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R] “그론드”, 지하세계의 쇠망치





<반지의 제왕> 3부작 중 마지막 편인

<왕의 귀환>은 나온 지 1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만 여전히 고전 전쟁물 중

최고 수준의 묘사로 인정받고 있지요.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전투들인

헬름협곡 전투와 펠렌노르 벌판 전투는

고대-중세 전쟁 장면 재현에 있어서

놀라운 성취를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미나스 티리스 공성전에서 성 안으로

진입하기 위한 사우론의 대군이 펼치는

온갖 수단과 책략은 실로 다채롭고

잘 고증되어 있는 부분이지요.








미나스 티리스 성문을 돌파하기 위해

사우론의 군대가 최후로 준비한 히든

카드가 바로 ‘늑대의 입’ 그론드입니다.








영화에서 그론드가 이동하자 사우론

군대가 환호하며 ‘그론드! 그론드!’를

외치는 부분은 상당한 울림이 있는

부분이지요.



그론드란 이름 자체가 사우론이

이끄는 어둠의 군대에겐 그들

나름대로 기념할 가치가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바로 사우론의 주군인 강대한

모르고스가 휘둘렀던 지하세계의

망치가 그론드니까요.








암흑의 권력과 힘을 상징하는

이름을 붙일 만큼 이 거대한

파성추는 사악하고 집요한

의지를 담아 오랜 시간을 들여

천천히 만들어낸 것입니다.



원조 그론드의 활약(?!)상부터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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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홀로 앙그반드 입구에 도착하여

나팔을 불었고, 놋쇠로 만든 대문을

다시 내려치면서 모르고스에게 결투를

신청하였다.





그러자 모르고스가 나타났다.





그가 그 전쟁에서 성채 입구를

나선 것이 그때가 마지막이었고,

그는 도전을 선뜻 받아들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힘은 세상의 어느 것보다

더 강했지만, 발라들 중에서는

그만이 유일하게 두려움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지휘관들

앞에서 도전을 물리칠 수 없었다.





핑골핀의 날카로운 나팔 소리가

바위를 울렸고, 그의 목소리는

뚜렷하고도 날카롭게 앙그반드

깊숙한 곳까지 내려왔던 것이다.








더욱이 핑골핀은 그를 까마귀니

노예들의 왕이니 하며 욕을

퍼붓고 있었다.








그리하여 모르고스가 자신의

지하 왕좌에서 느릿느릿 올라왔고,

그의 발소리는 땅속의 천둥소리

같았다.





그는 검은 갑옷을 입고 강철왕관을

쓰고 나타나 놀도르 왕 앞에 탑처럼

우뚝 섰고, 문장(紋章)이 없는

그의 거대한 검은색 방패는

마치 먹구름처럼 둘레에 어둠을

드리웠다.





하지만 핑골핀은 그 밑에서

별처럼 빛을 발했다.





그의 갑옷에는 은이 입혀져

있었고 그의 푸른 방패에는

수정이 박혀 있었다.





그는 얼음처럼 빛을 발하는

자신의 검 링길을 뽑아 들었다.









그러자 모르고스가 지하세계의

쇠망치 그론드를 높이 들어

올려 벼락처럼 내리쳤다.





그러나 핑골핀은 옆으로 재빨리

피했고, 그론드는 땅바닥에 커다란

구덩이를 만들어 거기서 연기와

불이 뿜어져 나왔다.








모르고스는 몇 번이나 그를

내리치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핑골핀은 검은 구름 속에서

뻗어 나오는 번개처럼 옆으로

튀어 올랐다.





그는 모르고스에게 일곱 군데

상처를 입혀 모르고스는 일곱 번

고통스런 비명을 질렀고, 그

소리를 들은 앙그반드의 무리들은

깜짝 놀라 땅바닥에 엎어졌고,

비명 소리는 북부의 온 땅에

울려 퍼졌다.





그러나 왕은 마침내 피로를

느끼기 시작했고, 모르고스는

자신의 방패로 그를 내리쳤다.








그는 세 번이나 무릎을 꿇고

쓰러질 뻔했지만, 세 번 모두

다시 일어나 부서진 방패와

찌그러진 투구를 추슬렀다.





그러나 그의 주변의 땅이 모두

갈라지고 구덩이가 생겨나면서

그는 발을 헛디뎌 모르고스의

발 앞에서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모르고스가 그의 목을 왼발로

밟자 그 무게는 마치 언덕이

내리누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핑골핀은 마지막으로

필사의 힘을 다해 링길로 그의

발을 벴고, 검은 피가 연기와

함께 솟구쳐 나와 그론드가 파

놓은 구덩이를 메웠다.








이렇게 하여 옛날 요정왕들 중에서

가장 당당하고 용감무쌍한 놀도르

대왕 핑골핀이 죽었다.





오르크들은 그 정문 앞에서의

결투를 자랑하지 않았고, 요정들도

그 슬픔이 너무 깊어 이를 노래로

부르지 않는다.





<퀜타 실마릴리온>

[벨레리안드의 파괴와 핑골핀의 최후]

(씨앗을 뿌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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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스는 자신이 직접 전투에

나선 것은 놀도르 대왕 핑골핀과의

이 결투 단 한 번이었습니다.








모르고스의 권위와 폭압을 상징하는

그론드는 이후로도 어둠의 세력에겐

전설적인 상징으로 오랫동안

기억되어왔을 것입니다.





비록 영상으로 모르고스의

쇠망치 그론드를 볼 수는 없지만.

(실마릴리온이 영상화되기 전엔

불가능한 노릇이겠지요)








아주 약간의 오마쥬로 그의 종복

사우론이 요정과 인간의 최후 동맹

전투 당시 길갈라드와 엘렌딜에

대적하기 위해 바랏두르를 나올 때

휘둘렀던 메이스의 위력을 통해

그론드의 힘의 미약한 일부라도

느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우론은 고대 누메노르인의

기술과 지혜가 깃든 요새도시,

미나스 티리스의 성벽을 힘으로

파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으며, 그의 강대한

힘으로도 미나스 티리스를 포위해

식량과 물자 부족으로 함락시키는

데에는 많은 위험요소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성문 돌파를

위한 비장의 카드로, 그에겐 자랑스런

칭호까지 붙여 그론드를 제작했을

것입니다.








※ 굳이 파성추에 이름까지 거창하게

붙일 필요가 있냐 싶기도 하겠지만,

고대-중세에는 제작하는데 당시로선

엄청난 기술과 비용이 소요된 이런

무기들에 대해 이름을 붙이는 게

무척 흔한 일이었다고 합니다.





고대 누메노르인들의 석조기술은

제3시대 말에는 오직 에레보르의

난쟁이들이 아니고서는 필적하기

어려운 ‘오파츠’스러운 것들이었기에

사우론도 성벽을 때려부수는 것은

아예 생각도 안했을 것입니다.





차라리 강철로 주조된 것일지언정

성문을 부수는 게 자신의 기술로

가능했던 한계였겠지요 ※









※ 미나스 티리스의 압도적인 방어력은
결국 원작에서는 마술사왕만 성문을 겨우
넘어서는 데 그치고, 영화에서는 전체 7층
중 1층만 함락되고 2층 성문에서 공방을
벌이다 맙니다.









실제로 미나스 티리스의 구조를 보면
도시로서의 기능보다는 요새로서의
방어적 측면이 더 강하게 고려된
구조임을 알 수 있지요.









7층마다 성문이 아주 먼 각도로 있고
문 자체가 작은 데다가 성문 하나 뚫고
다음 성문으로 가려면 요새 전체를
한 바퀴 빙 도는 식으로 되어 있으니까요 ※








※ 누메노르인의 석공기술이 얼마나

강력한지는 미나스 티리스의 절대로

파괴되지 않는 성벽과 함께, 아이센가드

오르상크 탑을 들 수 있습니다.








엔트의 대군이 바위를 던지며 엄청난

공격을 가해도 결국 오르상크 탑의

검은 석재 자체에는 손상을 입히지

못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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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이 지난 후에도 대규모 공격이

계속되고 있었다.





북쪽과 남쪽에서 적들은 끊임없이

성벽으로 압박해 왔다.








또한 불꽃 속에서 붉고 단속적인

빛을 받으며 길을 따라 거대한

탑들과 기계를 끄는 큰 짐승들,

움직이는 집채처럼 보이는 하라드의

무마킬들이 올라왔다.








그들의 지휘관들은 부하들이

하는 공격과 그들이 얼마나 많이

희생되는지에 관해선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다만 그들의 목적은 수비력을

시험해 보고, 곤도르인들을 여러

곳에서 바쁘게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가 전력을 기울일 곳은 성문이었다.








그것은 강철과 쇠로 만들어졌으며,

깨뜨릴 수 없는 돌로 만든 탑과

성채로 방어되었지만 바로 그곳이

열쇠였으며, 그 높고 뚫을 수 없는

성벽 중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기도

했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곤도르 공성]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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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스 티리스 공성전에서 사우론의

군대가 보여준 다양한 공격수단들은

고대-중세 공성전에서 보여줄 수 있는

방도들을 헬름협곡 전투와 더불어

총망라해 보여주는 시각적 성찬을

보는 이들에게 선사합니다.









방어대책이 마련되어 있고 물자와

식량이 비축되어 있는 성곽요새를

공략하는데에는 거의 10배 가까운

병력이 필요한데, 사우론의 대군은

그 모든 걸 다 갖추고 있었으며,

투석기와 공성탑, 파성추는 물론

과거에는 불가능한 공격수단,

공중 공격까지 감행할 수 있었으니까요.










강철로 만든 미나스 티리스 성문은

비록 영화에서는 나무로 만든 것처럼

보입니다만, 실제로는 통짜 강철덩어리

대문이었습니다.








영화에서 성문이 열리는 부분은

파라미르의 군대가 입성할 때

한두번인데 그때 얼핏 봐도 두께나

위압감이 헬름협곡 나팔산성요새

문과는 비교 불허 수준이었지요.








곤도르 방어군의 투석과 화살

공격을 받으며 부딪혀대는

작은 파성추로는 흠집조차

내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수 밖에요.








영화에서도 오르크 지휘관이

고스모그 부관에게 어떤 방도를

써도 성문을 뚫을 수 없다고

하소연하는 대목이 확장판에선

곧잘 보이곤 합니다.





고스모그의 대답은,

‘늑대의 머리를 데려와라!’였지요.








그리고 이날을 위해 오랜 시간

대기해 온 늑대의 머리가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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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소리는 더욱 크게 울렸다.





불길이 치솟았다.








거대한 기계가 들판을 가로질러

다가오고 있었다.





가운데에는 수십 미터나 돼 보이는

거대한 충각(衝角)이 강철 사슬에

매달려 있었다.








그것은 모르도르의 암흑의 대장간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 주조된 것으로,

그 끔찍한 머리 부분은 사악한 늑대의

형상으로 검은 강철로 주조되었으며

파멸의 저주가 새겨져 있었다.








그들은 그것에 고대 지하세계의

쇠망치를 기념하기 위한 그론드란

이름을 붙였다.








큰 짐승들은 그것을 끌고,

오르크들은 주위를 둘러싸고

호위했으며, 뒤에는 그것을

사용할 트롤들이 따라왔다.








그러나 성문 주위의 수비는

아직 견고했다.








돌 암로스의 기사들과 돌격대

중에서 가장 용감하 이들이 거기

버티고 있었다.









화살과 창이 비 오듯 날아들었다.









공성탑들이 와르르 무너지거나

갑자기 화염에 휩싸이기도 했다.





성문 좌우의 성벽 앞은 잔해들과

시체들로 덮여 있었다.








그러나 광기에 사로잡힌 적들은

계속 밀려들었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곤도르 공성]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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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은 그론드의 위력에 대한

배경설명과 함께, 견고한 요새를

공략하는 사우론 군대의 애환(?!)을

다루고 있습니다.





실제로 영화 확장판 장면만 봐도

오르크 군대의 시체가 산까지는

아니라도 언덕 더미를 이룰 정도는

쌓여 있었으니까요.








수십 미터 덩치의 강철 덩어리를

틀에서 알맞은 강도로 주조하면서

강도를 유지하는 것은 고대기술로는

엄청난 비용과 부담이 되는 것인데.





(주조틀을 깨트리지 않고 보관하는

것과, 단일목적으로 그 엄청난 량의

강철을 사용하는 것은 지금처럼

마구 소비하는 게 가능하지 않은

과거에는 엄청난 자원낭비니까요)








물량의 사우론 군대는 그것을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게

해버렸습니다.









※ 미나스 티리스와 그론드의 관계는,
마치 1453년 콘스탄티노플 공략전 당시
성벽을 돌파하기 위해 오스만 투르크가
제작한 장인 우르반의 초대형 대포와의
관계를 연상하게 합니다.









실제로 오스만 투르크는 중세까지 내부
분열로 인해 성문이 열리는 상황 외에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콘스탄티노플
성벽을 공략하기 위해 엄청난 재원을
들여 초대형 거포를 주문 제작했으니까요.









많은 분들이 곤도르 왕국의 지정학적 위치나
풍기는 인상 등에서 비잔틴 제국을 거론하는
것도 사실이고, 서구 문명의 상징을 지키기 위해
압도적으로 방대한 규모의 이민족 군대와의
숙명적 대결을 펼쳐온 도성이라는 상징 또한
콘스탄티노플과 비잔틴 제국을 떠올리게 만드는
부분이니까요.









물론 톨킨은 개념 설정 참고는 했어도 실제
역사나 정치에 대입하는 것은 말아달라고
수 차례 직접 입장을 밝혔습니다만 ※








거기에 파멸의 저주를 담았다는

대목은, 사우론이 두네다인 왕국에

맺힌 원한과 저주의 깊이를 느끼게

하는 대목입니다.








큰 배 같은 것을 건조할 때 무사와

축복을 기원하기 위해 기념행사를

하고 축원해주는 것과 정반대로,

오직 파괴와 공포를 위한 기념을

행한 것이니까요.





사우론이 제2시대 말부터 품어온

누메노르의 후예들에 대한 원념은

수천 년 넘게 지속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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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론드가 다가왔다.





지붕은 불에도 타지 않았고 가끔

그것을 끄는 큰 짐승들이 사납게

날뛰다가 호위하는 오르크들을

수없이 짓밟아 쓰러뜨리기도 했지만,

곧 그것들은 길에서 치워지고 다른

오르크들이 그 자리를 메웠다.








그론드가 다가왔다.





북소리는 더욱 세차게 울렸다.





시체의 산을 밟고 끔찍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키가 크고 두건을 썼으며 검은

망토를 두른 기사였다.





그는 천천히 시체들을 밟고 넘어,

날아오는 창들도 신경쓰지 않고

다가왔다.








그는 멈춰 서서 차갑게 빛나는

장검을 뽑아 들었다.





그의 행동은 수비자와 적들 모두에게

두려움을 몰고 왔다.





사람들의 팔은 양옆으로 늘어뜨려졌으며

화살을 쏘지도 못했다.





잠시 동안 모든 것이 정적에 휩싸였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곤도르 공성]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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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성추나 파성탑은 성 안에서 공격하는

방어군의 불화살 공격 등에 손상을

입지 않기 위해 불에 타지 않는 소재를

이용하거나, 물을 먹인 가죽 등으로

전체를 감싸는 등의 대비책을 준비하는데

그론드 역시 그런 대책이 잘 수립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그론드를 끄는 코뿔소와 들소의

믹스 같은, 어쩌면 공룡의 후예

같아 보이는 거대한 짐승은

판타지 장르의 향취를 진하게

풍기지요.





오직 인력과 축력에 동력을 의지할

뿐인 시절의 전투이지만 트롤이라는

존재는 그런 한계를 약간이나마

극복하게 해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멸의 저주를

행하기 위한 대행자로서 나즈굴의

우두머리 마술사왕의 등장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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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이 요란하게 울렸다.





막대한 힘으로 그론드는 앞으로

돌진했다.





그것은 성문 앞까지 이르렀다.








그리곤 허공을 가르며 날아갔다.





도시 전체에 구름 속의 천둥과

같은 무거운 울림이 퍼졌다.





그러나 철문과 강철 기둥은 그

충격을 견뎌 냈다.





그러자 그 암흑의 대장이 등자에서

일어서며 끔찍한 소리로 크게 부르짖었다.





그 소리는 사람의 가슴뿐만 아니라

돌까지도 찢을 듯한 힘과 공포를

동반한 잊혀진 언어였다.





그는 세 번 부르짖었다.





그때마다 거대한 충각이 부딪혔다.





그러자 마지막 돌진과 함께 갑자기

곤도르의 성문은 부서졌다.








마치 어떤 저주에 타격을 받은

것처럼 산산이 부서졌다.





살을 태우는 번개 같은 섬광이

일어나며 문은 땅 위로 조각조각

흩어져 버렸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곤도르 공성]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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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론드의 막대한 파괴력으로도

그 자체만으로는 미나스 티리스의

성문은 쉽게 뚫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우론의 수천 년간 품어온

저주와, 그 대행자인 마술사왕의

한창 기세가 오른 마법은 마침내

그론드의 머리로 성문을 꿰뚫고야

맙니다.








반지전쟁 전체를 통틀어 암흑의

힘이 가장 강성하던 극점의

시기가 바로 이 때가 아니었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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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즈굴의 군주가 안으로 들어왔다.





불을 배경으로 서 있는 거대한 검은

모습이 크나큰 절망의 위협으로

커지며 비쳐 들었다.





아직 어떤 적도 통과한 적 없는

성문의 아치 아래로 나즈굴의

군주가 들어왔고 그의 모습을 본

모두가 도망쳤다.








오직 한 사람만 예외였다.





성문 앞 공지엔 샤두팍스를 타고

간달프가 조용히 서 있었다.





이 세상의 말 중에서 샤두팍스만이

그 공포를 견디며 조용히 움직이지

않고 마치 적막의 거리에 새겨진

조상처럼 침착하게 서 있었다.





“너는 여기 들어올 수 없다.”





간달프가 말했다.








그 거대한 어둠이 멈춰 섰다.





“너를 기다리고 있는 심연으로

돌아가라! 돌아가!





너와 네 주인을 기다리는 무(無)로

떨어져 버려라. 어서 가라!”





암흑의 기사는 두건을 젖혔다.





그러자, 아!








그는 왕관을 쓰고 있었으나

그 아래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 왕관과 망토를 두른,

넓고 어두운 어깨 사이에 붉은

불꽃만이 쏟아져 나왔다.





보이지 않는 입에서 죽음처럼

음산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는 말했다.



“늙은 바보여! 지금은 내 시간이다.



죽음을 보고도 알아채지 못하는가?



이제 죽어라.



쓸데없는 욕설은 하지 말고!”



이 말과 함께 그는 칼을 높이

쳐들었으며 칼날에서 불꽃이

쏟아져 내려왔다.








간달프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저 뒤편

도시 궁정 쪽에서 수탉의 울음

소리가 들려 왔다.



그 수탉은 마법이나 전쟁과는

상관없이 죽음의 어둠 저 너머에서

새벽과 함께 오고 있는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 맑고 쨍쨍하게

울었다.








그러자 마치 거기에 화답하듯

저 멀리서 다른 소리가 들려 왔다.



나팔, 나팔, 나팔 소리들.



민돌루인의 어두운 산 기슭에서도

희미하게 메아리치며 들려 왔다.








북쪽의 커다란 나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로한의 기사들이 마침내 온 것이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곤도르 공성]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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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확장판에서도 마술사왕이

요새 안으로 들어와 간달프와

대치하는 장면은 엄청난 긴박감과

함께 암흑의 힘이 정말로 마지막

방어선을 압도적으로 넘어서는 것

아닌가 하는 공포를 던져줍니다.








간달프와 곤도르에게는 공포의

순간이었겠지만 마술사왕과 그의

주군 사우론에게는 뿌듯한 성취의

시간이었겠지요.



그러나 수탉의 울음소리와 함께

간달프를 끝장내려던 마술사왕의

최후의 한 방은 일단 유예됩니다.



앙그마르와 미나스 모르굴에서

수천년 동안 사우론을 대신해서

대 아르노르&곤도르 공략전을

선두에서 책임져왔던 마술사왕에게

감정을 이입하면 정말 애석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 그리고 뒤를 이은 에오윈과 마술사왕의
대결에서도, 마술사왕은 철퇴를 휘두릅니다.









이 부분 역시 모르고스의 그론드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지요.




엄청난 무게감을 자랑하는 마술사왕의 철퇴는
방패를 산산조각내고 땅을 움푹 패이게 만들
정도의 위력으로 에오윈을 압도합니다.




사우론의 메이스와 마술사왕의 철퇴 모두
암흑의 군주 모르고스의 그론드의 축소 버전
같아 보이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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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공세가 닥쳐왔다.



구릉 앞에 있는 진흙탕 때문에

전진이 지체되자 오르크들은 거기

정지해서 이쪽 수비대를 향해

화살을 퍼부어댔다.



그러나 그들 사이로 야수처럼

울부짖는 대부대의 고르고로스

트롤들이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들은 인간보다 크고 건장했으며

단지 꽉 끼는 뼈 비늘로 짠 옷만을

입고 있었다.








어쩌면 그것은 옷이 아니라

그들의 소름끼치는 가죽인지도

몰랐다.



그들은 검고 큰 둥근 방패와

함께 울퉁불퉁한 손에 무거운

해머를 들고 있었다.








그들은 주저하지 않고 진흙탕으로

뛰어들어 건너오며 고함을 질러댔다.



폭풍처럼 몰려온 그들은 곤도르인들의

수비선으로 뛰어들어 투구와 머리를

가릴 것 없이, 또 팔과 방패를 가릴 것

없이 마치 달구어진 쇠를 내리치는

대장장이처럼 마구 해머를 휘둘러댔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마지막 회합]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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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에서는 마술사왕만 성문 안으로

성큼성큼 말을 타고 들어오고 이를

간달프가 요격하지만, 영화에서는

그론드로 깨부순 성문이 열리면서

올로그하이 트롤의 대군이 돌격해

들어옵니다.








소설에서는 모르도르의 입구 검은문

앞 모란논 평원에서 펼쳐진 전투에서

대규모의 고르고로스 트롤이 참전하는

풍경이 영화에서 성문 안 전투 풍경과

거의 흡사합니다.



이 올로그하이 트롤은 오크로 치면

우르크하이 버전인 셈으로,

햇빛에 약하고 머리가 나빠서

별도의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일반 트롤을 개량한 신개념

트롤입니다.



거기에 살육을 위한 검은

지혜가 더해졌지요.



방패와 쇠망치를 휘두르며

뼈 갑옷으로 무장한 이들

트롤의 위력은 영화에서

엄청난 위용을 자랑합니다.



※ 모란논 전투에서 아라고른이

죽을 뻔 한, 거대한 전투 트롤과의

사투는 제1시대에 모르고스와

결투를 벌였던 핑골핀 대왕의

모습을 재연한 것으로 보입니다.








쓰러져 발에 밟히자 단검으로

발을 찌르는 모습까지 핑골핀과

모르고스의 대결 판박이이니까요.



원래 그 장면은 육신을 거의

갖춘 사우론과 아라고른의 대결

장면이 되었어야 할 컷이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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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라힐이 다시 물었다.



“성문이 파괴되었습니다.



다시 보수할 기술자들을 지금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요?”



그러자 아라고른이 말했다.








“다인의 왕국 에레보르에 그런

기술이 있소.





우리의 희망이 소멸돼 버리지

않는다면 그 때 내가 그 산의

기술을 요청하러 글로인의 아들

김리를 보내겠소.








그렇지만 사람이 성문보다는

나을 거요.



만일 사람들이 탈주한다면 적에

대항하는 데 성문이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겁니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마지막 회합]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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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렌노르 전투가 끝나고 아라고른

일행이 암흑의 요새로 진군하기 전,

미나스 티리스 방어를 논의할 때

성문은 어찌하리요? 하는 물음에

아라고른은 믿는 구석을 얘기합니다.



그의 풍부한 경험과 학식이 있기에

가능한 대비책이었겠지요.



그리고 그 계획은 현실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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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나무와 분수로 가득 차고

성문은 미스릴과 강철로 주조되었으며

거리는 흰 대리석으로 포장되었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섭정과 왕]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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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로 만든 성문이 뚫린 경험

때문인지 성문 재질에는 미스릴이

보강됩니다.



당시 모리아 함락으로 인해 더

추가로 미스릴 채광이 불가능한

점과, 금은보다 훨씬 비싸게

치러지는 미스릴의 가치로 볼때

미나스 티리스의 거대한 성문을

전부는 아니라도 일부 보강재로

미스릴을 사용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3시대 말, 미스릴의 가치는 요정
왕자를 위한 쥬니어 버전의 미스릴
갑옷만으로도 샤이어 전체의 가치보다
더한 지경이었다는데, 그걸로 성문을
제작하다니 도데체 어디에서 그 많은
미스릴를 수급하고 값을 치른 것일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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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론의 몰락 후 김리는 에레보르의

난쟁이족 일부를 남쪽으로 데리고 가서

찬란한 동굴의 영주가 되었다.



그와 그의 백성들은 곤도르와

로한에서 위업을 이루었다.








그들은 마술사왕이 파괴해 버린

미나스 티리스의 성문을 미스릴과

강철로 다시 주조한 것이다.



<반지의 제왕 - 해설편>

[왕과 통치자들의 연대기 - 두린 일족]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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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보르의 난쟁이 기술로 김리가

지휘해 재건한 미나스 티리스의

성문은 이제 정말 난공불락의 것이

되었겠지요.



그러면 그론드의 운명은?



글쎄요.



강철이 아깝기는 한데

파멸의 저주가 깃든 것이라

녹여서 농기구로 만들기도

좀 애매했을 것 같습니다.



치우는 것만 해도 워낙에

크고 무거워서 쉽잖은

노릇이었을텐데......



아쉽게도 그론드의 운명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by 붉은10월 | 2015/01/18 17:45 | 아르다 백과사전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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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알렉세이 at 2015/01/18 19:08
통짜 강철로 만든 문이 돌로 만든 성벽보다 약했다니 참 아이러니하군요.=ㅂ=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1/18 19:11
누메노르로부터 유구하게 전승되어온 두네다인의
오파츠 기술력입니다용.

오르상크 탑과 미나스 티리스 성벽 이 2개가 대표적이죠.

쇠도 뜯어부수는 엔트의 힘으로도 오르상크는 석벽에
흠집이 안 났으니까요.

펠렌노르 전투 때도 자세히 보면 사우론 대군의 투석기
공격에도 나무구조물이나 원래 석벽에 덧댄 건물들만
파손될 뿐, 성벽 자체는 끄떡안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사우론 군대로서는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겠지요.

올디스 벗 구디스인거죠...
Commented by 블랙하트 at 2015/01/18 20:35
모르고스와 핑골핀의 대결 장면을 보고 떠오른건데 존 번연의 소설 '천로 역정' (天路歷程, Pilgrim Progress)을 읽어보신적 있으신지요?

작품자체는 풍자와 비유로 이루어진 종교소설이지만 곳곳에 있는 판타지적 요소는 종교적 관심이 없어도 꽤나 읽을만 하더군요. 주인공이 악마 아폴리온과 싸울때의 묘사는 반지의 제왕을 알기 전까지는 저에게 있어서 최고의 판타지 대결 장면이었습니다. (삽화가 한몫 한거지만)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1/18 21:11
나름대로 고전 소리 듣는 작품들은 겉핧기로라도 죄금씩
보자는 주의라서 심지어 책도 갖고 있네요 ^^

제목부터 RPG 어드벤쳐스러운 작품이잖습니까 호호
Commented by 뿌잉뿌잉 at 2015/02/26 03:29
영화상에서 미나스티리스는 1층만 함락된게 아닌걸로 보입니다. 올로그하이가 쇠망치로 문두드리고 나즈굴이 날아다닐때 카메라가 잠깐 미나스티리스를 위에서 잡는 씬이 있는데 거의 꼭대기층까지 밀린상태로 보이네요. 곤도르 수비군 숫자도 성문방어하러 갈땐 많아보였고 간달프가 2층으로 퇴각하라!할때도 꽤 많은데 맨위에 설명한씬에선 소수만 남아있고요. 물론 영화는 카메라가 찍어내고자하는것만 담아내니 이런건 따질필요없이 감독이 전하고자하는 것만 잘 전달하면 그걸로 땡이지만요ㅋㅋ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2/26 06:55
그게 자세히 보면 막상 최대로 밀린게 2층 문입니다.

원작에서도 1층만 돌파된 걸로 나오고 피터 호빗이
아닌척 하면서도 원작 파괴는 최대한 지양하기도 하구요.

미나스 티리스가 여러 군데로 각개 구획된 요새도시라
문 하나하나는 일부러 작게 만들어둔 측면도 있구요.

문 하나를 돌파해도 다음 문은 거의 정반대편으로 빙
돌아가야 되는 특이한 구조인 점도 감안해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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