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영화극장] 불편한 진실, “베니스 내사랑”


관광레저산업의 그늘 속에 침몰하는 도시,

그 도시에 뿌리내려온 이들의 저항과 반격,

욕망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세계문화유산

<베니스 내사랑> 안에 모두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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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가면 꼭 들르고 싶은 곳 중 하나가

물의 도시이탈리아의 베니스이다.

 

곤돌라와 운하로 상징되는 베니스의 이미지,

 

중세 암흑기를 뚫고 르네상스를 견인했던

상인들과 예술가들의 찬란한 도시국가 역사,

 

또한 지중해의 패권을 둘러싸고 수백년간

압도적인 대국들에 맞서 생존을 위해 싸웠던

전쟁과 정략의 기록으로도 유명한 도시.

 

그러나 이제 그 베니스의 구도심 인구는

20086만 이하로 떨어진 후 5만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베니스는

도시 기능이 소멸하는 가운데 다만 거대한

관광테마파크로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관광명소답게 물가와 임대료는 천정부지로

오르는 가운데 주민들은 외곽이나 타지로

떠나기 시작했고 그 결과로 학교도 병원도

사라지고 있었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뜻있는 주민들은 베니스에 돈과 화를 같이

가져오는 상징이 된 초호화 관광유람선에

맞서는 퍼포먼스를 벌이기 시작하고 갈등은

격화되어 간다.


 

'도시'로 살아남기 위한 베니스의 노력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베니스 내사랑>70분 남짓한 시간 안에

도시 전체가 거대한 세계문화유산의 반열에

오른 베니스의 현주소를 조망한다.

 

고대 로마제국이 붕괴하던 시절,

고향을 게르만족의 침략에 잃고

바닷가 늪지대로 쫓겨간 이주민들이

나무말뚝을 박고 그 위에 세운 도시인

베니스의 지반은 허약하기 짝이 없으며



 

베니스에 부를 가져다주는 수천수만의

관광객들이 타고 오는 편리하고 호화로운

초거대 크루즈 유람선의 잦은 입출항은

 

그 취약한 지반에 악영향을 거듭해 점점

도시는 가라앉고 있다.



 

<베니스 내사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유람선 저지 퍼포먼스는 베니스라는

공간을 둘러싼 상충되는 입장들을

소개하고 그/그녀들의 행보를 따라간다.

 

주민들 또한 일부는 적극적으로 저항에

나서지만 일부는 체념하고 관조하기도 한다.

 

공통적으로 베니스라는 도시가 자체적인

생명력을 잃어간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관광객 유치로 부를 창출하는 도도한

흐름을 거역할 수는 없으니 떠나야지

하는 일각의 입장과 선조들의 자긍심과

역사를 계속 이어가고픈 적극적 활동가들의

결은 조금은 달라보인다.

 

그런 입장들이 인터뷰와 행사들 속에서

하나둘 드러나는 와중에도 베니스라는

거대한 역사를 품은 공간은 화려하고

이국적인 볼거리로 보는 이들을 이끈다.


 

운하와 석호, 중세의 건축물들의 풍광은

아름답고 중반부를 장식하는 유서깊은

가면축제는 베니스라는 공간을 둘러싼

격렬한 항쟁을 인식하듯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그 기묘한 간극조차 매력적으로 보이니

베니스와 관광산업은 애증적인 관계가

되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부를 불러오는 황금알 낳는 거위와

그들의 선조들이 수천년 전 피난해 정착한

유서깊은 공간의 붕괴가 쌍으로 작동되는

혼란한 상황들이 그렇게 쭉 펼쳐지던 중......

 

마침내 대미를 장식하는 인상적인 마무리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유서깊은 베니스로

향하는 입구인 아드리아해를 타고 등장하는

마치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올법한

거대한 괴수와도 같은 크루즈 선이 들어온다.



 

작은 카누와 보트에 탄 베니스 주민들은

불청객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현수막을

들고 해상시위에 나서고 경찰은 그들을

제지하기에 여념이 없다.

 

유람선에 올라탄 관광객들은 그런 베니스

주민들의 절규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녀들에게는 그런 위험을 건 해상시위도

하나의 풍경이자 사진 찍기 좋은 배경일

뿐으로 보인다.



 

그 관광객들을 스크린으로 바라보는 우리

또한 거기에서 자유로운가?

 

<베니스 내사랑>의 마지막 울림은 무척

묵직하다. 스크린을 응시하는 관객은

영화가 끝나는 순간에 자신의 입장을

정해봤으면 한다.

 

당신은 유람선 관광객의 입장이냐?

아니면 베니스 원주민의 입장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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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정보]

 

베니스, 내 사랑 I Love Venice

Netherlands | 2013 | 71’ | Documentary | 전체관람가

 

Synopsis

 

가면과 곤돌라가 생각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베니스.

 

하지만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은 지 오래다.

 

더 큰 문제는 오랫동안 살았던 토착 주민들이

모두 베니스를 떠나고 있다는 점.

 

지역병원까지 문을 닫기로 했다는 소식에

베니스 주민들은 직접 행동에 나서서 문제를

제기하려고 한다.



 

공동체의 파괴와 관광산업의 폐해를 고발하는

영화이지만, 화면에 담긴 베니스의 모습만큼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눈부신 물의 도시 베니스를 스크린을 통해

간접적으로 여행할 수 있는 좋은 기회.

 

Director 헬레나 뮈스켄스, 퀴린 라케

 

[11회 서울환경영화제 영화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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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정보>

 

11회 서울환경영화제(2014) 그린파노라마

by 붉은10월 | 2018/01/05 13:19 | 불타는 필름들의 연대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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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자유로운 at 2018/01/05 17:38
저런 건 앞으로도 계속될 갈등이군요. 씁쓸하네요.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8/01/05 23:02
관점의 충돌이니까요. 당분간 계속 지속될 문제죠.
스타트랙의 물질합성기술 같은 신기술이 등장해서
자원분쟁이 큰 의미가 없어지지 않는 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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