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영화극장] 단편다큐멘터리 "버터램프" 이야기


[단편영화극장]

 

<버터램프>

개발 과정에서 파괴되는 전통과 환경,

금박을 입힌 것처럼 감춰진 티베트의 현실,

그리고 아련하게 저항하는 전통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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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복장을 한 티베트 대가족이 카메라 앞에 섭니다.

 

자금성 앞에 선 이들 티베트 주민들은 전형적인

관광객들입니다.

 

섬마을에서 대도시에 처음 나왔거나,

나이든 부모님 모시고 온 집안이 함께 처음으로

외국에 나온 그런 전형적인 모습들이지요.

 

사진사는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처럼 이것저것 자리를

잡고 표정을 주문하고 마지막에는 움직이지 마세욧!’

하면서 사진을 촬영합니다.

 

그런데 곧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이번에는 다른 배경으로 찍어봅시다~

 

사진사의 조수는 뒤에 배경으로 놔뒀던 실크스크린을

교체합니다.

 

그렇게 이 짧지만 놀라운 단편 <버터램프>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기 시작합니다.




 

자금성에서 출발한 배경은 티베트 주민들의 정신적

지주인 수도 라싸의 포탈라 궁전을 지나 베이징

올림픽경기장, 디즈니랜드, 지중해풍의 저택을

경유해 남태평양 해변가로 향합니다.

 

전통복장을 한 티베트 주민들은 사진사의 소품을

받아 정장차림이나 양복으로 갈아입고 좋아합니다.



 

신혼부부 또는 결혼을 예정한 듯 보이는 커플은

지나가던 마을 유지의 오토바이를 빌리고 사진사는

익숙하게 그 오토바이에 꽃 리본을 달아줍니다.

 

그렇게 10여분 간의 촬영현장이 관객의 눈 앞에

펼쳐집니다.



 

감독은 특별한 설명이나 자신의 시선을

드러내지 않고 담담하게 그런 진풍경을

보여주는데 집중합니다.

 

가족사진을 위해 고정된 카메라는 그대로

관객과 감독의 시야로 고정됩니다.

 

마침내 그 마을(250세대 정도 산다는

꽤 큰 마을이라고 출연자들 간에 대화가

오가는)에서의 촬영 영업이 끝나고

지금까지 배경이 되었던 실크스크린들은

 

다음 마을에서의 영업을 위해 조심스레

말아져 차량에 실릴 준비를 합니다.

 

모든 실크스크린이 사라진 진짜 마을의

풍경은 익히 예상하고 있었을 관객들에게도

작은 충격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우리가 보아왔고 상상해왔던 아주 익숙한

개발의 풍경이지요.

 

그리고 촬영 내내 고집을 피우며 티베트

전통의상을 벗지 않던 한 청년이 다가와

사진사 일행에게 물건을 전하며 부탁합니다.

 

포탈라 궁에 무언가를 전해달라며...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이 물건과

단순한 배경 이미지일 뿐이던 포탈라

궁에 연신 절하던 한 노파, 그리고

실크스크린의 화려한 풍광이 사라진

자리에 덩그라니 남은 티베트의 현실.

 

많은 울림을 전하는 짧고 굵직한 작품,

<버터램프>입니다.



 

우리가 오지관광이라는 이름 하에

서구의 시선으로 선망하며 즐기는

사이에 이제는 빈민가 체험투어도

인기라고 하지요. 국내에서도 쪽방촌

일일체험 프로그램 시도하다가 진탕

욕만 먹은 모 지자체가 있습니다만 -

돈맛에 파괴되고 선진국이 되어야만

한다는 강박에 모든 것이 급속하게

변해만 가는 세태를 풍자하는 연출이

돋보이는 준수한 다큐멘터리입니다.

 

단편영화제 중에서 세계적인 지명도를

가진 클레르몽페랑 국제단편영화제

최고상을 받았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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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정보]

 

버터 램프 Butter Lamp

 

France, China | 2013 | 15' | Fiction | 전체관람가

 

Director 후 웨이 HU Wei



Synopsis

 

중국의 명소와 이국적인 장소를 배경으로

티베트 유목민들이 사진을 찍는다.

 

배경이 바뀔 때마다 유목민들은 각자 주어진

역할대로 자세를 취하고 의상을 갈아입으며

특정한 이미지를 생산한다.

 

촬영이 끝나고 배경으로 쓰이던 사진들을 제거하면

드러나는 중국의 맨살.

 

2014 클레르몽페랑단편영화제 국내경쟁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11회 서울환경영화제 영화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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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정보]

 

11회 블라디보스토크 아시아태평양 영화제(2013)

단편영화상

 

49회 시카고국제영화제(2013)

골드플라크 단편상

 

50회 금마장영화제(2013)

창작단편상

 

36회 클레르몽페랑 국제단편영화제(2014)

국내경쟁 대상

 

38회 홍콩국제영화제(2014)

단편영화경쟁 불새상

 

62회 트렌토영화제(2014)

단편영화상

 

11회 서울환경영화제(2014)

널리 보는 세상 : 그린 아시아초청작

 

87회 아카데미시상식(2015)

단편영화상 후보작

 

32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2015)

커튼콜초청작



by 붉은10월 | 2018/01/04 01:28 | 불타는 필름들의 연대기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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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자유로운 at 2018/01/04 16:15
진짜 한방이 묵직하네요. 설명만으로도 충격적이로군요.
Commented at 2018/01/04 17:01
비공개 답글입니다.
Commented at 2018/01/04 17:18
비공개 답글입니다.
Commented at 2018/01/0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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