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R] 호빗의 목욕문화에 대해



역사적인 <호빗>의 첫 시작은

다음과 같은 문장에서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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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속 어느 굴에 한 호빗이

살고 있었다.



굴이라고는 하지만 지렁이가

우글거리고 지저분하고 더럽고

축축하고 냄새나는 곳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앉을 곳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메마른 모래만

깔려 있는 건조한 굴도 아니었다.





그곳은 호빗의 굴이었고,

그것은 곧 안락함을 의미했다.





그곳에는 배의 창문처럼 아주

둥근 초록색 문이 나 있는데,

그 문 한가운데에는 반짝이는

노란 놋쇠 손잡이가 달려 있었다.





문을 열면 터널처럼 생긴 원통

모양의 복도가 보였다.





연기도 끼지 않는 안락한 복도의

벽은 네모난 판자로 장식되었고,

타일을 깐 바닥에는 카펫이,

그 위에는 반짝이는 의자들이

놓여 있었다.





입구의 벽에는 모자와 코트를

걸도록 못들이 수북이 박혀

있었다.





입구의 벽에는 모자와 코트를

걸도록 못들이 수없이 박혀

있었다.





이 호빗은 손님을 맞이하는 걸

아주 좋아했던 것이다.





터널 같은 복도는 구불구불

이어지면서, 자로 잰 듯 곧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언덕(이 근처

수 킬로미터 내에 사는 사람들은

‘언덕’이라고 불렀다) 비탈로

곧게 이어지는데, 복도 양옆으로

조그맣고 둥근 문들이 번갈아

가며 하나씩 나 있었다.





호빗들에겐 위층으로 올라가는

일이 없다.





침실, 욕실, 술 저장실, 식품

저장실(상당히 많았다), 의상실

(그는 여러 칸의 방을 전부

옷으로 채웠다), 부엌, 식당이

모두 같은 층에 있고, 사실상

하나의 복도로 연결되어 있었다.





가장 좋은 방들은 모두 들어가는

입구 왼쪽에 있는데 거기에만

창문이 있기 때문이었다.





깊게 패인 둥근 창문 너머로

그의 정원이 보였고, 그 너머

강 쪽으로 경사진 풀밭이

펼쳐져 있었다.





이 호빗은 아주 유복했고

이름은 골목쟁이네 빌보였다.





<호빗>

[뜻밖의 파티]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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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 자룻골골목쟁이네가

일가의 명운을 걸고 수십년간

쟁취를 목표로 분투했을만큼

묘사만으로도 안락해 보이는

골목쟁이집의 정경입니다.





이상적인 영국 시골 유한계급

신사의 저택 풍경이지요.





(다만 이런 저택 관리에 투입될

게 분명한 고요인들은 없습니다.

소설 속에선 파트타이머 출장

관리인들만 등장하지요)





주목해야 할 것은, 굴집이므로

특히 배수 문제가 쉽잖았을텐데도

욕실이 별도로 존재하는 겁니다.





이후 톨킨의 작품들 속에서

목욕에 대한 호빗들의 기호는

종종 확인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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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외투를 벗어 걸고

짐을 마룻바닥에 내려놓았다.





메리가 그들을 통로 아래로

안내해 맨 끝에 있는 문을

열었다.





불빛이 새 나오며 뜨거운

김이 그들을 덮었다.

 





피핀이 소리쳤다.





“목욕탕!





오 메리아독, 고마우셔라!”





프로도가 말했다.





“누구부터 할까?





나이 순서대로 할까,

아니면 제일 먼저 옷을 벗는

사람을 먼저 하게 할까?





어쨌든 자넨 꼴찌겠군,

페레그린.”





그러자 메리가 말했다.





“더 좋은 생각이 있으니

내게 맡겨요.





크릭홀로에서의 새 출발을

목욕탕 때문에 싸우면서

시작할 수는 없잖아요?





목욕탕에는 욕조가 세 개

있고 가마솥에는 펄펄 끓는

물이 가득 있으니 걱정할

거 없어요.





수건하고 깔개, 비누도 전부

준비되어 있으니 어서 들어가세요.





빨리요!”





메리와 패티는 통로 반대쪽

끝에 있는 부엌으로 가서

때늦은 저녁 식사를 차리기

위해 마지막으로 음식을

손보았다.





목욕탕에서는 첨벙거리며

물 튀기는 소리와 함께

노랫가락이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흘러나왔다.





피핀의 목소리가 갑자기

다른 목소리를 압도하면서

빌보의 유명한 목욕탕 노래들

중 하나를 뽑아냈다.





헤이, 노래부르세! 피곤한 땀을 씻어야지.

하루를 마무리하는 목욕!

노래하지 않는 자는 멍청이.

오, 뜨거운 물은 고상한 위안!





오, 떨어지는 빗소리도 달콤하고

산과 들을 건너뛰는 냇물 소리 달콤하지만

빗소리보다 물 소리보다 달콤한 것,

그건 김이 오르는 뜨거운 물!





오, 타는 목마름을 축이는

냉수만큼 반가운 것은 없지만

더 반가운 건 모자랄 때 마시는 맥주,

등줄기로 쏟아 붓는 뜨거운 물!





오, 하늘 밑 하얀 샘물에

튀어 오르는 물방울도 아름답지만

어떤 샘물 소리보다 달콤한 것은

두 발로 뜨거운 물을 첨벙거리는 소리!





요란하게 물 튀기는 소리가

나더니, 프로도가 ‘우와’ 하고

고함을 질렀다.





피핀이 물을 뿌리며 장난치는

것 같았다.





메리가 문 앞으로 가서 외쳤다.





“저녁 식사와 맥주는 잊은

거에요?”





프로도가 머리를 말리며

나왔다.





“온통 물바다라서 모두 치워놓고

식당으로 가겠네.”





“맙소사!”





메리가 탕 안을 들여다보고

소리를 질렀다.





바닥이 온통 물바다였다.





“목욕탕 청소 끝내기 전에는

밥 먹을 생각 마, 페레그린.





늦게 오면 국물도 없을 거고.”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발각된 계획]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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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빌보가 프로도에게

모든 걸 물려준 뒤에 떠난 직후,

절대반지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

프로도가 샘과 함께 샤이어를

떠나게 되지만, 실제로 원작에선

몇 년간 골목쟁이집에서 잘 먹고

잘 살다가 한참 뒤에야 떠나게

됩니다.





※ 그 동안 샤이어 경계를

방비하기 위해 북부의 순찰자

두네다인은 물론 여럿이서

고생한 걸 호빗들은 전혀 모른

채 천하태평하게 지내고 있었지요.





위험을 알게 된 프로도는 정든

골목쟁이집을 자룻골골목쟁이네

로벨리아와 오소에게 헐값에

넘기고 친척 메리아독이 있는

노룻골 부근 크릭홀로로 작은

집을 구해 이주하게 됩니다.





이 여정에서 처음으로 나즈굴을

만나게 되지만 길도르를 비롯한

높은요정들의 일행을 만나서

다행히 별 탈 없이 넘어가지요.





그들로선 최초의 모험과 위기를

겪은 뒤 도착한 새 집에서 맨

처음 한 행동은 바로 ‘목욕’입니다.






* 골목쟁이집이 호빗굴집 중에서도
'저택'급이라 욕실이 있었다고 쳐도,
그냥 소박한 투룸 수준의 크릭홀로
집에도 욕실이 떠억하니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보면 굴집이고 아니고를
떠나 호빗의 주거에서 욕실은
기본요소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도 불안전하다고

여긴 이들 일행은 멀지 않아

간달프와 만나기로 한 브리

마을로 다시 여정을 출발하게

되지요.





그리고 브리 경계의 묵은숲에서

버드나무영감을 만나 두 번째

위기를 겪지만 당대의 괴인(?!),

톰 봄바딜을 만나 또 운좋게

위기를 벗어납니다.





그리고 봄바딜의 집에서

식사를 대접받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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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문이 열리고 톰 봄바딜이

들어왔다.





그는 이제 모자를 벗고 텁수룩한

갈색 머리 위에 낙엽을 왕관처럼

두르고 있었다.





그는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금딸기에게 다가가 손을 잡았다.





그리고 호빗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나의 귀여운 부인일세.





꽃장식 허리띠를 두르고

은초록 옷을 입은 나의 금딸기!





식탁은 준비되었는가?





노란 크림과 꿀과 흰 빵,

버터, 우유, 치즈, 산나물,

익은 열매까지 모두 차려졌군.





이 정도면 충분한가?





저녁 식사는 준비된 거지?”





“그래요.





하지만 손님들은 아직 준비가

안 되신 것 같아요.”





금딸기가 대답하자 톰이

손뼉을 치며 큰 소리로 말했다.





“톰, 톰!





손님들이 피곤하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어!





자, 이리 오시게, 유쾌한 친구들!





톰이 깨끗하게 해 드리지.





때묻은 손을 씻고,

지친 얼굴도 깨끗이 하고,

더러운 외툴랑 벗어 버리고,

달라붙은 덩굴도 좀 떼어 내게들.”





그가 문을 열자 호빗들은

그 뒤를 따라 짧은 통로로

돌아갔다.





그들은 비스듬한 지붕으로

덮인 나지막한 방에 들어갔다.

(집의 북쪽 끝에 지어진 별채인

것 같았다)





벽은 깨끗한 돌로 이루어졌지만

대부분 녹색 걸개가 노란색 커튼이

걸려 있었다.





바닥에는 평평한 돌이 박혔고

산뜻한 녹색 골풀이 깔려 있었다.





네 개의 푹신한 매트리스와

하얀 담요가 잘 개켜진 채

벽 한 쪽에 놓여 있었고,

맞은편 벽에 붙어 있는 긴 의자

위에는 큰 토기 대야가 있었다.





그 옆에는 김이 나는 뜨거운

물과 찬 물이 담긴 물통들이

있었으며 침대 옆에는 푹신한

녹색 슬리퍼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을 씻고

원기를 회복한 호빗들이 식탁에

둘러앉았다.





유쾌하고 긴 식사였다.





굶주린 호빗들이 으레 그렇듯

그들은 마음껏 먹었지만 음식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톰 봄바딜의 집에서]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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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딜 역시 평소에 호빗들과

잘 어울리고(특히 영화에서는

메리와 피핀이 야채 서리를

하던 밭의 주인인 농부 매곳과

절친하게 지냅니다), 호빗들의

생활풍습과 유사한 일상을

보내다 보니 목욕탕까지는

준비가 안 되더라도 세정을

위한 준비는 기본으로 갖춰져

있었습니다.





목욕은 무리여도 손발 씻고

단장하는 정도는 아무 무리가

없어보이는 구성입니다.





거기에서 원기를 회복한

호빗 일행은 다시 고분구릉에서

죽을 고비를 넘긴 뒤에 보검을

득템(!)하고 브리 마을로 향해

또다시 나즈굴을 만나게 되고,

성큼걸이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원정대로 투입당하는

운명에 처하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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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 많은 횃불이 켜졌다.





저장한 술통들이 열리고 있었다.





폭포에서 물을 길어 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몇몇은 대야에서 손을 씻었다.





넓은 구리 대야와 하얀 수건이

준비되자 파라미르도 씻었다.





“손님들을 깨워라.





물도 갖다주고, 식사 시간이야.”





프로도는 일어나 앉아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켰다.





샘은 남이 시중들어 주는

것에 익숙지 않아 대야를

들고 서 있는 키 큰 사람을

얼마간 놀란 눈으로 지켜보았다.





“부디 바닥에 내려놓으세요.





그게 나나 당신한테나 더

편하겠는데요.”





병사들은 샘이 차가운 물

속으로 머리를 처놓고는

목과 귀에 물을 끼얹는 것을

보고 놀라는 한편 재미있어

했다.





“저녁 식사 전에 머리를 감는

게 당신네 나라의 습관이오?”





시중들던 병사가 말했다.





“아니오, 아침 식사 전에 하죠.





하지만 잠이 모자랄 때 목에

물을 끼얹는 것은 마치 시들어

버린 상추에 내리는 비와도

같죠.





자, 이제 난 식사를 할 수

있을 만큼은 깨어났어요.”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서방의 창]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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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 원정대의 네 호빗은

이후 짧은 기간에 변화무쌍한

경력을 쌓게 됩니다.





메리와 피핀은 팡고른 숲에서

아이센가드로, 다시 로한으로

종횡무진 돌아다니게 되는데,

로한은 곤도르 다음 가는

인간들의 문명국이지만 목욕

문화나 기타 문화생활 관련한

부분은 그리 돋보이지 않습니다.






로한 자체가 대륙 평원에

정착한 바이킹 컨셉이라서

‘롱하우스’라는 특유의 추위에

강한(대신에 공기순환은 꽝인)

큰 방 한 개짜리 집에서 주로

거주했기 때문에 별도의 욕실

같은 건 없었지요.






※ 아예 사우나를 별채로

만들었던 것은 논외로 하구요.





※ 망한 영화이긴 하지만

원작도 꽤 재미있는 작품인

<13번째 전사>를 보면 당시

문명사회인 아랍에서 온

이븐 파들란이 사절로 도착한

북구유럽의 야만적인 생활풍습에

질려하는 풍경이 잘 묘사됩니다.








세오덴 왕의 침실을 봐도

그렇고, 잔치 후에 모두 큰

방에서 퍼질러 자는 걸 봐도

로한인들이 세면을 생활화한

종족이라 보긴 무리가 있지요.





반면에 프로도와 샘 일행이

곤도르의 유격대 격인 이실리엔

기사단의 근거지, ‘서방의 창’

헨네스 안눈 동굴 기지에서

머물 때는 비록 최전방이지만

손 씻고 머리 감을 정도로

청결이 중시됩니다.





수준높은 도시문명을 위주로

생활하던 곤도르인들의 위생

습관과 문명생활 수준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며 당대에는

호빗과 쌍벽을 이루는 삶의

즐거움을 누릴 줄 아는 종족임이

증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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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인은 홀의 문에서

분수의 광장을 지나 돌로

지어진 커다란 건물 사잇길로

인도했다.





여러 번 길을 꺾어 돌아,

그들은 견갑부 언덕이 이어진

북쪽 궁성 벽에 면한 건물에

이르렀다.





조각된 넓은 계단을 올라

안내인은 그들에게 희미한

황금빛 광채가 도는 민무늬의

훌륭한 휘장이 드리워진 밝고

공기가 잘 통하는 방을 보여

주었다.





가구는 그리 많지 않아

탁자와 의자 두 개, 그리고

긴 의자가 하나 있었다.





양쪽에는 커튼 쳐진 작은

방이 있었는데, 안에는 잘

정리된 침대와 손을 씻을 수

있게 준비된 물병과 대야가

보였다.





방엔 길고 좁은 창이 세 개나

있어 아직 안개에 싸인 안두인

대하의 거대한 굽이 너머

북쪽으로 에뮌 무일 산맥과

라우로스 폭포가 멀리 보였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미나스 티리스]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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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스 티리스로 달려온 간달프와

피핀 일행은 섭정 데네소르에게서

숙소를 배정받는데 2LDK 형식의

숙소이지만 귀한 손님인지라

별도 취사시설 같은 건 없지요.





하지만 여기에도 세면대 역할을

할 시설은 갖춰져 있습니다.





이 정도만 해도 태곳적 과거에

해당하는 제3시대 말로는 나쁘지

않은 시설이지요.





오르크나 트롤의 굴 같은 건

사실 주거라기보다는 그저

원시인들의 혈거 수준이라

봐야 하는 지경입니다.

(즉슨, 굴 안에서 먹고 자고

싸고 등등 생리적 욕구는

다 공간구분도 별로 없이

해결해 버린다는 거지요.

원시인들은 다 그렇게 하고

살았답니다)





근대 이전의 이상적인

영국 농촌의 자영농을

변형한 모델인 호빗들의

이런 수준 높은 일상의

삶, 특히 목욕 문화는

고대 영국 본토 중에서

스코틀랜드를 제외한 전역을

정복한 로마 군단이 온천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때부터

시작됩니다.





※ 로마인들은 목욕 문화가

매우 발달한 민족이었고,





(이는 당대에 문명국가라

불리던 지중해나 중근동에선

일반적인 사례였지요.

그래서 상하수도가 발달한

것이기도 하구요.

수세식 화장실도 아주 일찍

등장한 개념입니다.

유럽 중세에 오히려 요강으로

퇴보한 셈이니까요)








근래 인기 있는 일본 만화,

<테르마이 로마이>를 보면

그 당시의 목욕 문화와 함께,

목욕이 로마인들에게 얼마나

가치 있고 중요한 삶의 한

부분이었는지가 설명됩니다.





영화는 만화 원작보다는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어느새

2편까지 나와 있더군요.





원작은 4권까지 국내에 정식

출간되어 있는데 아주 괜찮은

만화이니 한번 보세요. ※





로마군단이 주둔했던 지역이

정돈된 주거로 발달해버린

고대의 온천도시 ‘바스’(Bath)는

영어에서 목욕의 어원이 되기도

한 유서깊은 곳으로 요즘에도

관광명소로 알려진 곳이라지요.





그래서 고대 영국인은 목욕문화는

아주 일찍부터 습득할 수 있었지요.








※ 하지만 그랬던 영국은 근대

산업혁명 이후 귀족과 상류층은

예외로 하면, 오히려 청결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세면과 목욕 관련

환경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유명한 작가 잭 런던의

<밑바닥 사람들>이나 디킨스의 작품들

한 편만 봐도 당시 하층민의 주거가

얼마나 비참했는지를 알 수 있지요.

그런데 그런 것들 읽다보면 요즘

한국의 고시원 생활과 표현되는

풍경이 정말 유사합니다. ※





그런 수준높은 문명생활을 누리던

호빗들이 더럽고 피곤하고 냄새나는

모험을 천시하고 꺼려한 것은 실로

당연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여행자’ 무리에 속하는 일단의

호빗들이 별종이 맞는 거지요.



대신에 수준 높은 일상생활에

익숙해진 그런 ‘여행자’ 호빗은

고단한 모험 과정에서 만나게

된 수많은 종족들 중 그나마

그들과 삶의 질이나 생활수준이

비교할 만한 ‘급’은 되는 이들과

친교를 쌓고 호감을 주고받게

됩니다.





호빗 중 최초로 ‘요정의 친구’란

칭호를 수여받은 빌보 배긴스만

해도 <호빗 : 뜻밖의 여정>

영화를 보면




(물론 나름대로 수준높은 역사와
문화를 가진 종족이지만)





예절과는 담을 쌓고

온갖 엽기 행각을 벌여대는

난쟁이들에 질려버린 엘론드가

반대로 산보와 관광을 얌전히

하는 신기한 호빗을 보고 친근감을

느끼며 리븐델에서 지내도 된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하기에 이르지요.





(문명인은 문명인을 알아봅니다)



프로도 일행들도 각자 여정에서

들르게 된 인간세계의 문명국들에서

정중한 대접과 좋은 평판을 얻게

되는데 이것은 그들이 비록 높은

학문을 연마하진 않더라도 고급스런

삶의 문화와 풍습을 가졌기 때문이지요.





사치까지는 아니지만, 풍요하고

수준 높은 일상을 누리던 호빗들의

안락하고 청결한 삶은 산업혁명

이후 빈부격차의 심화로 오히려

야만으로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던,

과거 영국 시골의 안락한 삶에서

추락해버린 노동자 계급을 보며

안타까워하던 톨킨의 염원이 비록

픽션일지언정 구현된 모습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by 붉은10월 | 2015/02/14 06:14 | 아르다 백과사전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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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영원한 스탕달 신드롬 at 2015/02/14 09:24
와.. 엄청난 포스팅이네요. 덕분에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역시 톨킨짜응..bb 좋군요ㅜㅜ 반지의 제왕과 호빗은 사랑입니다ㅎㅎ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2/14 09:38
1. 반지의 제왕과 호빗은 사랑입니다 2

2. 스탕달 신드롬에서 아시아님은 아름다우셨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영원한 스탕달 신드롬 at 2015/02/15 00:04
아 제 닉네임의 '스탕달 신드롬'은... 말 그대로 신드롬을 의미한답니다 ㅎㅎㅎ; 스탕달 신드롬이라는 만화나 영화나 책이 있는건가요? 호..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2/15 04:18
이탈리아 고딕호러영화의 거장 다리오 아르젠토 옹께서
따님 아시아 아르젠토님을 주연으로 기용해 만든
영화가 바로 스탕달 신드롬을 주제로 만든 작품이랍니다.
Commented by 영원한 스탕달 신드롬 at 2015/02/15 05:16
오... 보고싶어지는 영화네요 우와..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2/15 05:44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커리어에서는 범작으로 평가되는
작품이긴 한데 '고딕'스러운 '호러' 스타일은 살아있지요.

따님을 주연으로 어릴 적부터 부려먹어서 참 기이한
부녀관계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감독의 <서스페리아>에서
이어지는 마녀 3부작이 좀 더 고딕 호러 전통에 가깝죠.
Commented by 포스21 at 2015/02/14 10:04
재밌는 글이군요. 확실히 로마시대 목욕탕 문화는 훌륭했던거 같습니다. 문제는 서로마 멸망 이후 암흑시대 크리티컬!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2/14 15:13
그래서 전염병에 매번 허덕거리는 암울한 시기를 맞았지요.

비누만 제대로 보급되었더라도 중세부터 근대에 이르는
전염병 주기마다 몰살은 막았을듯...
Commented by 립니 at 2015/02/14 11:32
역시 톨킨의깨알같은 묘사와 붉은님의 깨알같은글ㅋㅋㅋ요몇일올리신글들주제가무거웟다면 이건참재밋네요ㅋㅋ그나저나 호빗은어떻게생긴종족인지는 아직까지나온부분이없죠? 엘프나 인간 드워프나 용들은다 누가창조햇는지나오고 오크들도 엘프고문시킨거라는얘기도잇는데 애당초호빗이라는종족은어떻게생겨난건지 ㄹㅇ미스테리라서요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2/14 15:12
1. 안그래도 조회수&리플수 팍팍 떨어지는게 보여서 좀
짧고 덜 어두운 글 위주로 올리려 생각은 하는데 막상 쓰게 되면
자꾸 그렇게 되네요 ㅠ_ㅠ

2. 창조 관련 설정을 톨킨도 아차! 하면서 진행해버렸을 듯
한데, 그러면서도 은근히 신비감을 조성해놓은 부류이지요.
Commented by Oryn. at 2015/02/14 13:24
문명인은 문명인을 알아본다니 ㅋㅋ
저두 책 읽을 때 긴장하면서 읽다가 목욕이 나오면 같이 긴장이 풀리곤 했지요. 목욕은 좋은 겁니다 *.*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2/18 23:07
1. Oryn.님처럼 저 역시 요정의 정해진 운명 등등을 심각하게
새겨넣으며 읽다가 목욕 장면에서 스르르 녹아버리곤
한답니다.

2. 목욕의 그 녹아내리는 특성 때문에 미야모토 무사시 같은
검객은 일평생 목욕을 꺼려하고(긴장이 풀린다는 명목)
살았다는 냄새나는 일화가...;;;

3. 목욕은 좋은 겁니다. 갑자기 온천 가고 싶어지능...
Commented by 바람뫼 at 2015/02/14 15:02
언제나 좋은 내용의 글 잘 읽었습니다 ^^/
저도 지금 사는 집이 샤워 밖에 없어서... 욕조 있는 집으로 이사하고 싶어요 ㅋㅋ

-13번째 전사(원제:시체를 먹는 사람들 prey)는 마이클 크라이튼의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 중에 실패한 케이스...책은 재미있어요! 한 번 보셔도 좋을 듯.

-테르마이 로마이는 다 좋은데 "로마인이 배워갈 정도로 일본 목욕 문화가 대단한 거잖아!"는 의식이 보인달까요? 결국 자기들 현재 목욕 문화도 여기저기서 영향 받은 건데.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2/14 15:08
1. 저도 욕조에서 물을 받아놓고 목욕하는 환경에서 살고
싶지만 아마 안될거에요 ㅠㅠ

2. dvd도 책도 모두 움켜쥐고 있답니다. 책 말미의 네안데르탈
관련 해설도 재미있지요.

3. 대영제국이나 로마제국에 대한 묘한 동경이 그 동네의
한 경향이지요 -_-
Commented by 알렉세이 at 2015/02/14 23:58
호빗이 이렇게 문명인(?)이었다니!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5/02/15 04:17
톨킨이 빠심으로 잔뜩 이상화한 영국인은 세상에나
문명인이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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