다면 문제는 달라지겠지요.





철산의 무쇠발 다인이나 다른

드워프 가문과 바르드의

인간들이나 요정들과의

분쟁이 일어났을 가정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만,

굳이 안 일어날 것 같은

경우의 수를 들먹여대야 할

필요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반대’를 위한 ‘반대’가 괜히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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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드가 말했다.





“지당한 질문이오.





하지만 당신은 죽지 않았고

우리도 강도가 아니오.





게다가 부자들은 궁핍할 때

친구가 되어 준 가난한 자에게

옳고 그름을 떠나서 연민을

느낄 것이오.





그리고 나의 다른 권리에 대해서는

아직 답을 듣지 못했소.”





<호빗>(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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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드는 여전히 정공법으로

대응합니다.





그러면서도 소린에게 과거의

도움과 지원을 상기시키며

다소 부탁하는 태도도 취합니다.





그러나 준엄한 성격의 그로선

차마 왕족으로서의 권리 주장을

안 할 수는 없었겠지요.





그로선 지극히 정당하고

당연한 요구였을 테니까요.





하지만 항상 상대편이

같은 생각으로 이해해주는

경우는 드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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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했던 대로 내 성문 앞에

무장하고 대기하는 사람들과는

협상하지 않을 거요.





그리고 내가 별로 호의를 가지고

있지 않은 요정왕과는 전혀

협상하지 않겠소.





요정들은 이 협상에 아무 관련도

없소.





나하고 다시 이야기하고 싶다면,

먼저 요정들의 군대를 그들의

보금자리인 숲으로 돌려보내고

우리 문턱에 접근하기 전에

무기를 버리고 다시 오시오.”








“요정왕은 나의 친구이며 곤경에

빠진 호수인간들을 도와주었소.





비록 우리가 그에게서 우정 말고는

아무것도 요구할 권리가 없었지만

말이오.





당신에게 당신이 한 말을 후회할

시간을 주겠소.





우리가 다시 오기 전에

지혜를 모으시오!”





<호빗>(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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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린은 급기야 전가의 보도,

‘외부세력 물러가라!’ 주장을

펴기 시작합니다.








※ 영화에서는 <뜻밖의 여정>

서두에 빌보의 회상 장면에서,

스란두일이 세공을 맡겼던

라스갈렌의 보석을 되돌려 받지

못한 일화를 삽입해 스란두일의

출병에 정당성을 부여해주지만,

원작에선 그런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보물산이 텅 비었으니

남이 다 털어가기 전에 이웃인

우리도 좀 챙기자는 정도이지요.





그러므로 원작에서 소린의 주장

공세가 좀 더 설득력이 약간은

추가되는 셈일지도.





하지만 원작에서의 협상도

소린은 스란두일이 바르드를

바지사장 얼굴마담으로 내세워

실은 자기가 보물 꿀꺽하려는

것으로 봤을 개연성이 높으므로

영화나 소설이나 근본적인 상황

차이는 없다고 봅니다 ※





안전하고 방어대책이 마련된

산속요새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달려올 막강한 지원군을 기다리는

입장인 그가, 상대적으로 미약한

데다가 조건이 매우 안 좋은

호수마을 인간들과 강대한 요정

군대를 갈라놓을 계책을 꾸미고

이를 주장하는 대목은 다른 종족이

드워프가 탐욕스럽다고 절래절래

혀를 내두르는 것들이 정당한

일처럼 느끼게 만들 지경입니다.





이것은 에레보르 왕국이 몰락한

후, 주변 일대가 스란두일 왕의

패권 아래 놓여 있는 현실을

참을 수 없어하고, 그의 조부

스로르 왕이 사실상 주변 지역

전체의 맹주로서 존경받던 과거

시절로 이미 그 자신의 머릿속은

돌아와 있음을 암시하기도 하는

부분입니다.








호수마을 인간들이 요정왕

따위와 놀지 말고 산밑왕인

자신에게 허리를 숙이고

도움을 청하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왕가의 후손인 바르드는

그와 그의 백성들에게 고통만

준 소린보다는, 어려울 때 절실한

도움을 준 스란두일의 지원을

배신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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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기수들이 돌아왔고 나팔수가

앞으로 나와서 나팔을 불었다.





어떤 사람이 소리쳤다.





“에스가로스와 숲의 이름으로,

우리는 스스로를 산아래의

왕이라고 부르는 스라인의

아들 참나무방패 소린에게

말하며, 앞서 거론되었던

권리 주장에 대해 잘

숙고하기를 권고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를 우리의

적으로 포고할 것이다.





최소한 그는 용의 살해자이자

기리온의 후예인 바르드에게

보물의 12분의 1을 양도해야

할 것이다.





그 몫을 가지고 바르드는

에스가로스를 재건하게

도울 것이다.





소린이 예전에 그의 조상들이

그러했듯 주변 지역의 우정과

존경을 누리고 싶다면,

소린도 그 자신의 몫에서

호수인간들의 평안을 위해

어느 정도를 기부해야 할

것이다.”





그러자 소린은 뿔로 만든 활로

화살을 쏘았다.





그것은 사자의 방패에 꽂혀서

부르르 떨었다.





<호빗>(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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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드 역시 강경해집니다.





그 또한 당장 자기의 동포들이

스란두일의 지원에 의지하는 걸

잘 알고 있는 입장에서

(그리고 그 요청은 자신이 했고)

요정왕과 등을 돌리는 바보짓은

선택 바깥의 문제였으니까요.





그리고 호의를 구했음에도

변명으로 일관하며 자신들을

도둑이나 강도 취급해버리는

드워프들에 대한 배신감 또한

한 몫 단단히 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르드의

요구조건은 그렇게 과하다고

느껴지진 않습니다.





거기에 준엄한 그의 성격대로,





1. 보물에 대한 너른골 몫의

12분의 1

2. 원정 지원에 대한 소린

자신의 감사표시로서의 기부





두 가지 조건은 그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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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가마귀들이 소식을 가져왔다.





다인과 5백 명이 넘는 난쟁이들이

철산에서 서둘러 오고 있으며 이제

이틀쯤 행군하면 너른골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와 있다는 것이었다.








로악이 말했다.





“하지만 그들은 외로운산에 도착하기

전에 발견될 겁니다.





그러면 계곡에서 전투가 벌어지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이것이 좋은 계획이라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다인의 무리들이 용맹한 종족이기는

하지만, 당신을 포위하고 있는 대군을

무너뜨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설혹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당신이 얻을 게 무엇이겠습니까?






이 근방 지역의 우정과 선의가

없다면 어떻게 먹을 것을 구할

겁니까?





이제는 용이 더 이상 없다 하더라도

그 보물이 당신을 죽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소린은 동요하지 않았다.





“겨울과 눈은 인간들과 요정들을

물어뜯을 거야.





그러면 황무지에서 지내는 것이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





뒤에서 내 친구들이 압력을 가하고

위에서 겨울이 억누르면 그들은

아마 협상하기 좀더 편한 상태가

되겠지.”





그날 밤 빌보는 결심했다.








<호빗>(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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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소린이 기다리던 다인의

원군이 곧 도착할 상황이 되자,

소린은 더욱 거만해지고 봄부르

표현대로라면 ‘목이 뻣뻣’해지고

있었습니다.





까마귀 로악의 직접적인 충고에도

그는 요지부동입니다.








과거 에레보르의 전성기에도

식량이나 소비물자는 인간과

주변 종족들과의 교역에 의존한

사실을 로악은 상기시켜주지만,

소린은 오로지 자기가 우위를

차지한 가운데 적대적 협상에만

매달릴 따름이었습니다.




※ 소린의 태도는 보물에 대한

드워프 특유의 집착에서 기인한

것이지만, 에레보르 주변 지역의

패권을 겨냥한 외교적 오만함이

엿보이기도 합니다.



그로서도 식량이나 기타 소비재를

주변 지역에서 교역으로 구해야 함을

모를 리가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는 관계의 우위를 가리기

위해 전쟁까지 불사해가며 자신의

왕국이 패권자로서 지배권을 행사하는

그림을 꿈꿨는지도 모릅니다.



이를 위해 요정왕국과의 양자택일,

그리고 요정왕국의 고립을 통한

우위의 정립을 기대했을지도요.





이것은 관점의 문제란 생각이

자연스레 듭니다 ※





이 모든 경과를 곁에서 지켜본

빌보는 이 상황에 진절머리가 난

나머지(크램의 단조로운 맛에도

질렸을 테고) 영화에서 본 것처럼,

아르켄스톤을 들고 목숨을 건

협상에 나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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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린은 험악한 얼굴로 말했다.





“나는 배신당했다.





내가 우리 집안의 가보인

아르켄스톤을 찾지 못하고는

견딜 수 없을 거라는 사실을

잘도 알아챈 거지.





그 값으로 보물 중에서 보석은

제쳐 두고 금과 은으로 14분의 1을

주겠다.








그것은 이 배신자에게 약속한 몫으로

계산하겠다.





그 보상과 더불어 이 녀석을 내쫓을

테니 너희들 마음대로 나눠 가져라.





틀림없이 이 녀석에게는 남는 게

별로 없겠지.”








“금과 은은 어떻게 할 겁니까?”





빌보가 물었다.





“그건 준비가 되는대로 나중에

보낼 것이다.”





(중략)





벌써 그 순간 그는 다인의 도움을

받아 아르켄스톤을 다시 찾고 그

대가의 몫을 지불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곰곰 생각하고

있었다.





보물이 그에게 미치는 마력은

너무나 강력했다.





(중략)





“내일까지 시간을 주겠소.





정오에 다시 와서 당신이

이 돌에 대한 비용으로 치를

몫을 보물더미에서 가져왔는지

보겠소.





속임수를 쓰지 않고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떠날 것이고

요정 군대도 숲으로 돌아갈

것이오.”





바르드가 말했다.





소린은 로악을 통해 사신을

보내 다인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하고 방심하지

말고 빨리 오게 명령했다.





<호빗>(씨앗을뿌리는사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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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본 것처럼 빌보는

자기의 판단으로 협상을 잘

성사시켜내기 위해 희생을

감내했지만, 여전히 상대에

대한 분석이 서툴기만 했네요.





소린은 바르드의 이전 협상안보다

더 줄어든 지출비용에도 불구하고

다인의 지원군으로 인해 자신의

입지가 강화되었다는 판단으로

이제 아무 것도 주지 않으려는

욕심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 바르드의 요구조건은,



1. 에레보르 전체 보물의 12분의 1

2. 소린 개인의 호수마을에 대한 기부



두 가지였습니다.



소린의 아르켄스톤과 교환조건은,



1. 에레보르 보물 중 보석을 제외한

금과 은의 14분의 1



로 끝나며 그나마 빌보에게 원래

당연히 줘야 할 14분의 1 몫 중에서도

보석 부분을 제외한 액수입니다.








드워프의 머릿속에는 계산기가 들어

있는가 봅니다 ※





----------------------





바르드는 즉시 성문으로

사자를 보냈다.





그러나 성문에는 금은 커녕

어떤 보상도 기다리고 있지

않았다.








그들이 사정거리 안에 들어서자

화살이 빗발치듯 쏟아졌다.





<호빗>(씨앗을뿌리는사람 판)





----------------------





그리고 적극적인 공격은 아니지만

먼저 화살을 날리고 협상을

파기합니다.





발린의 걱정대로 만약에

다섯 군대 전투가 벌어지지

않고 아르켄스톤을 힘으로건

계교로건 소린이 지출 없이

되찾아버렸더라면 무슨 일이

이후로 벌어졌을까요.








어쩌면 제1시대 도리아스와

노그로드의 비극이 제3시대 말

또한번 재현되었을지도 모를

노릇입니다.





그러나 필연이 우연을 가장한

것인지, 아니면 우연의 연속으로

필연처럼 느껴지게 된 것인지는

알 도리가 없으나 장대하고 처절한

전투가 벌어졌고 그 결과물은 익히

우리가 알고 있는 바 대로입니다.




by 붉은10월 | 2015/01/12 20:12 | 아르다 백과사전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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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엑스트라 at 2015/01/13 07:07
생각해보면 빌보의 행동은 정말 대단한거라는..... 난쟁이 vs 요정과의 전투가 정말로 시작되었으면 오크들한테 제대로 당했었죠...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1/13 08:54
간달프의 음모력(?!)도 이때 빌보의 자발적 행동이 없었다면
별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물론 원작에선 기습 때 제대로 타이밍 잘 잡아 처리하지만요.

영화에서나 원작에서나 무쇠발 다인의 쿨한 상남자 기질은
인상적이기도 하구요 ^^ 바로 방금 전까지 싸우려던 이들은
제쳐두고 주적개념 확실하게 정리하니까요. 원작도 그렇죠.
Commented by Oryn. at 2015/01/13 12:51
반지의 제왕을 먼저 보고 호빗을 읽은 터라,
반지의 제왕에선 영 이상한 노인네(...)하고 생각했던 빌보가 이런 활약을 했을 줄이야! 하고 봤었지요...ㅎㅎ
영화가 좀 더 길어졌기 때문에 소린이 보물에 미쳐가는 게 좀 더 실감나게 표현되었던 것 같은데, 정말 탐욕을 경계하는 오래된 격언이 생각나는 장면이었어요.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1/13 13:40
1. 사우론은 노리고 노려서 떡밥으로 던져준 난쟁이의
7개의 반지가 자기 종을 늘리지 못하자 무척 열받았지만,
유일하게 성공한 게 그들의 탐욕을 극대화시켜낸 것이니...

2. 빌보는 반지의 사자로서의 임무를 프로도가 성공하기
전까지는 가운데땅 서부의 전국구 명사로서 프로도 역시
"빌보의 조카이자 후계자"라는 호칭으로 불리우는 상황이니,
"누구누구의 아들 누구누구" 할 때 항상 앞에는 빌보가 먼저
거론되는 급이였겠지요. 빌보의 공적은 소 뒷걸음치다 쥐
잡기였을지는 몰라도 충분히 대단한 것들이었으니까요.

Commented by 스카라드 at 2020/06/30 17:29
아무리 보물의 마력에 홀렸다고 해도 드워프족의 탐욕은 진상을 넘어서 무개념 그 자체라고 할까요. 솔직히 영화의 결말이 아니라면 개인적인 사견으로는 호수마을 사람들이 소린을 외로운 산에서 쫓아내고 에레보르 전체를 장악하기를 바랄 정도에요.

자급자족할 수 없는 에베보르 내부에서 금화를 갉아 먹을 것이 아니라면 소린이 저럴수 없지요. 긍지와약속마저도 내팽겨치는 소린은 막판 전투에 한번 참여했다고 깔끔하게 과거 세탁이 되었네요.


ps. 의외인데 스마우그가 보물의 마력에 전혀 지배받지 않은 듯 합니다.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20/07/01 04:21
1) 힘의 반지를 7개나 받고서도 사우론에게 인간족의 군주와
영웅들이 9명 전원 나즈굴로 변해버린 것에 비하면 한 명도
넘어가지 않은 대신에 탐욕만 늘어난 셈이라는 참작을 ㅠ

2) 일단 적세가 막강하여 이길 수 없다는 변명거리도 있기는
합니다. 그리고 저 당시엔 인간과 드워프, 엘프 간의 동맹이
역대 최악 수준으로 무너져 있던 시기인지라 ㅠ

3) 보물의 마력을 태어날 때부터 탑재하고 태어난 존재라,
사우론의 주군 모르고스의 악의와 권능이 깃든 인공생물이
바로 스마우그가 오리지날 급으로는 마지막 후예인 용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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