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R] “일몰의 창”, 헨네스 안눈

 



<두 개의 탑>에서 프로도와 샘

(그리고 골룸) 일행은 이실리엔

지방에서 토끼찜을 해먹던 중에

무막(올리펀트)과 동부인의 군대를

목격합니다.




샘이 입을 쩍 벌리고 올리펀트를

구경하는 동안, 어느새 숲속에서

매복하고 있던 군대가 동부인을

습격해 전투가 벌어지고 자리를

피하려던 프로도 일행은 그들

숲속의 군대에게 포로가 되지요.






그들의 지도자는 바로 보로미르의

동생 파라미르였습니다.





포로로 잡은 프로도와 샘

(골룸은 그새 도망쳤음)을

파라미르는 그들의 근거지로

데려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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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계속 나아가, 마침내

삼림이 성기기 시작하고 땅이

더 가파르게 아래로 경사진

곳에 이르렀다.






그들이 다시 오른쪽 옆길로

들어서자, 좁은 골짜기로

흘러내리는 작은 강에 이르렀다.





이 강은 그들이 지나온 웅덩이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이재는 기세 좋은

급류로 불어나 양편에 너도밤나무와

회양목숲을 두고 깊이 강바닥을

파면서 돌멩이 위로 쏟아졌다.





아래로는 몽롱한 빛 속에 저지대와

넓은 초원이 보이고, 멀리 안두인

대하는 서쪽으로 기우는 햇살에

반짝였다.





파라미르가 말했다.





“아, 여기서 유감스럽지만

한 가지 실례를 해야겠소.





지금까지 당신들을 죽이거나

포박하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고

예의를 앞세운 사람이니 용서해

주길 바라오.





그렇지만 어떤 이방인도,

심지어는 우리와 함께

동맹을 맺은 로히림이라

할지라도 지금 우리가 가는

길을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원칙이오.





그러니 눈을 가려야겠소.”





그러자 프로도가 말했다.





“그렇게 하시오.





요정들도 필요할 때는 그런

방식을 취했지요.





우리는 눈을 가린 채 아름다운

로스로리엔의 경계를 지나쳤소.





난쟁이 김리는 기분 나쁘게

받아들였지만 호빗들은 감내했지요.”





“내가 인도하는 곳은 아름답지

않소.





그러나 강제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받아들이겠다니 다행이오.”





그가 나직하게 부르자 마블룽과

담로드가 나무들 사이에서 나와

그에게로 다가왔다.





“이 손님들의 눈을 가려라.





단단히 하되 불쾌하지는 않게.





손은 묶지 말고, 이들은 보지

않겠다고 약속할 것이다.





난 이들이 자진해 눈을 감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발을 헛디디면

눈을 깜박이게 되는 법이지.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서 인도하라.”






두 호위병은 녹색 스카프로

호빗들의 눈을 가린 다음 그들이

쓰고 있던 두건을 거의 입에

닿을 정도로 끌어내렸다.





그리고는 각각 손을 이끌고

걸어갔다.





그 길의 이 마지막 2킬로미터에

대해 프로도와 샘이 아는 것은

모두 어둠 속에서 짐작한 것

뿐이었다.





얼마 후 그들은 자신들이

아래쪽으로 가파르게 경사진

통로에 이르렀음을 알았다.





통로는 매우 좁았기에 그들은

양쪽 돌 벽을 스치며 일렬로

나아갔고, 호위병들은 어깨에

손을 얹은 채 뒤에서 따라왔다.





간간이 울퉁불퉁한 곳에 이를

때면 그들은 잠시 번쩍 들린 채

갔다가 다시 땅에 내려졌다.





오른편에서는 계속 흐르는

물소리가 들렸는데, 그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커졌다.





드디어 그들의 발걸음이 멈췄다.





마블룽과 담로드가 그들의

몸을 빠르게 몇 바퀴 돌렸기

때문에 그들은 방향 감각을

잃었다.





위로 약간 올라가니 좀

추워지는 것 같았고 개울

소리가 희미해졌다.





그 때 호위병들이 다시 그들을

번쩍 들어 많은 계단을 내려간

다음 모퉁이를 돌았다.






갑자기 다시 물 소리가

들렸는데 이제는 세차게

흐르고 물보라 치는 소리가

요란했다.





사방은 온통 물소리로 가득

찬 것 같았으며, 그들의 손과

뺨에는 가랑비 같은 것이 닿았다.





마침내 그들은 다시 땅에 발을

디디게 되었다.





잠깐 동안 그들은 멈춰 서

있었지만 눈이 가려져 어디에

와 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게다가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서방의 창]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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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선 극적 긴장감 고조를

위해 파라미르가 거칠게 이들

일행을 압송하는 분위기로

가지만 원작에선 그것보다는

꽤 온화한 분위기, 하지만

준엄하게 그들을 데려가게

되지요.





이들의 근거지로 출입하는

비밀 통로를 숨기기 위해

프로도와 샘은 안대를 한 채

이들을 따라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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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파라미르의 목소리가

바로 뒤에서 들려 왔다.





“눈가리개를 풀어 줘라.”





눈가리개가 풀리자 그들은

눈을 깜박이며 숨을 헐떡였다.






그들은 반들반들한 돌 위에

서 있었는데, 대충 다듬어진

바위 통로가 그들 뒤에 시커멓게

열려 있어 현관이라고 할 만한

자리였다.





앞쪽으로는 프로도가 손을

뻗으면 닿을 만한 곳에 얇은

물의 장막이 걸려 있었다.





폭포는 서쪽을 향하고 있었다.





지는 해의 광선이 그리로 바로

떨어져 들어와, 붉은 빛은

계속해서 빛깔이 변하는

반짝이는 빛살들로 부서졌다.






요정 탑의 창가에라도 서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은과 금, 루비, 사파이어와

자수정을 엮은 휘장이 걸려

있어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로 빛나고 있는 것만

같았다.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서방의 창]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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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파라미르 일행의

근거지는 폭포 뒤에 숨겨진

동굴이었으며, 이곳이 바로

‘일몰의 창’, ‘서방의 창’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폭포,

헨네스 안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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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아 제시간에 당도해,

우린 당신들의 인내에 보답할

수 있겠소.





이것이 바로 일몰의 창

헨네스 안눈 폭포요.






수원(水源)의 나라 이실리엔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폭포지요.





이방인으로 이 폭포를 본

이는 거의 없소.





그렇지만 뒤편에 이에 어울릴

만한 왕궁 같은 것은 없소.





자, 들어갑시다.”






파라미르가 말하고 있는

동안에도 벌써 해가 가라앉아

흐르는 물 위에 비치던 빛이

사그라들었다.






그들은 방향을 돌려 낮고

험악하게 생긴 아치 밑을

통과했다.





곧 그들은 넓고 거칠며

비뚤어지게 경사진 천장이

있는, 바위로 된 방으로

들어갔다.





몇 개의 횃불이 반짝이는

벽에 흐릿한 빛을 비추었다.






벌써 그곳에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있었고, 어둡고 좁은

문을 통해 두세 명씩 계속

들어왔다.





어둠에 익숙해지자 호빗들은

동굴이 짐작보다 크고 또

대단한 양의 무기와 식량이

비축되어 있음을 알았다.




 

파라미르가 말했다.





“자, 여기가 우리의 은신처요.





그리 안락한 곳은 아니지만

마음 놓고 밤을 보낼 수는 있소.





여긴 적어도 축축하지 않고,

또 따뜻한 불은 없지만 음식이

있소.






한때는 저 물이 이 동굴을

통해 아치 밖으로 흘렀지만

옛 장인들에 의해 골짜기

위쪽으로 수로가 바뀌어서

두 배 높이의 폭포로 떨어지고

있소.





이 동굴에 이르는 길은

하나만 빼고 모조리 막혀

버렸소.





나가는 길은 오로지 둘뿐이오.





당신들이 눈을 가리고 들어온

저 통로, 아니면 저 창의 휘장을

통해 칼날 같은 돌들로 가득한

깊은 못으로 뛰어드는 것이오.





이제 저녁 식사가 준비될 때까지

잠시 쉽시다.”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서방의 창]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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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폭포가 아니라 곤도르의

아직 녹이 슬지 않은 뛰어난

건축기술로 수로를 옮겨내어

만들어진 폭포는 동굴의 비밀

기지를 은폐하는데 활용되었고

필요한 식수와 용수를 안정되게

공급하는 상수도 역할도 하는

셈이었지요.






이곳이 적들에게 점령되어

중간지대가 되어버린 아름다운

이실리엔 지방의 곤도르 군

최후의 요새였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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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들은 한구석으로 안내되어

원한다면 누울 수 있게끔 낮은

침대 하나를 제공받았다.





그동안 사람들은 부산하게

움직였지만, 조용하고 질서 있게

일을 해 진행이 빨랐다.





그들은 벽에서 가벼운 탁자를

끌어내려 받침대 위에 설치했고

식기를 늘어놓았다.





식기는 대부분 수수한 것들로

장식은 없었지만 그래도 꽤

잘 만든 것들이었다.





둥글고 커다란 접시들과 유약을

발라 구운 갈색 그릇, 둥글게

다듬어진 회양목 주발과 접시들은

매끄럽고 깨끗했다.





여기저기 윤나는 청동 잔과

물그릇이 놓였고 식탁 중앙

대장의 자리에는 은으로 만든

잔이 놓였다.





(중략)



이제 더 많은 횃불이 켜졌다.






저장한 술통들이 열리고 있었다.





폭포에서 물을 길어 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몇몇은 대야에서 손을 씻었다.





넓은 구리 대야와 하얀 수건이

준비되자 파라미르도 씻었다.






"손님들을 깨워라.





물도 갖다주고, 식사 시간이야.”





그처럼 긴 여정과 야영,

그리고 고적한 황야에서

지낸 시간 이후의 저녁 식사는

호빗들에게는 진수성찬과도

같았다.





그들은 차갑고 향기로운 노란빛

옅은 술을 마시고 깨끗한 손으로

칼과 접시를 사용해, 버터 바른

빵과 소금을 친 고기와 마른 열매,

그리고 질 좋은 붉은 치즈를 먹었다.





프로도도 샘도 나오는 음식을

하나도 마다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두어 번 더 이어지는

순서도 마다하지 않았다.





술기운이 핏줄과 지친 사지로

퍼지자 그들은 마음이 느긋해지며

즐거워졌다.





로리엔을 떠난 후로 느껴 보지

못한 기분이었다.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서방의 창]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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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경계는 받고 있지만

친절한 파라미르와 그 군대

덕분에 오랜만에 프로도와

샘은 즐거운 식사와 휴식을

보내게 되지요.



세세한 동굴 기지 묘사는

곤도르식 야전 생활과 장비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고생하는 호빗들
밥 한 술 안 먹이고 질질 끌고
다니다가 느닷없이 풀어주는
모양새였지만, 실제로 친절한
파라미르 덕분에 호빗들은
찰나의 여유를 얻을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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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서가 끝나자 파라미르는

그들을 동굴 안쪽 구석진 곳으로

데려갔다.





그곳은 커튼으로 가려진 곳이었는데,

의자 하나와 발판 두 개가 날라져

왔다.





벽에 뚫린 구멍 안으로 흙으로

만든 등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당신들은 곧 자고 싶을 거요.





특히 식사하기 전에는 눈을

감으려 하지 않던 훌륭한

샘와이즈는 더할 것이고.





고귀한 시장기의 날을 무디게

하는 것이 싫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내가 두려워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소만.



그러나 식사 후에 너무 빨리

자는 것은, 특히 오래 굶은

후에는 좋지 않소.





잠시 이야기를 합시다.






깊은골에서부터의 여정엔

틀림없이 이야깃거리가 많을

거요.





그리고 당신들 또한 아마

우리와 이곳에 대해 무언가를

알고 싶겠지.





 

우선 내 형님 보로미르와

늙은 미스란디르 그리고

로스로리엔의 아름다운

종족들에 대해 말해 주시오.”





프로도는 이제 완전히 졸음에서

벗어나 기꺼이 이야기했다.





음식과 술로 마음이 느긋해지긴

했지만 조심성을 완전히 잃은

것은 아니었다.






샘은 혼자 환하게 미소를 짓거나

흥얼거리며 프로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거나 가끔 동의의

찬탄을 터뜨리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서방의 창]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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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화를 통해 프로도 일행과

파라미르는 거의 밤을 지새우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를 통해

프로도는 몰랐던 보로미르의 죽음과

장구한 곤도르의 역사에 대한 강의를,

파라미르는 그가 미심쩍어했던

보로미르의 죽음에 얽힌 사연들과

함께 반지원정대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파라미르는 자신은 형

보로미르와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듯, 그들이 반지를

갖고 있음을 알면서도

원정대의 목적을 수행하도록

보내줍니다.






영화에서 아버지의 명령을

따르기 위해 강압적으로 나서다

오스길리아스의 전투를 통해

마음을 바꾼 것과는 다소 차이가

나는 부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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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파라미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도중에 허기로 고생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오.





당신들에겐 양식이 거의

남은 것 같지 않기에

여행자들에게 알맞은

음식을 행낭에 조금

넣으라고 일렀소.





이실리엔에서는 마실 물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오.





그렇지만 생생한 죽음의 계곡

임라드 모르굴에서 흘러 내려오는

개울물은 절대로 마셔서는 안 되오.





폭풍우가 다가오고 있소.





여유 있을 때 서두르시오.






준비가 됐으면 갑시다.





곧 태양이 떠오를 거요.”





병사들은 이전보다 약간

무거워진 호빗들의 행낭과

함께 윤이 나는 나무로 만든

단단한 지팡이 두 개를 가지고

왔다.





지팡이는 끝부분에 쇠가 박혀

있었으며, 머리 부분에는 무늬가

새겨지고 가죽끈이 달려 있었다.





“헤어지는 마당에 당신들에게

드릴 마땅한 선물이 없구려.





그렇지만 이 지팡이를 받으시오.






황야를 걷거나 기어오르는 데

쓸모가 있을 겁니다.





백색산맥의 인간들도 이런 것을

사용하지요.





물론 당신들 키에 맞게 잘라

새로 쇠를 박은 거요.





이것들은 곤도르의 목공들이

애용하는 레베스론이라는

아름다운 나무로 만들어진

것인데, 길을 찾아 다시

돌아오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하오.





부디 그 효능이 당신들이

들어가는 암흑의 땅에서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오.”





호빗들은 깊이 허리를 숙였다.





프로도가 사례를 했다.





“참으로 관대한 분이시여,

반(半)요정 엘론드께서 제게

말씀하시기를 길을 가는 도중

은밀하고 예기치 않은 우정을

얻게 될 것이라고 하셨지요.





분명 저는 당신께서 보여 주신

그러한 우정은 기대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정말 저에게 전화위복입니다.”





이제 그들은 떠날 준비를 갖추었다.





사람들이 한쪽 구석에서 골룸을

데리고 나왔다.





비록 그는 프로도에게 바싹 붙어

파라미르의 눈길을 피하긴 했지만

이전보다는 여유가 있는 것 같았다.





파라미르는 다시 프로도에게

말했다.





“당신들의 길잡이는 눈을 가려야

하오.





그러나 원한다면 당신과 당신의

하인 샘와이즈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좋소.”





사람들이 눈을 가리자 골룸은

비명을 지르고 몸부림을 치며

프로도에게 매달렸다.





그러자 프로도가 말했다.





“우리 셋 모두의 눈을 가리세요.





내 눈을 맨 먼저 가리고요.





그러면 아마 아무 해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요.”





그의 말대로 눈을 가린 후

그들은 헨네스 안눈의 동굴

밖으로 인도되었다.





통로와 계단을 지나, 그들은

주위의 서늘한 아침 공기를

느꼈다.






신선하고도 감미로웠다.





여전히 눈을 가린 채 그들은

얼마간 완만한 길을 오르내리며

계속 걸었다.





드디어 파라미르가 가리개를

풀라고 명령했다.





그들은 다시 숲에 서 있었다.






이제 그들과 개울이 흐르는

협곡 사이에는 기다란 남향의

비탈이 가로놓여 있어 폭포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들은 서쪽 나무 사이로

빛이 스며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마치 세상이 그곳에서 끝나고

오로지 하늘만을 면한 절벽

가장자리에 서 있는 것 같았다.





파라미르가 말했다.





“여기서 우리의 길은 갈라지오.





내 권고를 받아들이겠다면,

아직은 동쪽으로 가지 마시오.





계속 곧장 가시오.





그래야 몇 킬로미터 동안

숲의 보호를 받을 수 있소.





서쪽으로는 때론 급작스럽게

가파르고 때론 긴 비탈을

이루며 거대한 계곡으로 꺼지는

절벽이 있소.





그 가장자리와 숲의 경계에서

벗어나지 마시오.





당분간은 햇빛을 받으며

걸을 거요.






그 땅은 거짓된 평화 속에서

꿈을 꾸고 있는 것이고

사악함은 잠시 물러가 있을

것이오.





잘 가시오.





갈 수 있는 동안은!”





그는 자기 종족의 방식대로

몸을 굽혀 호빗들을 포옹하고

나서 양손을 그들의 어깨에

올려놓은 채 이마에 입을

맞춘 뒤 말했다.






“모든 선한 이들의 선의가

함께 할 것이오!”





호빗들은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을 했다.





파라미르는 몸을 돌려 뒤돌아

보지 않고 그들에게서 약간

떨어진 채 서 있는 두 명의

호위병에게로 갔다.





초록색 차림의 그들 세 사람은

호빗들에게는 놀라울 정도의

속도로 움직여 눈 깜짝할

새에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파라미르가 서 있던 숲은

마치 꿈이 지나간 것처럼

텅 비고 황량해 보였다.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십자로’로의 여정]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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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미르는 친절한 충고와 함께

세심한 배려로 일행에게 필요한

식량을 보급하고, 여행자를 위한

곤도르 전래의 지팡이도 제공합니다.





이 식량과 안내 덕분에 일행은

아주 약간은 더 안정된 여정을

진행하게 되었지요.




위기에 몰릴 뻔했지만 이렇게

절실한 도움을 받아 프로도와

샘은 다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운명의 키리스 웅골의 계단을

오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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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의 창 Window of the Sunset





북(北) 이실리엔의 장엄한 폭포

물줄기 안쪽에 숨어 있는 이실리엔

순찰대의 동굴 은신처.






물은 안두인 강으로 떨어져 코르말렌

평원 인근과 카이르 안드로스 바로

남쪽으로 흐른다.





일몰의 창 혹은 서쪽의 창이란

뜻의 헨네스 안눈으로 불리는

이곳은 2901년 곤도르의 투린에

의해 건설되었다.





반지전쟁 동안 파라미르와 그의

순찰자들이 종종 이용하였다.





반지의 사자 골목쟁이 집안의

프로도는 반지의 모험 중 이곳에

피신하였다.





<톨킨 백과사전>

(데이비드 데이 씀, 해나무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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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의 창 헨네스 안눈의

유래에 대한 설명입니다.





곤도르가 중과부적인 적의

공세에 계속 밀리면서도

오랜 저력으로 이렇게 꾸준한

반격과 대응을 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설정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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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실리엔 순찰대

Rangers of Ithilien





태양 제3시대 29세기 말,

곤도르의 섭정 투린 2세는

북(北) 이실리엔에 기사단의

창설을 명했는데, 이는 모르도르와

모르굴의 적들로 인해 그 땅의

곤도르 세력이 위협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이실리엔 순찰대라는

기사단이 창설되었다.






이들은 숲의 초록빛 옷을 입었으며,

활과 창과 검으로 싸웠다.






반지전쟁을 목전에 두고 그들의

지휘를 맡은 사람은 곤도르의

섭정 데네소르의 차남인 파라미르였다.





그들의 제1거점은 안두인 유역이

멀리까지 내다보이는 거대한 폭포

뒤의 동굴들이었다.






이곳은 ‘일몰의 창’ 헨네스 안눈이라

불렸다.



<톨킨 백과사전>

(데이비드 데이 씀, 해나무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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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파라미르가 지휘하던

용사들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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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린 2세 때 곤도르의 적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시 강성해진 사우론이 떨치고

일어날 때가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모르도르의 오르크들이 창궐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가장 대담한

이들을 빼고는 모든 백성들이

이실리엔을 버리고 안두인 대하

너머 서쪽으로 이주했다.






투린은 이실리엔에 병사들을

위한 비밀 은거지를 만들었는데,

그 중에서 헨네스 안눈이 가장

오랫동안 병사들이 남아 지키던

곳이었다.





<반지의 제왕 - 해설편>

[왕과 통치자들의 연대기]

{섭정 가}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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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에 사람이 사라지면

그 땅은 죽은 곳이 되어버리지요.





이미 주민들은 철수했지만

곤도르 입장에선 이 넓은

무인지대에서 정보수집과

정찰을 위한 특수부대를

운용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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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네 명의 인간이 서로

다른 방향에서 양치류를

헤치고 성큼성큼 다가왔다.





도주나 은신이 더 이상

불가능했기에 프로도와

샘은 벌떡 일어나 등을

맞대고 작은 칼을 급히

꺼냈다.






호빗들도 눈앞의 광경에

놀랐지만, 그들의 추적자들은

그들보다 훨씬 더 놀랐다.





키 큰 인간 네 명이 거기

서 있었다.




둘은 끝부분이 넓고 빛나는

창을 손에 들었고, 다른

두 명은 거의 자신들의 키

만큼이나 되는 거대한 활과

초록색 깃이 달린 화살이

든 거대한 화살통을 메고

있었다.





모두가 옆구리에 칼을 차고

있었으며, 마치 이실리엔숲의

빈 터에서 눈에 띄지 않고

걸을 수 있게 위장한 것처럼

다양한 색조의 초록색과 갈색

옷을 입고 있었다.






초록색 긴 장갑이 양손을

덮고 있었고 아주 매섭게

빛나는 눈을 제외하고 얼굴

전체를 초록색 두건과 가면으로

가리고 있었다.





 

프로도는 바로 보로미르를

연상했다.






왜냐하면 이 인간들의 거동과

신장 그리고 어법이 그와 매우

흡사했기 때문이다.





(중략)



바로 곁 어두운 월계수나무의

얼룩덜룩한 그림자 밑에 두

인간이 경계 태세를 하고

남아 있었다.





낮의 열기가 더해 감에 따라

그들은 가끔씩 가면을 벗어

열을 식혔다.






프로도는 그들이 창백한

피부와 검은 머리카락,

회색 눈, 그리고 슬픔을

띠었지만 긍지가 가득한

얼굴을 지닌 잘생긴

인간들임을 알았다.






그들은 나직한 소리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에는 예전에 쓰이던

공용어를 쓰다가 이윽고

자신들의 언어로 바꾸었다.





귀를 기울이던 프로도는

그들의 언어가 요정의

언어라는 사실을, 아니 그

언어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그는 경이의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이 서쪽나라의 영주들과

같은 혈통으로 남방의 두네다인

이라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얼마 후 프로도는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나 그들은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대답했다.






그들은 자신들을 곤도르의

병사 마블룽과 담로드라고

소개했다.





그들은 이실리엔의 유격대원들

이었으며, 폐허가 되기 전의

이실리엔에서 살던 인간들의

후예들이었다.






데네소르 영주는 그런 사람들

중에서 안두인 대하를 은밀히

건너(그들은 어떻게 또는

어디로 건넜는지는 말하려

하지 않았다) 에펠 두아스와

대하 사이에서 돌아다니는

오르크나 그 밖의 다른 적들을

섬멸할 유격대원을 선발했다.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향초와 토끼 찜]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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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실리엔 지방은 곤도르의

다른 외곽지역보다 좀 더

두네다인 계열 혈통이 강한

곳이었고 이실리엔 순찰대

역시 원래 그 땅의 주민들

후손들이었으므로 두네다인의

특성을 강하게 띠고 있음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이 구사하는
언어는 일반적인 서부의
공용어보다 한결 더 요정어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억양과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었지요.





이들은 곤도르의 군인들
중에서도 정예부대였으며
반지전쟁 막바지에 적의
대군이 오스길리아스를
도하해 미나스 티리스로
진격하기 전까지 끈질긴
유격전을 전개했으며
헨네스 안눈에서 퇴각해
이실리엔을 벗어난 뒤에도
곤도르의 저항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반지전쟁이 끝나고 다시
그들의 고향 이실리엔을
수복한 다음에는 이실리엔
지방의 영주가 된 섭정
파라미르의 근위대로
상당수가 들어가 고향땅에
자리를 잡았겠지요.




이들의 오랜 분투 끝에
마침내 돌아간 고향땅
이실리엔에서 평화와
행복이 가득한 삶을 살게
되었으리라 믿습니다.


by 붉은10월 | 2015/02/10 00:00 | 아르다 백과사전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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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알렉세이 at 2015/02/10 09:04
파라미르가 저렇게 착한 사람이었다니 흑흑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2/10 11:19
저분은 원래 저런 분이십니다.
당시 상황에 안맞게 너무 인자하고 자비롭다고
부친 섭정공께 까일 정도였으니 말 다했죠 뭐.
Commented by 메들리 at 2015/02/10 13:03
반지의제왕이후로는 이실리엔영토가 레골라스에게넘어가지않앗나요?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2/10 14:39
이실리엔 숲 지대는 레골라스가 굴러와서 차지했습니다만,
미나스 티리스에서 인접한 에뮌 무일 일대는 섭정공
파라미르의 영지가 되었지요. 그리고 이실리엔이 꽤 넓은
지역인데다 남북으로 나뉘기도 합니다.
Commented by Oryn. at 2015/02/10 13:09
영화에서 넘 축소 되어 안타까웠던 분들 중 하나...
쉬기도 하고 아이템(!)도 보충받는데 말이죠 =ㅅ=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2/10 14:39
대신에 그리되면 프로도가 덜 불쌍하고 힘들어
보이잖아요. ㅠㅠ
Commented by 뿌잉뿌잉 at 2015/02/14 14:16
안녕하세요ㅋ 요새 많이 와서 글 다읽고있어요. 감사하구요 톨킨작품 광팬입니다. 근데 파라미르 영화에서도 프로도랑 샘한테 식사제공했어요ㅋㅋ골룸한테 얘기듣고 반지보려고 들어오기전 샘이랑 프로도 둘이 얘기하는장면에 구석식탁에 식사준비되있어요ㅋㅋ피터잭슨이 이런것들 깨알같이 많이 밀어넣어서 반지의제왕 영화 완성도가 매우매우 높죠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2/14 15:17
영화를 다시 안 보고 글을 올렸더니만 이렇게 구멍이 -_-

글을 쓰면 재미는 있는데 고증을 철저하게 하려면 새로 봐야
할 게 너무 많아져서 일 아닌 일이네요.

피터호빗은 자기가 호빗이라 그런지 참 영화 속에 놀랄 만큼
세세하게 원작 재현을 해놓아서 보는데는 정말 즐겁습니다.

빨리 장면 확인하러 ~
Commented by 뿌잉뿌잉 at 2015/02/14 18:00
근데 영화상에서 표현하는 분위기는 글쓴님 말이맞아여ㅋㅋ이리저리 끌고다니면서 말로 이런저런 조사하다가 오스길리아스에서 각성하는건 소설에서의 따뜻한대접이랑 확실히 다르죠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2/14 18:19
보로미르와 파라미르 캐릭터는 확실히 영화적 표현으론
피터 호빗이 절묘하게 갈등하는 모습을 잘 살려내줘서
원작과는 다른 의미로 재해석된게 참 좋았습니다.

다만 우리의 섭정공님을 그렇게 만들어버리다니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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