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R] 빌보의 도토리, 샤이어의 말로른




<다섯 군대 전투>에서 용의 저주로

완전히 타락해 가는 참나무방패를

보는 심정은 “비극의 탄생” 바로

그 자체였습니다.



원작에선 그저 ‘원래 난쟁이들은

황금에 대한 탐욕이 쩔어요 ~ ’

정도로 처리되던 소린의 변모가

실감나게 느껴졌기 때문이지요.




그저 탐욕 때문이 아니라

절대반지가 그 반지를 소유한

이들에게 그들이 가장 절실하게

바라는, 단지 개인의 이기심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연민과

자신이 짊어진 책임을 다하기

위한 선의를 욕망으로 바꿔버리는

그런 식의 유혹에 넘어가는...





그러나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래도 소린이라면 어떻게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덧없는 희망을 가져다주는

마지막 기회가 바로 보석을

숨긴 것으로 의심했던 빌보

(실은 숨긴 게 맞았지만요)

를 취조하다가 그의 손에서

도토리 한 알을 발견하고는

픽 웃으며 표정이 바뀌던

그 순간이었습니다.





빌보는 베오른의 정원에서

주워온 도토리 한 알을

소린에게 보여주면서,

모험을 무사히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간다면

자신이 소린과, 그리고

난쟁이들과 함께했던

추억을 기념해 도토리를

심고 나무로 자라는 것을

바라보며 그 시절을 회상할

것이라는 답변에 소린의 표정은

온화해지고 우리는 그가 죽음

직전까지 이후로 볼 수 없을

소린의 행복한 표정을 보게

됩니다.





※ 물론 그 직후 호수마을

피난민들이 너른골의 폐허로

모여들고 있다는 이야기에

다시 조상의 보물을 지키려는

집착으로 돌아서고 맙니다만.




소린은 임종 때 빌보에게

‘누구나 황금보다 고향을

더 귀하게 생각한다면 세상은

더 살기 좋아질텐데...’라는

뉘우침과 사과를 남깁니다.





그리고 빌보는 그 도토리를

간직한 채 고향으로 향하게

되지요.




비록 극장판에서는 볼 수

없었습니다만 그는 고향집에

돌아가서 그 귀한 도토리를

소중하게 심었을 것이고,

그 도토리는 아마 60여 년이

훌쩍 지난 그의 111번째

생일 잔치 때 그가 연설하던

배경이 된 잔치나무로 자랐을

것입니다.





그리고 빌보는 그가 소린과

함께했던 기억들을 매일매일

쳐다보며 추억했겠지요.





그리고 잔치나무를 뒤로 한

채 빌보는 노년에 다시 모험을

떠났고 그가 남긴 유산 중

가장 귀중하고 가장 위험한

절대반지를 파괴하는 모험은

그의 양자 프로도와 원정대의

몫으로 넘겨집니다.




※ 물론 모험왕 빌보는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자기가

반지를 갖고 모르도르로 달려갈

각오를 밝히기도 했지만요.




그리고 원정대는 간달프를

잃은 채 모리아를 탈출해

로스로리엔에서 찰나의 휴식을

가진 뒤 다시 원정을 떠납니다.





이때 로스로리엔의 영주

켈레보른과 갈라드리엘에게

원정대원 각각은 귀중한 선물을

받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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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사랑하는 키 작은

정원사께는 아주 작은 선물을

준비했지요."




그녀는 뚜껑에 은빛 룬 문자

하나가 새겨진 것 외에 별다른

장식이 없는 평범한 작은 회색

나무상자를 그의 손에 쥐어

주었다.





"이것은 갈라드리엘을 의미하는

G인 동시에 당신네 말로 정원을

뜻하기도 합니다.




이 상자에는 나의 과수원에서

가져온 흙이 담겨 있으며,

그 위에는 내가 베풀 수 있는

모든 축복이 내려졌습니다.




이것은 당신의 길을 인도하거나

위험을 막아 주지는 못 합니다.




다만 이것을 무사히 보관해

고향에 가져갈 수만 있다면

그때는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당신의 고향이 온통 황량한

폐허가 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 흙을 뿌리면 당신은

가운데땅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게 될 겁니다.





그러면 갈라드리엘을 생각하게

될 것이고, 또 당신이 겨울에밖에

보지 못한 이 로리엔의 아름다움을

멀리서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봄과 여름은

지나갔고, 이제 이 땅에서는

오직 기억에만 남아있을 것입니다."





샘은 귀밑까지 빨개져 상자를

받고는 들릴까 말까 한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공손하게

절했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로리엔이여 안녕]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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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반지전쟁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샤이어 전투가 생략이

되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각색이

되어 사라져버렸습니다.





하지만 정말 안타까운 부분이지요.




이미 샘은 곁눈질로 프로도가

갈라드리엘의 거울을 볼 때

자신의 두 눈으로 샤이어의

위기와 비참함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갈라드리엘은 그러한

시련에도 불구하고 당대 가장

강력한 요정의 권능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선물을 주는

것입니다.




거울을 통해 본 샤이어의 위기

--->

위기를 극복할 용기와 선물

--->

위기를 물리친 뒤 재건과정




완벽하게 하나의 완결구조를

가진 이 에피소드는 불완전한

재현으로 영화에서 끝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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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반지는 그의 의지와 이성을

갉아먹으며 샘을 유혹하고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무수한 환상이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났다.





위대한 영웅 샘와이즈가 불칼을

들고 암흑의 땅으로 진격하고

있었다.




뒤에는 무수한 군사들이 따르고

있었으며 바랏두르는 전복되고

말았다.




다음 순간 구름이 걷히고

밝은 태양이 빛났다.




 

그의 명령에 따라 고르고로스

계곡은 꽃과 수목의 동산이

되어 열매를 맺었다.





이제 그는 절대반지를 끼고

자기 것으로 만들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면 모든 일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시험의 순간에 샘이

의연하게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프로도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의 내면 깊숙한

곳에는 소박한 호빗다운

분별력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




설사 그러한 환상이 자신을

기만하는 속임수가 아니라

할지라도, 샘은 자신이 그러한

짐을 감당할 만한 큰 인물이

아님을 마음 깊이 알고 있었다.





다른 이들에게 명령하여 가꾸는

왕국만큼 큰 정원이 아닌, 자기

손으로 가꿀 수 있는 작은 뜰의

자유로운 정원사, 그것이 그가

바라는 바였고 또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이라 여겼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키리스 웅골 탑]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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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선 샘이 프로도가 쉴롭에

당한 뒤 다시 키리스 웅골로

끌려가 포로가 된 상황에서

아주 잠깐 절대반지를 수중에

지닌 것으로만 묘사됩니다만,

실제로 샘은 절대반지를 손에

끼어보기도 했었습니다.





단 한번, 시험삼아서였지만요.




그러나 그 찰나의 순간만으로

절대반지는 샘이 가장 절실히

바라는 희망을 욕망으로 치환해

버리는 위력을 발휘합니다.





모르도르를 물리치고 그 황량한

땅을 꽃과 나무가 가득한 정원으로

바꾸는 위업이지요.




뼛속까지 정원사인 샘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유혹이란 그런

것이었지요.





그러나 위대한 샘은 그 유혹을

극복해냅니다.




정원사란 남을 부려서 으리으리한

정원을 자랑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기 손으로 자연과, 식물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니까요.





그렇게 그는 가운데땅에서 가장

위대한 정원사로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나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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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가 그들 인생에서 가장

슬픈 시간이었다.




앞에는 거대한 굴뚝이 솟아

있었고 강을 건너 옛 마을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 새로

지은 조잡한 집들 사이로

역시 새로 지은 방앗간이

찌그러지고 더러운 모습으로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 거대한 벽돌 건물은

시냇물 위에 자리를 잡은 채

연기와 악취를 뿜으며 물을

오염시키고 있었다.




강변마을 가로의 나무들은

모조리 베어지고 없었다.




그들은 다리를 건너 언덕을

올려다보곤 놀라 숨을

멈췄다.





샘이 거울에서 본 환영도

지금 그들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대한 마음의 준비로선

충분치 못 했던 것이다.




서쪽 편의 옛 농장은 부서졌고,

그 자리엔 타르 칠을 한 헛간들이

일렬로 늘어섰으며 울창하던

밤나무는 몽땅 베어졌다.




제방과 울타리도 모조리

쓰러져 있었다.




풀도 없이 짓밟힌 들판에는

커다란 수레들이 제멋대로

서 있고 골목아랫길은 뻥하니

입을 벌린 모래와 자갈의

채석장이 되었다.




그 너머 골목쟁이집은 여기저기

멋대로 세운 오두막들 때문에

보이지 않았다.




“놈들이 그걸 베어 버렸어!




‘잔치나무’를 베어 버렸단 말이야!”




샘은 이렇게 소리치며 예전에

빌보가 고별 연설을 할 때

그늘이 되어 주었던 나무가

서 있던 곳을 가리켰다.





나무는 베어진 채 들판에

나동그라져 있었다.




마치 이것이 불행의 마지막

타격이기라도 한 듯 샘은

울음을 터뜨렸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샤이어 전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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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도와 샘이 갈라드리엘의

거울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미

봤던 샤이어의 몰락은 그렇게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이 되어

있었습니다.





샤이어를 괴롭히던 악당들은

호빗들을 궐기시켜 치른

바이워터 전투에서 패배해

모두 포로가 되거나 죽임을

당했지만 그들이 불과

반년여 만에 이뤄낸 파괴의

성과(?!)는 이렇게 지대한

것이었지요.





또한 영화에서와는 달리,

온 세상을 뒤흔든 거대한

전쟁 와중에도 세상의 고통을

겪지 못했던 샤이어는 이렇게

뒤늦게 전쟁의 참화를 약간이지만

겪게 됩니다.





톨킨다운 교훈극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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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도와 그 동료들만이 계속

걸어가 마침내 과거 사랑했던

옛 집에 도착했다.




정원에는 오두막과 헛간들이

세워져 있었고 어떤 것들은

서쪽 가까이 세워져 햇빛을

차단하는 것들도 있었다.




도처에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문은 온통 흠집투성이였고

초인종은 사슬이 풀린 채

늘어져 소리마저 나지 않았다.




노크를 해도 아무 대답이

없었다.




기다리다 못 해 문을 밀자

문은 그냥 열렸다.




집 안은 냄새가 고약했고

오물로 가득 차 엉망진창이었다.




오랫동안 아무도 살지 않은

듯 했다.




“여긴 모르도르보다 지독한데요.




훨씬 더 지독해요.




가슴이 아프군요.




여긴 내 고향이고 난 예전의

아름다웠던 모습을 아직도

생생하게 다 기억하는데.”





“여기가 바로 모르도르라네.




모르도르가 만들어 낸

작품이니까 말이야.





사루만은 스스로를 위해 일을

꾸미고 있다고 생각할 때조차

사실은 모르도르가 원하는

짓을 하고 있었던 거야.




로소처럼 사루만에게 넘어간

자도 마찬가지지.”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샤이어 전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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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쟁이집의 아름다웠던

모습은 이제 지저분한 시궁창이

되어 있었습니다.




탄식하는 동료들에게 프로도는

사우론과 사루만, 그리고 어쩌면

그의 주인 모르고스에까지 이르는

암흑의 권능의 한계를 깨닫게 해

줍니다.





모르고스는 ‘힘으로 일어선 자’

멜코르라 불리던 때부터 발라들

중 가장 강력한 권능을 지닌

자였으나 시기심과 질투로

비뚤어진 인격이 된 후 그는

아무것도 새로운 것을 창조할

힘을 잃어버린 채 오직 이미

만들어진 아름다운 것들을

부수거나 훼손하고 빼앗아

일그러뜨리는 데에만 그가

가진 권능을 발휘할 수

있는 반쪽짜리 존재가 되어

버렸으니까요.





그렇지만 너무나도 강대한

‘세상의 검은 적’ 모르고스의

잔불을 물려받은 자 사우론과,

그런 사우론을 따라하고자 한

사루만 모두 그러한 모르고스의

한계를 고스란히 지니고 있었고,

특히 아류의 아류인 셈이었던

사루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싸구려 베끼기 수준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었습니다.





결국 모든 힘을 잃어버린

사루만이 해낼 수 있는 복수란

고작 평화로운 샤이어를 망가뜨리고

그 황폐를 즐기는 것 뿐이었지요.





그리고 원작에서처럼 그는

비참한 죽음을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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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 작업은 급속히 진행되었고

샘은 아주 바쁘게 뛰어 다녔다.




호빗들은 필요할 때면, 그리고

의욕이 생기면 꿀벌처럼 열심히

일할 수 있었다.




작지만 민첩한 호빗 소년소녀들의

손 뿐 아니라 노인들의 닳고

각질이 있는 손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대의 호빗들이 기꺼이

일손을 제공했다.




율(샤이어력에서 한 해의

첫날과 마지막날, 이 이틀은

어느 달에도 속하지 않는다)이

되기 전에 ‘샤르키의 경호원’

들이 지었던 오두막과 건물들은

벽돌 한 장 남지 않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그 벽돌들은

오래 된 토굴집들을 좀 더

안락하고 건조하게 복구하는

데 사용됐다.





헛간과 광, 버려진 토굴,

그리고 특히 큰말의 지하도와

옛 채석장에서 악당들이 숨겨

놓았던 많은 양의 음식과

맥주가 발견되었다.




그래서 그 해 율은 기대했던

것보다도 훨씬 활기에 넘쳤다.




새 방앗간을 헐어 내기 전에

호빗골에서 행해진 첫 번째

일은 언덕과 골목쟁이집 주위를

정리하고 골목아랫길을 복구하는

것이었다.





새로 생긴 모래 구덩이의 앞

부분은 평평하게 다듬어져

커다랗고 그늘진 정원이

되었고, 뒤로는 언덕을

향하고 앞으로는 남쪽을

향하는 새 굴들이 파졌다.




샘의 아버지는 세 번째

굴집을 다시 갖게 되었다.





그는 누가 듣건 상관하지

않고 이런 말을 했다.




“항상 말했듯이 말이야,

아무리 역풍이 분다고

해도 누군가에게는 이익을

가져다주는 법이야.




그리고 끝이 좋아야 비로소

잘된 일이지.”




새로 난 길에 어떤 이름을

붙여야 할지 토론이

벌어졌다.




‘전투의 정원’이라는 안도

있었고, ‘더 나은 스미알’

라는 안도 있었다.




그러나 양식을 갖춘 호빗들이

응당 그렇게 해왔듯이 그것은

얼마 후 그저 ‘새 길’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것을 ‘샤르키의 종말’이라고

부르는 것은 순전히 강변마을

주민들의 농담이었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샤이어 전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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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련을 마치고 새롭게

재건 도상에 오른 샤이어는

활력으로 가득 찹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구세대는

이선으로 물러앉고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들이 활약하게

되지요.





그러나 모든 세대는 합심해서

고향 재건에 힘을 합치는데

이런 대목은 아마 톨킨이

직접 체험했던 2차 대전 후

파괴된 조국을 재건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과 합의

(그 결과로 영국의 전후

복지국가 체제가 완성되었지요)

의 기억을 대입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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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로 나무가 가장 큰

손실을 입었다.




샤르키의 명령에 따라

샤이어 전역에서 나무들이

무자비하게 베어졌던 것이다.





샘은 무엇보다도 이것을

슬퍼했다.




왜냐하면 이 손실은 복구하는

데만도 오랜 세월이 걸릴

것이고, 그의 증손자 대쯤

가야 샤이어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몇 주 동안 너무도 바빠

지나간 모험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갈라드리엘의 선물을 기억했다.





그는 그 상자를 꺼내 다른

여행자들(호빗들은 그들 일행을

이렇게 불렀다)에게 보여 주며

조언을 구했다.




“자네가 언제쯤 그것을

생각해 낼지 궁금했지,

열어 보게.”




프로도가 말하자 샘은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부드럽고 미세한

회색 가루들이 가득 들어

있었고, 중앙에는 은빛 결이

있는 작은 호두처럼 생긴

씨앗이 하나 있었다.





“이것으로 무얼 할 수 있을까요?”




샘이 말하자 피핀이 제안했다.




“바람 부는 날 공중에다 뿌리고

어떻게 되는지 놔두지요.”




“어디에다가?”




이 말에 이번에는 메리가 대답했다.




“한군데를 골라서 그곳 식물들이

어떻게 되나 보지요.”




“하지만 이렇게 많은 주민들이

고통을 당했는데 이걸 모두

내 정원에다 뿌리면 갈라드리엘이

좋아하시지 않을 텐데요.”




이번에는 프로도가 말했다.




“샘, 자네가 가진 모든 기지와

지혜를 다 이용해 보게.




그리고 나서 해놓은 일을

향상시키는 데 그 선물을

사용하게나.




그것도 아주 아껴서 말이야.




많지는 않지만 하나하나가

다 가치 있는 걸 거야.”




샘은 특히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나무가 있던 곳들을 찾아다니며

묘목을 심고 흙 속 뿌리에 그

귀중한 가루를 조금씩 뿌렸다.





그는 이 일을 하느라고 샤이어

전역을 오르내렸는데, 그가

호빗골과 강변마을에 특히

관심을 쏟았다고 해서 비난할

이는 아무도 없었다.




마침내 미량의 가루밖에

남지 않았다.




샘은 이 남은 가루를 샤이어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삼파딩

경계석으로 가서 축복을 하며

공중에 날렸다.




그 조그만 은빛 씨앗은 과거

정자목이 있던 잔치 정원에

심었다.





그리고 그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궁금했다.




겨우내 그는 가능한 한

참을성을 발휘했지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끊임없이 나가 보고

싶은 마음을 억제하느라

힘들었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샤이어 전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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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루만은 그 자신이 아이센가드에서

고대의 잊혀진 권능을 여봐란 듯

무시하면서 저질렀던 숲과 나무의

파괴를 샤이어에서도 고스란히

저질러놨었습니다.




정원사 샘의 상실감은 정말

엄청난 것이었겠지요.




나무란 그렇게 쑥쑥 금방 자라는

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결국 그는 유사시를

대비한 갈라드리엘의 선물을

기억해내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이것을 어떻게 잘 써먹을까

고민하고 조언을 구합니다.




프로도의 조언은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였습니다.




스스로의 지혜와 노력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한 뒤에

그 선물을 공정하게 활용하란

것이었지요.




그리고 샘은 아주 약간의

사심은 있었을지언정 공정하게

온 샤이어를 누비며 선물을

분배하게 됩니다.




그리고 두근두근거리며 그

결실을 기다리게 되지요.





온 샤이어의 나무를 재건하기

위한 샘의 분투는, 훗날 그가

샤이어를 이끌 지도자가 될

것이란 미래를 예언하는 것이기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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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자 그가 바라던 것

이상의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의 나무들은 마치 시간이

촉박해서 20년 동안에 할

일을 1년에 다 하려는 듯

싹을 틔우고 자라나기 시작했다.





잔치 정원에는 아름답고

싱싱한 나무가 솟아 올랐다.




그 나무는 은빛 껍질과 기다란

잎사귀를 가지고 있었고 4월이

되자 황금빛 꽃망울을 터뜨렸다.




그것은 말로른이었고 인근에서

가장 불가사의한 나무로 여겨졌다.





후에 더욱더 아름답고 품위 있게

자라나 그 나무는 널리 알려졌으며,

그것을 보기 위해 긴 여행을 해오는

이들도 적지 않게 되었다.




산 서쪽과 바다 동쪽에 있는

유일한 말로른이었으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무들 중 하나였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샤이어 전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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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드리엘이 선물로 준

상자 안에 들어 있던

로스로리엔의 비옥한 숲의

흙들은 로리엔이 그랬던

것처럼 시간의 흐름을

자유자재로 바꿔놓았고,

그 커다란 도토리 같은

씨앗은 바로 가운데땅

어디에도 나눠준 적이

없었던 말로른 나무의

그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잔치나무는 새롭게

그리고 위대하게 부활했고,

샤이어에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어 외화벌이에도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믿으면 골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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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른 Mallorn




안개산맥 동쪽을 흐르는 은강

기슭에 가운데땅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나무들이 자라는 숲이

있었다.




그 나무는 말로른으로서,

은빛 나무껍질에 황금빛 꽃을

피웠으며 가을에서 봄 사이의

기간에는 잎마저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태양 제3시대에 이 숲은

황금숲이라 불렸으며,

‘꿈꾸는 꽃들의 땅’이라는

뜻으로 로스로리엔이라고도

불렸다.




이 숲은 요정의 힘의 보호를

받아 사악한 존재들이 범접할

수 없는 안전한 은신처가

되었으며, 가운데땅의 다른

어느 지역에서보다 말로른이

더 번성하고 잘 자랐다.





켈레보른 왕과 갈라드리엘 여왕이

다스리는 요정왕국 요정들이

이 곳에 살았다.




그들은 갈라드림이라고 했다.




갈라드림은 말로른 나무의 품속,

우듬지 가까이 굵은 줄기가

갈라지는 곳에 탈란 혹은

플렛이라 불리는 그들의 집을

짓고 살았다.




로스로리엔은 진정 나무의

왕국이었으며, 그 시대 다른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는

황금빛 요정의 힘의 광휘가

빛나는 곳이었다.





<톨킨 백과사전>

(데이비드 데이 저, 해나무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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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콰이어 같은 거목이

황금빛으로 빛난다고 생각하면

말로른 나무의 광휘가 실감이

되지 않을까요.





또한 이 부분은 이제 곧

갈라드리엘은 서쪽으로 떠나고,

켈레보른은 새 영지 동 로리엔에

자리를 옮겨 서서히 쇠퇴해져

사라져버릴 황금숲 로스로리엔과,

그곳에 거했던 요정들의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왕국의 기억을 이곳

샤이어에서 남겨두려는 배려였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제 갈라드리엘은 곧 떠나야

할 운명이지만, 가운데땅에서

앞으로도 번성할 종족들에게

자신과 자신의 종족들이

이 땅에서 분투했던 역사와

그들이 존재했다는 기억을

남겨두고 싶었던 것이겠지요.





샤이어가 현재의 영국이

산업혁명 이전에 경험했던

목가적 풍경의 가장 이상적인

예로 제시된 것이라면,

잊혀진 시대에 요정들이

이룩했던 찬란한 성과는

후대의 인간들에게, 특히나

영국인들에게 아주 약간이나마

남겨졌을 것이라는 톨킨의

사심이 귀엽게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 부분은 식목일마다

어디선가 상영되는 걸작 애니,

프레데릭 벡 감독의 명작

“나무를 심은 사람”과 그 원작인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

에서 한 양치기가 무분별한

벌목으로 황폐화된 골짜기를

온전히 그 개인의 노력으로

나무를 심어 마침내 풍요로운

계곡으로 만들어낸 ‘기적’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입니다.

(원작과 애니는 꼭 한번 보세요.

두 번 보시고 세 번 보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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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어의 1420년은 정말

경이로운 한 해였다.




시기에 맞춰 완벽할 정도의

햇살이 내리쬐고 달콤한

비가 내렸을 뿐 아니라 그

이상의 무엇이 있는 것

같았다.





생성과 풍요의 분위기가

그득했으며, 가운데땅에서

반짝이다 사라져 가는

여름의 아름다움을 능가하는

아름다운 빛이 감돌았다.





그해에 태어나거나 잉태된

아이들은(그 어느 해보다

아이들이 많이 태어났는데)

모두 아름답고 건강했으며

대부분 이전의 호빗들에게는

드물었던 황금빛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다.





과일이 풍성하게 수확돼

어린 호빗들은 딸기와

크림으로 목욕을 할 지경이었다.




그들은 자두나무 아래 잔디에

앉아 한번 먹기 시작하면 조그만

피라미드 돌더미를 만들고서야

일어났다.




그건 마치 정복자가 적의

머리를 쌓아 놓은 모습

같았다.





병에 걸린 이도 없었으며

풀도 너무 잘 자라 제초를

담당한 호빗을 제외하곤

모두 좋아했다.




남파딩의 포도나무는 열매로

가지가 축 늘어졌으며 연초

생산량 또한 놀랄 만했다.




모든 곳에서 곡물이 많이

수확되어 추수기에는 헛간마다

빈 공간이 없었다.





북파딩의 보리는 특히 훌륭해

1420년산 맥주는 오랫동안

기억되었고 하나의 전설이

되었다.




실제로 한 세대가 지난 후

한 노인이 주막에서 맥주

한 파인트를 마시고는

한 숨을 쉬며 ‘1420년산

맥주는 정말 훌륭했어.’

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샤이어 전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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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 버전의 지상낙원이

그 해에 펼쳐집니다.





이해에 태어난 샘과 로지의

딸 ‘아름다운’ 엘라노르는

호빗 최고의 미녀로 명성이

자자했고, 전후 베이비붐

세대가 탄생합니다.




‘0000년 산 전설의 와인’에

못지 않은 1420년산 맥주는

샤이어 애주가들의 창고에

비장된 채 기념해야 할만한

날에만 한 병씩 개봉되곤

했겠지요.




자라나는 아이들이 배불리

먹고 무럭무럭 클 수 있는

환경이란 게 샤이어에서는

최상의 가치라는 점은

오늘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잊혀지고 있는

덕목이 아닐런지요.





비록 대영제국은 2차 대전의

승전에도 불구하고 그 찬란한

역사에 마침표를 찍고 점점

왜소해져 갔지만 톨킨의 머릿속

영국의 전후 부흥은 이렇게

소설에서 샤이어의 재건으로

형상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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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샘와이즈.

당신이 내 선물을 훌륭하게

사용했다는 걸 알고 있어요.

이제 샤이어는 전보다 축복받고

사랑스러운 곳이 될 거에요.”



샘은 절을 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가 이렇게 아름답다는

사실을 그는 잊고 있었던

것이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회색항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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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위대한 정원사가 된

샘은 다시 갈라드리엘과 재회해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갈라드리엘은 그녀의 시험이

성공해 훌륭한 정원사가 된

샘과, 그녀의 선물이 가치있게

잘 쓰여졌다는 보람을 간직한

채 바다를 건너게 되었구요.





빌보가 간직한 베오른 정원의

도토리는 적어도 제 마음 속에선

잔치나무로 자라났고, 빌보와

프로도는 그 나무를 보면서

일생을 보냈으며, 사루만에

의해 비록 무참히 베어졌지만

그 나무는 말로른으로 다시

환생해 샤이어를 지켜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피터호빗이 <반지의 제왕>
마지막 부분에서 모든 것[반지전쟁]이
샤이어에서 시작된만큼 마무리도
샤이어에서 끝내는 귀결을 훼손한 데
대한 작은 선물로 <호빗 : 다섯군대전투>
마지막에 이 도토리가 잔치나무로 자라나는
것을 삽입해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확장판 출시를 기다리는 셈이지요)


마치 발라의 나무들이 겪은

역사의 축소판처럼 말이지요.





※ 발라의 나무들은 온 세상을

비추었지만 이 나무들의 권능을

시기 질투한 모르고스에 의해

사주를 받은 여왕거미 웅골리안트가

나무를 죽입니다.



※ 하지만 나무의 잔해에서

해와 달이 만들어져 다시

세상을 비추게 되었고,

발라 야반나가 엘다르에게

선물한 빛의 나무와 꼭 닮은

갈라실리온은 그 묘목이 훗날

엘다르에 의해 누메노르에

전해져 ‘흰 나무’ 님로스가

되었으며 이실두르가 목숨을

걸고 사우론에 의해 곧 파괴될

님로스의 묘목을 구해온 것이

바로 곤도르의 ‘흰 나무’이니까요.



이렇게 중간계 전체의 역사를

아우르는 발라의 나무들과

그 후손들의 역사는 샤이어에서

작지만 고스란히 재현되었습니다.


by 붉은10월 | 2015/02/06 13:33 | 아르다 백과사전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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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Oryn. at 2015/02/06 16:21
외화벌이...ㅎㅎㅎ
어렸을 땐 어째선지 저런 나무에 올라가보는게 소원이었는데요... 저런 나무가 흔치 않아서 실패했던 경험이 있네요 =.= 아마 이젠 어린 나이가 아니어서 저런 나무에 올라갔다간 유투브에 올라오겠지만요(...).
영화 속에 재현된 로스로리엔도 아름다웠지만 샤이어를 보지 못한 게 아쉽네요.
그리고... 오늘도 케이트 언니는 아름답네요 호호.
Commented at 2015/02/06 17:14
비공개 답글입니다.
Commented by 바람뫼 at 2015/02/06 17:06
샤이어에 말로른이 자랐다는 이야기를 들은 아라고른이 "그거 직접 보고 싶군"이라고 아쉬워하지 않았을지...ㅎ

말씀하신 아이센가드도 그렇고 사우론은 어렸을 때 나무에서 떨어진 게 틀림없습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녹음을 싫어하지 -ㅇ-

처음 영화화 된다고 했을 때는 좋아했는데 호빗 영화는 너무 어두워서 못 보겠더라고요. ~_~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2/06 17:10
1. 왕님께서는 로스로리엔에서 말로른을 종종 보셨을테니
그나마 좀 아쉬움이 덜하실 것 같습니다.

2. 과학과 진보의 미명하에 시커멓고 우중충한 콘크리트
더미를 양산하는 현대기술문명에 대한 톨킨의 분노가
느껴지는 부분 아니겠습니까 컹컹

3. 호빗 영화가 그렇게 어두웠나요 ㅇ.ㅇ:::
Commented by 알렉세이 at 2015/02/06 23:00
굴집은 보면 볼수록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한 그런 최고의 집처럼 보입니다.

갈라드리엘의 선물은 샘에게 그야말로 최고의 선물이었군요. 뭐랄까 효과가 와방 좋은 비료 이상의 흙?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2/06 23:17
시공간을 압축한 황금숲의 흙인만큼 그 효능은
일반 건빵 대비 렘바스보다 더하면 더하지 못하진
않을 것입니다.

굴집의 경우 오크의 굴과는 다르다! 다르다는!!
이라고 톨킨옹께서 수차례 서술하신 만큼 연상되는
이미지에서 좋은 부분만 빼어서 구성한 것이라
봐야겠지요.

갈라드리엘은 미래를 예견해 맞춤형 선물을 주시었으며
거기에 자기가 떠나고 곧 사라질 로스로리엔의 기억을
가운데땅에 남기려는 목적도 있으셨다고 봐야 하므로
여덟 원정대원(간달프 빼고)에게 하사하신 것들 중
프로도에게 선사한 에아렌딜의 별빛이 단기적으론
가장 유용한 셈이지만 도움의 스케일로 봐서는 샘에게
가장 큰 축복을 내린 게 맞다고 봅니다.
(왕님의 요정석은 이미 외손녀딸에게 받으셨으니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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