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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R] 가장 위대한 용, 흑룡 앙칼라곤

모든 여정의 시작이라 할,
절대반지의 파괴를 위한 프로도의 출발은
어떠한 수단으로도 절대반지를 파괴할 수가
없다는 절망적인 이유에서였습니다.

사우론이 만든 반지를 파괴하기 위해서는
그 반지가 만들어진 바로 그 용광로,

운명의 산에 깊숙이 들어가서 만들어졌던
바로 그 용암에 떨어뜨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황망한 상황설정 때문이었지요.

그렇다면 다른 방법은 과연 아무것도 없었던
걸까요?


간달프는 프로도에게 그가 미나스 티리스의
오래된 서고에서 찾아낸 고대의 지식을 전하며
한가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간달프는 과거에 절대반지가 사라진 것으로
간주하던 당시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존재,
날개달린 화룡 우룰로키의 최후의 일족이었던
황금빛 스마우그를 처치하고 에레보르 산밑의
드워프 왕국을 재건하는 모험을 회상하면서
천천히 스스로도 자신하지 못하는 어떤 이야길
늘어놓기 시작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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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 반지를 힘으로 파괴하는 것은 불가능해.

대장간의 망치로 내리친다 해도 그 반지는 끄떡하지 않아.
자네 힘이나 내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거야.

물론 이 난롯불로는 보통의 금도 녹이지 못하지.
더구나 이 반지는 아까 보았듯이 저 불 속에서
달아오르지도 않아.


샤이어의 대장간에서 이 반지를 녹이는 것은 불가능해.
난쟁이들의 용광로라 할지라도 어림없는 일이야.

용의 불꽃이 암흑의 반지들을 녹여 삼킬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뜨거운 불길을 내뿜는 그 옛날의
용은 이제 지상에 없네.

아니 용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그리고 살아 있다면 절대반지를 파괴할 수 있었을
흑룡 앙칼라곤도 사라져 버렸지..."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J.R.R.톨킨 지음 / 김번, 김보원, 이미애 옮김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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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달프는 스마우그조차 과연 그가 내뿜는
화염으로 반지를 녹일 수 있을지 의문을
품고 있었습니다.


어차피 이제 가운데땅에서 간달프가 측량할
거리에 있는 존재들 중 날개달린 화룡은
살아남아 있지 않으니 별 소용없기도 한
노릇이었지요.

그러나 '살아 있다면' 흑룡 앙칼라곤이라면
절대반지를 파괴할 수 있었을 거라는 단서를
남깁니다.


과연 스마우그도 해낼지 못할지 자신없어하던
간달프가 '그라면' 가능하다고 했던 저 존재는
무엇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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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Dragons

<퀜타 실마릴리온>에 의하면,
검은 적 모르고스는 태양 제1시대에
앙그반드의 지하요새에 은신한 채
불과 마술로서 그의 악의 대작을 만들었다.


모르고스의 천재가 창조한 그 검은 보석은
바로 용이라 불리는 거대한 파충류였다.

거대 파충류에는 기어다니는 뱀, 걸어다니는 뱀,
박쥐와 비슷한 날개를 갖고 하늘을 나는 뱀 등
세 종류가 있었다.

각각의 종들에는 다시 두 가지 유형이 있었는데,
독이 든 사나운 이빨과 발톱으로 싸우는 냉룡이
한 유형이고,


불을 내뿜어 파괴를 몰고 오는 기적 같은 화룡
우룰로키가 다른 유형이었다.


이러한 용들 하나하나가 인간과 요정과
난쟁이들에게는 가장 끔찍한 재왕을 의미했으며,
그런 만큼 용들은 이들 부족들을 엄청난 규모로
학살했다.

이 파충류들은 어떤 무기로도 꿰뚫을 수 없는
쇠미늘의 보호를 받았으며 이빨과 발톱은 창과 칼
같았다.

날개 달린 용들은 그들의 날갯짓으로 세상을
폭풍에 휩쓸리게 했고, 불을 뿜는 용은 주홍과
초록빛 불길로써 그들의 앞길을 막는 모든 것을
파괴했다.

그들의 눈은 매보다 날카로웠으며 일단 그들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어떤 것도 살아 도망칠 수
없었다.

그들은 또 가장 조용한 적의 가장 작은 숨소리도
들을 수 있었으며, 몸에서 풍기는 가장 미세한
냄새만으로도 그것이 어떤 생물인지 알아맞힐
수 있었다.


그들은 머리가 좋기로 유명했다.

그러나 자만과 식탐과 속임과 분노라는
결점을 갖고 있었다.


불과 마술을 주원소로 하여 창조된 이 용들은
물과 한낮의 빛을 기피했다.

용의 피는 검고 치명적인 독을 갖고 있었다.

그들이 뿜어내는 독한 냄새에는 뜨겁게
타오르는 유황과 점액의 성분이 배어 있었다.

<톨킨 백과사전>
데이비드 데이 씀 / 김보원, 이시영 옮김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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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스는 중간계의 창조자이자 유일신에
해당하는 유일자 에루(일루바타르)의 일족 중
가장 뛰어난 자였으나 그의 오만과 질투로 인해
그 자신만의 세계를 차지하려 오랜 기간 음모를
꾸미며 분투했습니다.

그러나 증오와 이기심으로 점철된 모르고스는
점차 스스로 창조하기보다는 모방하거나 이미
만들어진 것들을 파괴하는데에만 비상한 재주를
부리면서 퇴화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가운데땅에서 그의 부정한 창조물들은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며 악명을 떨쳤지요.

첫번째 종족인 엘프를 질투한 나머지 이를 모방,
혹은 변형시켜 오르크를 만들어냈으며,

나무목자 앤트의 강력함에 놀라 이에 대항하기 위해
트롤을 만들어냅니다.


그를 따르던 반신족 마이아들 중에서 스스로
악마의 형태를 갖춘 발로그 일족 또한 엄청난
공포를 불러일으켰지요.

그러나 후반의 모르고스 최대의 위업은 바로
완전히 새로운 종족인 용들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비상한 능력과 함께 창조주의 사악한 지혜와 의지를
나눠받은 이 존재들은 발로그보다 더 강대한 전투력을
갖추고 있었을 뿐 아니라 어둠의 마법까지 갖춘 실로
경이로운 존재이기도 했습니다.


큰 도마뱀에 가까운 냉룡들은 오히려 모르고스의
몰락 이후에도 북부 황무지 등지에서 오랫동안
존재했으며 제3시대에도 간혹 발견되곤 했지만

용의 악명은 역시 화룡 우룰로키의 일족들이
떨친 공포에 기반한 것들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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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스가 앙그반드에서 창조한 최초의 화룡
우룰로키는 용의 시조 글라우룽이었다.


그는 후대의 날개달린 족속에는 속하지 못했지만,
그의 시대의 가장 끔찍한 공포였다.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용은 흑룡
앙칼라곤이었다.


앙칼라곤은 최초의 날개 달린 화룡이었다.


앙칼라곤과 그의 무리는 모르고스 제국의
최후의 수비전이 있을 때 앙그반드로부터
바람과 불의 거대한 폭풍처럼 휘물아쳐 나왔다.


그러나 앙칼라곤은 땅으로 추락하고 그 밖의
화룡들은 모두 죽임을 당하거나 도주하고 말았다.

<톨킨 백과사전>
데이비드 데이 씀 / 김보원, 이시영 옮김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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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우룽은 최초의 우룰로키 화룡입니다.
(단 날개는 없어서 날지는 못했지요)


모르고스와 엘다르 간에 벌어진 수많은 전쟁은
물론, 나르고스론드 왕국을 멸망시키는 등
엄청난 활약으로 유명합니다.


톨킨이 <실마릴리온> 중에서도 독립된 작품으로
취급했던 세 가지 이야기 중에서 <후린의 아이들>
의 최종보스에 가까운 존재이기도 하지요.


* 나머지 두 이야기는 <베렌과 루시엔>,
<곤돌린의 몰락>들입니다.

글라우룽은 모르고스의 창조물로서의 용이라는
캐릭터의 전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주인이자 창조주의 악의 의지를 가장
잘 구현한 존재라 할 수 있겠지요.


그런 글라우룽의 후손들 중 최대 최강의 존재가
바로 최초의 날개달린 우룰로키 화룡인
흑룡 앙칼라곤입니다.


모르고스의 비장의 카드이자 최후의 전력으로
온존해두고 아껴뒀던 결전병기라 할 수 있겠지요.


글라우룽의 형상을 가진 날지 못하는 화룡
(그리고 냉룡들)은 이미 여러 대전쟁과 곤돌린
공성전 등에서 그 파괴적인 위력을 선보인 바
있지만 날개달린 화룡들은 꼭꼭 감춰둔 마지막
비장의 패였던 셈입니다.

지금으로 치면 대륙간탄도탄 같은 그런 존재라
할 수 있었겠지요.


그리고 이 우룰로키들의 패배와 앙칼라곤의
죽음은 모르고스의 몰락을 확정시키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퀜타 실마릴리온>의 후반부를 장식하는
이 대전쟁은 훗날 "분노의 전쟁"으로 전해져
내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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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녘의 군대와 북부 세력의 회전은 대전투 혹은
'분노의 전쟁'으로 명명되었다.


모르고스 휘하의 모든 군대가 전쟁에 참여하였고,
그들의 수효는 셀 수조차 없이 많아서 안파우글라스를
덮고도 남을 정도였으며, 북부의 온 땅이 전쟁의
불길에 휩싸였다.

그러나 그것도 아무 소용 없었다.


발로그들은 모두 죽었고 극소수만이 달아나
접근이 불가능한 지하의 깊은 동굴 속에 숨었다.

무수한 오르크 군단은 거대한 화염 속의 밀짚처럼
사라졌고, 불바람 앞에 오그라드는 낙엽처럼
흩날리고 말았다.


먼 훗날까지 살아남아 세상을 괴롭힌 오르크는
얼마 되지 않았다.

<실마릴리온>
J.R.R.톨킨 지음 / 크리스토퍼 톨킨 엮음 / 김보원 옮김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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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땅을 거의 정복하고 지난한 세월 동안 항쟁해왔던
엘프와 에다인들을 멸망 직전까지 내몬 모르고스의 압제에
분노한 서녘 발리노르의 발라와 마이아, 엘프들의 대군이
가운데땅에 상륙해 대전쟁을 벌이게 됩니다.


발로그와 트롤, 오르크로 이뤄진 모르고스의 대군조차
감히 상대가 되지 못해서 전멸하다시피 패배만 거듭하는
상황이었다고 전해지지요.


극소수 살아남은 발로그는 나중에 간달프와 모리아
지하갱도에서 동귀어진하는 것으로 단 한번 모습을
드러냈을 뿐 종족으로서의 수명은 아예 결단이 나
버렸습니다.

그리고 오르크의 경우에는...

먼 훗날까지 살아남아 세상을 괴롭힌 얼마 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전해지네요.



그만큼 제1시대의 모르고스의 제국이 그의 부관인
사우론이 애써 복원한 것에 비해 얼마나 웅대하고
강력했는지를 짐작하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어쩌면 사우론의 패악질은 그의 주인이 저질렀던
그 모든 악행의 조잡한 모조판에 불과할지도 모를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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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스는 그의 군대가 쓰러지고 자신의 힘이
흩어져 가는 것을 보고는 기가 죽어서 직접
나서려고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적을 향해 자신이 준비해 둔 최후의
필사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그리하여 앙그반드의 지하 토굴 속에서부터
이전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날개달린 용들이
쏟아져 나왔고, 불시에 잔인하게 들이닥친 그
사나운 군단의 기습을 받아 발라들의 군대는
뒤로 물러서고 말았다.


용들의 출현은 엄천난 천둥과 번개, 맹렬한
불바람을 동반하고 있었던 것이다.


<실마릴리온>
J.R.R.톨킨 지음 / 크리스토퍼 톨킨 엮음 / 김보원 옮김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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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 불리해지자 모르고스는 마침내 그의 가장
강력한 정예병력을 출전시킵니다.


그리고 그 위력은 과연 썩어도 준치라고 한때
가장 강력한 발라였던 모르고스_멜코르의 위세를
재현하는 것 같았었지요.



발라와 마이아, 엘다르로 구성된 군대를 후퇴시킬
정도의 위세는 오직 화룡 우룰로키의 군단으로
성취한 승리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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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하얀 불꽃을 휘날리며 에아렌딜이 나타났고,
빙길롯 둘레에 하늘의 거대한 새들이 모두 모여들었는데,
소론도르가 그들의 대장이었다.


하늘 위에서는 하루 종일 싸움이 벌어졌고,
그 싸움은 승패를 알 수 없는 캄캄한 밤중까지 이어졌다.


아침해가 떠오르기 전에 에아렌딜은,
용들 중에서 가장 막강한 흑룡 앙칼라곤의
목숨을 빼앗아 하늘 위에서 아래로 던졌다.


용은 상고로드림 봉우리 위에 떨어졌고,
용이 떨어지면서 그 봉우리들도 함께 무너졌다.

그때 태양이 솟아올랐고, 발라들의 군대는
승리를 거두어 거의 모든 용들이 목숨을 잃었다.

모르고스의 모든 토굴은 덮개가 벗겨지면서
파괴되었고, 발라들의 군대는 땅속 깊은 곳까지
내려갔다.

거기서 모르고스는 마침내 궁지에 몰렸으나
용감하게 나서지는 않았다.

그는 자신의 갱도 가장 깊은 곳으로 달아나
화친과 용서를 간청했다.

하지만 그는 발이 잘려 나가고 얼굴이 땅에
부딪히며 내동댕이쳐졌다.


그들은 예전에 그를 묶었던 쇠사슬 앙가이노르로
모르고스를 다시 결박하였고, 그의 강철왕관을
부수어 목을 죄는 고리를 만든 마음 그의 머리를
굽혀 무릎에 닿게 했다.


이렇게 북부의 앙그반드 세력은 종말을 맞이하였고,
악의 왕국은 무로 돌아가고 말았다.


발라들이 대단히 분노하였기 때문에 서부 세계의
북부 지역은 땅이 갈라지면서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비디기 들어와 엄청난 굉음과 함께 혼란이 일어났던
것이다.

강들은 사라지거나 새로운 행로를 찾았고.
계곡이 융기하고 산이 내려앉았다.

시리온 강은 이제 사라지고 없었다.

<실마릴리온>
J.R.R.톨킨 지음 / 크리스토퍼 톨킨 엮음 / 김보원 옮김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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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에선 갈라드리엘이 프로도에게
선물로 나눠줘서 쉴롭의 동굴에서 위력을 보일 때
언급되었을 뿐인 에아렌딜이지만 실로 절대영웅에
가까운 활약을 보입니다.


또한 중간계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불리는
독수리들, 바람의 왕 과이히르의 머나먼 위대한
선조, 소론도르의 일족들이 에아렌딜과 함께
이 끔찍한 군단에 맞서 승리를 쟁취해냅니다.


제3시대 말의 후손들은 오르크나 나즈굴의
날개 돋힌 야수들을 때려잡는 활약으로도
충분히 끝판왕 소리를 들을 만 했다고 하지만


그의 선조들은 우룰로키 화룡과 일대일 맞짱을
뜨시던 분들이셨던 셈이지요.


그러나 이 최종전투는 긴 밤 내내 벌어질 정도로
치열했으며 그 전투의 결과는 모르고스의 성도인
앙그반드의 상징, 상고로드림 화산 세 봉우리가
가라앉고 파괴되는 결말로 끝납니다.


흑룡 앙칼라곤이 얼마나 거대했는지 그가
추락하는 것만으로 화산이 박살나 무너지는
장대한 죽음을 맞지요.

그리고 너무 강대한 힘들이 부딪히는 파열의
결과로 가운데땅의 서부 대륙은 거의 전부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맙니다.


아쉽게도 흑룡 앙칼라곤의 전투를 본 존재는
제3시대 말 당시에도 가운데땅에 거의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인간들 중 발라와 엘다르 엘프의 편을 들었던
에다인들은 훗날 누메노르로 건너갔다가 대부분
누메노르의 타락에 이은 멸망으로 사라졌고,

그 전쟁에 참전했던 가운데땅의 소수의 엘다르들
역시 대부분 서쪽으로 귀환했거나 사라졌으니까요.

흑룡 앙칼라곤의 위력은 그들의 마지막 후손
스마우그의 위력으로 아주 약간을 측량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by 붉은10월 | 2017/09/08 04:35 | 아르다 백과사전 | 트랙백 | 덧글(10)
[LOTR] 1시대 결전병기 : 벨레고스트의 드워프들

피터 잭슨의 <호빗> 3부작 중
1편 <뜻밖의 여행> 프롤로그에서 우리는
위대한 드워프 왕국 에레보르의 영화를 보고,
화룡 스마우그의 침공으로 에레보르와 인접한
너른골이 어떻게 한순간에 몰락하는가에 대해
눈으로 확인하게 됩니다.



그 짧은 프롤로그 오프닝 씬에서 위세를
자랑하던 드워프들은 제3시대의 가장 위대한
화룡이라고는 하지만 스마우그에게 비참하게
패배하고 위대한 왕국을 잃어버린 채 비참한
피난길에 오르고 말지요.


시간이 흘러 소린의 원정대가 폐허가 된
에레보르 산밑왕국에서 다시 스마우그와
일전을 치루면서 공격을 가하기도 합니다만
이 부분은 거의 영화적 창작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소린과 빌보를 비롯한 일행은
스마우그를 피해다니거나 숨어있었던
것에 불과했으니까요.


원작과 동일하지만 영화에서 또한 위대한
명궁 바르드의 활약(거기에 더해 그의 선조인
너른골의 마지막 영주 기리온이 가죽갑옷에
흠집을 내줬던 덕분)으로 스마우그를 격퇴할
수 있었지 드워프들은 정작 스마우그에게 큰
피해를 끼치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제1시대에는 달랐었지요.

아니 모르고스의 위대한 걸작, 날개돋힌 화룡들에게
제대로 피해를 줄 수 있었던 존재는 에아렌딜이나
투린 투람바르를 제외하면 결국 발라에게 역할을
받은 독수리 정도에 불과했었으니까요.

엘프조차 용에 대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제대로 인간계 종족 중에서 용에게 타격을 입힌
존재는 사실 드워프가 유일했었습니다.

이제 제1시대의 위대한 드워프들의 위업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제1시대에는 훗날 가장 잘 알려진 크하잣둠,
즉 '모리아'가 아니라 청색산맥의 두 왕국,
노그로드와 벨레고스트가 다른 종족과 교류하며
가운데땅 역사에서 먼저 두각을 드러냅니다.

그중에서도 벨레고스트의 장인과 전사들이
이번에 소개할 주인공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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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레고스트 Belegost

별빛의 제2시대 동안 벨레리안드의 청색산맥에 세워진
두 개의 중요한 난쟁이 왕국 중 하나인 벨레고스트는
요정어로 '강력한 요새'라는 뜻이었다.

난쟁이들의 언어인 크후즈둘로는 가빌가솔 혹은
철통요새라고 했다.

벨레고스트의 난쟁이들은 벨레리안드에 들어온
최초의 종족이었고, 가운데땅에서 가장 뛰어난
대장장이이자 돌 세공가들이었다.


그들은 사슬갑옷을 만든 최초의 난쟁이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탁월한 철제 무기를 신다르 요정들과
거래하였고, 회색요정왕 싱골의 주문을 받아 지극히
아름다운 왕국, 천의 동굴 메네그로스를 만들어냈다.


보석전쟁 중에 벨레고스트의 난쟁이들은 대단한
명성을 얻었다.

그들은 열기에 익숙한 대장장이 동족이었고 또
얼굴을 보호하는 열기차단용 철제 마스크를 투구에
달고 있었기 때문에 한없는 눈물의 전투에서는
그들만이 용의 화염을 견딜 수 있었다.


벨레고스트의 왕 아자그할 공은 이 전투에서 목숨을
잃었지만, 용의 시조 글라우룽에게 부상을 입히고
그와 그의 용 무리가 모두 전장에서 달아나도록
공격하였다.

벨레고스트의 난쟁이들이 비록 담대하고 용감하긴
했으나, 분노의 전쟁이 끝나자 그들의 왕국은
벨레리안드 전역과 함께 바다에 삼켜져 가라앉고
말았다.

다행히 살아남은 소수는 동쪽으로 달아나
크하잣둠의 저택들에 피신하였다.

<톨킨 백과사전> 발췌
데이비드 데이 지음 / 김보원, 이시영 옮김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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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레고스트의 드워프들은 처음에는 엘프들과
그렇게 원만한 관계는 아니었다고 전해집니다.

가운데땅에 남아있던 신다르 엘프들은
조용하고 폐쇄적인 종족이었으며,

발리노르에서 돌아온 엘다르 엘프들은
원래 기원이 같은 동료 엘프들조차도
'검은 요정', '아바리'라고 자기들보다는
낮은 종족으로 치부하는 일종의 선민의식이
존재했었으니까요.

거기에 엘프 기준으로는 추한 용모를 가진
드워프들에 대한 외모적 편견도 한몫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르고스가 풀려나고 가운데땅에
그의 수하들이 활보하기 시작하면서 서로
협력할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합니다.

먼저 드워프들과 관계를 맺었던 것은
가운데땅 전체의 신다르 대왕이던 회색망토
엘루 싱골의 왕국이었지요.


======================================

(중략)

싱골은 그의 백성들이 이전에는 필요로 하지
않았던 무기를 생각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나우그림이 그를 위해 무기를 제작해 주었다.


왜냐하면 그들이 이런 작업에 대단한 재능이
있었기 때문인데, 다만 그들 가운데서 어느
누구도 노그로드의 장인들을 능가하지는 못했고,
이들 중에서는 장인 텔카르가 가장 명성이 높았다.

나우그림은 옛날에는 모두 호전적인 종족이었고,
누구든지 그들을 괴롭히면 맞서서 격렬한 싸움을
벌이곤 했다.


그것이 멜코르의 부하든, 엘다르든, 아바리든,
들짐승이든, 심지어 다른 집에 살며 다른 왕을
따르는 난쟁이와도 싸우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

신다르는 사실 그들에게서 세공기술을 금방 익혔다.


하지만 모든 기술 중에서, 특히 쇠의 담금질에
있어서는 놀도르조차도 난쟁이들을 이길 수 없었고,
벨레고스트의 장인들이 처음 고안한 고리 연결
갑옷의 제작에 있어서도 그들의 작품에 견줄 만한
것이 없었다.

그리하여 이 당시에 신다르는 훌륭하게 무장을 하고
있었고, 그래서 여러 사악한 짐승들을 물리치고 다시
평화를 누릴 수 있었다.


그런데도 싱골의 병기고는 도끼와 창, 칼, 높은 투구와
반짝이는 쇠미늘갑옷으로 채워져 있었고, 난쟁이들이
만든 이 갑옷은 항상 새로 만든 것처럼 녹슬지 않고
반짝이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훗날 싱골을 위해서는 잘한 일이었음이
밝혀졌다.

(후략)

<실마릴리온>
J.R.R. 톨킨 지음 / 크리스토퍼 톨킨 엮음 / 김보원 옮김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사

======================================


청색산맥의 두 드워프 왕국 중에서 노그로드는 공격용,
벨레고스트는 방어용 무구에 특화된 행보를 보였습니다.

노그로드의 장인들 중 가장 유명한, 시대를 초월한
명장 텔카르의 손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후대에 전해지는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우론의 손에서 절대반지를 베어낸 엘렌딜의 검 나르실,
모르고스의 왕관에서 실마릴을 잘라내는 데 사용된
베렌의 검 앙그리스트가 바로 텔카르의 작품들이지요.

그러나 공격에 특화된 노그로드의 성향은 훗날
엘프와 드워프 간에 벌어진 가장 끔찍한 살해와
전쟁에 어두운 그림자를 남깁니다.


반면에 벨레고스트의 드워프들은 방어구에 특출한
솜씨를 선보였고 이런 그들의 속성은 가운데땅의
자유종족들이 모르고스에 맞서 기나긴 패배에 들어가는
시절에 오히려 더 빛을 발합니다.


엘다르를 포함한 자유종족들이 모르고스의 폭압에 맞서
마지막으로 공세를 취했던 다섯째 전투에서 드워프들은
준비 단계부터 페아노르의 장남 마이드로스가 주도한
동맹에 적극적으로 가담했으며 무기와 병력 양측면에서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훗날 역사에 "한없는 눈물의 전투",
"나르나이스 아르노이디아드"로 남게 되는
이 전쟁은 참혹한 패배로 끝나고 가운데땅 서쪽
벨레리안드 일대의 힘의 균형은 완전히 기울어지는
몰락의 결정타가 되고 말지요.


그러나 이 전투에서 벨레고스트의 드워프들과 그들의
군주 아자그할은 역사에 남을 무훈을 세우게 됩니다.


======================================

(중략)

동부 출신의 군대 중에서 끝까지 용감하게 맞선
자들은 벨레고스트의 난쟁이들이었고, 그들은
이로 인해 명성을 얻었다.


왜냐하면 나우그림은 요정이나 인간들보다 더
용감하게 화염과 맞설 수 있었기 때문인데,
이는 무엇보다도 그들이 무시무시하게 생긴
큼직한 탈을 전투시에 착용하는 관습 때문이었다.


이 탈이 용들과 맞서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탈이 없었다면 글라우룽과 그의 종족은 남아 있는
놀도르를 모두 태워 죽였을 것이다.


글라우룽이 공격해 오자 나우그림은 그를 둥그렇게
에워쌌고, 그들이 휘두르는 커다란 도끼 앞에서는
그의 막강한 갑옷과도 같은 비늘도 온전하게 견딜
수가 없었다.


화가 난 글라우룽이 몸을 돌려 벨레고스트의 왕
아자그할을 내려치고 그를 덮쳐 오자, 아자그할은
최후의 일격으로 용의 뱃속 깊숙이 칼을 찔러 넣어
그에게 부상을 입혔다.


이로 인해 용이 싸움터를 빠져 나가자 당황한
앙그반드의 짐승들은 그를 따라 달아났다.

그때서야 난쟁이들은 아자그할의 시신을 높이 들어
올려 바깥으로 운반하였고, 고향에서의 장례의식에
따라 굵고 낮은 목소리로 장송가를 부르며 그 뒤를
느린 걸음으로 따라갔다.


그들은 이제 적의 존재에 개의치 않았고 아무도
그들의 앞길을 막지 않았다.

(후략)

<실마릴리온>
J.R.R. 톨킨 지음 / 크리스토퍼 톨킨 엮음 / 김보원 옮김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사

======================================



불을 뿜는 용들의 시조 글라우룽이 아직 어렸을 때는
놀도르 궁수들이 말을 타고 드워프들이 훗날에 한 것처럼
용을 포위한 뒤 집중사격을 해 격퇴하기도 했었으나
이때의 글라우룽은 온몸의 비늘과 가죽 자체가 갑옷화
되어 있던 상태인지라 이런 집중타격과 그를 가능하게
할 방어구 및 규율이 없이는 불가능한 상대였습니다.


그리고 벨레고스트의 군주 아자그할은 주인공 버프가
되지 않은 존재로서 거의 유일하게 직접적인 묘사를
통해 용에게 타격을 입히고 격퇴한 거의 유일한 존재로
가운데땅 역사에, 비록 참담한 눈물의 패전 속에서이지만
그의 목숨을 바쳐 용의 무리를 물리쳐 퇴로를 만들고
무훈을 세운 전설로 남았습니다.


그에 비하면 훗날의 후손들은 비록 만만치 않은
세력과 보물을 과시했을지언정 선조들에 비하면
영락했다고 봐야겠지요.


물론 가운데땅의 종족들은 인간을 제외한다면
모두 그런 길을 밟아왔습니다만...

발라가 예정한 원래의 역사가 아니라 자신들의
이기심과 욕망이 반영된 중간계의 역사는 결국
불완전한 형태로만 흘러가게 마련이었으니까요.


by 붉은10월 | 2017/09/05 03:39 | 아르다 백과사전 | 트랙백 | 덧글(16)
[Hobbit] 빌보의 귀향 이야기


 

“음식과 기쁨과 노래를

보물보다 귀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더 많았더라면

더 즐거운 세상이 되었을텐데.”



참나무방패 소린이 황금에

대한 욕망을 마침내 극복하고

산밑에서 싸우던 모든 난쟁이와

요정과 인간들과 함께 최후의

전투를 치른 후 명예로운 죽음을

맞이하면서 빌보에게 사과와 함께

전한 말이었습니다.



수상쩍은 마법사 간달프의 치밀한

계략에 속아넘어가 생판 첨 보는

거칠고 난폭한 난쟁이들과 함께

생고생 원정을 떠나게 된 부잣집

외아들 유일 상속자 빌보 배긴스.





전혀 이행보장이 안 되는 엉터리

계약서에 서명날인을 한 빌보.





그는 트롤의 저녁거리가 될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고.





호빗 최초로 서쪽요정들의 보금자리

리븐델 땅을 밟았으며.





끔찍한 산속 동굴에서 이상한

괴물을 만나 목숨을 건 수수께끼

내기 끝에 야바위로 금반지도

득템하게 되며.





곰가죽을 뒤집어쓰는 기괴한

인간도 만나보고.





(거기서 도토리 한 알도 챙기고)





가운데땅에서 기록에 남은

자로는 마지막으로 용과

서바이벌 대담도 해봤으며.





대전쟁에 휘말려 부상을

입기도 했으나.





결국 금은보화를 몇 상자

챙겨서 갑부가 되어.





빌보 배긴스는 음식과 기쁨과

노래가 기다리는 고향 샤이어로

마침내 장대한 모험을 마치고

귀향하게 됩니다.





거기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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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는 다 끝이 있듯

이 이야기도 그렇다.





마침내 빌보가 태어나고 자란 곳,

빌보가 그 땅과 나무들의 모양을

자기 손바닥과 발가락처럼 잘

알고 있는 곳이 눈앞에 펼쳐졌다.





언덕에 올라서자 멀리 떨어진 곳에

자기 집 언덕이 보였다.





빌보는 갑자기 멈춰 서서 말했다.





길은 끝없이 이어진다네,

바위 위로 나무 아래로,

햇빛이 비치지 않는 동굴 옆으로,

바다에 이르지 못하는 개울 옆으로,

겨울이 뿌린 눈을 넘어,

6월의 즐거운 꽃들 사이로,

풀밭을 넘어 돌멩이 위로,

그리고 달빛 속의 산 아래로,





길은 끝없이 이어진다네

구름 아래로 별 아래로,

그러나 방랑을 떠났던 발은

마침내 멀리 있는 집을 향하네.

불과 칼을 보았고

돌 궁전에서 공포를 보았던 눈이

마침내 파란 풀밭을 보고

오랫동안 알고 있던 나무와 풀밭을 본다네.





간달프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친애하는 빌보!





자네에게 무언가 변화가

생긴 모양이야.





자네는 과거의 호빗이

아니라네.”





<호빗>

[마지막 여정]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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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죽을 고비와 목숨이

몇 개 있어도 부족할 위기를

겪은 사람이 과거 그대로인게

더 문제이지 않을까요?



아무튼 빌보의 저 여행노래는

계속 변주되며 오래오래 이어질

운명이었답니다.



하지만 그가 모험을 회고하며

노래나 부르며 딩가딩가할 때는

아직 오려면 멀었던 것입니다.





이제 그에게 마지막 위기가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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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그들은 다리를 건너고

강 옆의 방앗간을 지나

곧장 빌보의 집 현관으로

들어갔다.



“맙소사! 무슨 일이지?”





그가 외쳤다.





집은 온통 소란스러웠으며,

점잖은 호빗과 점잖치 못한

호빗을 가릴 것 없이 온갖

호빗들이 문간에 몰려 있었고,

많은 이들이 들락날락했다.





그들이 현관 매트에 발을

문지르지도 않는 것을 보고

빌보는 화가 났다.





빌보가 놀랐다면 그들은 더욱

더 놀랐다.





빌보는 그의 물건들을 경매하는

와중에 돌아온 것이었다!





문 위에 검은색과 붉은색으로

커다란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거기에는 6월 23일에 호빗골

언덕 아랫마을의 골목쟁이집에

살던 고(고) 골목쟁이 빌보 씨의

가재도구를 ‘토박이, 토박이, 굴집 회사’

가 경매로 판매한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경매는 10시 정각에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지금 거의 점심시간이 되었으므로

이미 대부분의 물건들은 거의 공짜에서

헐값에 이르기까지 (경매에서 흔히

그러듯) 다양한 가격으로 팔려 나갔다.





빌보의 사촌인 자룻골골목쟁이네

가족은 자기들의 가구가 방에

들어맞을지 알아보려고 방 치수를

재느라 바빴다.





간단히 말해서 빌보는 ‘추정 사망자’

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릇된 추정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한 사람들이 모두 다 정말로 미안해

한 것은 아니었다.





<호빗>

[마지막 여정]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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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황무지에 가까웠던 드넓은

에리아도르 일대에서 몇 안 되는

행정과 치안체계가 잘 잡혀있던

샤이어에서 1년 넘게 행불자였던

빌보 배긴스의 저택 수준 굴집과

넉넉한 재물은 선망의 대상으로

적정절차를 거쳐 경매 매물이

되었던 것입니다.





물론 많은 재산을 챙겨왔지만

조상의 가보와 유산을 통째로

날려먹을 위기였던 것이지요.





아마 용의 화염보다 빌보에겐

더 정신적인 충격이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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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쟁이네 빌보 씨의 귀환은

언덕 아래와 언덕 위, 그리고

강 건너까지 엄청난 혼란을

일으켰으며, 상당 기간이

지나도 그 동요는 가라앉지

않았다.





실제로 법적인 문제는

몇 년 동안이나 지속되며

골치를 썩였다.





골목쟁이가 살아 있는

인물이라고 다시 법적으로

인정되는 데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경매에서 특별히 좋은 물건을

싸게 산 이들은 골목쟁이네가

살아 있음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결국 시간을 아끼기 위해

빌보는 자기 가구들을 다시

사들여야 했다.





신기하게도 은수저들은

없어졌고 그에 대한

해명도 없었다.





개인적으로 그는 자룻골

골목쟁이네 가족을 의심했다.





그들 쪽에서는 돌아온

골목쟁이네가 진짜라는

것을 결코 인정하지

않았으며, 그 이후로

빌보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들은 정말로 빌보의 멋진

호빗굴에서 살고 싶었던 것이다.





<호빗>

[마지막 여정]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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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군대 전투> 영화에서

소개될 때는 빌보 배긴스가

간지나는 대사와 함께,

자신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라는 경매담당관의

요구에 원정에 나설 당시

계약서를 들이밀면서,

계약 상대방인 ‘참나무방패’

가 누구냐는 물음에 대해

“그는 나의 친구였소”라고

담담히 이야기합니다만.





실제로 법적 절차는 그렇게

간단히 정리되지 않습니다.





빌보는 지난한 법정투쟁을

벌였을 테지요.





그리고 그때부터 로또

당첨될 뻔 하다가 날려버린

꼴이 된 자룻골골목쟁이네와

빌보와의 평생의 악연이

시작되고 맙니다.





그 악연은 빌보가 빨리

죽거나 또 어디론가 사라질

날만 기다리던 이 친척에게

빌보가 여봐란 듯이 근본도

마음에 안드는 또다른 친척

조카 프로도를 입양하면서

원수지간처럼 변하고 말지요.





영화에서야 호빗들끼리

유쾌한 관계가 강조되어

그냥 개그 코드가 되지만,

현실에서 우리가 주변에서

겪는 친척간 재산문제로

인한 갈등은 막장드라마의

좋은 소재가 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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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가 잃어버린 것은

은수저뿐만이 아니었다.





바로 이웃의 존경을 잃은

것이었다.





그 후로도 빌보는 요정의

친구였으며, 난쟁이들과

마법사들, 그리고 그의 집

앞을 지나는 그런 족속들의

방문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그는 더 이상 점잖은

인물이 아니었다.





사실 이웃의 호빗들은 모두

그를 ‘별난’ 인물로 여겼다.





툭 집안의 조카들과 조카딸들은

예외였지만 어른들은 그들이

빌보와 어울리는 것을 원치

않았다.





유감스러운 말이지만 그는

남들의 평판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아주 만족해했으며,

그의 화로에서 끓고 있는

주전자 소리는 ‘뜻밖의 파티’

이전의 조용한 시간보다

훨씬 더 음악적으로 들렸다.





그는 벽난로 위에 검을

걸어 두었다.





그의 갑옷은 현관에 진열해

두었다가 나중에 박물관에

빌려주었다.





금과 은은 대부분 선물을

주는 데 쓰였다.





그 선물은 꼭 필요한 것일

수도 있었고, 아니면 지나치게

과분한 것일 수도 있었다.





그의 조카와 조카딸들이

그를 좋아한 것은 어느

정도는 이 선물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는 마법의 반지를 중요한

비밀로 간직했으며, 주로

원치 않는 방문객이 올 때

그것을 사용했다.





그는 시를 쓰고 요정들을

방문했다.





대개의 호빗들은 머리를

흔들고 이마를 만지면서

“불쌍한 골목쟁이네!”라고

말했고 그의 이야기를 믿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지만,

그는 그의 생애가 끝날

때까지 아주 행복하게

살았다.





대단히 긴 생애였다.





<호빗>

[마지막 여정]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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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른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평판좋고 교육 잘 받은’ 바른생활

호빗이던 빌보 배긴스는 이제

괴짜 취급을 받게 됩니다.





다행히 물려받은 재산에 그가

벌어온 막대한 금은재보가 더해져

그를 숭배하는 그루피 층이 일부

생겨나긴 했습니다만, 정상적인

호빗이라면 그의 기괴한 행각을

그저 부자이기 때문에 넘어가주는

상황이 계속 이어졌겠지요.





호빗 사회에서 ‘요정’과 ‘난쟁이’의

친구는 결코 득이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와 친했던 친척

아이들은 수십년 후, 다음

세대의 모험가가 되었고,

그들에 의해 샤이어 뿐만

아니라 가운데땅 전체의

운명이 좌우되었습니다.





그리고 빌보는 누가 뭐라건

행복하고 만족스런 삶을

살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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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이 지난 어느 가을 저녁,

빌보는 서재에 앉아서 회고록을

쓰고 있었다.





그는 이 회고록에

<<그곳으로, 그리고 다시

이곳으로 : 한 호빗의 휴일>>

이라는 제목을 붙일까 생각했다.





바로 그 때 문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간달프와 한 난쟁이였고,

그 난쟁이는 바로 발린이었다.





“들어오세요! 들어와요!”





빌보가 말했다.





그들은 난롯가의 의자에 앉았다.





발린은 골목쟁이네의 조끼가

더 넓어졌고 진짜 금단추를

달고 있음을 알아챘고,

빌보는 발린의 수염이 몇 인치

더 길어졌으며 보석이 박힌

허리띠가 대단히 멋져 보인다고

생각했다.





<호빗>

[마지막 여정]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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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혼란도 대충 정리하고

여유를 찾아 그의 인생을 바꾼

모험을 정리하던 빌보 배긴스는

귀한 손님들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가 약속한대로 오후의 티타임이

보장된 이들이었지요.





빌보와 발린은 서로의 복장을

확인하며 가진 자의 여유를

만끽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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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물론, 함께 지냈던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빌보는 외로운산에서

어떻게들 지내는지 물었다.





그들은 아주 잘 지내는 것

같았다.





바르드는 너른골에 마을을

다시 건설했고, 호수 유역과

남쪽과 서쪽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골짜기에는 다시 농작물을

경작하여 풍요로워졌으며,

황무지는 이제 봄이면 새들과

꽃들로 가득하고 가을이면

과일이 풍성하게 열려 사람들이

모여들어 축제를 연다는 것이었다.





호수마을은 다시 건설되었고,

이전보다 번영하여 달리는강을

따라 많은 재물이 운송되었다.





그 지역에서 요정들과 난쟁이들

그리고 인간들은 우호 관계를

지속하고 있었다.





<호빗>

[마지막 여정]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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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이 톨킨 개인에게 결코

잊혀질 수 없는 지옥 같던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15년이 지나 완성된 만큼,

전쟁의 참상에서 겨우 회복해

사회적으로도 안정된 자리를

찾고, 부인과 아이들과 함께

상처를 잊고 만족스런 삶을

살던 톨킨의 회고적 태도가

원작 곳곳에 녹아들어가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 부분입니다.





물론 영화로 21세기에 재현된

<호빗> 3부작은 그런 정서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게 완성되었지요.





그러나 톨킨이 <호빗>을

완성할 당시에는 이제 더는

1차 세계대전으로 전쟁은

할 만큼 했으니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씁슬한 낙관이

아직은 남아 있던 시기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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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늙은 영주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바르드는 호수 사람들을

돕기 위해 그에게 많은

금을 보냈으나, 그는

워낙 그런 병에 잘 걸리는

부류인지라, 용의 고질병이던

탐욕증에 빠져 대부분의 금을

갖고 도망치다가 황무지에서

동료들에게 버림받고 굶어

죽었다.





“새로운 영주는 더 현명하고

인기가 대단하다네.





물론 현재의 번영 때문에

명성을 얻고 있지.





사람들은 이 영주가 통치하는

시절에 강에 금이 흐른다는

노래를 만들고 있다네.”





발린이 말했다.





“그렇다면 옛 노래의 예언이

어느 정도는 실현되었네요?”





빌보가 말했다.





그러자 간달프가 대답했다.





“물론이지!





예언이 사실이 되어서는

안 될 이유라도 있나?





자네가 그것을 실현하는 데

한몫했다고 해서 예언을 안

믿는 건 아니겠지?





자네의 모험과 탈출이

그저 자네만을 위해서

순전히 행운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겠지, 안 그런가?





자네는 정말 대단히 훌륭한

사람, 골목쟁이네야.





그리고 나는 자네를 아주

좋아하지.





하지만 이 넓은 세상에서

자네는 결국 아주 작은

인물에 불과하다네!”





“황송합니다!”





빌보는 웃으면서 말하고는

그에게 담배통을 건넸다.





<호빗>

[마지막 여정]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





간달프의 교훈조의 조언들은

마치 전 시대의 영국의 문호

디킨스의 단편에서 툭툭 나오는

대사를 보는 느낌입니다.





아직은 2차 세계대전도,

<반지의 제왕>도 완성되기 전,

소박하고 평화롭던 막간의

티타임 같은 시절의 이야기는

이렇게 막을 내립니다.





그리고 이 환상적인 동화를

썼던 작가는 말년에 별의별

꼴을 다 본 뒤, 장대한 세계의

종말을 그려낸 대하소설을

완성하게 됩니다.





현실의 막장이 아니었다면

아마 <호빗>의 후속편은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겠지요.


by 붉은10월 | 2015/02/23 17:01 | 아르다 백과사전 | 트랙백 | 덧글(8)
[LOTR] 호빗의 기원과 종족, 역사에 대하여



톨킨은 <반지의 제왕> 소설 중

1권에 해당하는 <반지원정대>의

도입부를 온통 “호빗에 대하여”로

꽉 채워놨습니다.



그 덕분에 다른 작품들에서

전혀 등장하지 않았던 이

기이한 종족에 대한 상당한

정보가 소개되었지요.





--------------------





호빗들은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매우 오래 된 종족으로, 예전에는

오늘날보다 숫자가 훨씬 많았다.





이는 그들이 평화와 고요와

좋은 경작지를 사랑하기 때문인데,

잘 정돈되고 농사가 잘 된 시골이

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그들은 대장간의 풀무나 물방앗간,

배틀보다 복잡한 기계에 대해서는

예나 지금이나 잘 알지도 좋아하지도

않지만, 연장을 다루는 솜씨는 뛰어나다.





심지어 옛날에도 그들은 ‘큰사람들’

(그들이 우리를 부르는 이름)을 보면

대체로 겁을 먹었고 지금도 우리를

만나면 놀라서 피한다.





그래서 만나기 어려워지고 있다.





그들은 청각과 시각이 예민하고,

또 몸이 통통하고 쓸데없이

서두르는 법이 없지만, 그래도

동작은 민첩하고 재치가 넘친다.





그들은 만나고 싶지 않은

덩치 큰 자들이 어슬렁거리며

다가오면 재빨리 소리 없이

사라지는 방법을 일찍부터

터득했고, 그들은 이 기술을

인간들의 눈에는 마법으로

보일 정도로까지 발전시켰다.





하지만 실제로 호빗들이 무슨

마법을 공부한 적은 없다.





다만 사람들 눈을 잘 피하는

것은 오로지 타고난 자질에다

숙련, 그리고 대지와 깊숙한

친교로 인해 몸집이 크고

어설픈 종족들은 모방할 수

없을 만큼 전문 기술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프롤로그 - 호빗에 대하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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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은 톨킨이 사랑해 마지않는,

이상화된 근대 산업혁명 이전의

영국의 풍요로운 농촌 사회의

풍경입니다.





그러다보니 그들의 기술 수준과

문명 단계 역시 딱 그 지점에

멈춰 있지요.





톨킨은 동력으로 움직이는

세탁기 같은 근대 산업사회

문명의 이기도 썩 내켜하지

않아 손빨래를 (그의 부인에게)

고수했다고 전해집니다.





다만, 자동차 운전은 의외로

즐겼다는 일화도 있으니 그냥

반기계문명까지는 아니었으나

그렇게 환영하는 얼리어답터와는

거리가 멀었던 성향이었지요.





그들은 육체적인 힘이나 체형이

아무래도 ‘큰사람’들에 비해선

약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자기

보호를 위해 비밀스럽고 은밀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했습니다.





그들의 은신 기술은 거의 닌자의

인술 수준으로 능숙해져 지금도

호빗들은 ‘큰사람’들의 눈을 피해

어딘가에서 그들만의 유유자적한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하지요.

(톨킨의 증언에 의하면 그렇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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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은 몸집이 작은 종족으로

난쟁이보다 작다.





다시 말해 실제로 키가

난쟁이보다 작지는 않지만

체격이 좀 덜 벌어진 셈이다.





그들의 키는 우리 척도로

60센티미터에서 120센티미터

사이로 일정치가 않다.





지금은 거의 90센티미터에도

못 미치는데, 말인즉슨 줄어들어

그렇게 된 것이지 옛날에는 더

컸다고 한다.





‘붉은 책’에 따르면 아이센그림 2세의

아들인 툭 집안 반도브라스(황소울음꾼)

는 키가 120센티미터여서 말도 탈 수

있었다고 한다.





호빗들의 기록을 모두 들춰 보아도

그를 능가한 인물은 옛날에

유명했던 두 명의 호빗 밖에

없는데, 그 흥미로운 이야기가

이 책에서 다뤄진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프롤로그 - 호빗에 대하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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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뚱그려 호빗이라고 하지만

호빗의 갈래 역시 여럿이

있으며 서로 기질이나 성향,

신체 특성까지 꽤나 차이가

있었습니다.





제일 큰 부류와 제일 작은

부류의 체형이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났을 정도이니까요.





하지만 종족 역사상 가장

거인(!)이었던 이는 후대에

그 후손들에 의해 기록이

깨어지기까지 역사상으로

군림했던 툭 집안의 저 유명한

‘황소울음꾼’, 반도브라스였지요.





조랑말 밖에 탈 수 없었던

한계를 극복해 인간이나 요정과

마찬가지로 큰 말을 탈 수 있던

120센티미터를 넘어선 그의

거구는 훗날 후손인 페레그린

투크(피핀)와 친구 메리아독

브랜디벅(메리)의 시대가 되야

깨어지게 됩니다.





※ 물론 그 둘은 정상적인

성장이 아니라, 엔트의 음료를

먹어서 성장촉진제 맞은 것처럼

키가 큰 것이었지요. 그 둘은

무려 140센티미터에 가까운

신장이었다고 전해집니다.

프로도나 샘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컸던 셈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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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나올 이야기와 관련이 있는

샤이어의 호빗들로 말하자면,

자신들이 평화와 번영을 누리던

시기에 그들은 유쾌한 족속이었다.





그들은 밝은 빛깔 옷을 입었고,

특히 노란색과 녹색을 좋아했다.





하지만 신발은 거의 신지 않았는데,

그 까닭은 그들의 발이 딱딱하고

질긴 발바닥에다 머리카락과

유사한 굵고 곱슬곱슬한 털로

뒤덮였기 때문이다.





털은 대체로 갈색이었다.





그래서 그들 사이에 거의

연마하지 않는 유일한 기술이

바로 제화 기술이었다.





반면에 그들은 손가락이 길고

재간이 좋아서 다른 많은

유익하고 보기 좋은 물건을

만들 수 있었다.





그들의 얼굴은 대체로 잘생겼다기보다는

선량한 편이었고, 크고 빛나는 눈에

뺨이 불그레했고, 입은 웃고 먹고

마시기를 즐겼다.





그들은 종종 마음껏 웃고 먹고

마셔댔으며 거의 언제나 가벼운

농담을 좋아하고 (할 수만 있다면)

하루 여섯 끼 식사를 하기도 했다.





그들은 잔치를 즐기고 손님 접대에

후했으며, 선물도 넉넉하게 주고

또 열심히 받았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프롤로그 - 호빗에 대하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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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의 낙천적인 삶의 모습과

그들이 선호하던 것들에 대한

소개입니다.





먹고 마시는 것 좋아하고

잘 웃고 뭐든지 만드는 걸

좋아하는 이들 치고 성격이

안좋은 경우는 드물겠지요.





그들은 부지런히 일하고

잘 먹고 노는 종족이었답니다.





그들이 ‘큰사람’들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성인 털이 구불구불

무성한 발 덕분에 제화공들은

호빗 사회에서 뿌리내릴 수

없었으며 그들의 은밀기동은

“급”이 다른 경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 샤이어 외곽에서 ‘큰사람’

들과 어울려 살던 풍채 혈통은

질퍽거리는 땅이나 우기에는

난쟁이가 신는 것과 유사한

장화를 신고 다니기도 했다고

하니 제화공이 아예 부재하지는

않았을 수도 있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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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소원해지긴 했지만

호빗들이 우리의 친척이라는

점은 사실상 명백하다.





그들은 요정들보다, 심지어

난쟁이들보다 훨씬 우리와

가깝다.





옛날부터 그들은 인간들의

언어를 자기네들 방식으로

사용했고,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도 인간들과

거의 같았다.





그러나 우리들의 관계가

정확히 어떻게 되는지는

더 이상 알 수 없다.





호빗들의 기원은 이제는

사라지고 잊혀진 제1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아직까지 그 사라진 시대의

기록이 조금이라도 있는 것은

요정들뿐인데, 이들의 전승도

거의 대부분 자신들의 역사와

관련된 것뿐이라서 그 역사에

인간들은 거의 등장하지 않고

호빗들은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하지만 사실 다른 종족들이

호빗을 알아보기 이전에

오랫동안 그들이 조용히

가운데땅에 살아왔다는

점은 확실하다.





그리고는 결국 세상에 이상한

종족들이 셀 수 없이 가득 차면서,

이 작은사람들의 존재도 미미해진

것 같다.





하지만 빌보의 시대, 그리고

그의 후계자 프로도의 시대가

되자, 그들은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중요하고 또 유명한

존재가 되어 현자와 영웅들로

이루어진 자문단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프롤로그 - 호빗에 대하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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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은 정말 그들 나름대로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가운데땅에선

알려지지 않은 종족이었습니다.





그런 신비한 그들의 기원에

대해 톨킨은 인간의 친척에

속한다고 단호하게 선언해

버렸지요.





그러나 그들이 어떤 경로로

인간의 선조에서 갈려져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실마리조차 없습니다.





※ 유추해볼만한 관계로는

난쟁이에서 갈려나와 제1시대를

못 넘기고 멸종된 ‘작은난쟁이족’과

난쟁이와의 관계 유사한 것이

아닐까 하는 정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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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땅 제3시대인 그 시절은

이제 먼 옛날이고, 대륙의 형태도

그 후 모두 변했다.





하지만 호빗들이 당시에 살던

땅은 그들이 지금도 어슬렁거리며

살고 있는 곳과 틀림없이 같은

곳으로, 구대륙의 서북부이며

바다의 동쪽에 있었다.





빌보 시대의 호빗들은 그들이

처음 살던 고향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그들 사이에서는 지식에 대한

사랑이 (족보 지식은 제외하고)

흔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오래 된 가문 중에는 자신들이

갖고 있는 서적을 공부하고

또 요정과 난쟁이, 인간들에게서

먼 옛날과 먼 나라에 대한 기록들을

수집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들 자신의 기록은 샤이어에

정착한 뒤에야 시작되었고,

그들의 가장 오래된 전설도

그들의 방랑 시절보다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는 못했다.





그런데도 이 전설을 비롯하여

그들의 독특한 언어와 관습 같은

증거들로 미루어볼 때, 호빗들이

다른 많은 종족들과 마찬가지로

까마득한 먼 옛날에 서쪽으로

이주해 왔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들의 가장 오래 된 이야기들을

들여다보면 그들이 초록큰숲

처마와 안개산맥 사이의 안두인

강 상류 골짜기에 거주한 시기가

언뜻 보이는 것 같다.





그들이 왜 나중에 산맥을 넘어

에리아도르로 힘겹고 위험한

이주를 감행했는지는 더 이상

분명치가 않다.





그들 자신의 설명에 따르면

그 땅에 인간들이 늘어났다는

것과 숲에 그늘이 드리워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그래서

숲이 어두워지면서 어둠숲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는 것이었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프롤로그 - 호빗에 대하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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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에 대해 인접한 브리의

인간들을 제외하면 가장 잘

아는 이들은 로히림들이었는데,

이는 원래 로히림의 선조와

호빗의 선조들이 같은 지역에서

이웃해 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종족이 늘어나

살 땅이 부족해지면서 원래

타 종족과 분쟁을 일으키기

어려운 조건의 호빗들은 이주를

결심한 듯 하며, 거기에다 외적의

침입 문제까지 더해진 덕분에

호빗들의 대장정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대장정은 마치 요정이

그랬던 것처럼 많은 곡절이

있었고 중간에 정지하거나

원래 살던 곳 근방에 그냥

눌러앉았던 이들도 꽤나

존재했다고 전해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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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맥을 넘기 전에 이미 호빗들은

다소 상이한 세 종족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털발 혈통과 풍채 혈통,

하얀금발 혈통이 그들이었다.





털발 혈통은 좀더 진한 갈색

피부에 체격과 키가 더 작았고,

수염도 없고 신발도 신지 않았다.





그들은 손과 발이 깔끔하고

민첩했으며, 산악지대와 산기슭을

더 좋아했다.





풍채 혈통은 체격이 크고

몸무게가 무거웠으며, 손과

발도 더 크고 평지와 강가를

더 좋아했다.





하얀금발 혈통은 피부와

머리색까지 좀더 흰 편이었고,

다른 이들보다 키가 더 크고

호리호리했으며, 나무와 숲을

사랑하는 자들이었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프롤로그 - 호빗에 대하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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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서 호빗들은 세 혈통이

뚜렷하게 구분되어지게 됩니다.





털발 혈통과 풍채 혈통,

하얀금발 혈통이 바로 그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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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발 혈통은 과거에 난쟁이들과

상당한 관계를 맺고 있었고

오랫동안 산기슭의 구릉지대에서

살았다.





그들은 일찍부터 서쪽으로

이동하여 다른 이들이 아직

야생지대에 남아 있는 동안

멀리 바람마루에 이르기까지

에리아도르를 돌아다녔다.





그들은 가장 일반적이고

전형적인 호빗이었고 가장

숫자가 많았다.





그들은 한 곳에 정착하려는

성향이 가장 강했고, 굴이나

굴집에 살던 조상의 관습을

가장 오래 간직했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프롤로그 - 호빗에 대하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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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일반적이고 전형적인

형태의 호빗이라 할 털발

혈통에 대한 소개입니다.





타 종족과 그리 잘 어울리지

않는 호빗이지만 그중에서

털발 혈통은 난쟁이들과는

상대적으로 교류하는 관계로,

수염은 거의 없고 털발 수준이

제일 심한 혈통이었다고 하지요.





굴집에 대한 집착도 제일

강했고 우리가 보는 호빗의

전형적 인상에 가장 부합되며,

대장정의 주력이었던 이들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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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채 혈통은 안두인 대하

강 언덕에 오랫동안 남아

있었고, 인간들에 대한

두려움도 다른 종족에 비해

덜 했다.





그들은 털발 혈통을 따라

서쪽으로 왔다가, 남쪽으로

큰물소리강 물길을 따라갔는데,

다시 북쪽으로 움직일 때까지

많은 이들은 사르바드와 던랜드

변경 사이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프롤로그 - 호빗에 대하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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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 개활지에서 어업에

종사하던 풍채 혈통은 장정

와중에 가장 오래 안두인 강

유역에 남아 있었으며, 이주

후에도 중심지라 할 샤이어

내부보다는 외곽지대 일대에

주로 거주했던 혈통입니다.





메리가 속한 강노루네 가문이

대표적인 풍채 혈통이라 할

수 있겠지요.





이들의 근친 부족이 안두인

연안 창포벌판 인근에서

오래 공동체를 유지했고,

그 가문에서 골룸이 되고야

말 운명의, 스메아골이

태어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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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금발 혈통은 가장 수가

적었고 북방계의 종족이었다.





그들은 다른 호빗들에 비해

요정들과 더 친하게 지냈고,

손 기술보다는 말과 노래에

더 능숙했으며, 예로부터

경작보다는 사냥을 좋아했다.





그들은 깊은골 북쪽의 산맥을

넘어 흰샘강을 따라 내려왔다.





에리아도르에서는 그들에 앞서

도착한 다른 종족들과 곧 함께

어울려 살았지만, 상대적으로

대담하고 모험심이 강한 덕분에

털발이나 풍채 혈통 일족들

중에서 지도자나 우두머리

노릇을 하는 것을 종종 발견할

수 있었다.





심지어 빌보 시절에도 하얀금발

혈통의 강한 기질은 툭 집안이나

노룻골의 수장 같은 명문가에서

여전히 찾아 볼 수 있었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프롤로그 - 호빗에 대하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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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놀도르나 신다르 영주

혈통의 높은요정들이 숲속요정들

사이에서 지도자가 된 것처럼,

호빗들 사이에서도 숫자는 제일

적었지만 그런 위상을 가졌던

이들이 하얀금발 혈통입니다.





대표적인 이 혈통 명문이 바로

툭 집안이며, 종종 언급되는

‘툭 집안의 기질’은 모험을

즐기는 非호빗적인 습성과

함께 요정에 대한 친화력을

들 수 있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호빗에

대해 다른 종족들이 상상하는

것과 가장 동떨어진 혈통이

이들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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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산맥과 룬산맥 사이

에리아도르 서부에서 호빗들은

인간들과 요정들을 모두 만났다.





사실 그곳에는 서쪽나라에서

바다를 건너온 인간들의 왕들,

곧 두네다인 사람들 중 일부가

아직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급속히 줄어들었고

북왕국의 영토는 점점 더 광범위하게

황무지로 전락하고 있었다.





그래서 새로운 이주자들을 위한

공간의 여력이 있었고, 호빗들은

곧 정착을 시작하여 질서정연한

공동체를 이루었다.





그들의 초기 정착지는 오래 전에

사라졌고 빌보의 시대에는 잊혀진

지 오래였지만 초기 정착지 중의

하나가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중요하게 남아 있었다.





샤이어에서 동쪽으로 64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브리와 그

인근의 쳇우드가 그곳이었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프롤로그 - 호빗에 대하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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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땅을 새롭게 구하고,

암흑의 세력을 벗어나고자

대장정을 진행한 호빗들은

안개산맥을 넘어 에리아도르로

진입했고, 당시 쇠락해 가던

북왕국에 받아들여집니다.





이들은 텅 비어 가던 북왕국

영지에서 자신들이 살 만한

부동산을 점유한 다음 자력으로

개척하며 공동체를 구성하기

시작했으며 그런 과정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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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요정들에게서

글쓰기를 배운 두네다인

사람들의 방식을 따라

호빗들이 문자를 익히고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틀림없이 이 초기 시대였다.





그리고 그 초기에 또한 그들은

이전에 쓰던 언어를 잊고 그

후로는 서부어라는 공용어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 언어는

아르노르에서 곤도르에 이르는

왕들의 모든 영토와, 벨팔라스에서

룬에 이르는 해안지방에 두루

통용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달과 날의

명칭뿐 아니라 예로부터

내려온 방대한 양의 인명까지

포함하여 자신들의 고유한

말은 일부 간직하고 있었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프롤로그 - 호빗에 대하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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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왕국 영토 내에 정착하면서

그들은 아마 예전에 큰사람들과

공유하던 북부어를 버리고 쉽게

유사한 언어인 서부의 공용어를

채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오덴 왕이 부르던 명칭인,

‘홀뷔틀란’이 ‘호빗’으로 변한

과정이 바로 그것이었지요.





세오덴 왕이 ‘자네들의 말은

이상하게 변했군 그려’ 하는

건 북부어가 서부어화된 것을

지칭한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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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쯤 호빗들 사이에서는

처음으로 전설이 역사로

변하면서 연도 표기가

이루어진다.





왜냐하면 하얀금발 혈통의

형제 마르초와 블랑코가

브리를 출발한 것이 제3시대

1601년이었기 때문인데,

이들은 포르노스트의 대왕의

허락을 받아 자신들을 따르는

많은 호빗들과 함께 갈색강

바란두인을 건너갔다.





* 곤도르의 기록에 의하면

그는 북왕국 20대 국왕인

아르겔레브 2세인데, 왕통은

3백 년 뒤 아르베두이왕에

이르러 단절됐다.





그들은 북왕국 전성기에

건설된 석궁교(石弓橋)를

건너가 강과 먼구릉 사이의

모든 땅을 거주지로 삼았다.





그들이 요구받은 조건은

대교를 비롯하여 다른 다리와

도로들을 보수하고, 국왕의

사자들이 빨리 지나갈 수

있게 하며, 왕의 왕권을

인정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리하여 샤이어력이 시작되는데,

브랜디와인강(호빗들이 바꾼 이름)

을 건넌 해가 샤이어력 1년이

되고, 이후의 모든 날짜는 이때부터

기산하였다.





* 따라서 요정들과 두네다인

달력의 제3시대 연도는 샤이어력

날짜에 1천 6백을 더하면 된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프롤로그 - 호빗에 대하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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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호빗 종족의 ‘역사 시대’가

시작됩니다.





최초로 연초 피우는 습관을

정착시킨 마르초와 블랑코 형제가

교섭해 북왕국의 신민으로 정착한

호빗들은 아주 간소한 의무만을

수행하는 것으로 토지 점유권을

승인받게 되지요.





그리고 그들은 비록 북왕국의

신민이지만 독자적인 행정력과

달력 체계를 유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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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으로 온 호빗들은 곧

그들의 새 땅을 사랑하게 되어

그곳에 눌러앉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인간과 요정의 역사에서

다시 한번 사라졌다.





여전히 국왕이 있기는 했으나

그들은 명목상으로만 그의

백성이었을 뿐, 실질적으로는

자신들의 지도자에 의해 통치를

받았고, 바깥세상의 일에 대해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앙그마르의 마술사왕과 포르노스트에서

마지막 전투가 벌어졌을 때, 호빗들은

국왕을 돕기 위해 궁수(弓手)를 몇 명

보내는데,(혹은 그렇게 주장하는데)

인간들의 이야기에는 아무런 기록이

없다.





그러나 이 전쟁에서 북왕국은

막을 내려 호빗들은 그 땅을

자신들의 영토로 차지했고,

사라진 국왕의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족장들 중에서 ‘사인’

(Thain)을 한 사람 뽑았다.





이곳에서 그들은 대역병

(샤이어력 37년) 이후 ‘긴 겨울’

의 재앙과 그 이후의 기근에

이르기까지 천 년 동안이나

아무런 전쟁에도 시달리지

않으며 번영했고 인구도 늘었다.





이 대기근(샤이어력 1158~1160년)

당시에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다음 이야기가 벌어질 때쯤에는

먼 옛날 일이 되었고, 호빗들은

다시 풍요에 익숙해졌다.





땅은 비옥하고 넉넉한 곳으로,

그들이 들어가기 전에는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곳이지만,

그 이전에는 좋은 농경지였기

때문에 국왕도 한때는 많은

농장과 밀밭 포도원, 숲을

소유했던 곳이었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프롤로그 - 호빗에 대하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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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 호빗들의 역사는

샤이어 일대를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중간에 북왕국이 멸망하는

대혼란을 겪지만 잘 숨는

호빗들은 역시 그들 장기를

발휘해 에리아도르 전역을

뒤흔든 파괴와 학살에서

큰 피해를 입지 않고 조용히

살아가게 됩니다.






물론 그들도 왕의 신민인

만큼 그들의 주장대로 궁수

파견대를 보내어 참전하기도

했다지만, 곧 기억 속에서

잊혀진 과거가 되었겠지요.





에리아도르의 혼란 와중에

대한파와 기근 등으로 많은

피해를 입기도 하지만 이후

자연조건이 개선되면서 한때

겪었던 시련으로만 기억에

남게 됩니다.





식량 비축과 있을 때 먹어두자

정신이 구현된 식사 습관만

제외하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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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은 먼구릉에서 브랜디와인

다리까지가 190킬로미터의 거리였고,

북쪽 황무지에서 남쪽 늪지대까지는

240킬로미터였다.





호빗들은 이 땅을 그들의 지도자

‘사인’의 영토로 삼아 샤이어라

명명하게 되는데, 짜임새 있게

잘 움직이는 지역이었다.





이 쾌적한 구석 땅에서 그들은

부지런히 단정한 삶을 영위하면서

어둠의 무리가 나돌아 다니는

바깥 세상에 대해서는 점점 더

신경을 안 쓰게 되었고, 결국은

평화와 풍요가 가운데땅에서는

당연한 일이며 모든 양식 있는

자들의 권리라고까지 여기게

되었다.





그들은 샤이어의 오랜 평화를

가능하게 해준 보호자들의

존재와 그들의 노고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고 있던 사실도

잊어버리고 무시했다.





사실상 그들은 보호를 받고

있었지만, 이를 잊어버리고

말았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프롤로그 - 호빗에 대하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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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오랜 평화 시기가 계속되고,

기후가 온화해져 흉년이 거의

오지 않는데다 에리아도르의

다른 종족들이 거의 몰락해버려

외적의 침입도 거의 소멸해버린

샤이어의 호빗들은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다른 종족들의 운명과

무관한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그들의 고난의 시절이 잊혀짐과

함께 다른 종족들과의 연대도

기억에서 지워졌고, 그들이 누린

기이할 정도로 거듭되는 행운과

풍요는 사실 그들이 운이 좋았기

때문만은 아니었는데도 모르는

척 넘어가버리는 게 제3시대 말

샤이어의 민심이었지요.





물론 그 덕분에 그들은 다른

종족들에 비하면 정말 별 고생

안하긴 했습니다만 반지전쟁에

아주 조금 영향을 받긴 하지요.





물론 그 와중에 가운데땅의

세계적 명사가 된 ‘여행자들’을

낳기도 했습니다만 여전히

소박하면서도 폐쇄적인 그들

사회의 속성은 그리 변하지

않은 채 오늘날까지 이어져왔을

것입니다.


by 붉은10월 | 2015/02/18 19:24 | 아르다 백과사전 | 트랙백 | 덧글(6)
[LOTR] 호빗의 건축문화에 대해



<반지의 제왕>3부작은 감독

피터 호빗에게는 영화인생의

전기가 된 기념비적인 작품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뿐만 아니라 그의

고향인 뉴질랜드 영화계가

전 세계에 조명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요.





피터 호빗이 <반지의 제왕>을

만들기 전, 할리우드 진출작인

<프라이트너>의 특수효과를

만들기 위해 만든 웨타디지털이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아 이후

여러 특수효과 작업에 투입되어

많은 성과를 냈지요.





※ 웨타디지털은 한국에도

영화 관련 행사로 수 차례

찾아오기도 했었고, 봉준호

감독의 <괴물> 특수효과작업도

참여했었습니다.





그리고 중간계를 현실로 만든

뉴질랜드의 뛰어난 풍광 역시

화제가 되어 관광산업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고 하지요.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았던

곳은 바로 호빗들이 사는 샤이어

세트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영화촬영이

모두 종료된 다음 자연보호 등

목적으로 모두 해체되었다고

전해져 많은 분들을 안타깝게

했었다지요.





이후 <호빗> 3부작에서 재현된

샤이어 세트장은 영구건조물로

일찌감치 계획되어 관광명소로

변신했고, 국내에서도 뉴질랜드

여행 시 필수 코스가 되었다고

하네요.





집주인인 호빗들의 모습을 너무나

닮은 동글동글 귀여운 호빗들의

굴집은 그냥 사진만 봐도 현실의

피로를 날려버리고 동화 속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들게 하지만,

거기에 더해 실제로 거기에서

살면 행복해질 것 같은 소소한

아름다움이 깃든 공간이기도

합니다.





호빗들의 건축 문화와 취향에

대해 원작에서 설명된 부분들을

소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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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호빗은 원래 땅속

굴집에 살았고(혹은 그렇게

믿고 있었는데), 여전히

그런 집을 가장 편안하게

느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다른 주거 형태를 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제로 빌보 시절의 샤이어에서

과거의 관습을 유지하는 이들은

대체로 대단한 부자이거나

지독한 가난뱅이뿐이었다.





가난한 호빗들은 지극히

원시적인 형태의 굴, 곧

창문이 하나뿐이거나 아예

없는, 말 그대로 진짜 굴에서

살았다.





반면에 부유한 이들은 여전히

옛날 방식의 단순한 굴을 좀더

고급스러운 형태로 만들어 살았다.





하지만 이와 같이 크고 가지가

많은 터널들(그들은 이것을

‘스미알’이라고 했다)을 짓기에

적합한 부지는 아무 데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프롤로그 - 호빗에 대하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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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끝말의 붉은 책>에 의하면,

원래 호빗의 선조들이 살던

북부 지대에서 이웃에 살던

로한의 선조들은 이들 반인족을

‘굴에 사는 이들’이라고 해서

“홀뷔틀란”이라고 이름붙였지요.





(이 사실은 메리와 피핀이

아이센가드에서 로한의 세오덴

왕을 만나 처음 듣습니다)





‘호빗’이란 이름은 후에 이들이

대역병과 암흑의 세력을 피해

산맥을 넘어 에리아도르 서부

샤이어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서부 공용어를 구사하기 시작하는

와중에 북부어 계열의 ‘홀뷔틀란’

에서 변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즉, 호빗의 선조들은 굴집을

주거로 삼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초창기의 굴집은 원시인이나

고대사회의 혈거 형태에 보다

가까웠을 것입니다.





※ 이런 종류의 굴집은 요즘

해외여행이 널리 보급되어

터키 여행을 가는 분들이 꼭

들르는 곳 중 하나인 카파도키아

동굴 호텔 같은 고급스런

모델들 말고, 아일랜드 대기근

이전 소작농들이 살던 움집 같은

형태를 연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 ※





호빗 사회 역시 빈부격차가

엄연히 있는 곳이며, 엄격한

계급사회라 보기에는 어렵지만

지주 등 유한계급(생계를 위한

노동을 직접 안 해도 먹고 살

만한 부유층, 주로 물려받은

토지나 금전의 임대수익으로

생활하는 특징)과 이들에게

고용(일상적/부분적)되어 일하는

소작인, 서비스 제공인 등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빌보-프로도와 감지네 집안

같은 관계를 보면 금방 알 수

있지요.





하지만 근래 각박한 갑-을

구도의 한국사회보다는 좀 더

배려와 느슨한 상하 구조라

보면 되겠습니다.





그렇게 대규모 고용인을

두지 않고 주인과 하인이

(서열은 엄연히 존재하는)

친구 관계로 지내던 영국

근대 이전의 여유로운 메이드

문화라고 해야 할까요.





호빗 사회의 특징인 중소규모

농장과 그 농장을 경영하는

가문 연합의 특성이 잘 드러난

부분이기도 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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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평지나 저지대의

호빗들은 인구가 늘어나면서

땅 위에다 집을 짓기 시작했다.





사실 호빗골이나 턱보로,

혹은 샤이어의 중심 도시인

흰구릉의 큰말과 같은 구릉지대나

오래된 촌락에서도 이제는 목재나

벽돌, 석재로 지은 집이 많았다.





특히 방앗간지기나 대장장이,

밧줄 만드는 사람, 달구지 목수와

같은 부류들이 이런 집을 선호했다.





왜냐하면 들어가 살 굴집이 있는

경우에도 호빗들은 오래 전부터

헛간이나 작업장을 짓는 관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프롤로그 - 호빗에 대하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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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들은 형편 닿는 한 좋은

땅을 갖고 농장을 경영하면서

조상 전래의 주거양식인 굴집을

잘 관리하고 수리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았겠으나 원작에서

설명되는 것처럼 창고나 헛간을

굴집 짓기도 모자란 터전에다

짓는 건 실용적이지 않았고,

지상에다 별채를 짓는 식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샤이어 외의 외곽지대나

브리 마을, 메리의 본거지인

노룻골 등에선 ‘큰사람’들과

유사한 형태로 굴집이 아닌

기둥을 세우고 외벽을 짓는

일반적인 형태의 주거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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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건물과 헛간을 짓는 관습은

브랜디와인강 하류의 구렛들

주민들이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파딩에 속하는 그 지방 호빗들은

꽤 체격이 크고 다리도 굵었으며,

질척거리는 날에는 난쟁이들의

장화를 신었다.





하지만 이들은 혈통상으로는

넓게 보아 풍채 혈통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사실상 턱에 잔털을

기르는 이들이 많은 데서 입증된

셈이었다.



털발이나 하얀금발 혈통은

수염이라곤 흔적도 없었다.



사실 구렛들 주민들이나 호빗들이

나중에 차지한 강 동쪽의 주민들은

대부분 남쪽 멀리서 샤이어로

올라온 이들이었고, 그래서 이들은

여전히 샤이어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이름과 이상한

말을 많이 쓰고 있었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프롤로그 - 호빗에 대하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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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의 세 혈통은 다 같은

호빗이라고는 하지만 상당히

다른 문화를 갖고 있었지요.





풍채 혈통은 털발 혈통에

비해 뒤늦게 샤이어 인근에

도착했고, 대이주 과정에서

제일 늦게 장정을 마치다

보니 이방의 색이 꽤나 많은

편이었다고 전해지지요.





※ 골룸이 속했던 안두인

대하 인근 창포벌판 일대에

잔존한 호빗의 먼 친족

계통도 풍채 혈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이들의 대표격은 메리가

속한 노룻골(버클랜드)의

가문이지요.





아마 오랫동안 교류해왔던

큰사람들의 영향을 풍채 혈통은

꽤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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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많은 기술도 그렇지만

건축 기술도 두네다인

사람들에게서 얻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호빗들은 그것을

초창기 인간들의 스승이던

요정들에게서 직접 배웠을

가능성도 있다.





왜냐하면 높은요정들이 아직은

가운데땅을 떠나지 않고 그

당시에도 서쪽 멀리 회색항구와

샤이어 영토 내의 여러 곳에

살았기 때문이다.





서끝말 너머 탑언덕에서는

까마득히 먼 옛날에 세워진

세 개의 요정탑을 여전히

볼 수 있었다.





탑들은 달빛이 비치면

멀리까지 빛을 발했다.





가장 높은 탑이 가장 멀리서

푸른 언덕 위에 외로이 서

있었다.





서파딩의 호빗들은 그 탑

꼭대기에 올라가면 바다를

볼 수도 있다고 했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프롤로그 - 호빗에 대하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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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떨어진 동쪽 지방의

요정들조차 부러워할 만큼

샤이어의 호빗들은 정작

그들은 별로 신경쓰지도

않던, 회색항구가 있는 린돈

지역에 가장 가까이 거주하는

종족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샤이어의 호빗들에겐

별로 이로운 점이라 생각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여행자들’이라 불리는

일군의 호빗들이 가운데땅

전역에 명성을 떨치지만 이들

이전에 일상적으로 교류하는

빈도는 오히려 빌보가 개척한

난쟁이들과의 교역보다 영향력이

미미해 보였으니까요.





그리고 굴집을 애호하는 호빗

취향과 요정들의 건축양식은

그렇게 잘 어울려 보이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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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 거기 올라간

호빗이 있다는 얘기는 없었다.





사실 바다를 보았거나 항해를

한 적이 있는 호빗은 거의

없었고, 돌아와서 그 소식을

전해 준 호빗은 더더욱 없었다.





호빗들은 심지어 강이나 작은

배까지도 깊은 의혹의 눈초리로

지켜보았고, 헤엄을 칠 줄

아는 이들도 많지 않았다.





샤이어 시대가 진행될수록

그들은 요정과 점점 더 말을

하지 않게 되면서 그들을

두려워했고, 그들과 거래하는

요정들을 불신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들 사이에서

바다는 공포의 단어이자

죽음의 상징이었고,

그들은 서쪽 언덕을

보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렸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프롤로그 - 호빗에 대하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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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 특히 가장 다수파인

털발 혈통이 자리잡은 샤이어는

상당한 배타성을 점점 띠게

됩니다.





아마 그들의 선조가 대이주

과정에서 겪은 여러 가지

불유쾌한 경험들에, 북왕국이

멸망하는 과정에서 조상들이

겪었던 대역병이나 전쟁에

휘말렸던 기억들 때문일 거라

생각됩니다.





전란의 와중에서 피해를 입은

뒤 폐쇄적인 자급자족 공동체로

그들만의 사회를 유지하면서

안온하게 살았던 호빗들의

역사는 그들의 생활 문화 전반에

작동하게 된 셈이지요.





※ 순수 털발 혈통은 이후로도

모험가 기질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3시대 말에

유명해진 ‘여행자들’은 대개

풍채 혈통(메리), 하얀금발

혈통(피핀), 이들 혈통의 피가

강하게 섞인 혈통(빌보, 프로도)

들이며, 순수한 털발 혈통은

거의 없었지요. 황소울음꾼

반도브라스나 연초를 처음

보급한 마르초와 블랑코 등도

이 혈통들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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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기술이 요정에게서

나왔든 인간에게서 나왔든

호빗들은 이를 자기 식으로

활용했다.





그들은 탑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의 집은 대개 길쭉하고,

나지막하고, 안락했다.





사실 아주 오래된 집들은

스미알을 흉내내서 지은 것에

불과하고, 마른 풀이나 짚,

아니면 떼로 지붕을 얹었고,

벽도 다소 불룩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단계는 샤이어

초기 시절 이야기이고,

호빗 건축은 난쟁이들에게서

배웠거나 스스로 개발한

도구들로 인해 많이 바뀌고

또 개선되었다.





둥근 창문, 심지어 출입문까지도

둥근 모양을 선호하는 것이 호빗

건축술에 남은 중요한 특징이었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프롤로그 - 호빗에 대하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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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들의 건축 양식도 처음에

단순한 토굴이나 움집 수준에서

그들 주변에 있던 ‘큰사람’들과

난쟁이들에게 배운 기술이 접목되어

점차 고유한 호빗 양식으로 발전해

갑니다.





특히 둥글둥글한 그들 삶처럼

대문이나 창문, 그리고 복도

형태까지 대부분 곡선미를 띤

원형이 강조되었지요.





혈통은 인간에 가깝지만

교류의 빈도나 기질에 있어선

난쟁이들과 근연성이 강해

보이는 측면도 꽤 엿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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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어 호빗들의 주택과 굴집은

종종 규모가 크고, 대가족이

살고 있었다.





(골목쟁이네 빌보와 프로도는

요정들과의 친교를 비롯하여

다른 많은 점에서도 그랬듯이,

아주 예외적으로 독신으로

살았다)





큰 스미알의 툭 집안이나

브랜디 홀의 강노루 집안의

경우처럼 이따금 여러 세대의

친척들이 갈래굴이 많은

조상 전래의 저택 한 곳에서

(비교적) 평화롭게 살았다.





모든 호빗은 어떤 경우에나

씨족 중심적이어서 자신들의

친족 관계를 몹시 중요하게

여겼다.





그들은 무수한 분기(分岐)가

이루어진 기다랗고 세세한

족보를 사용했다.





호빗들과 상대할 때는 누가

누구와, 어느 정도 친척

관계인지를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프롤로그 - 호빗에 대하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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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의 관료 기구나 통치

조직에 익숙하지 않은 호빗

사회는 가문들 간의 협의에

따른 자치체 전통이 강했고,

그에 따라 오래되고 힘이

강한 가문의 발언권은 상당히

강한 편이었습니다.





굴집은 마치 토끼굴처럼 계속

확장되어갔고(터만 잘 잡으면

땅을 별도로 구입하지 않아도

개발이 가능하니까요), 가장

강성하고 역사가 깊은 가문인

투크 집안 같은 경우에는

지하도시 급의 굴착이 이뤄져

나중에 사루만이 이끈 불한당들

압력에도 끄떡 없이 방어전을

수행할 정도였다고 전해집니다.





그런 굴집도시들은 정말 대단한

장관이었을 것입니다.





수백명의 호빗 혈족이 사는

굴집 아파트 단지였을 테니까

말이지요.





호빗 건축의 가장 큰

금자탑일 그런 굴집맨션

이미지가 후대에 전해지지

않은 건 무척 아쉬운 일입니다.




호빗들의 건축양식은 다른 민족들이
그렇듯이 그들의 사회와 문화를 잘
구현한 것이었습니다.




* 그리고 그런 호빗들의 사회와 주거양식은
반인족으로 버전이 바뀐 근대 초입 이전의
영국의 풍요로운 농촌의 변용이었지요.
굴집이 아니라 농장 중심에 자리잡은
작은 장원과 주변 건물들, 잘 정돈된
농가들로 바꾸면 바로 먹고 살 만한
영국의 농촌 풍경이 곧 어느새 샤이어가
되어버립니다. *




호빗들의 주거와 건축만 이해해도
그들이 어떤 일상을 살아가는
종족이었는지를 느낄 수 있을만큼
말이지요.


by 붉은10월 | 2015/02/15 05:22 | 아르다 백과사전 | 트랙백 | 덧글(11)
[LOTR] 호빗의 목욕문화에 대해



역사적인 <호빗>의 첫 시작은

다음과 같은 문장에서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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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속 어느 굴에 한 호빗이

살고 있었다.



굴이라고는 하지만 지렁이가

우글거리고 지저분하고 더럽고

축축하고 냄새나는 곳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앉을 곳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메마른 모래만

깔려 있는 건조한 굴도 아니었다.





그곳은 호빗의 굴이었고,

그것은 곧 안락함을 의미했다.





그곳에는 배의 창문처럼 아주

둥근 초록색 문이 나 있는데,

그 문 한가운데에는 반짝이는

노란 놋쇠 손잡이가 달려 있었다.





문을 열면 터널처럼 생긴 원통

모양의 복도가 보였다.





연기도 끼지 않는 안락한 복도의

벽은 네모난 판자로 장식되었고,

타일을 깐 바닥에는 카펫이,

그 위에는 반짝이는 의자들이

놓여 있었다.





입구의 벽에는 모자와 코트를

걸도록 못들이 수북이 박혀

있었다.





입구의 벽에는 모자와 코트를

걸도록 못들이 수없이 박혀

있었다.





이 호빗은 손님을 맞이하는 걸

아주 좋아했던 것이다.





터널 같은 복도는 구불구불

이어지면서, 자로 잰 듯 곧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언덕(이 근처

수 킬로미터 내에 사는 사람들은

‘언덕’이라고 불렀다) 비탈로

곧게 이어지는데, 복도 양옆으로

조그맣고 둥근 문들이 번갈아

가며 하나씩 나 있었다.





호빗들에겐 위층으로 올라가는

일이 없다.





침실, 욕실, 술 저장실, 식품

저장실(상당히 많았다), 의상실

(그는 여러 칸의 방을 전부

옷으로 채웠다), 부엌, 식당이

모두 같은 층에 있고, 사실상

하나의 복도로 연결되어 있었다.





가장 좋은 방들은 모두 들어가는

입구 왼쪽에 있는데 거기에만

창문이 있기 때문이었다.





깊게 패인 둥근 창문 너머로

그의 정원이 보였고, 그 너머

강 쪽으로 경사진 풀밭이

펼쳐져 있었다.





이 호빗은 아주 유복했고

이름은 골목쟁이네 빌보였다.





<호빗>

[뜻밖의 파티]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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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 자룻골골목쟁이네가

일가의 명운을 걸고 수십년간

쟁취를 목표로 분투했을만큼

묘사만으로도 안락해 보이는

골목쟁이집의 정경입니다.





이상적인 영국 시골 유한계급

신사의 저택 풍경이지요.





(다만 이런 저택 관리에 투입될

게 분명한 고요인들은 없습니다.

소설 속에선 파트타이머 출장

관리인들만 등장하지요)





주목해야 할 것은, 굴집이므로

특히 배수 문제가 쉽잖았을텐데도

욕실이 별도로 존재하는 겁니다.





이후 톨킨의 작품들 속에서

목욕에 대한 호빗들의 기호는

종종 확인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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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외투를 벗어 걸고

짐을 마룻바닥에 내려놓았다.





메리가 그들을 통로 아래로

안내해 맨 끝에 있는 문을

열었다.





불빛이 새 나오며 뜨거운

김이 그들을 덮었다.

 





피핀이 소리쳤다.





“목욕탕!





오 메리아독, 고마우셔라!”





프로도가 말했다.





“누구부터 할까?





나이 순서대로 할까,

아니면 제일 먼저 옷을 벗는

사람을 먼저 하게 할까?





어쨌든 자넨 꼴찌겠군,

페레그린.”





그러자 메리가 말했다.





“더 좋은 생각이 있으니

내게 맡겨요.





크릭홀로에서의 새 출발을

목욕탕 때문에 싸우면서

시작할 수는 없잖아요?





목욕탕에는 욕조가 세 개

있고 가마솥에는 펄펄 끓는

물이 가득 있으니 걱정할

거 없어요.





수건하고 깔개, 비누도 전부

준비되어 있으니 어서 들어가세요.





빨리요!”





메리와 패티는 통로 반대쪽

끝에 있는 부엌으로 가서

때늦은 저녁 식사를 차리기

위해 마지막으로 음식을

손보았다.





목욕탕에서는 첨벙거리며

물 튀기는 소리와 함께

노랫가락이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흘러나왔다.





피핀의 목소리가 갑자기

다른 목소리를 압도하면서

빌보의 유명한 목욕탕 노래들

중 하나를 뽑아냈다.





헤이, 노래부르세! 피곤한 땀을 씻어야지.

하루를 마무리하는 목욕!

노래하지 않는 자는 멍청이.

오, 뜨거운 물은 고상한 위안!





오, 떨어지는 빗소리도 달콤하고

산과 들을 건너뛰는 냇물 소리 달콤하지만

빗소리보다 물 소리보다 달콤한 것,

그건 김이 오르는 뜨거운 물!





오, 타는 목마름을 축이는

냉수만큼 반가운 것은 없지만

더 반가운 건 모자랄 때 마시는 맥주,

등줄기로 쏟아 붓는 뜨거운 물!





오, 하늘 밑 하얀 샘물에

튀어 오르는 물방울도 아름답지만

어떤 샘물 소리보다 달콤한 것은

두 발로 뜨거운 물을 첨벙거리는 소리!





요란하게 물 튀기는 소리가

나더니, 프로도가 ‘우와’ 하고

고함을 질렀다.





피핀이 물을 뿌리며 장난치는

것 같았다.





메리가 문 앞으로 가서 외쳤다.





“저녁 식사와 맥주는 잊은

거에요?”





프로도가 머리를 말리며

나왔다.





“온통 물바다라서 모두 치워놓고

식당으로 가겠네.”





“맙소사!”





메리가 탕 안을 들여다보고

소리를 질렀다.





바닥이 온통 물바다였다.





“목욕탕 청소 끝내기 전에는

밥 먹을 생각 마, 페레그린.





늦게 오면 국물도 없을 거고.”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발각된 계획]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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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빌보가 프로도에게

모든 걸 물려준 뒤에 떠난 직후,

절대반지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

프로도가 샘과 함께 샤이어를

떠나게 되지만, 실제로 원작에선

몇 년간 골목쟁이집에서 잘 먹고

잘 살다가 한참 뒤에야 떠나게

됩니다.





※ 그 동안 샤이어 경계를

방비하기 위해 북부의 순찰자

두네다인은 물론 여럿이서

고생한 걸 호빗들은 전혀 모른

채 천하태평하게 지내고 있었지요.





위험을 알게 된 프로도는 정든

골목쟁이집을 자룻골골목쟁이네

로벨리아와 오소에게 헐값에

넘기고 친척 메리아독이 있는

노룻골 부근 크릭홀로로 작은

집을 구해 이주하게 됩니다.





이 여정에서 처음으로 나즈굴을

만나게 되지만 길도르를 비롯한

높은요정들의 일행을 만나서

다행히 별 탈 없이 넘어가지요.





그들로선 최초의 모험과 위기를

겪은 뒤 도착한 새 집에서 맨

처음 한 행동은 바로 ‘목욕’입니다.






* 골목쟁이집이 호빗굴집 중에서도
'저택'급이라 욕실이 있었다고 쳐도,
그냥 소박한 투룸 수준의 크릭홀로
집에도 욕실이 떠억하니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보면 굴집이고 아니고를
떠나 호빗의 주거에서 욕실은
기본요소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도 불안전하다고

여긴 이들 일행은 멀지 않아

간달프와 만나기로 한 브리

마을로 다시 여정을 출발하게

되지요.





그리고 브리 경계의 묵은숲에서

버드나무영감을 만나 두 번째

위기를 겪지만 당대의 괴인(?!),

톰 봄바딜을 만나 또 운좋게

위기를 벗어납니다.





그리고 봄바딜의 집에서

식사를 대접받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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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문이 열리고 톰 봄바딜이

들어왔다.





그는 이제 모자를 벗고 텁수룩한

갈색 머리 위에 낙엽을 왕관처럼

두르고 있었다.





그는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금딸기에게 다가가 손을 잡았다.





그리고 호빗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나의 귀여운 부인일세.





꽃장식 허리띠를 두르고

은초록 옷을 입은 나의 금딸기!





식탁은 준비되었는가?





노란 크림과 꿀과 흰 빵,

버터, 우유, 치즈, 산나물,

익은 열매까지 모두 차려졌군.





이 정도면 충분한가?





저녁 식사는 준비된 거지?”





“그래요.





하지만 손님들은 아직 준비가

안 되신 것 같아요.”





금딸기가 대답하자 톰이

손뼉을 치며 큰 소리로 말했다.





“톰, 톰!





손님들이 피곤하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어!





자, 이리 오시게, 유쾌한 친구들!





톰이 깨끗하게 해 드리지.





때묻은 손을 씻고,

지친 얼굴도 깨끗이 하고,

더러운 외툴랑 벗어 버리고,

달라붙은 덩굴도 좀 떼어 내게들.”





그가 문을 열자 호빗들은

그 뒤를 따라 짧은 통로로

돌아갔다.





그들은 비스듬한 지붕으로

덮인 나지막한 방에 들어갔다.

(집의 북쪽 끝에 지어진 별채인

것 같았다)





벽은 깨끗한 돌로 이루어졌지만

대부분 녹색 걸개가 노란색 커튼이

걸려 있었다.





바닥에는 평평한 돌이 박혔고

산뜻한 녹색 골풀이 깔려 있었다.





네 개의 푹신한 매트리스와

하얀 담요가 잘 개켜진 채

벽 한 쪽에 놓여 있었고,

맞은편 벽에 붙어 있는 긴 의자

위에는 큰 토기 대야가 있었다.





그 옆에는 김이 나는 뜨거운

물과 찬 물이 담긴 물통들이

있었으며 침대 옆에는 푹신한

녹색 슬리퍼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을 씻고

원기를 회복한 호빗들이 식탁에

둘러앉았다.





유쾌하고 긴 식사였다.





굶주린 호빗들이 으레 그렇듯

그들은 마음껏 먹었지만 음식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톰 봄바딜의 집에서]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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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딜 역시 평소에 호빗들과

잘 어울리고(특히 영화에서는

메리와 피핀이 야채 서리를

하던 밭의 주인인 농부 매곳과

절친하게 지냅니다), 호빗들의

생활풍습과 유사한 일상을

보내다 보니 목욕탕까지는

준비가 안 되더라도 세정을

위한 준비는 기본으로 갖춰져

있었습니다.





목욕은 무리여도 손발 씻고

단장하는 정도는 아무 무리가

없어보이는 구성입니다.





거기에서 원기를 회복한

호빗 일행은 다시 고분구릉에서

죽을 고비를 넘긴 뒤에 보검을

득템(!)하고 브리 마을로 향해

또다시 나즈굴을 만나게 되고,

성큼걸이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원정대로 투입당하는

운명에 처하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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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 많은 횃불이 켜졌다.





저장한 술통들이 열리고 있었다.





폭포에서 물을 길어 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몇몇은 대야에서 손을 씻었다.





넓은 구리 대야와 하얀 수건이

준비되자 파라미르도 씻었다.





“손님들을 깨워라.





물도 갖다주고, 식사 시간이야.”





프로도는 일어나 앉아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켰다.





샘은 남이 시중들어 주는

것에 익숙지 않아 대야를

들고 서 있는 키 큰 사람을

얼마간 놀란 눈으로 지켜보았다.





“부디 바닥에 내려놓으세요.





그게 나나 당신한테나 더

편하겠는데요.”





병사들은 샘이 차가운 물

속으로 머리를 처놓고는

목과 귀에 물을 끼얹는 것을

보고 놀라는 한편 재미있어

했다.





“저녁 식사 전에 머리를 감는

게 당신네 나라의 습관이오?”





시중들던 병사가 말했다.





“아니오, 아침 식사 전에 하죠.





하지만 잠이 모자랄 때 목에

물을 끼얹는 것은 마치 시들어

버린 상추에 내리는 비와도

같죠.





자, 이제 난 식사를 할 수

있을 만큼은 깨어났어요.”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서방의 창]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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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 원정대의 네 호빗은

이후 짧은 기간에 변화무쌍한

경력을 쌓게 됩니다.





메리와 피핀은 팡고른 숲에서

아이센가드로, 다시 로한으로

종횡무진 돌아다니게 되는데,

로한은 곤도르 다음 가는

인간들의 문명국이지만 목욕

문화나 기타 문화생활 관련한

부분은 그리 돋보이지 않습니다.






로한 자체가 대륙 평원에

정착한 바이킹 컨셉이라서

‘롱하우스’라는 특유의 추위에

강한(대신에 공기순환은 꽝인)

큰 방 한 개짜리 집에서 주로

거주했기 때문에 별도의 욕실

같은 건 없었지요.






※ 아예 사우나를 별채로

만들었던 것은 논외로 하구요.





※ 망한 영화이긴 하지만

원작도 꽤 재미있는 작품인

<13번째 전사>를 보면 당시

문명사회인 아랍에서 온

이븐 파들란이 사절로 도착한

북구유럽의 야만적인 생활풍습에

질려하는 풍경이 잘 묘사됩니다.








세오덴 왕의 침실을 봐도

그렇고, 잔치 후에 모두 큰

방에서 퍼질러 자는 걸 봐도

로한인들이 세면을 생활화한

종족이라 보긴 무리가 있지요.





반면에 프로도와 샘 일행이

곤도르의 유격대 격인 이실리엔

기사단의 근거지, ‘서방의 창’

헨네스 안눈 동굴 기지에서

머물 때는 비록 최전방이지만

손 씻고 머리 감을 정도로

청결이 중시됩니다.





수준높은 도시문명을 위주로

생활하던 곤도르인들의 위생

습관과 문명생활 수준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며 당대에는

호빗과 쌍벽을 이루는 삶의

즐거움을 누릴 줄 아는 종족임이

증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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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인은 홀의 문에서

분수의 광장을 지나 돌로

지어진 커다란 건물 사잇길로

인도했다.





여러 번 길을 꺾어 돌아,

그들은 견갑부 언덕이 이어진

북쪽 궁성 벽에 면한 건물에

이르렀다.





조각된 넓은 계단을 올라

안내인은 그들에게 희미한

황금빛 광채가 도는 민무늬의

훌륭한 휘장이 드리워진 밝고

공기가 잘 통하는 방을 보여

주었다.





가구는 그리 많지 않아

탁자와 의자 두 개, 그리고

긴 의자가 하나 있었다.





양쪽에는 커튼 쳐진 작은

방이 있었는데, 안에는 잘

정리된 침대와 손을 씻을 수

있게 준비된 물병과 대야가

보였다.





방엔 길고 좁은 창이 세 개나

있어 아직 안개에 싸인 안두인

대하의 거대한 굽이 너머

북쪽으로 에뮌 무일 산맥과

라우로스 폭포가 멀리 보였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미나스 티리스]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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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스 티리스로 달려온 간달프와

피핀 일행은 섭정 데네소르에게서

숙소를 배정받는데 2LDK 형식의

숙소이지만 귀한 손님인지라

별도 취사시설 같은 건 없지요.





하지만 여기에도 세면대 역할을

할 시설은 갖춰져 있습니다.





이 정도만 해도 태곳적 과거에

해당하는 제3시대 말로는 나쁘지

않은 시설이지요.





오르크나 트롤의 굴 같은 건

사실 주거라기보다는 그저

원시인들의 혈거 수준이라

봐야 하는 지경입니다.

(즉슨, 굴 안에서 먹고 자고

싸고 등등 생리적 욕구는

다 공간구분도 별로 없이

해결해 버린다는 거지요.

원시인들은 다 그렇게 하고

살았답니다)





근대 이전의 이상적인

영국 농촌의 자영농을

변형한 모델인 호빗들의

이런 수준 높은 일상의

삶, 특히 목욕 문화는

고대 영국 본토 중에서

스코틀랜드를 제외한 전역을

정복한 로마 군단이 온천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때부터

시작됩니다.





※ 로마인들은 목욕 문화가

매우 발달한 민족이었고,





(이는 당대에 문명국가라

불리던 지중해나 중근동에선

일반적인 사례였지요.

그래서 상하수도가 발달한

것이기도 하구요.

수세식 화장실도 아주 일찍

등장한 개념입니다.

유럽 중세에 오히려 요강으로

퇴보한 셈이니까요)








근래 인기 있는 일본 만화,

<테르마이 로마이>를 보면

그 당시의 목욕 문화와 함께,

목욕이 로마인들에게 얼마나

가치 있고 중요한 삶의 한

부분이었는지가 설명됩니다.





영화는 만화 원작보다는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어느새

2편까지 나와 있더군요.





원작은 4권까지 국내에 정식

출간되어 있는데 아주 괜찮은

만화이니 한번 보세요. ※





로마군단이 주둔했던 지역이

정돈된 주거로 발달해버린

고대의 온천도시 ‘바스’(Bath)는

영어에서 목욕의 어원이 되기도

한 유서깊은 곳으로 요즘에도

관광명소로 알려진 곳이라지요.





그래서 고대 영국인은 목욕문화는

아주 일찍부터 습득할 수 있었지요.








※ 하지만 그랬던 영국은 근대

산업혁명 이후 귀족과 상류층은

예외로 하면, 오히려 청결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세면과 목욕 관련

환경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유명한 작가 잭 런던의

<밑바닥 사람들>이나 디킨스의 작품들

한 편만 봐도 당시 하층민의 주거가

얼마나 비참했는지를 알 수 있지요.

그런데 그런 것들 읽다보면 요즘

한국의 고시원 생활과 표현되는

풍경이 정말 유사합니다. ※





그런 수준높은 문명생활을 누리던

호빗들이 더럽고 피곤하고 냄새나는

모험을 천시하고 꺼려한 것은 실로

당연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여행자’ 무리에 속하는 일단의

호빗들이 별종이 맞는 거지요.



대신에 수준 높은 일상생활에

익숙해진 그런 ‘여행자’ 호빗은

고단한 모험 과정에서 만나게

된 수많은 종족들 중 그나마

그들과 삶의 질이나 생활수준이

비교할 만한 ‘급’은 되는 이들과

친교를 쌓고 호감을 주고받게

됩니다.





호빗 중 최초로 ‘요정의 친구’란

칭호를 수여받은 빌보 배긴스만

해도 <호빗 : 뜻밖의 여정>

영화를 보면




(물론 나름대로 수준높은 역사와
문화를 가진 종족이지만)





예절과는 담을 쌓고

온갖 엽기 행각을 벌여대는

난쟁이들에 질려버린 엘론드가

반대로 산보와 관광을 얌전히

하는 신기한 호빗을 보고 친근감을

느끼며 리븐델에서 지내도 된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하기에 이르지요.





(문명인은 문명인을 알아봅니다)



프로도 일행들도 각자 여정에서

들르게 된 인간세계의 문명국들에서

정중한 대접과 좋은 평판을 얻게

되는데 이것은 그들이 비록 높은

학문을 연마하진 않더라도 고급스런

삶의 문화와 풍습을 가졌기 때문이지요.





사치까지는 아니지만, 풍요하고

수준 높은 일상을 누리던 호빗들의

안락하고 청결한 삶은 산업혁명

이후 빈부격차의 심화로 오히려

야만으로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던,

과거 영국 시골의 안락한 삶에서

추락해버린 노동자 계급을 보며

안타까워하던 톨킨의 염원이 비록

픽션일지언정 구현된 모습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by 붉은10월 | 2015/02/14 06:14 | 아르다 백과사전 | 트랙백 | 덧글(16)
[LOTR] “흰 나무”의 족보



<왕의 귀환>에서 등장하는

곤도르의 도성 미나스 티리스

꼭대기의 궁정 입구에는 말라죽은

흰 나무 한 그루가 휑하니 서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피핀이 무심코 본

‘천리안의 돌’ 팔란티르에서

불타는 미니스 티리스에 썰렁하게

서 있는 모습으로 첫 선을 보이지요.





그 뒤부터 피핀이 머무는

미나스 티리스에선 무수히

많은 흰 나무의 표식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곤도르 최정예부대인

백색탑 경비대나 주요 인물들의

갑옷 등에도 흰 나무를 상징하는

문양들이 표기되어 있지요.



대체 저 나무는 국보급

천연기념물이라도 되는

것일까요.


그 유래를 어정쩡하게

파헤쳐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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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나 언덕 꼭대기에 요정들의

도시 티리온의 흰 성벽과 축대가

서 있었다.



이 도시에서 가장 높은 탑은

잉궤의 탑인 민돈 엘달리에바로,

은으로 만든 그곳의 등불은

바다의 안개 속으로 멀리까지

빛을 발했다.



유한한 생명의 인간들이 탄

배 중에서 그 가느다란 불빛을

본 배는 거의 없었다.



투나 언덕 위의 티리온에서

바냐르와 놀도르는 오랫동안

다정하게 살았다.




그들은 발리노르의 모든 것

중에서 특히 ‘흰 나무’를

사랑하였기 때문에, 야반나는

그들에게 그 자체로 빛을

뿜지는 못한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작은 텔페리온이라고 할 만한

나무를 한 그루 만들어 주었다.





나무는 신다린으로 갈라실리온이라고

했다.




이 나무는 민돈 아래 궁정에 심어져

그곳에서 잘 자랐고, 엘다마르에는

그 묘목이 많았다.





이 중의 하나가 나중에 톨 에렛세아에

심어져 거기서 잘 자라게 되는데,

이름을 켈레보른이라고 했다.




다른 곳에서 이야기하겠지만,

때가 이르면 바로 거기서부터

‘누메노르의 흰 나무’ 님로스가

유래하게 된다.




<실마릴리온>

[퀜타 실마릴리온 : 실마릴의 역사]

{엘다마르와 엘달리에 군주들}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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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우렐린과 텔페리온, 세상에

빛을 가져다주던 발라의 나무에

대해선 별도로 기술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발라의 나무를 사랑하던 엘다르

요정들을 위해 발라 야반나는

그 나무를 꼭 닮은, 다만 직접

빛을 낼 수만 없는 자매상품(!)

갈라실리온을 만들어주었고,

갈라실리온은 엘다르 세 종족

중에서 바냐르와 놀도르가

함께 지내는 아름다운 도시

티리온에서 자랐습니다.



티리온의 엘다르들은 동족인

텔레리들이 사는 조금 떨어진

‘외로운 섬’, 톨 에렛세아에도

이 묘목을 나눠 주었으며,

이 섬의 갈라실리온의 묘목은

켈레보른이라 이름지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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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의 누메노르인들은

멀리까지 볼 수 있는 시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 가운데서 눈이

아주 좋은 사람만이 메넬타르마

위에서나 혹은 그들에게 허용된

한계 내에서 서쪽으로 항해를

한 높은 배 위에서 그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감히 서녘 군주들의

금제를 깨뜨리려고 하지는

않았지만 그들 중에서 똑똑한

자들은 멀리 보이는 그 땅이

사실 축복의 땅 발리노르가

아니라, 불사의 땅 동쪽 끝

에렛세아에 있는 엘다르의

항구 아발로네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첫째자손들은

이따금 해지는 곳에서 날아오르는

하얀 새처럼 노 없는 배를 타고

누메노르를 향해 항해하여 오곤

했다.






그들은 노래하는 새와 향기로운 꽃,

그리고 대단한 효능을 지닌 식물과

같은 많은 선물을 누메노르에 가져

왔다.





그들은 에렛세아 한가운데서

자라는 흰 나무 켈레보른의

묘목을 가져왔다.




사실 그것은 투나의 나무

갈라실리온의 묘목을 키운

것인데, 갈라실리온은

축복의 땅의 엘다르에게

야반나가 선사한, 텔페리온을

닮은 나무였다.






 

나무는 아르메넬로스 왕궁에서

자라나 꽃을 피웠다.




님로스라는 이름의 그 나무는

저녁에 꽃을 피웠고, 밤의

어둠을 꽃의 향기로 가득

채웠다.




<실마릴리온>

[아칼라베스]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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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톨 에렛세아의 바다요정은

그들과 교류하던 신실한 벗들,

누메노르의 인간들에게 이

귀중한 나무의 묘목을 선물로

증정합니다.


그리고 이 나무는 누메노르 섬

정상, 아르메넬로스에서 자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지요.





단순히 귀한 나무가 아니라,

누메노르인들과 엘다르 요정의

우정의 징표, 그리고 서쪽땅

발라들을 공경하는 신심을

상징하며 발라의 축복으로

번성하는 누메노르의 성수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누메노르인의 후예들과

이 성수의 운명은 하나로 엮이게

되고야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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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론은 왕에게 궁정에서

자라는 ‘흰 나무’, 곧 아름다운

님로스를 베어 내라고 부추겼다.





그 나무는 발리노르의 빛과

엘다르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었다.


왕은 처음에는 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일찍이 타르팔란티르가 말한

대로 왕실의 운명은 그 나무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엘다르와 발라들을

증오하는 그였지만, 어리석은

가운데서도 누메노르의 옛 충절의

그림자에 헛되이 매달리고 있었다.




사우론의 사악한 목표를 전해들은

아만딜은 사우론이 결국에는 자기

뜻대로 하리라는 것을 알고 무척

가슴이 아팠다.






그리하여 그는 엘렌딜과 그의

아들들에게 발리노르의 나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실두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한밤중에 집을 나가서

그 후로 그의 명성을 드높여 준

무용담을 남겼다.





그는 변장을 하고 홀로 아르메넬로스로

가서 충직한 자들에게는 당시 출입이

금지되어 있던 왕궁으로 잠입하였다.




그리고 나무가 있는 곳을 찾아갔다.





그곳은 사우론의 엄명에 의해

아무도 접근할 수 없었고,

사우론 휘하의 경비병들이

밤낮으로 나무를 지키고 있었다.




때가 늦가을이고 겨울이 멀지

않았기 때문에 님로스는 검은색을

띤 채 꽃을 피우지 않고 있었다.




이실두르는 경비병들 사이를

지나 나무로 다가가서 나무에

달려 있는 열매를 하나 따서

돌아섰다.




하지만 잠에서 깬 경비병들이

그에게 덤벼들었고, 그는 빠져

나오기 위해 싸움을 하다가

많은 상처를 입고 말았다.




결국 그는 탈출에 성공하였고

또 변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누가 나무에 손을 댔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이실두르는 간신히 로멘나에

돌아왔고, 아만딜의 손에

열매를 넘겨주고는 기진맥진하여

쓰러지고 말았다.




그리하여 열매는 비밀리에

땅에 심어졌고 아만딜의

축복을 받았다.




봄이 되자 거기서 싹이 나와

자라기 시작했고, 첫 번째

나뭇잎이 나오기 시작했을 때,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죽음을

기다리던 이실두르가 일어나

부상으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났다.




그 모험은 결코 이른 것이

아니었다.




그 습격이 있은 뒤 왕은

사우론에게 굴복하여

흰 나무를 베고 조상들의

충절로부터 완전히 등을

돌렸다.





사우론은 누메노르인들의 도시,

황금의 아르메넬로스 중심부의

언덕 위에 거대한 신전을 세우게

하였다.




사우론은 제단의 첫 불을

베어 낸 님로스로 지폈고

불은 딱딱 소리를 내며

타올랐다.





하지만 사람들은 거기서

나오는 악취에 경악을

금치 못했고, 7일 동안이나

구름이 온 땅을 뒤덮다가

서서히 서쪽으로 물러갔다.




<실마릴리온>

[아칼라베스]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





누메노르의 마지막 왕인

아르파라존은 그 자신과

가운데땅의 패권을 놓고

다투던 사우론을 대군을

이끌고 움바르에 상륙해

굴복시키고(!) 그를 포로로

누메노르로 데려옵니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사우론의

교활한 책략에 놀아난 것이었지요.




사우론은 이미 누메노르인들이

서쪽 발라들에 순종하며 그들의

대행자로 자신과 맞선 게 아니라,

자신과 경쟁하며 오직 패권만을

추구하는 욕망에서 비롯되었음을

간파하고, 그 자신의 힘으로도

제압할 수 없었던 누메노르를

내부에서 타락시키려 계획한

것이었습니다.





사우론은 아름다운 외모와

현명한 조언으로 왕과 궁정을

사로잡아 마침내 누메노르인은

발라들을 증오하고 비밀리에

모르고스를 숭배하게 됩니다.




그러나 왕의 친족인 신실한

자들의 지도자 아만딜과 그의

일족들은 이를 거부하고 미래를

염려하며 대비하게 됩니다.






사우론은 누메노르인과

발라&엘다르의 친교의 증거인

흰 나무를 베어내라고 끊임없이

아르파라존 왕을 충동질하고,

이 위기를 알아챈 아만딜의

손자(이자 엘렌딜의 아들)인

이실두르가 목숨을 걸고 흰 나무

님로스의 열매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완전히 사우론의

허수아비가 된 왕은 누메노르의

성스러운 나무를 베어내버리고,

그 나무의 잔해는 모르고스를

숭배하는 제단에서 불태워집니다.





이것은 누메노르 멸망의 돌이킬

수 없는 전환점이 되고야 말지요.




---------------------




엘렌딜은 부친이 시킨 대로

모두 행했고, 자신의 선박들을

누메노르 동해안에 정박시켜

두었다.





충직한 자들은 아내와 자식들,

조상 전래의 가보와 막대한

양의 물건들을 배에 실었다.




그릇과 보석, 진홍색과 검은색으로

기록한 전승의 두루마리 등

누메노르인들의 지혜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만들어진 아름답고

힘을 지닌 많은 것들이 거기

있었다.




그들은 또한 엘다르가 선물한

일곱 보석(‘천리안의 돌’ 팔란티르를

가리킴)도 가지고 있었다.






이실두르의 배에는 아름다운

님로스의 후손인 어린나무가

안전하게 실려 있었다.




<실마릴리온>

[아칼라베스]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




신실한 자들은 엘렌딜의 지휘하에

‘아칼라베스’, 누메노르의 멸망에서

간신히 선단을 이끌고 탈출하는데

성공합니다.





그 선단에는 신실한 자들은 물론,

노아의 방주에 동식물을 가려서

실었던 것처럼 과거 찬란한 시절

누메노르의 자취를 간직한 여러

보물들이 실려 있었으나 그중

첫손을 꼽는 것은 이실두르가

목숨을 걸고 가져온 님로스의

묘목이었습니다.




---------------------




망명자들은 많은 보물과

함께 상당한 힘을 지닌

놀라운 전래의 가보들을

누메노르에서 가져왔는데,

이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일곱 보석’과 ‘흰 나무’였다.






흰 나무는 누메노르의

아르메넬로스 왕궁에서

자라던 아름다운 님로스

나무에서, 사우론이 나무를

불태우기 전에, 그 열매를

따와서 키운 나무였다.




 

님로스는 원래 티리온의

흰 나무의 후손으로,

티리온의 나무는 야반나가

발라들의 땅에 심어 둔

가장 오래된 나무, 곧

‘흰 나무’ 텔페리온의

형상을 따서 만든 나무였다.





엘다르와 발리노르의 빛을

기념하는 이 나무는 미나스

이실에 있는 이실두르의 저택

앞에 심어졌다.




나무가 불타기 전에 열매를

건져 낸 인물이 바로

이실두르였기 때문이었다.




<실마릴리온>

[힘의 반지와 제3시대]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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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로스의 묘목은 망명왕국을

세운 이실두르의 도시,

미나스 이실에 심어집니다.





그리고 귀환한 누메노르인의

망명왕국들(아르노르&곤도르)

을 상징하는 성수가 되었지요.




하지만 사우론의 악의는

집요하리만치 흰 나무를

향해 꽂혀 있었습니다.





사우론 역시 혼령의 상태로

누메노르의 붕괴에서 탈출해

다시 그의 도성 바랏두르로

도달해 있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그가 파멸시키려

무진 애를 썼던 누메노르의

후예들이 가운데땅에 버젓히

살아남아 왕국을 세우는 꼴을

두눈 뜨고 볼 리가 만무한

노릇이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사우론은 두 눈을

갖고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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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론은 때가 되었다고

판단하자 엄청난 대군을

이끌고 새 왕국 곤도르를

향해 진격하여 미나스 이실을

점령하였고, 그곳에 자라고

있던 이실두르의 흰 나무를

죽여 버렸다.





하지만 이실두르는 탈출에

성공하여 나무의 묘목과

함께 아내와 아들들을

데리고 배를 타고 안두인

강을 내려갔고, 안두인

하구에서 바닷길로 엘렌딜을

찾아갔다.




<실마릴리온>

[힘의 반지와 제3시대]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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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실두르가 목숨을 걸고

지켜낸 보람도 없이 님로스의

묘목은 노리고 쳐들어온

사우론에 의해 두 번째로

죽임을 당합니다.




그러나 용의주도한 이실두르는

이미 님로스의 묘목의 묘목을

따로 챙겨뒀었지요.





그리고 어려운 피난길에도

잘 갈무리해서 부친 엘렌딜이

있던 아르노르의 도성,

안누미나스로 가서 묘목을

보호합니다.




그리고 엘렌딜과 길갈라드는

궐기해 요정과 인간의 최후

동맹을 결성, 사우론과 7년간의

대전쟁을 치러 마침내 그들은

모두 한 자리에서 전사하고

맙니다.





이실두르의 동생 아나리온도

전사하는 등 끔찍한 피해를

입었지만 당시만 해도 사우론은

파멸하고 바랏두르 탑은 무너져

사우론이 가운데땅에서 득세하던

암흑의 제2시대는 끝이 나고,

제3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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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제1시대와

‘암흑의 시대’가 지나고

세상의 제3시대가 시작되었다.




이 당시에는 아직 희망과 함께

행복했던 기억이 남아 있었고,

엘다르의 흰 나무는 오랫동안

인간 왕들의 궁정에서 꽃을

피우고 있었다.





이실두르가 곤도르를 떠나기

전에 동생을 추모하기 위해

자신이 구해 낸 묘목을 아노르

요새에 심어 두었던 것이다.




<실마릴리온>

[힘의 반지와 제3시대]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




이실두르는 자신의 몫이던

흰 나무를 동생 아나리온의

죽음을 애통하게 여겨서

곤도르에 기증하고 떠납니다.





그의 어린 조카가 왕으로

통치해야 할 곤도르에는

아주 귀중한 선물이었지요.




그렇게 이실두르의 묘목은

곤도르에 뿌리내리게 됩니다.






미나스 이실에서 미나스 아노르

(훗날의 미나스 티리스)로

묘목이 옮겨진 셈이고, 이는

미나스 아노르가 아나리온의

도시였기 때문입니다.




※ 곤도르의 공식 수도는

‘별들의 도시’ 오스길리아스였지요.




---------------------




남쪽에서는 곤도르 왕국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고,

한때 왕국의 영광은 몰락하기

전 누메노르의 부와 위엄을

연상시킬 만큼 찬란하였다.




곤도르인들은 높은 탑과

튼튼한 요새, 많은 배가

정박할 수 있는 항구를

건설하였다.





인간의 왕들이 쓰던 날개

달린 왕관은 여러 땅에서

다른 언어를 쓰던 종족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




오랫동안 흰 나무는 미나스

아노르의 왕궁 앞에서 자라났고,

그 씨앗은 바로 깊은 바다 건너

누메노르에서 이실두르가 가져온

것이었다.


그 조상은 아발로네에 있었고,

또 그 조상은 세상이 막 시작되던

그날 발리노르에 있던 것이었다.



<실마릴리온>

[힘의 반지와 제3시대]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


이는 곤도르의 왕통이 누메노르의

정통성을 간직하고 있으며, 이들

종족이 과거 아득한 제1시대에

암흑에 맞서 엘다르와 함께 싸운

찬란한 기억을 상기시키고, 비록

가운데땅에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서녘에 대한 사랑과 충심을 계속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망명왕국의 후계자들은

이 흰 나무를 중시했고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누메노르의 옛

전성기와, 그들 선조들의 위업과

정신을 되새기는 교보재로

중요하게 여긴 것입니다.






그리고 성수를 보관하던

곤도르는 제3시대 전반에

누메노르의 과거를 회상하게

할 만큼 번영을 누립니다.




그러나 성수를 양도한

이실두르의 왕국, 아르노르는

곧 쇠퇴해 버리지요.




---------------------




에아르닐의 시대에 그들은

첫 공격을 감행하였다.




한밤중에 어둠산맥의 고개를

넘어 모르도르를 빠져 나온

그들은 미나스 이실을 본거지로

삼았고, 그곳을 아무도 감히

넘볼 수 없는 무시무시한

곳으로 바꾸어 버렸다.






이후로 이곳은 미나스

모르굴, 곧 ‘마법의 탑’으로

불리게 되었고, 항상 서쪽의

미나스 아노르와 전쟁을

벌였다.




그리고 백성들의 수가

줄어들면서 오랫동안

방치 상태에 있던

오스길리아스는 폐허로

변하면서 유령의 도시가

되었다.




그러나 미나스 아노르는

계속 살아남아 ‘감시의 탑’

이란 뜻의 미나스 티리스란

새 이름을 얻었다.




그것은 왕들이 이 요새에

매우 높고 아름다운 흰색의

탑을 세우도록 했기 때문인데,

이 탑에서는 사방의 모든 곳을

바라볼 수 있었다.




이 도시는 여전히 당당하고

튼튼했으며, 왕궁 앞에는

흰 나무가 계속하여 꽃을

피우고 있었다.





살아남은 누메노르인들은

미나스 모르굴의 공포에

맞서, 또한 서녘에 대항하는

모든 적들인 오르크, 괴물,

사악한 인간들에 맞서

대하의 통행을 계속 지켜 냈다.




이리하여 그들 뒤쪽의 안두인

강 서편은 전쟁과 파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었다.




<실마릴리온>

[힘의 반지와 제3시대]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




아르노르를 먼저 멸망시킨

재기한 암흑의 세력은 이제

쇠약해진 곤도르를 향해

칼날을 겨누고, 미나스 이실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또

함락되어 버립니다.






이제 적들은 아름다운 도시

미나스 이실을 저주받은 악이

깃든 근거지로 타락시켰고,

이 새로운 도시 ‘미나스 모르굴’은

천년 동안 곤도르를 침략하는

본거지가 됩니다.




그리고 미나스 아노르는 이제

수도가 되었으며 모르굴의 위협에

저항하는 요새로서 ‘감시탑’이란

뜻의 미나스 티리스로 개칭하게

되지요.




비록 과거에 비해 영락 그

자체이지만 그래도 곤도르는

수천년 간 암흑의 세력에

저항하는 최전선으로서 장구한

투쟁을 거듭합니다.




---------------------




텔렘나르 왕이 죽자

미나스 아노르의 흰 나무

또한 시들어 죽었다.




그러나 왕위를 승계한 조카

타론도르가 궁성에 다시

묘목을 심었다.





왕궁을 영원히 미나스 아노르로

옮긴 이도 바로 그였다.




오스길리아스는 이제

부분적으로 사람이 살지

않아 폐허로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역병을 피해 이실리엔이나

서쪽 계곡들로 피신한

사람들 가운데 돌아오려는

자는 아주 미미했다.




(중략)




21대 섭정 벨렉소르 2세가

죽자 미나스 티리스에 있던

흰 나무도 죽었다.




그러나 아무 데서도 묘목을

구할 수가 없었기에 그 나무는

국왕이 귀환할 때까지 죽은 채

그대로 서 있었다.





<반지의 제왕 - 해설편>

[왕과 통치자들의 연대기]

{곤도르 그리고 아나리온의 후계자들}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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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왕통이 끊어지고 섭정들에

의한 위임통치로 버티던 제3시대 말,

드디어 묘목도 준비하지 못한 가운데

흰 나무는 말라죽고 맙니다.


성수가 시들자 암흑의 위세는 더욱

광폭해지고 곤도르를 포함한 가운데땅

자유종족은 모두 멸망의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그 극점은 바로 반지전쟁이었지요.




---------------------




피핀은 아이센가드보다 훨씬

더 거대하고 튼튼하며 아름다운,

아니 그가 상상할 수 있는

무엇보다도 크고 장엄한 도성을

경이에 가득 찬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 도시는 사실상 해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황량한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이미 도시에는 적정 인구의

절반도 채 안 되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중략)


간달프는 하얗게 포장된

궁정길을 빠르게 걸어갔다.


달콤한 분수가 아침 햇살

속을 노닐었고 그 주위에는

초록 잔디밭이 깔려 있었다.



그런데 그 한가운데엔 분수대를

굽어보는 말라죽은 나무가

한 그루 서 있어, 물방울이

그 말라비틀어진 가지에 부딪혀

다시 분수대로 떨어졌다.


피핀은 간달프 뒤를 열심히

따라가며 이 광경을 보았다.


슬퍼 보인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리고 왜 저런 말라죽은

나무를 이렇게 다른 모든

것들이 잘 가꿔진 궁정에

방치해 두었는지 의아했다.


‘일곱 개의 별, 일곱 개의 돌

그리고 하얀 나무 한 그루.’



전에 간달프가 중얼거리던

말이 생각났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미나스 티리스]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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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와는 달리 피핀은

미나스 티리스에 도착해서야

흰 나무를 처음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제 곤도르의 장구한

역사를 부지런히 머리 터지게

학습하게 되지요.


비록 흰 나무는 죽었지만

여전히 곤도르인들은 나무가

부활하고 왕이 도성에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염원으로

나무의 유해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그 기다림은 보상을

받게 되지요.


왕은 귀환했습니다.



그러나 나무는?


---------------------


그러던 어느 날 간달프가

보이지 않았다.


원정대는 무슨 일인지 궁금했다.


간달프는 밤중에 아라고른과

함께 도시를 빠져나와 민돌루인 산

남쪽 기슭으로 갔던 것이다.




그곳에서 그들은 몇 세대 전에

만들어진, 지금은 사람들이

두려워서 감히 따라가 볼

엄두도 내지 못하는 길을

발견했다.




그 길은 높고 신성한 곳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오로지

왕들만이 걸을 수 있었다.




그들은 가파른 길을 따라

올라가 눈 덮인 봉우리들

아래의 고원에 이르렀다.




그곳에서는 도시 뒤편의

절벽이 내려다 보였다.




이제 아침이 되었다.




그들은 저 아래 도시를

내려다보았다.




도시의 탑들은 햇빛에

반사되어 하얀 연필처럼

보였고 안두인 유역의

골짜기는 정원 같았으며

어둠산맥은 황금빛 안개로

휘장이 쳐진 듯했다.




그들의 시선이 회색의

에뮌 무일에 닿자 라우로스의

반짝임은 흡사 멀리 떨어진

별의 광채처럼 보였다.




강은 펠라르기르까지 닿는

리본처럼 풀려 나가고 있었으며,

그 너머 하늘가에 은은한 빛이

떠돌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바다였다.


간달프가 입을 열었다.






“여기가 바로 당신의 영토이자,

앞으로 더 위대한 왕국의 심장부가

될 곳이오.


이제 제3시대는 종말을 고했고

새 시대가 시작되었소.




당신의 임무는 이 새 시대의

시작을 정리하고 보존할 만한

것은 보존하는 것이겠지요.




많은 것이 파멸의 위험에서

구조되었지만 또한 많은 것들이

사라져야 합니다.




그리고 세 반지의 권능도

끝났소.




당신에게 보이는 모든 대지가

이제 인간들의 거주지가 될

것이오.


지금부터는 인간들의 시대이며

더 오래 된 종족들은 사라지거나

떠나가게 될 것이오.”


“내 소중한 친구 간달프,

나 역시 그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내겐 아직도 당신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아니, 이제 더 이상은 필요가

없소.




내 시대는 제3시대였소.




 

나는 사우론의 적이었고 이제

내 일은 끝이 난 거요.





나는 곧 떠날 겁니다.




이제 당신과 당신의 백성들이

짐을 떠맡아야 합니다.”




“하지만 난 불사의 몸이

아닙니다.




나는 죽어야 하는 인간이고,

순수한 누메노르의 혈통을

지녔기에 비록 보통 인간들보다

오래 살긴 하겠지만 그것도

짧은 시간에 불과할 겁니다.




지금 여인들의 뱃속에 있는

아이들이 태어나 노년에

이를 때쯤이면 나 역시

노쇠할 겁니다.





만일 내가 바라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내가

죽어버린 후 그 누가 곤도르와

이 나라를 자신의 여왕처럼

사랑하며 백성들을 다스린단

말입니까?




분수의 정원에 있는 성수는

여전히 시들어 말라 있습니다.




언제나 그것이 소생할

기미를 보이겠습니까?”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섭정과 왕]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




이제 간달프는 자신은 물론,

요정의 세 반지의 힘이 끝나

소용이 없어졌기 때문에 그

자신과 요정군주들은 이제

가운데땅을 떠나게 될 것임을

밝힙니다.





그의 숙명을 잘 알고 있지만

서운하고 막막한 아라고른은

자신이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음을 역설하며 간달프에게

마지막으로 푸념(?)을 늘어놓게

되지요.




흰 나무가 부활해 그 상징으로

자신의 후계자들이 이제는 곧

잊혀질 장구한 역사와 기억을

간직하지 않는다면 그와 그의

동료들이 이룩한 위업 또한

어느새 바람결에 날려가는

연기처럼 사라져버리지

않을까 걱정하게 됩니다.




---------------------




그러자 간달프가 말했다.




“푸르른 대지에서 눈을 돌려

저 황량하고 차가운 땅을

보시오!”






아라고른이 몸을 돌리자 그의

뒤로 눈 덮인 언덕 아래를 향해

내리 뻗은 경사진 암벽이 있었고,

그 황폐한 곳에 한 줄기 식물이

홀로 서 있었다.




그는 기어올라 눈 덮인 곳

가장자리에서, 채 1미터도

되지 않는 어린 나무가 땅

속에서 솟아 나온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벌써 길고 맵시 있는

어린 잎을 내밀고 있었다.




잎의 윗부분은 검고 아랫부분은

은색이었으며, 그 가느다란

꼭대기에 달린 조그만 꽃송이는

햇빛을 받은 눈처럼 반짝거렸다.




아라고른은 크게 외쳤다.




“예!


우투비에네스!




마침내 발견했구나!




보세요!




바로 가장 오래 된 나무의

어린나무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여기 있게

되었을까요?




이건 아직 수령이 7년도

안 된 것 같은데.”





그러자 간달프도 따라와서

보며 말했다.




“틀림없이 이건 아름다운

님로스 혈통의 나무요.




님로스는 갈라실리온의

묘목이었고 갈라실리온은

텔페리온, 즉 ‘가장 오래된

나무’의 과실이었소.





이 나무가 정해진 시간에

여기서 싹을 틔운 이유를

그 누가 말할 수 있겠소?




이곳은 오래 된 신성한 곳이니

아마 왕의 가계가 끊기기 전에,

또 궁정의 성수가 시들기 전에

씨를 옮겨 심어 놓은 것 같소.




그 나무의 씨는 발아하는 일이

드물지만 그 안의 생명은 오랜

세월 잠을 자기도 해서, 아무도

그 깨어나는 시간을 예측할 수

없다고 하오.




내 말을 명심하시오.




일단 나무가 열매를 맺으면

혈통이 끊어지지 않게 반드시

심어줘야 하오.




마치 예전 엘렌딜의 혈통이

북쪽 황무지에 숨어 있듯이

이 나무 역시 이 산에 숨어

있었던 거요.





더욱이 님로스의 계보는

당신의 가계보다 오래 된

것이오, 엘렛사르 왕.”




아라고른은 부드럽게 그

어린나무를 어루만졌다.




그러자 아!




그것은 땅에 뿌리를 슬쩍

대고 있었기라도 한 듯

상처 하나 없이 들렸다.




아라고른은 그것을 궁성으로

가져갔다.




시든 성수는 뽑아 냈지만

그대로 태워 버리지 않고

정성을 다해 모셔졌다.


옛 성수는 라스 디넨의

고요함 속에서 쉬게 되었다.




아라고른은 궁정 샘가에

성수를 심었다.


성수는 아주 빠른 속도로

성숙해 갔다.




그리고 6월에 들어서자

꽃이 만개했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섭정과 왕]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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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귀환을 기다렸던 것처럼

님로스의 아득한 후손인 어린

묘목은 성지 민돌루인 산의

기슭 벼랑 어딘가에서 몰래

싹을 틔웠던 것입니다.






그리고 아라고른은 이제

안도하며 자신을 얻게 됩니다.




성수와 누메노르인들의 운명은

하나로 합쳐진 것처럼 이렇게

호흡을 공유하게 되지요.


그리고 오랫동안 볼 수 없던

흰 나무의 꽃이 만개합니다.


---------------------


“이제 신호가 왔으니

그 날이 머지않았군.”




아라고른은 이렇게 말하고

성벽 위에 경비병을 배치했다.




하지 바로 전날 아몬 딘에서

전령이 도착해 한 때의 가인

(佳人)들이 북쪽에서 말을

타고 오고 있으며 이제

펠렌노르 외벽 거의 가까이

왔다고 전했다.




그러자 왕은 말했다.




“마침내 그들이 왔구나!




모든 이들은 준비를 서둘러라!”




왕이 손님들에게 환영의 인사를

하자 그들은 말에서 내렸다.




엘론드는 안누미나스의 홀을

왕에게 건네 주고 자신의 딸과

왕의 손을 맞잡게 해주었다.






그들은 함께 도시로 들어갔으며

하늘에는 모든 별들이 꽃을

피운 듯했다.




엘렛사르 왕, 즉 아라고른은

리드 2일(한 해의 중간날) 밤

왕의 도시에서 아르웬 운도미엘과

결혼했다.




이로써 그들의 오랜 기다림과

노고는 완성된 것이었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섭정과 왕]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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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왕과 부활한 왕국에

이제 왕의 혈통의 아득한

선대의 기억이 돌아와서

요정과 인간의 마지막 결합을

통해 모든 과거의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일들은 재결합을

이루게 됩니다.




그리고 아름답고 기억해야할

가치가 있는 것들은 다시한번

통합되어 장구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톨킨의 말에 의하면

잊혀졌지만 아주 조금은 남겨진

기록(톨킨의 저작, 작가 자신은

번역서라 주장하는)을 통해서

지금 우리가 엿보게 된 것이지요.


by 붉은10월 | 2015/02/07 12:08 | 아르다 백과사전 | 트랙백 | 덧글(6)
[LOTR] 빌보의 도토리, 샤이어의 말로른




<다섯 군대 전투>에서 용의 저주로

완전히 타락해 가는 참나무방패를

보는 심정은 “비극의 탄생” 바로

그 자체였습니다.



원작에선 그저 ‘원래 난쟁이들은

황금에 대한 탐욕이 쩔어요 ~ ’

정도로 처리되던 소린의 변모가

실감나게 느껴졌기 때문이지요.




그저 탐욕 때문이 아니라

절대반지가 그 반지를 소유한

이들에게 그들이 가장 절실하게

바라는, 단지 개인의 이기심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연민과

자신이 짊어진 책임을 다하기

위한 선의를 욕망으로 바꿔버리는

그런 식의 유혹에 넘어가는...





그러나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래도 소린이라면 어떻게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덧없는 희망을 가져다주는

마지막 기회가 바로 보석을

숨긴 것으로 의심했던 빌보

(실은 숨긴 게 맞았지만요)

를 취조하다가 그의 손에서

도토리 한 알을 발견하고는

픽 웃으며 표정이 바뀌던

그 순간이었습니다.





빌보는 베오른의 정원에서

주워온 도토리 한 알을

소린에게 보여주면서,

모험을 무사히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간다면

자신이 소린과, 그리고

난쟁이들과 함께했던

추억을 기념해 도토리를

심고 나무로 자라는 것을

바라보며 그 시절을 회상할

것이라는 답변에 소린의 표정은

온화해지고 우리는 그가 죽음

직전까지 이후로 볼 수 없을

소린의 행복한 표정을 보게

됩니다.





※ 물론 그 직후 호수마을

피난민들이 너른골의 폐허로

모여들고 있다는 이야기에

다시 조상의 보물을 지키려는

집착으로 돌아서고 맙니다만.




소린은 임종 때 빌보에게

‘누구나 황금보다 고향을

더 귀하게 생각한다면 세상은

더 살기 좋아질텐데...’라는

뉘우침과 사과를 남깁니다.





그리고 빌보는 그 도토리를

간직한 채 고향으로 향하게

되지요.




비록 극장판에서는 볼 수

없었습니다만 그는 고향집에

돌아가서 그 귀한 도토리를

소중하게 심었을 것이고,

그 도토리는 아마 60여 년이

훌쩍 지난 그의 111번째

생일 잔치 때 그가 연설하던

배경이 된 잔치나무로 자랐을

것입니다.





그리고 빌보는 그가 소린과

함께했던 기억들을 매일매일

쳐다보며 추억했겠지요.





그리고 잔치나무를 뒤로 한

채 빌보는 노년에 다시 모험을

떠났고 그가 남긴 유산 중

가장 귀중하고 가장 위험한

절대반지를 파괴하는 모험은

그의 양자 프로도와 원정대의

몫으로 넘겨집니다.




※ 물론 모험왕 빌보는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자기가

반지를 갖고 모르도르로 달려갈

각오를 밝히기도 했지만요.




그리고 원정대는 간달프를

잃은 채 모리아를 탈출해

로스로리엔에서 찰나의 휴식을

가진 뒤 다시 원정을 떠납니다.





이때 로스로리엔의 영주

켈레보른과 갈라드리엘에게

원정대원 각각은 귀중한 선물을

받게 되지요.



 

----------------------




"나무를 사랑하는 키 작은

정원사께는 아주 작은 선물을

준비했지요."




그녀는 뚜껑에 은빛 룬 문자

하나가 새겨진 것 외에 별다른

장식이 없는 평범한 작은 회색

나무상자를 그의 손에 쥐어

주었다.





"이것은 갈라드리엘을 의미하는

G인 동시에 당신네 말로 정원을

뜻하기도 합니다.




이 상자에는 나의 과수원에서

가져온 흙이 담겨 있으며,

그 위에는 내가 베풀 수 있는

모든 축복이 내려졌습니다.




이것은 당신의 길을 인도하거나

위험을 막아 주지는 못 합니다.




다만 이것을 무사히 보관해

고향에 가져갈 수만 있다면

그때는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당신의 고향이 온통 황량한

폐허가 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 흙을 뿌리면 당신은

가운데땅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게 될 겁니다.





그러면 갈라드리엘을 생각하게

될 것이고, 또 당신이 겨울에밖에

보지 못한 이 로리엔의 아름다움을

멀리서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봄과 여름은

지나갔고, 이제 이 땅에서는

오직 기억에만 남아있을 것입니다."





샘은 귀밑까지 빨개져 상자를

받고는 들릴까 말까 한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공손하게

절했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로리엔이여 안녕]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




영화에서는 반지전쟁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샤이어 전투가 생략이

되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각색이

되어 사라져버렸습니다.





하지만 정말 안타까운 부분이지요.




이미 샘은 곁눈질로 프로도가

갈라드리엘의 거울을 볼 때

자신의 두 눈으로 샤이어의

위기와 비참함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갈라드리엘은 그러한

시련에도 불구하고 당대 가장

강력한 요정의 권능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선물을 주는

것입니다.




거울을 통해 본 샤이어의 위기

--->

위기를 극복할 용기와 선물

--->

위기를 물리친 뒤 재건과정




완벽하게 하나의 완결구조를

가진 이 에피소드는 불완전한

재현으로 영화에서 끝나고

말았습니다.




----------------------




이미 반지는 그의 의지와 이성을

갉아먹으며 샘을 유혹하고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무수한 환상이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났다.





위대한 영웅 샘와이즈가 불칼을

들고 암흑의 땅으로 진격하고

있었다.




뒤에는 무수한 군사들이 따르고

있었으며 바랏두르는 전복되고

말았다.




다음 순간 구름이 걷히고

밝은 태양이 빛났다.




 

그의 명령에 따라 고르고로스

계곡은 꽃과 수목의 동산이

되어 열매를 맺었다.





이제 그는 절대반지를 끼고

자기 것으로 만들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면 모든 일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시험의 순간에 샘이

의연하게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프로도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의 내면 깊숙한

곳에는 소박한 호빗다운

분별력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




설사 그러한 환상이 자신을

기만하는 속임수가 아니라

할지라도, 샘은 자신이 그러한

짐을 감당할 만한 큰 인물이

아님을 마음 깊이 알고 있었다.





다른 이들에게 명령하여 가꾸는

왕국만큼 큰 정원이 아닌, 자기

손으로 가꿀 수 있는 작은 뜰의

자유로운 정원사, 그것이 그가

바라는 바였고 또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이라 여겼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키리스 웅골 탑]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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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선 샘이 프로도가 쉴롭에

당한 뒤 다시 키리스 웅골로

끌려가 포로가 된 상황에서

아주 잠깐 절대반지를 수중에

지닌 것으로만 묘사됩니다만,

실제로 샘은 절대반지를 손에

끼어보기도 했었습니다.





단 한번, 시험삼아서였지만요.




그러나 그 찰나의 순간만으로

절대반지는 샘이 가장 절실히

바라는 희망을 욕망으로 치환해

버리는 위력을 발휘합니다.





모르도르를 물리치고 그 황량한

땅을 꽃과 나무가 가득한 정원으로

바꾸는 위업이지요.




뼛속까지 정원사인 샘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유혹이란 그런

것이었지요.





그러나 위대한 샘은 그 유혹을

극복해냅니다.




정원사란 남을 부려서 으리으리한

정원을 자랑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기 손으로 자연과, 식물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니까요.





그렇게 그는 가운데땅에서 가장

위대한 정원사로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나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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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가 그들 인생에서 가장

슬픈 시간이었다.




앞에는 거대한 굴뚝이 솟아

있었고 강을 건너 옛 마을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 새로

지은 조잡한 집들 사이로

역시 새로 지은 방앗간이

찌그러지고 더러운 모습으로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 거대한 벽돌 건물은

시냇물 위에 자리를 잡은 채

연기와 악취를 뿜으며 물을

오염시키고 있었다.




강변마을 가로의 나무들은

모조리 베어지고 없었다.




그들은 다리를 건너 언덕을

올려다보곤 놀라 숨을

멈췄다.





샘이 거울에서 본 환영도

지금 그들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대한 마음의 준비로선

충분치 못 했던 것이다.




서쪽 편의 옛 농장은 부서졌고,

그 자리엔 타르 칠을 한 헛간들이

일렬로 늘어섰으며 울창하던

밤나무는 몽땅 베어졌다.




제방과 울타리도 모조리

쓰러져 있었다.




풀도 없이 짓밟힌 들판에는

커다란 수레들이 제멋대로

서 있고 골목아랫길은 뻥하니

입을 벌린 모래와 자갈의

채석장이 되었다.




그 너머 골목쟁이집은 여기저기

멋대로 세운 오두막들 때문에

보이지 않았다.




“놈들이 그걸 베어 버렸어!




‘잔치나무’를 베어 버렸단 말이야!”




샘은 이렇게 소리치며 예전에

빌보가 고별 연설을 할 때

그늘이 되어 주었던 나무가

서 있던 곳을 가리켰다.





나무는 베어진 채 들판에

나동그라져 있었다.




마치 이것이 불행의 마지막

타격이기라도 한 듯 샘은

울음을 터뜨렸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샤이어 전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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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도와 샘이 갈라드리엘의

거울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미

봤던 샤이어의 몰락은 그렇게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이 되어

있었습니다.





샤이어를 괴롭히던 악당들은

호빗들을 궐기시켜 치른

바이워터 전투에서 패배해

모두 포로가 되거나 죽임을

당했지만 그들이 불과

반년여 만에 이뤄낸 파괴의

성과(?!)는 이렇게 지대한

것이었지요.





또한 영화에서와는 달리,

온 세상을 뒤흔든 거대한

전쟁 와중에도 세상의 고통을

겪지 못했던 샤이어는 이렇게

뒤늦게 전쟁의 참화를 약간이지만

겪게 됩니다.





톨킨다운 교훈극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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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도와 그 동료들만이 계속

걸어가 마침내 과거 사랑했던

옛 집에 도착했다.




정원에는 오두막과 헛간들이

세워져 있었고 어떤 것들은

서쪽 가까이 세워져 햇빛을

차단하는 것들도 있었다.




도처에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문은 온통 흠집투성이였고

초인종은 사슬이 풀린 채

늘어져 소리마저 나지 않았다.




노크를 해도 아무 대답이

없었다.




기다리다 못 해 문을 밀자

문은 그냥 열렸다.




집 안은 냄새가 고약했고

오물로 가득 차 엉망진창이었다.




오랫동안 아무도 살지 않은

듯 했다.




“여긴 모르도르보다 지독한데요.




훨씬 더 지독해요.




가슴이 아프군요.




여긴 내 고향이고 난 예전의

아름다웠던 모습을 아직도

생생하게 다 기억하는데.”





“여기가 바로 모르도르라네.




모르도르가 만들어 낸

작품이니까 말이야.





사루만은 스스로를 위해 일을

꾸미고 있다고 생각할 때조차

사실은 모르도르가 원하는

짓을 하고 있었던 거야.




로소처럼 사루만에게 넘어간

자도 마찬가지지.”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샤이어 전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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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쟁이집의 아름다웠던

모습은 이제 지저분한 시궁창이

되어 있었습니다.




탄식하는 동료들에게 프로도는

사우론과 사루만, 그리고 어쩌면

그의 주인 모르고스에까지 이르는

암흑의 권능의 한계를 깨닫게 해

줍니다.





모르고스는 ‘힘으로 일어선 자’

멜코르라 불리던 때부터 발라들

중 가장 강력한 권능을 지닌

자였으나 시기심과 질투로

비뚤어진 인격이 된 후 그는

아무것도 새로운 것을 창조할

힘을 잃어버린 채 오직 이미

만들어진 아름다운 것들을

부수거나 훼손하고 빼앗아

일그러뜨리는 데에만 그가

가진 권능을 발휘할 수

있는 반쪽짜리 존재가 되어

버렸으니까요.





그렇지만 너무나도 강대한

‘세상의 검은 적’ 모르고스의

잔불을 물려받은 자 사우론과,

그런 사우론을 따라하고자 한

사루만 모두 그러한 모르고스의

한계를 고스란히 지니고 있었고,

특히 아류의 아류인 셈이었던

사루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싸구려 베끼기 수준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었습니다.





결국 모든 힘을 잃어버린

사루만이 해낼 수 있는 복수란

고작 평화로운 샤이어를 망가뜨리고

그 황폐를 즐기는 것 뿐이었지요.





그리고 원작에서처럼 그는

비참한 죽음을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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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 작업은 급속히 진행되었고

샘은 아주 바쁘게 뛰어 다녔다.




호빗들은 필요할 때면, 그리고

의욕이 생기면 꿀벌처럼 열심히

일할 수 있었다.




작지만 민첩한 호빗 소년소녀들의

손 뿐 아니라 노인들의 닳고

각질이 있는 손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대의 호빗들이 기꺼이

일손을 제공했다.




율(샤이어력에서 한 해의

첫날과 마지막날, 이 이틀은

어느 달에도 속하지 않는다)이

되기 전에 ‘샤르키의 경호원’

들이 지었던 오두막과 건물들은

벽돌 한 장 남지 않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그 벽돌들은

오래 된 토굴집들을 좀 더

안락하고 건조하게 복구하는

데 사용됐다.





헛간과 광, 버려진 토굴,

그리고 특히 큰말의 지하도와

옛 채석장에서 악당들이 숨겨

놓았던 많은 양의 음식과

맥주가 발견되었다.




그래서 그 해 율은 기대했던

것보다도 훨씬 활기에 넘쳤다.




새 방앗간을 헐어 내기 전에

호빗골에서 행해진 첫 번째

일은 언덕과 골목쟁이집 주위를

정리하고 골목아랫길을 복구하는

것이었다.





새로 생긴 모래 구덩이의 앞

부분은 평평하게 다듬어져

커다랗고 그늘진 정원이

되었고, 뒤로는 언덕을

향하고 앞으로는 남쪽을

향하는 새 굴들이 파졌다.




샘의 아버지는 세 번째

굴집을 다시 갖게 되었다.





그는 누가 듣건 상관하지

않고 이런 말을 했다.




“항상 말했듯이 말이야,

아무리 역풍이 분다고

해도 누군가에게는 이익을

가져다주는 법이야.




그리고 끝이 좋아야 비로소

잘된 일이지.”




새로 난 길에 어떤 이름을

붙여야 할지 토론이

벌어졌다.




‘전투의 정원’이라는 안도

있었고, ‘더 나은 스미알’

라는 안도 있었다.




그러나 양식을 갖춘 호빗들이

응당 그렇게 해왔듯이 그것은

얼마 후 그저 ‘새 길’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것을 ‘샤르키의 종말’이라고

부르는 것은 순전히 강변마을

주민들의 농담이었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샤이어 전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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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련을 마치고 새롭게

재건 도상에 오른 샤이어는

활력으로 가득 찹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구세대는

이선으로 물러앉고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들이 활약하게

되지요.





그러나 모든 세대는 합심해서

고향 재건에 힘을 합치는데

이런 대목은 아마 톨킨이

직접 체험했던 2차 대전 후

파괴된 조국을 재건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과 합의

(그 결과로 영국의 전후

복지국가 체제가 완성되었지요)

의 기억을 대입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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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로 나무가 가장 큰

손실을 입었다.




샤르키의 명령에 따라

샤이어 전역에서 나무들이

무자비하게 베어졌던 것이다.





샘은 무엇보다도 이것을

슬퍼했다.




왜냐하면 이 손실은 복구하는

데만도 오랜 세월이 걸릴

것이고, 그의 증손자 대쯤

가야 샤이어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몇 주 동안 너무도 바빠

지나간 모험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갈라드리엘의 선물을 기억했다.





그는 그 상자를 꺼내 다른

여행자들(호빗들은 그들 일행을

이렇게 불렀다)에게 보여 주며

조언을 구했다.




“자네가 언제쯤 그것을

생각해 낼지 궁금했지,

열어 보게.”




프로도가 말하자 샘은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부드럽고 미세한

회색 가루들이 가득 들어

있었고, 중앙에는 은빛 결이

있는 작은 호두처럼 생긴

씨앗이 하나 있었다.





“이것으로 무얼 할 수 있을까요?”




샘이 말하자 피핀이 제안했다.




“바람 부는 날 공중에다 뿌리고

어떻게 되는지 놔두지요.”




“어디에다가?”




이 말에 이번에는 메리가 대답했다.




“한군데를 골라서 그곳 식물들이

어떻게 되나 보지요.”




“하지만 이렇게 많은 주민들이

고통을 당했는데 이걸 모두

내 정원에다 뿌리면 갈라드리엘이

좋아하시지 않을 텐데요.”




이번에는 프로도가 말했다.




“샘, 자네가 가진 모든 기지와

지혜를 다 이용해 보게.




그리고 나서 해놓은 일을

향상시키는 데 그 선물을

사용하게나.




그것도 아주 아껴서 말이야.




많지는 않지만 하나하나가

다 가치 있는 걸 거야.”




샘은 특히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나무가 있던 곳들을 찾아다니며

묘목을 심고 흙 속 뿌리에 그

귀중한 가루를 조금씩 뿌렸다.





그는 이 일을 하느라고 샤이어

전역을 오르내렸는데, 그가

호빗골과 강변마을에 특히

관심을 쏟았다고 해서 비난할

이는 아무도 없었다.




마침내 미량의 가루밖에

남지 않았다.




샘은 이 남은 가루를 샤이어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삼파딩

경계석으로 가서 축복을 하며

공중에 날렸다.




그 조그만 은빛 씨앗은 과거

정자목이 있던 잔치 정원에

심었다.





그리고 그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궁금했다.




겨우내 그는 가능한 한

참을성을 발휘했지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끊임없이 나가 보고

싶은 마음을 억제하느라

힘들었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샤이어 전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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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루만은 그 자신이 아이센가드에서

고대의 잊혀진 권능을 여봐란 듯

무시하면서 저질렀던 숲과 나무의

파괴를 샤이어에서도 고스란히

저질러놨었습니다.




정원사 샘의 상실감은 정말

엄청난 것이었겠지요.




나무란 그렇게 쑥쑥 금방 자라는

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결국 그는 유사시를

대비한 갈라드리엘의 선물을

기억해내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이것을 어떻게 잘 써먹을까

고민하고 조언을 구합니다.




프로도의 조언은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였습니다.




스스로의 지혜와 노력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한 뒤에

그 선물을 공정하게 활용하란

것이었지요.




그리고 샘은 아주 약간의

사심은 있었을지언정 공정하게

온 샤이어를 누비며 선물을

분배하게 됩니다.




그리고 두근두근거리며 그

결실을 기다리게 되지요.





온 샤이어의 나무를 재건하기

위한 샘의 분투는, 훗날 그가

샤이어를 이끌 지도자가 될

것이란 미래를 예언하는 것이기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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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자 그가 바라던 것

이상의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의 나무들은 마치 시간이

촉박해서 20년 동안에 할

일을 1년에 다 하려는 듯

싹을 틔우고 자라나기 시작했다.





잔치 정원에는 아름답고

싱싱한 나무가 솟아 올랐다.




그 나무는 은빛 껍질과 기다란

잎사귀를 가지고 있었고 4월이

되자 황금빛 꽃망울을 터뜨렸다.




그것은 말로른이었고 인근에서

가장 불가사의한 나무로 여겨졌다.





후에 더욱더 아름답고 품위 있게

자라나 그 나무는 널리 알려졌으며,

그것을 보기 위해 긴 여행을 해오는

이들도 적지 않게 되었다.




산 서쪽과 바다 동쪽에 있는

유일한 말로른이었으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무들 중 하나였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샤이어 전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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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드리엘이 선물로 준

상자 안에 들어 있던

로스로리엔의 비옥한 숲의

흙들은 로리엔이 그랬던

것처럼 시간의 흐름을

자유자재로 바꿔놓았고,

그 커다란 도토리 같은

씨앗은 바로 가운데땅

어디에도 나눠준 적이

없었던 말로른 나무의

그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잔치나무는 새롭게

그리고 위대하게 부활했고,

샤이어에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어 외화벌이에도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믿으면 골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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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른 Mallorn




안개산맥 동쪽을 흐르는 은강

기슭에 가운데땅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나무들이 자라는 숲이

있었다.




그 나무는 말로른으로서,

은빛 나무껍질에 황금빛 꽃을

피웠으며 가을에서 봄 사이의

기간에는 잎마저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태양 제3시대에 이 숲은

황금숲이라 불렸으며,

‘꿈꾸는 꽃들의 땅’이라는

뜻으로 로스로리엔이라고도

불렸다.




이 숲은 요정의 힘의 보호를

받아 사악한 존재들이 범접할

수 없는 안전한 은신처가

되었으며, 가운데땅의 다른

어느 지역에서보다 말로른이

더 번성하고 잘 자랐다.





켈레보른 왕과 갈라드리엘 여왕이

다스리는 요정왕국 요정들이

이 곳에 살았다.




그들은 갈라드림이라고 했다.




갈라드림은 말로른 나무의 품속,

우듬지 가까이 굵은 줄기가

갈라지는 곳에 탈란 혹은

플렛이라 불리는 그들의 집을

짓고 살았다.




로스로리엔은 진정 나무의

왕국이었으며, 그 시대 다른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는

황금빛 요정의 힘의 광휘가

빛나는 곳이었다.





<톨킨 백과사전>

(데이비드 데이 저, 해나무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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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콰이어 같은 거목이

황금빛으로 빛난다고 생각하면

말로른 나무의 광휘가 실감이

되지 않을까요.





또한 이 부분은 이제 곧

갈라드리엘은 서쪽으로 떠나고,

켈레보른은 새 영지 동 로리엔에

자리를 옮겨 서서히 쇠퇴해져

사라져버릴 황금숲 로스로리엔과,

그곳에 거했던 요정들의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왕국의 기억을 이곳

샤이어에서 남겨두려는 배려였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제 갈라드리엘은 곧 떠나야

할 운명이지만, 가운데땅에서

앞으로도 번성할 종족들에게

자신과 자신의 종족들이

이 땅에서 분투했던 역사와

그들이 존재했다는 기억을

남겨두고 싶었던 것이겠지요.





샤이어가 현재의 영국이

산업혁명 이전에 경험했던

목가적 풍경의 가장 이상적인

예로 제시된 것이라면,

잊혀진 시대에 요정들이

이룩했던 찬란한 성과는

후대의 인간들에게, 특히나

영국인들에게 아주 약간이나마

남겨졌을 것이라는 톨킨의

사심이 귀엽게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 부분은 식목일마다

어디선가 상영되는 걸작 애니,

프레데릭 벡 감독의 명작

“나무를 심은 사람”과 그 원작인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

에서 한 양치기가 무분별한

벌목으로 황폐화된 골짜기를

온전히 그 개인의 노력으로

나무를 심어 마침내 풍요로운

계곡으로 만들어낸 ‘기적’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입니다.

(원작과 애니는 꼭 한번 보세요.

두 번 보시고 세 번 보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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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어의 1420년은 정말

경이로운 한 해였다.




시기에 맞춰 완벽할 정도의

햇살이 내리쬐고 달콤한

비가 내렸을 뿐 아니라 그

이상의 무엇이 있는 것

같았다.





생성과 풍요의 분위기가

그득했으며, 가운데땅에서

반짝이다 사라져 가는

여름의 아름다움을 능가하는

아름다운 빛이 감돌았다.





그해에 태어나거나 잉태된

아이들은(그 어느 해보다

아이들이 많이 태어났는데)

모두 아름답고 건강했으며

대부분 이전의 호빗들에게는

드물었던 황금빛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다.





과일이 풍성하게 수확돼

어린 호빗들은 딸기와

크림으로 목욕을 할 지경이었다.




그들은 자두나무 아래 잔디에

앉아 한번 먹기 시작하면 조그만

피라미드 돌더미를 만들고서야

일어났다.




그건 마치 정복자가 적의

머리를 쌓아 놓은 모습

같았다.





병에 걸린 이도 없었으며

풀도 너무 잘 자라 제초를

담당한 호빗을 제외하곤

모두 좋아했다.




남파딩의 포도나무는 열매로

가지가 축 늘어졌으며 연초

생산량 또한 놀랄 만했다.




모든 곳에서 곡물이 많이

수확되어 추수기에는 헛간마다

빈 공간이 없었다.





북파딩의 보리는 특히 훌륭해

1420년산 맥주는 오랫동안

기억되었고 하나의 전설이

되었다.




실제로 한 세대가 지난 후

한 노인이 주막에서 맥주

한 파인트를 마시고는

한 숨을 쉬며 ‘1420년산

맥주는 정말 훌륭했어.’

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샤이어 전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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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 버전의 지상낙원이

그 해에 펼쳐집니다.





이해에 태어난 샘과 로지의

딸 ‘아름다운’ 엘라노르는

호빗 최고의 미녀로 명성이

자자했고, 전후 베이비붐

세대가 탄생합니다.




‘0000년 산 전설의 와인’에

못지 않은 1420년산 맥주는

샤이어 애주가들의 창고에

비장된 채 기념해야 할만한

날에만 한 병씩 개봉되곤

했겠지요.




자라나는 아이들이 배불리

먹고 무럭무럭 클 수 있는

환경이란 게 샤이어에서는

최상의 가치라는 점은

오늘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잊혀지고 있는

덕목이 아닐런지요.





비록 대영제국은 2차 대전의

승전에도 불구하고 그 찬란한

역사에 마침표를 찍고 점점

왜소해져 갔지만 톨킨의 머릿속

영국의 전후 부흥은 이렇게

소설에서 샤이어의 재건으로

형상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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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샘와이즈.

당신이 내 선물을 훌륭하게

사용했다는 걸 알고 있어요.

이제 샤이어는 전보다 축복받고

사랑스러운 곳이 될 거에요.”



샘은 절을 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가 이렇게 아름답다는

사실을 그는 잊고 있었던

것이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회색항구]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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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위대한 정원사가 된

샘은 다시 갈라드리엘과 재회해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갈라드리엘은 그녀의 시험이

성공해 훌륭한 정원사가 된

샘과, 그녀의 선물이 가치있게

잘 쓰여졌다는 보람을 간직한

채 바다를 건너게 되었구요.





빌보가 간직한 베오른 정원의

도토리는 적어도 제 마음 속에선

잔치나무로 자라났고, 빌보와

프로도는 그 나무를 보면서

일생을 보냈으며, 사루만에

의해 비록 무참히 베어졌지만

그 나무는 말로른으로 다시

환생해 샤이어를 지켜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피터호빗이 <반지의 제왕>
마지막 부분에서 모든 것[반지전쟁]이
샤이어에서 시작된만큼 마무리도
샤이어에서 끝내는 귀결을 훼손한 데
대한 작은 선물로 <호빗 : 다섯군대전투>
마지막에 이 도토리가 잔치나무로 자라나는
것을 삽입해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확장판 출시를 기다리는 셈이지요)


마치 발라의 나무들이 겪은

역사의 축소판처럼 말이지요.





※ 발라의 나무들은 온 세상을

비추었지만 이 나무들의 권능을

시기 질투한 모르고스에 의해

사주를 받은 여왕거미 웅골리안트가

나무를 죽입니다.



※ 하지만 나무의 잔해에서

해와 달이 만들어져 다시

세상을 비추게 되었고,

발라 야반나가 엘다르에게

선물한 빛의 나무와 꼭 닮은

갈라실리온은 그 묘목이 훗날

엘다르에 의해 누메노르에

전해져 ‘흰 나무’ 님로스가

되었으며 이실두르가 목숨을

걸고 사우론에 의해 곧 파괴될

님로스의 묘목을 구해온 것이

바로 곤도르의 ‘흰 나무’이니까요.



이렇게 중간계 전체의 역사를

아우르는 발라의 나무들과

그 후손들의 역사는 샤이어에서

작지만 고스란히 재현되었습니다.


by 붉은10월 | 2015/02/06 13:33 | 아르다 백과사전 | 트랙백 | 덧글(6)
[LOTR] "보로미르의 뿔나팔", 섭정가의 가보





반지원정대원 중에서 유일하게

원정 수행 중에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이는 곤도르 통치섭정의

후계자 보로미르였습니다.


보로미르의 무용을 상징하는

무구로 다른 원정대원들이

기억했던 것은 바로 섭정가에

대대로 전해내려왔다는 보물,

뿔나팔이었지요.




그 뿔나팔은 곤도르의 섭정

가문에 대를 이어 전해지면서

장자에서 장자로, 즉 왕이 없는

곤도르에서 통치권을 위임받은

섭정 권위의 상징으로 전해지던

것이었습니다.


------------------------


그리고 또 한쪽 구석에 아름답고

기품 있어 보이는 한 사나이가

앉아 있었다.




그는 검은 머리에 오만하고 완고한

회색 눈동자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방금 말에서 내렸는지 망토를

두르고 긴 구두를 신고 있었다.




사실 그의 복장은 매우 화려했고

망토 가장자리에는 모피가 둘러쳐

졌지만 오랜 여행으로 때가 많이

묻어 있었다.




그는 하얀 보석이 달린 은목걸이를

차고 머리채를 어깨까지 치렁치렁

늘어뜨리고 있었다.




그는 장식 허리띠 위에 달고

있던 은이 박힌 커다란 뿔나팔을

풀어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그는 프로도와 빌보를 신기한

눈길로 계속 지켜보았다.






“이 분은 남쪽에서 오신

보로미르입니다.




새벽 일찍 도착했지요.






우리에게 자문을 구하러

오셨답니다.




그 말씀도 들어볼 겸 이 자리에

참석하시라고 했습니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엘론드의 회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




보로미르가 처음 등장한 것은,

엘론드가 소집한, 절대반지의

처리를 상의하기 위한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소설원작에서는 그의 첫 등장을

세심하게 공을 들여 형상화해

놓고 있습니다.




이 묘사만으로도 보로미르란

사람의 성격과 외모, 그리고

내심까지 추정할 만큼 상세한

묘사입니다.






그가 프로도와 빌보를 신기한

눈으로 계속 쳐다본 이유는,

바로 자신이 자문을 구하러

온 꿈 속 예언에 반인족이

등장하기 때문이었습니다.




-------------------






보로미르는 안두릴보다는

못 하지만 비슷한 모양의

장검을 차고 있었고

뿔나팔과 함께 방패도

들었다.




“산골짜기에서는 나팔 소리가

크고 맑지요.




그러면 곤도르의 적들은

모조리 달아나고 맙니다.”




그렇게 말한 그는 나팔을 입에

대고 크게 불었다.






나팔 소리는 바위에 부딪혀

온 계곡에 메아리쳤고,

깊은골의 주민들은 그 소리에

깜짝 놀랐다.




엘론드가 말했다.




“보로미르, 다음에 나팔을

불 때는 신중히 생각하십시오.




당신의 나라에 다시 발을

들여놓았을 때나 아니면

정말 긴박한 상황에서만

불어야 합니다.”




“그러지요.




하지만 전 출정할 때면

항상 뿔나팔을 붑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어두운 곳만

찾아다니겠지만 저는 그렇게

한밤의 도둑처럼 숨지는

않겠습니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반지는 남쪽으로]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




그리고 보로미르는 반지에

대한 내심을 간직한 채로,

반지원정대의 일원이 되어

마침내 먼 여정에 나섭니다.




그는 이 위대하고 고된

여정으로의 출정을 스스로

자축하기 위해 곤도르 섭정의

뿔나팔을 힘차게 불어제끼고,

그 소리는 리븐델이 자리잡은

협곡을 가득 메울 만큼 우렁찬

소리로 울려퍼졌다고 합니다.




곤도르의 대장다운, 그러나

비밀스런 임무를 위해서는

부적절한 처신이었지요.






또한 대국 곤도르의 통치섭정

후계자인 보로미르가 타인에게

무례하지는 않더라도 자신의

가득한 자부심으로 인해 조언에

귀를 기울이지도 않는다는 걸

잘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는 원정대에서 많은

무훈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아르고나스를 지나 곤도르

영토로 진입하면서 점차 그의

마음 속 본심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급기야 시련에 시달리는

자기 나라를 구하고자 하는

일념이 욕망으로 변해버린

보로미르는 우연한 기회에

프로도와 단둘이 있게 되자,

그가 절대반지를 차지하면

곤도르를 구원하고 암흑의

군주를 물리쳐 위대한 왕이

될 것이라는 착시에 휩싸여

프로도에게서 강제로 반지를

빼앗으려던 지경에 이릅니다.






그러나 곧 정신을 차린 그는

사루만이 보낸 오르크 대군에

맞서 곤도르의 대장으로서

마지막 용맹을 불사르게

됩니다.




-------------------




그 때 보로미르가 숲에서

뛰쳐나왔다.






오르크들은 그와 대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보로미르가 닥치는 대로

오르크들을 베자 나머지는

뿔뿔이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보로미르와 메리,

피핀이 길을 되잡아 가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오르크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줄잡아 1백 마리 이상 되는

부대였으며, 그 중 일부는

몸집이 매우 컸다.




그들은 화살을 비오듯 쏘아댔다.




그건 모두 보로미르를 겨냥한

것이었다.




보로미르가 커다란 뿔나팔을

불어대자 온 숲이 진동했다.






그러자 오르크들은 허둥대며

순간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응답 없이 메아리만

들려오자 오르크들은 더 흉포하게

공격하기 시작했다.




 

피핀이 기억할 수 없는 일이

더 많이 일어난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그의 기억에 남은

것은 보로미르가 나무에 기댄

채 몸에 박힌 화살 하나를

뽑던 모습이었다.




그 후의 모든 일들은 어둠에

묻혀 버렸다.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우루크하이]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






프로도를 안전하게 도주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오르크들을

유인하던 메리와 피핀이 잡힐

위기에 처하자 그들을 구하러

뛰쳐나온 보로미르는 엄청난

용맹으로 오르크의 1차 무리를

물리치지만 곧 수백이 넘는

오르크에 포위당하고 많은

적을 쓰러뜨리지만 비겁한

오르크들의 집중 화살에

쓰러지고 맙니다.






그러나 우루크하이가 다수

포함된 오르크 대군으로도

도저히 보로미르를 당해낼

도리가 없었음을 나중에

우루크하이 무리가 다른

오르크들에게 자랑스럽게

‘인간의 강대한 전사를

쓰러뜨렸다!’는 자랑 속에서

확인할 수 있지요.






그의 용맹과 함께 중과부적인

상황을 상징하는 인상깊은

장면이 바로 엘론드가 충고한

대로 ‘정말 위급한 상황’에서

불어제낀 뿔나팔 소리였습니다.




수백의 오르크조차 일순간

달아나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였다고 하니 말이지요.




그러나 결국 보로미르는 그의

과오를 대속하듯 장렬한 싸움

끝에 비장한 최후를 맞습니다.




-------------------




그 때 갑자기 깊숙한 곳에서

울려 나오는 듯한 뿔나팔

소리가, 웅장하게 쏟아지는

폭포 소리를 제압하고 힘차게

솟구쳐 계곡 전체를 뒤흔들었다.






“보로미르의 뿔나팔이다!




급한 일이 생긴 거야!”




“아! 오늘은 악운이 뻗쳐

하는 일마다 죄다 어긋나는군.




샘은 또 어디 있는 거야?”




아래로 내려가면서 점점

크게 들리던 오르크 소리는

한결 약해졌고 대신 뿔나팔

소리가 더욱 더 처절하게

울려 퍼졌다.





그런데 오르크들의 비명 소리가

한 차례 휩쓸고 간 뒤, 갑자기

뿔나팔 소리도 뚝 그쳤다.




아라고른은 사력을 다해 다급히

비탈길을 뛰어 내려갔다.




그러나 언덕 기슭에 도달하기도

전에 오르크 소리는 이미

한풀 꺾여 있었다.






그가 왼쪽으로 돌아 소리나는

쪽을 향해 달려가자 그 비명

소리는 잦아들었고, 마침내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번쩍이는 칼을 뽑아 들고

나무들을 헤치며 “엘렌딜! 엘렌딜!”

하고 외치며 돌진했다.




그는 파르스 갈렌에서 1.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의, 호수에서 그리

멀지 않은 작은 숲 빈 터에서

보로미르를 발견했다.




보로미르는 휴식을 취하는 사람처럼

커다란 나무에 등을 기대고 누워

있었다.






그러나 아라고른은 곧 보로미르의

몸 여기저기에 검은 깃이 달린

화살이 숱하게 꽂혀 있는 것을

보았다.




보로미르는 칼을 손에 쥐고

있었지만, 그 칼은 손잡이

부근에서 부러져 있었고

그 옆에 두 동강 난 뿔나팔이

놓여 있었다.




죽어 나자빠진 오르크들의 시체가

그 주위에 널려 있었다.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보로미르의 죽음]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




보로미르의 뿔나팔은 원통한

그의 심정을 대변이라도 하듯

마지막 울림 끝에 스스로

갈라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보로미르는 뒤늦게

도착한 아라고른에게 그의

잘못을 사죄하고 죽음을

맞고 말지요.






곤도르의 동포로서 아라고른의

비통한 애도와 함께 레골라스,

김리를 포함한 원정대의 동료들은

그를 정중하게 배에 태우고

유품을 실어 안두인 대하로

실어보내는 장례를 치릅니다.






-------------------






“보로미르가 지닌 무구(武具)

중에 어떤 특별한 것을

기억하는가?”




“보로미르가 뿔나팔을 가지고

있던 걸 기억하오.”




그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잘 기억하는군.




정말 그를 본 적이 있는

것처럼.




그렇다면 아마 지금 마음속으로도

그걸 볼 수 있겠지.






동부의 들소를 잡아 만든 거대한

뿔나팔이지.




가장자리엔 은색이 칠해져 있고

고대의 문자들이 새겨져 있어.




오랜 세대에 걸쳐 우리 가문의

장자가 그 뿔나팔을 지녀 왔지.




그리고 옛 영토를 기준으로,

곤도르의 경계 안 어디서든

급박할 때 그것을 불면 그

소리가 헛되이 울려퍼지진

않는다고 하지.




내가 이 유격전을 떠나기

닷새 전, 그러니까 열하루 전

이맘때 난 그 뿔나팔이 울리는

소리를 들었어.




북쪽에서 울리는 것 같았는데

마치 마음속의 메아리에 불과한

것처럼 소리가 희미하더군.




아버님과 난 나쁜 징조라고

생각했지.




(중략)







배는 마치 무거운 짐이 실린

것처럼 물에 깊이 잠겨 흘러갔고,

내 곁을 지나갈 때 보니 맑은

물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였어.




바로 거기서 빛이 흘러나오고

있더군.




그리고는 한 전사가 물에 잠긴

채 잠들어 있는 게 보였어.




그의 무릎엔 부러진 칼이

놓여 있었어.




몸에는 많은 상처가 있었지.




내 형님 보로미르의 시신이었어.






난 그의 무구와 칼 그리고

사랑스러운 그의 얼굴을

알아보았지.




한 가지 볼 수 없던 것은

그의 뿔나팔이었어.




또 한 가지 알 수 없던 것은

그의 허리에 두른 황금 이파리를

이어 만든 듯이 보이는 허리띠였지.






난 소리쳤어.




‘보로미르여!




당신의 뿔나팔은 어디 있는 겁니까?




당신은 어디로 가는 겁니까!




오 보로미르!’




그러나 그는 가 버렸어.




배는 방향을 바꿔 물줄기를 타고

희미하게 반짝이며 암흑 속으로

멀어져 갔어.”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서방의 창]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




보로미르가 가지고 있던

섭정의 뿔나팔은 곤도르의

경계 내에서는 어디에서 불건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귀한 보물이었습니다.




보로미르의 뿔나팔이 마지막

함성을 쏟아낼 때 그 소리는

미나스 티리스의 도성 안에서도

들렸던 것이며, 파라미르와

그의 부친 데네소르 역시 비록

희미하게나마 뿔나팔 소리가

울려퍼지다 그쳐버린 걸 듣고

불길함에 몸부림쳤던 것입니다.






그리고 프로도와 샘 일행을

이실리엔에서 사로잡은 파라미르는

그의 형의 신상에 일어난 일을

알기 위해 엄하게 추궁하면서

의심을 거두지 않지만, 뿔나팔에

얽힌 사연을 이야기해줍니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통해

보로미르를 태운 배가 대하를

통해 바다로 흘러내려갔음을

알게 됩니다.






-------------------




“믿기는 어렵지만 보로미르의

뿔나팔은 정말로 돌아왔소.






돌아오긴 했는데 도끼나 칼

같은 걸로 인해 둘로 갈라져

있었소.


그 조각들은 각각 따로 강변에

이르렀지.




하나는 북쪽 엔트워시 강의

합류점 아래 곤도르의 경비병들이

있던 갈대숲에서 발견됐고,

또 하나는 강에 볼일이 있던

사람이 강물 위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던 것을 발견했어.




이상한 우연이긴 하지만,

악행은 반드시 드러나는

법이라고 하잖소.






이제 그 장자의 뿔나팔은

소식을 기다리며 높은 의자에

앉아계시는 데네소르 영주의

무릎 위에 두 조각이 된 채

놓여 있다오.




당신은 그 뿔나팔이 갈라진 데

대해서 아무 말도 해줄 수

없는 건가?”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서방의 창]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






보로미르의 유해는 서쪽나라가

있던 드넓은 대해로 흘러갔지만,

섭정가의 보물은 둘로 갈라져

각각 곤도르의 영토 안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보로미르 역시 고귀한

서쪽나라의 용사로서 어울리는

죽음을 맞이했으며, 그의 죽음과

함께 통치섭정의 자랑이자 후계의

증거이던 뿔나팔이 부서져 더 이상

섭정가의 통치는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상징을 전해주는 사건입니다.




즉, 권력에 대한 집착과

왕가의 귀환에 대한 견제에

기울 수밖에 없는 통치섭정

후계자로서의 보로미르의

야망은 그의 죽음과 함께

사라지지만, 그 역시 고귀한

서쪽나라 인간의 후예로서

고결한 정신과 장대한 무용은

길이 남겨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




“공께서는 그의 죽음에 대해

말씀하셨소.




우리가 오기 전에 그 사실을

알고 계셨소?”




“이걸 받았소.”




데네소르는 들고 있던 막대를

내려놓고 무릎 위에 놓여 있던

물건을 집어 들며 말했다.






그의 두 손에는 중간 부분이

갈라진, 은장식이 달린 들소

뿔나팔이 들려 있었다.




“그건 보로미르가 늘 지니고

다니던 뿔나팔인데!”




피핀이 외치자 데네소르가

말했다.


“그렇소.


그리고 한때는 내가 지녔었지.






이 나팔은 곤도르의 왕가가

끊기기 전, 우리 선조 마르딜의

부친 보론딜께서 아라우의

들소를 사냥하셨던 아주 오랜

옛날부터 우리 가문의 장자에게

전해 내려온 거니까.




열사흘 전 북쪽 국경에서

나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더니

대하를 타고 깨진 채 내게로

오게 된 거요.




다시는 이 나팔 소리를 들을

수 없겠지.”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미나스 티리스]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




뿔나팔이 발견된 결과,

섭정 데네소르는 누가 따로

소식을 전하기도 전에 이미

그가 사랑하던 장남 보로미르의

죽음을 깨닫고 있었습니다.






그는 뿔나팔을 보면서 차남

파라미르처럼 연민과 숙명을

느끼기보다는, 무산되어버린

반지에 대한 소유의 욕망과,

통치섭정의 권력에 대한 집착이

망집으로 화하는 바람에 결국

비극적인 최후를 맞고 맙니다.




그러나 차기 섭정이 된

파라미르의 현명한 판단과

통치권의 양도 덕분에 비록

섭정가의 보물은 부셔졌지만,

섭정가는 보론딜이 그 뿔나팔을

만들었던 당시로 돌아가 돌아온

왕을 충실하게 보필하는 역직으로

귀환한 셈입니다.




-------------------




아라우의 황소 Kine of Araw




가운데땅의 숲과 들을 채운 동물

중에는 기수인 발라 오로메가

데려온 것들이 많았다.




그중 하나가 아라우의 황소

- 아라우는 오로메의 신다린 이름 -

인데, 바로 룬 내해에 살던 그

전설적인 야생의 흰 황소들이었다.






이 소의 긴 뿔은 사람들이 매우

갖고 싶어하는 값진 것이었다.




곤도르의 초대 섭정인 사냥꾼

보론딜은 그 뿔에 은 장식을

덧입혀 사냥 나팔을 만들었다.






이것이 섭정 가문의 보물로

내려오는 섭정의 나팔인데,

반지전쟁 때 파괴되었다.




<톨킨 백과사전>

(데이비드 데이 저, 해나무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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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뿔나팔의 기원은 이상과 같습니다.






과거 곤도르의 통치권이 드넓은

동북방 룬 내해에 이르던

시절, 최초의 통치섭정 마르딜의

부친인 사냥꾼 보론딜이 사냥에

성공한 고대 발라들의 황소의

뿔로 만든 그 나팔이었습니다.






단순히 살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냥꾼과 사냥당하는 짐승과의

목숨을 건 한판 대결의 결과로

남은 이 뿔나팔은 과거 곤도르의

웅대한 국력과 권위를 상징하는

기억의 산물이기도 하였으며,

그들 가문의 힘으로 왕이 떠난

자리를 지탱해온 섭정 가문에

전해져 내려온 정신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by 붉은10월 | 2015/02/03 00:01 | 아르다 백과사전 | 트랙백 | 덧글(12)
[LOTR] 북왕국의 후예 : 두네다인 족장들




엘렌딜과 그의 두 아들,
이실두르와 아나리온이
함께 건국한 누메노르의
망명왕국은 북왕국 아르노르와
남왕국 곤도르로 이뤄집니다.






절대반지의 저주로 인해
북왕국 아르노르는 멸망하고
왕가의 후계자들은 은둔하는
종족이 되지만 어렵게 어렵게
왕의 혈통은 유지됩니다.



하지만 리븐델의 엘론드를
제외하고는 그들을 눈여겨
보거나 기억하는 이들은 당시
북부에서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들 두네다인들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마법사와 요정들과 함께
이제 그들을 수호할 왕국이
존재하지 않는 북부의 광활한
영역에 약간이나마 남아있는
북왕국의 백성들과 자유민들을
돕고 보호하는데 전력을 다하며
그들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해
왔지요.






그들의 잊혀진 역사와
분투의 기록을 전해보고자
합니다.



------------------------






족장들



1975



북왕국의 종말



아라나르스
(아르베두이의 장자)



~ 2106



아라하일



~ 2177



아라누이르



~ 2247



아라비르



~ 2319






아라고른 1세



~ 2327



아라글라스



~ 2455



아라하드 1세



~ 2523



아라고스트



~ 2588



아라보른



~ 2654



아라하드 2세



~ 2719



아랏수일



~ 2784



아라소른 1세



~ 2848



아르고누이



~ 2912



아라도르



~ 2930






아라소른 2세



~ 2933



아라고른 2세



~ 제4시대 120







<반지의 제왕 - 해설편>
[왕과 통치자들의 연대기]
{해설 B -
북왕조 : 이실두르의 후계자들}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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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한 왕가의 후예들은 북부의
숲과 황무지에서 은둔하는 순찰자
무리로 전락해 어렵고 위험한 삶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힘 닿는 한에서
과거 왕가의 후예답게 과거의
백성들을 도왔고, 부흥의 의지를
굳게 다지며 자손이 끊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며 천년이 넘게
분투했습니다.



------------------------






아르베두이의 죽음으로 북왕국은
종말을 고했다.



이제 두네다인도 거의 남지 않은
데다 에리아도르의 모든 족속들이
현저하게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왕통은 두네다인의 지도자들에
의해 계승되었고, 아르베두이의 아들
아라나르스가 첫 지도자였다.






그의 아들 아라하일은 깊은골에서
양육되었으며, 그 후 지도자들의
모든 아들들이 그 전철을 따랐다.






그곳에는 바라히르의 반지,
나르실의 부러진 조각,
엘렌딜의 별,
안누미나스의 홀 등
그들 가문의 가보도 함께
보존되어 있었다.






북왕국이 종말을 고하자 두네다인은
어두운 곳으로 잠행하여 은밀한
방랑자들이 되었다.



그들의 행적과 노고가 노래나
기록으로 전해지는 일도 없었다.



엘론드가 떠난 이후 이제 그들에
대한 기억은 거의 남지 않았다.






<반지의 제왕 - 해설편>
[왕과 통치자들의 연대기]
{북왕국과 두네다인}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



북왕국의 후예들은 그들의 먼
친족이자 가운데땅에 남아 있던
요정들 중 가장 강력한 군주인
리븐델의 엘론드의 후원을 받습니다.






대대로 족장의 후계자들은
어린 시절을 리븐델에서 보내며
보호받고 양육되었으며 그 시절을
통해 그들이 왕가의 후예로서
배워야 할 역사와 전승, 학식을
닦았을 것입니다.






또한 아무도 기억하지 않아
잊혀진 그들의 정당한 왕통을
증명할 근거들도 리븐델에서
안전하게 보관되었습니다.






-------------------------



불안한 평화가 끝나기 전에도
사악한 무리가 다시 에리아도르를
공격하거나 은밀히 침입하기
시작했지만, 두네다인 지도자들은
대개 장생을 누렸다.






아라고른 1세는 늑대들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전해지는데, 그들은
그후로도 내내 에리아도르의
위험으로 남았고 그 위험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아라하드 1세 때, 오르크들이
갑자기 나타났다.



나중에야 밝혀진 것이지만,
이들은 오래 전부터 에리아도르를
차단하기 위해 안개산맥에 비밀리에
요새을 구축해오고 있었다.



2509년 엘론드의 아내 켈레브리안이
로리엔으로 여행하던 중 붉은뿔
고개에서 오르크들에게 기습을
당했다.



갑작스런 공격에 호위병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그녀는 붙잡혀 끌려갔다.






엘라단과 엘로히르가 뒤쫓아가
그녀를 구출했으나 이미 고문을
당하고 독으로 상처를 입은 뒤였다.



그녀는 임라드리스로 돌아와 
엘론드의 손길로 육신은
치유되었으나, 가운데땅에서의
온갖 기쁨을 잃어버리고는
이듬해 항구로 가서 바다를 건넜다.






훗날 아랏수일의 시대에 안개산맥에서
수가 크게 불어난 오르크들이 그 땅을
유린하기 시작하자, 두네다인과
엘론드의 아들들이 그들과 전투를
벌였다.



큰 무리의 오르크가 샤이어까지
서쪽으로 멀리 침범했다가 툭 집안
반도브라스에 의해 격퇴된 것도
이 무렵 일이었다.






<반지의 제왕 - 해설편>
[왕과 통치자들의 연대기]
{북왕국과 두네다인}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



인적이 드물어진 과거 북왕국의
땅 에리아도르 일대에는 비록
남왕국 곤도르로 사우론 세력의
주력들이 옮겨갔지만 보호막이
사라진 땅인지라 암흑의 세력들의
손쉬운 먹잇감이 될 위험한 시절이
오랫동안 지속되었습니다.






북왕국의 후계자들은 스스로를
순찰자라 부르며 비록 댓가는 전혀
없지만 왕가의 정당한 후예들로서
마땅히 해야 할 백성에 대한 보호와
치안유지를 위해 분투합니다.



엘렛사르 왕은 이 시절 엘론드의
두 아들 엘라단, 엘로히르 형제와
함께 수많은 전투를 치르고 경험을
쌓게 되지요.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온전한 삶을
살았더라면 장수의 축복을 누렸을
수많은 두네다인의 족장과 그의
가신들은 때이른 죽음을 맞아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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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대이자 마지막 지도자이며
다시금 곤도르와 아르노르 양국의
왕이 된 아라고른 2세 이전에
14명의 지도자가 있었다.



우리는 그를 우리의 왕이라 부른다.







그가 북쪽으로 복구된 안누미나스의
궁전으로 와서 한동안 저녁어스름
호숫가에 머무르자 샤이어의 모든
이들이 매우 기뻐했다.






그러나 그는 샤이어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그것은 큰사람들은
누구라도 그 경계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자신이 만든 법령을
스스로 굳게 지킨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주 많은 아름다운
이들을 동반하고 대교까지 나들이하여
거기서 친구들을 포함해 자신을
만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만나곤
했다.






그 중 몇몇은 그와 함께 떠나
그의 궁전에서 원하는 기간만큼
머물기도 했다.






사인인 페레그린이 여러 차례
왕의 궁전에 갔고, 샘와이즈 시장도
그랬다.



* 왜냐하면 친구 메리아독이
로한의 기사였던 것만큼 사인
페레그린 역시 곤도르의 근위대
소속이었기 때문이지요.






그의 딸인 가인 엘라노르는 저녁별
왕비의 시녀가 되었다.




세력이 미약해지고 백성의 수가
줄었음에도 많은 세대에 걸쳐
아버지에서 아들로의 왕위 계승이
끊어지지 않은 것은, 북왕국 혈통의
자랑이자 놀라움이었다.






또한 왕통이 끊긴 이후 곤도르의
쇠퇴가 가속화되면서 가운데땅에서
두네다인의 수명이 점차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북왕국의 많은 지도자들은
여전히 여느 사람들보다 두 배나
장수했고, 우리들 가운데 가장
나이 많은 이들보다도 훨씬 오래
살았다.



실제로 아라고른은 아르베길 왕
이후 왕가에서 누구보다 장수해
210세까지 살았다.






엘렛사르 아라고른에게서 옛 왕들의
위엄이 되살아났다.



<반지의 제왕 - 해설편>
[왕과 통치자들의 연대기]
{북왕국과 두네다인}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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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북부의 두네다인들의 고난은
마침내 마지막 족장이자 귀환한
왕인 아라고른2세 엘렛사르 왕에
의해 종결됩니다.






북왕국의 옛 수도 안누미나스의
궁전은 재건되었고 샤이어와 브리
주민들은 큰사람, 작은사람 할 것
없이 귀환한 왕을 환영하며 치세의
태평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또한 왕과 반지전쟁 시절에 깊은
우애를 맺었던 샤이어의 영웅들은
그에 걸맞는 대접과 영광을 누리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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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고른은 빌보를 향해 웃어
보이고는 보로미르를 향해 다시
고개를 돌렸다.






"나로서는 당신이 의심하는 것을
이해할 만도 하오.



데네소르의 거실에 위엄 있게
조각되어 있는 엘렌딜이나
이실두르의 모습과는 너무도
닮은 데가 없으니 말이지요.






나는 이실두르의 후손일 뿐
이실두르가 아니오.



나는 오랜 세월 많은 고생을
겪었소.



여기서 곤도르까지의 거리는
내가 지금까지 걸은 길에 비하면
극히 짧은 거리에 지나지 않소.



나는 수많은 산을 넘고 강을
건넜으며, 황야를 헤메기도 하고
별빛마저 낯선 하라드와 룬의
오지까지도 여행했소.






그러나 내게 고향이 있다면
그것은 이곳 북부요.






왜냐하면 발란딜의 후예들이
오랜 세월 대를 이어 살아온
곳이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오.



우리 조상들의 찬란한 시대는
이제 어둠속에 묻혀졌고 우리의
수도 줄었지만, 이 칼은 언제나
새로운 주인에게로 전해져 내려왔소.






하지만 보로미르, 이 점은 분명히
밝혀 두겠소.






외로운 사람들이오, 우리는.



황야의 순찰자, 말하자면
사냥꾼이오.



그러나 언제나 적의 하수인들만을
사냥하오.



왜냐하면 그들은 이제 모르도르뿐만
아니라 도처에서 발견되기 때문이오.



보로미르, 곤도르가 탄탄한
요새였다면 우리도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했소.



당신들의 견고한 성벽과 빛나는
칼로도 막을 수 없는 것들이
많아졌소.



당신은 곤도르 밖은 잘 모를 거요.



조금 전에 평화와 자유라고 했소?






우리가 없었다면 북부는 그것을
누리지 못했을 거요.






공포가 모두를 죽음으로 몰고
갔을 테니까.



어둠의 무리들은 인적 없는
산에서, 햇빛 없는 숲에서
기어나오지만 우리를 보면
달아나오.



만일 우리 서쪽나라 사람들이
잠자고 있다면, 아니 진작에
모두 무덤 속에 들어갔다면
고요한 대지와 순박한 사람들의
잠자리에 어떻게 평화가 깃들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길이 있겠소?



그러나 당신들은 찬사라도 받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오.





우리와 맞부딪치면 길손들은
얼굴을 찌푸리고 마을 사람들은
모욕적인 별명까지 붙여 주지요.



지금도 내가 계속 지켜 주지
않으면 적들이 단 하루 만에
쳐들어와 심장을 얼리고,
폐허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는
마을에 살고 있는 한 뚱보는
나를 '성큼걸이'라고 부르오.



하지만 우리는 그 이상의 대접을
바라지는 않소.






순박한 사람들이 근심 걱정 없이
평화롭게 살 수만 있다면 우리는
언제나 음지에서 묵묵히 일할
생각이오.



세월이 바뀌고 풀은 더 무성해졌지만
그 일은 언제나 우리의 임무였소."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엘론드의 회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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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데네소르마저 곤도르의
역할과 고난에 대해 자신들 덕에
마음 편하게 다리 쭉 뻗으며
살아가는 다른 종족들이 감사해
하지 않는다고 한탄하는 시기였던
제3시대 말입니다만.



보로미르가 엘론드의 회의에서
신세 한탄(!?)을 장황하게 늘어놓자
아라고른이 그로선 보기 드물게
자신과 그의 종족의 고초와 처지를
토로하는 대목입니다.






이 대목을 통해 순찰자로 불리던
옛 왕가의 영락한 후손들이 겪던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 아라고른으로서는 가운데땅
여러 종족의 대표자들이 모이는
이 귀한 자리에서 수십년간 맺힌
울분을 점잖게 내뱉고 싶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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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프로도는 햇볕에 얼굴이
시커멓게 그을린 이상하게 생긴
사람이 벽 옆 어둠 속에 앉아
호빗들의 이야기를 유심히 듣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높은 술잔을 앞에 놓고
묘하게 생긴 기다란 담뱃대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앞을고 쭉 뻗은 두 다리에는
부드러운 가죽으로 만들어진
굽이 높은 구두가 신겨져
있었는데 그에게 꼭 맞긴
했지만 많이 닳고 또 온통
흙투성이였다.



두꺼운 진녹색 천으로 만든
빛바랜 외투로 온 몸을 감싼
채 실내의 열기에도 불구하고
그는 얼굴을 거의 가릴 정도로
두건을 깊숙이 눌러 쓰고 있었다.






그러나 호빗들을 지켜보는 그의
눈길은 어둠 속에서도 확연히
드러날 정도로 날카로웠다.



머위와 이야기할 기회가 생기자
프로도가 물었다.





"저 사람은 누구입니까?



아까 소개받지 못한 것
같은데요?"



"저 사람?"



고개도 돌리지 않고 곁눈으로
힐끔 보면서 주인이 낮은 소리로
대답했다.



"나도 잘 몰라요.



뜨내기들 중 하난데, 우리는
순찰자라고 부르지요.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지만
어떤 때는 아주 희한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요.



한 달이나 일년씩 보이지 않다가
다시 불쑥 나타납니다.



지난 봄에 가끔씩 들락날락했는데
최근에는 도통 못 보았어요.



그의 이름이 정확히 뭔지는
나도 모릅니다만, 여기선 흔히들
성큼걸이라고 부르지요.






다리가 길어서 걸음이 굉장히
빨라요.



하지만 어딜 그렇게 급히 달려가는지
아무에게도 말하는 법이 없지요.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동쪽은
동쪽이고 서쪽은 서쪽인 셈이지요.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순찰자들이나
샤이어분들이나 모두 나름대로
사연이 있는 게지요.



저 양반에게 관심을 갖다니 참
재미있군요."






그러나 그 순간 맥주를 달라는
주문이 있어 머위는 뒷말을
끝내지 못하고 일어서야만 했다.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달리는 조랑말 여관에서]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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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원정대> 초반에 네 호빗이
고생 끝에 브리 마을에 도착해
간달프와 만나기로 약속한
'달리는 조랑말' 여관에서
식사와 휴식을 취하던 도중
처음으로 아라고른을 만나고
여관 주인장 버터버 씨에게
프로도가 신상을 묻는 대목입니다.




순찰자들에 대한 묘사와 그들에 대한
당시 북부의 평범한 이들의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저렇게 배은망덕한 사람들을 참
잘도 인내심을 갖고 지켜주고
있었던 셈이네요.



저런 인식에 대해 아라고른은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불쾌해 하고 있었음은
훗날, 그의 언행들을 통해 잠깐잠깐
드러납니다.






심지어 샘와이즈조차도 주인
프로도에게 수상한 큰사람이
접근하는 걸 꺼려하고 아라고른을
의심하며 경계했었는데 훗날에
반지가 파괴된 뒤 샘와이즈를
만난 왕님은 그때 일화를 뒤끝있게
다시 끄집어내곤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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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버가 물었다.



"얼마나 머무실 건데요?



당신들이 얼마간이라도 저희와
함께 계셔 주신다면 솔직히 말해
정말 좋겠어요.



아시다시피 저흰 이런 일에
익숙하지 않아서요.






순찰자들은 모두 철수했다고
하더군요.



지금까지 우린 그들의 노고를
진정으로 인정해 주지 못한
거예요.



주변에는 강도보다도 위험한
것들이 많았죠.






지난 겨울엔 울타리 너머에서
늑대들이 울부짖고 숲에는 검고
무서운 그림자 같은 형체들이
어슬렁거렸어요.



생각만 해도 온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아요.






정말 무시무시했어요.



제 말이 이해가 가시죠?"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고향 가는 길]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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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전쟁이 끝나고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에
일행은 간달프와 함께 브리
마을에 들릅니다.






버터버 영감과 재회한 일행은
다시 '달리는 조랑말' 여관의
맛좋은 맥주를 마시며 그들이
떠났던 기간의 암울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버터버 영감은 그와 브리 사람들이
멸시하고 구박했던 순찰자들에 대해
그들이 그동안 잘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토로합니다.



물이나 공기는 부재해야 그
고마움을 알게되는 법이니까요.






순찰자들은 반지전쟁 막바지에
그들의 족장인 아라고른의 호출로
모두 미나스 티리스로 달려가는
바람에 그들이 그동안 수행하던
북부 순찰임무를 중단한 것이었지요.



그 과정에서 그들 순찰자 비상소집에
동원된 이들은 30명 남짓했다고 합니다.







그 어려운 임무를 고작 이 인원으로
수행해 왔고, 그 인원이 남아 있던
북왕국 후예들 중 성인남성 전부인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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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달프가 대답했다.



"그랬겠지.



거의 모든 곳이 아직도 상당히
혼란스럽지.



하지만 기운 내게, 보리아재!



자네들은 큰 골칫거리와 마주해
있었지만 더 깊이 빠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니.



이젠 좋은 시절이 오고 있다네.



순찰자들도 돌아왔지.



우리가 함께 왔으니 말이야.






게다가 왕도 다시 돌아오셨으니
그 분도 곧 여기까지 마음을 써
주실 거야.



초록길도 다시 통행이 가능해질
거고 왕의 사자들도 북쪽으로
가게 될 거야.



그러면 다시 왕래가 자유로워지고
악의 무리들은 모두 황무지 밖으로
쫓겨나게 될걸세.






그러면 사람들은 이제 더이상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과거 그
황폐했던 땅을 목초지로 바꾸어
밭을 일구며 살게 될 걸세."



그러나 버터버는 고개를 저었다.



"물론 높은 분들이 몇 분
다니신다면 그 놈들도 나쁜
짓이야 못 하겠지요.



하지만 우린 그 폭도와 강도들에게
질렸어요.






아예 브리 근처에 이방인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릴 그냥 내버려두는게 제일
좋지요.



낯선 이들이 여기저기서 야영하고
자리를 잡고서 우리 들판을 함부로
망치는 것을 원치 않아요."



"보리아재, 누구도 자네를 간섭하지
않을 걸세.



아이센강과 회색강 사이에는
며칠간이나 여행해야 브리에
당도할 만큼 충분한 땅이 있고,
또 브랜디와인 남쪽 해안에도
넓은 땅이 있지 않나.






예전에는 여기서 160킬로미터쯤
떨어진 북쪽 초록길 끝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살았다네.



북구릉이나 저녁어스름 호수
옆에 말일세."






"'사자의 둔덕'에 말인가요?



그곳은 귀신이 나오는 곳인데요.



강도를 빼고는 아무도 가지 않는
곳이에요."



버터버는 의심스럽다는듯이
말했다.



"하지만 순찰자들은 간다네.



사자의 둔덕이라고 말했나?






오랫동안 그렇게 불러 왔지만
사실 그곳의 원래 이름은
포르노스트 에라인, 즉 왕의
북쪽 요새였네.






왕께서 언젠가는 그곳으로
오실 것이고, 그 때쯤이면
귀인들이 말을 달릴 걸세."



"그건 좀더 희망적으로 들리는군요.



그럼 틀림없이 제 장사에도 도움이
되겠지요.






그 분이 브리를 그냥 내버려두시기만
한다면 말이에요."



"그러실 걸세.



그 분도 브리를 잘 알고 계시고 또
사랑하신다네."



"그러세요?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커다란 성 안 높은 옥좌에 앉아
계시는 분이 어떻게 이 브리를
아실까요?



게다가 황금으로 만든 잔으로
포도주를 드실테니 이 달리는
조랑말 여관이나 맥주 따위를
알고 계실리 없잖아요.






물론 간달프, 저희 집 맥주야
맛이 좋지요.



지난 가을에도 맥주 맛을 칭찬하고
가셨잖아요.



그 이후로도 맥주 맛은 변하지
않았어요.



요즘처럼 심난할 때 그나마 그것이
유일한 위안이지요."



그러자 샘도 말했다.



"하지만 그 분도 당신의 맥주가 늘
맛이 좋다고 그러시던데요."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요?"



"물론이지요.



그 분은 바로 성큼걸이예요.






순찰자들의 대장 말이에요.



아직도 모르시겠어요?"



이 말을 들은 버터버의 표정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넓적한 얼굴에 눈이 점점 둥그렇게
커지더니 마침내 입을 쩍 벌리고
헐떡거렸다.



그는 좀 진정되자 소리쳤다.



"성큼걸이라고!



그가 왕관과 그 모든 것,
황금의 잔을 갖게 되었다고!






도데체 우린 어디로 가고
있는 거지?"



그러자 간달프가 대답했다.



"더 좋은 시절로 가고 있는 거지."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고향 가는 길]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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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버 영감은 자기 여관을 드나들던
불청객 성큼걸이가 가운데땅 인간들의
군주가 되셨음을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소박한 소시민들이 그들로서는 상상도
못할 놀라운 일을 접할 때의 모습을
버터버 영감은 실감나게 보여줍니다.



그런 제대로 아는 것도 없고 꽉 막힌데다
무식하기 짝이 없지만 그래도 착하고
공정한 버터버 영감 같은 사람들을 위해
북부의 순찰자들은 왕가의 후예라는
고귀한 신분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고 마침내 그런
분투는 보답을 받아 왕국은 재건되고
북왕국의 후예인 이들 순찰자들은
재통합 왕국의 영웅들로 칭송받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부활한 왕조의 이름은
"엘렛사르 텔콘타르", 즉 성큼걸이
왕조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by 붉은10월 | 2015/01/29 11:39 | 아르다 연대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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